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5월31일(화) <키워드뉴스와 지방선거 총정리> (제주투데이 김재훈, 조수진기자)
<1부>
윤/
오늘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뉴스의 두 주인공과 함께
1부와 2부와 나눠 이야기하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제주투데이 김재훈, 조수진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 조/ (인사)
안녕하세요.
윤/
오늘 첫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부터 할까요, 김재훈 기자가 준비하셨죠..
김/
네, 일단 오늘로 선거운동이 끝나고 내일 본 투표가 진행되는데요.
먼저 관전포인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관전 포인트. 공고한 거대 양당체제... 소수정당 후보들 힘쓸까. 진보정당과 진보진영. 사회적으로, 여러 제주지역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내고 있는데, 선거 때는 영 힘을 못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거대양당 체제 때문인데요. 11대 도의회만 보더라도 정의당의 고은실 의원만 비례대표로 도의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43명 중 딱 한 명...
윤/
43명 중 딱 한 명...
김/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치권에서도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정치가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얘기는 합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도 동의는 하면서, 실제 선거제도 개편으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윤/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는 박찬식, 부순정 후보가 진보진영 후보로 평가받고 있죠?
김/
그렇습니다. 초기에는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여부도 관심을 끌었는데... 단일화 없이 치러지게 됐습니다. 지난 선거 때에 비해 진보진영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윤/
지난 도지사 선거 때는 녹색당 고은영 후보가 이슈가 된 바 있죠.
김/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TV합동토론에 출연한 영향이 컸다고 보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진영 후보는 티비 합동토론에 참석하지 못했다. 오영훈, 허향진 후보 둘 만의 토론이 됐다. 가장 큰 이유로는 현재 선거법상, 그리고 두 후보가 반대한 것이 이유인데, 한편으로는 그런 한계를 진보진영 후보들이 극복해내지 못했다...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가령, 단일화가 이뤄졌으면 진보진영의 아젠다를 티비토론에서 제시하고, 민주당, 국민의힘 후보들과 설전도 하면서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도지사 후보는 그렇고... 진보진영 후보들은 또 누가 있나.
김/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6개 정당에서 20명이 입후보했다.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6명, 정의당 1명, 기본소득당 1명, 녹색당 2명, 진보당 2명 등이다. 총 8명인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8석을 나눠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당득표율 5%를 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번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진보정당은 5%를 넘은 적이 없었다. 오차범위 내인 경우가 많았지만... 지역구로 나선 진보정당 후보는 일도2동 박건도 후보, 아라동갑 양영수 후보, 아라동을 고은실 후보 셋에 불과하다. 그와 함께 민주당 심판론, 도의원 선거에서도 먹힐까라는 부분입니다. 이른바 ‘박근혜탄돌이’... 박근혜 탄핵의 열기에 힘입어서, 제주도의회 구성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많습니다. 초선의원도 많고. 의정평가와 함께,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갑니다.
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김/
지역감정 조장... 도민 평가는 어떨까, 라는 부분이다.
윤/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얘기?
김/
그렇다. 제주도가 전라도화됐다는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의 발언. 크게 논란이 일었다. 이번 선거의 말말말을 꼽으라면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그런 발언이라고 보는데...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카드로 쓴 건데...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줄곧 뽑혀 왔다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 지역감정을 조장했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같은 논리라면, 원희룡 임기 중에는 제주도가 경상도화 되었던 것인가도 싶고. 그런 논란을 뚫고, 지지층이 결집할지, 유권자들이 부상일 후보의 그런 발언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내릴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윤/
상대 후보는 낙하산 공천이다... 비판도 받았다,
김/
전략공천 후 얼마간은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도 있었다. 김우남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어떤 명분도 됐다. 새로운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김한규 후보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윤/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의 관전포인트는 어떤 것들이 있나.
김/
먼저 교육의원 선거다. 이번 교육의원 선거에서는 여성교육의원 탄생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고의숙 후보인데... 제주시 중부(일도1동, 이도1동, 이도2동, 삼도1동, 삼도2동, 용담1동, 용담2동, 건입동, 오라동) 선거구에서 김장영 후보와 맞대결 한다. 고의숙 후보가 당선되면 최초의 여성교육의원이 된다.
윤/
또 어떤 선거구에 관심이...
김/
또 서귀포 서부 선거구도 관심을 갖고 보는데... 이 지역에 한 후보는 몇 개 과목을 제외하고 학교 수업을 영어로 하도록 하겠다고 하고요. 한 후보는 지역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합니다. 교사들이 수능시험에서 영어 듣기 시험도 보고 그랬으니 학교 수업을 영어로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데, 유권자들은 이게 현실적이라고 볼까 모르겠습니다. 그에 맞선 후보의 경우, 교육의원 제도 폐지가 교육의원이 출마 자격 제한이 있는데다가 교육 뿐 아니라 지역 현안에 개입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기 때문인데, 지역 현안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한다... 후보가 둘이다 보니 이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당선될 텐데... 서귀포 서부지역 유권자들은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 관심이 갑니다.
윤/
교육감 선거의 관전포인트는?
김/
이석문 후보가 3선에 성공하느냐... 지난 선거에서 석패한 김광수 후보가 설욕하느냐인데... 교육감 후보들이 어떤 차이가 있느냐 모르겠다...는 분들 많이 계시더라...
이석문 후보는 초등 4학년이 되면 태블릿을 주겠다, 김광수 후보는 중1이 되면 노트북을 주겠다...하고도 있는데. 태블릿과 노트북의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이번 교육감 선거를 개인적으로는 고교입시 정책에 대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바라봐 왔다. 알다시피 이석문 후보는 고교 입시 연합고사를 폐지했다. 김광수 후보는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연합고사 부활을 얘기했다가 떨어진 기억을 갖고 있다. 도민이 연합고사 폐지를 선택한 것이라는 입장이긴 한데, 김광수 후보는 학생들의 경쟁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줄곧 하고 있다. 연합고사 부활 가능성의 불씨를 조금은 남겨두고 있다. 논의를 할 수 있다...그 정도 수준이긴 합니다만. 대학교 입시도 아니고 도내 일반계 고등학교 입시에 떨어져서, 1년을 꿇고 하는 일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언제든 교육정책은 바뀔 수 있는 거니까... 김광수 후보는 학생들의 경쟁, 경쟁력 강화, 이석문 후보는 줄곧 균등한 교육, 교육 평준화...를 얘기하고 있다.
윤/
2부에서 다시 오겠습니다.
<2부>
윤/
네, 1부에 이어 키워드 뉴스 2부 시간입니다.
2부 시간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조/
네, 조수진입니다(인사하고)
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해 볼까요.
조/
선거 유세가 이뤄지는 현장에선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데요. 이번 선거에서 좀 논란이 됐던 장면들을 꼽아봤습니다.
윤/
...
조/
지난주 금요일에 한 동영상 플랫폼 사이트에 올라왔던 유세 장면이 논란이 됐었는데요. 제가 잘 이용하지 않는 사이트라서 몰랐다가 한 시민분이 제보해 주셔서 보게 됐습니다. 이 영상에는 지금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분이죠. 김광수 후보 선거 유세 차량 위에서 선거 로고송에 맞춰서 여성 두 분이 춤을 추고 있고 그 앞에선 남성 한 분이 춤을 추는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장면에 남성은 코믹한 춤을 추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데 여성들은 다소 선정적인 춤을 춰 논란이 된 겁니다.
윤/
관련 기사를 봤다.
조/
안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건 또 방송에서 부적절할 수도 있고 선거 운동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말을 아끼겠습니다. 사실 최근 댄스 경연 TV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면서 우리 사회가 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발레나 고전 무용뿐만 아니라 스트리트 댄스 같은 대중적인 춤들도 하나의 예술이고 멋진 퍼포먼스라고 여기게 됐죠. 저도 그 프로그램의 팬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그 동영상에서 본 안무는 일반 스트리트 댄스와는 달랐습니다.
윤/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조/
우선 신체 일부를 유난히 부각시키는 동작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느낀 것 같습니다. 더 문제는 이 유세가 완전히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졌다는 겁니다. 그곳을 지나는 누구나 그 장면을 볼 수가 있는 상황이었고요. 게다가 이런 유세 방식이 도지사나 도의원 선거 유세장에서 벌어진다고 해도 문제이지만 더군다나 교육감, 앞으로 4년간 제주지역 유아와 청소년들의 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육감 후보 유세 현장이었잖습니까. 유세 차량 둘레에는 ‘제주교육을 바꾸는 교육감’, ‘진솔한 교육감’, ‘제주교육이 바뀝니다’ 이런 슬로건들이 붙여져 있었는데요.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었습니다.
윤/
김광수 후보 측에서 바로 입장이 나왔죠.
조/
네. 일단 제가 해당 논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김광수 후보는 듣자마자 영상을 확인을 못했는데 유세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당연히 사과를 할 거라고 하더라고요. 모든 유세를 본인이 일일이 확인을 하지 못하고 홍보 대행업체에 맡기는 거라서 살피지 못했던 점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는데요. 그러고 나서 얼마 안 돼서 공식 입장문이 나왔는데 다소 황당했습니다. 영상에 담긴 장면이 유세 중이 아니라 선거 운동원들이 휴식 시간에 젊음의 열기를 발산하는 과정에서 나온 율동이라고 주장을 했거든요.
윤/
선거 운동원들이 쉬면서 재미로 한 거다... 과연 일반 시민들이 지나다니는데, 휴식시간인지 아닌지를 고려할 수 있을까 의문...
조/
네. 운동원들이 후보 이름이 크게 적힌 옷을 입고 유세 차량에서 로고송을 틀고 춤을 추는데 이걸 유세가 아니라고 보는 게 더 이해가 어렵습니다. 거기다가 캠프 측의 대응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오히려 김광수 후보가 “문제가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깔끔히 답한 게 적절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공식 입장이라고 내놓은 게 ‘개인들의 책임’으로 돌리고 선거운동원들 개인의 입장을 보도자료로 배포했습니다. 선거 캠프의 책임을 자신들이 고용한 을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가한 겁니다. 또 이 영상을 유포한 행위가 범죄라고 주장하는데요. 본질을 흐린 대응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인들이 불리할 때 자주 쓰는 방식이죠.
윤/
여성인권단체 입장도 들어보셨다고요
조/
네. 송영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는 “이런 기획을 누가 했을지 모르겠지만 성인지 감수성이 매우 부족하다”며 “홍보팀을 따로 섭외했다고 하더라도 후보자가 관리해야 할 사람들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또 “오로지 이기기 위해, 눈길을 끌기 위해 선정적인 수단을 이용했다. 요즘 학교 현장에서도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데 교육감 후보 유세 현장에서 이런 퍼포먼스가 나왔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습니다.
윤/
이런 논란은 다시는 일어나서도 안 되겠지만 2차 가해나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대응 방식도 중요하다. 불편한 장면이 하나 더 있다고.
조/
지난주에 경쟁 후보 선거운동원들끼리 충돌을 빚은 장면인데요. 오라동 선거구가 그 현장입니다. 그 일이 있었던 경위를 보면 사전투표일이었던 지난 토요일 아침에 더불어민주당 이승아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이 상대 후보인 국민의힘 백성철 후보 현수막 바로 앞에서 피켓을 들고 유세를 벌였습니다. 그래서 백성철 후보의 이름이나 슬로건이 이승아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에 가려지게 된 겁니다. 이게 사실 상도에 어긋나야 한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이 광경을 확인한 백성철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이 다른 데서 운동을 하라고 요구한 겁니다.
윤/
그 이후부터 운동원들의 대응 방식이 논란이 됐죠.
조/
백성철 후보 측 선거운동원이 자리를 옮기라고 하자 이승아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이 자신들은 선거사무소에서 시킨 대로 그 장소에서 운동을 하는 거라며 자기들 마음대로 자리를 이동할 수 없다고 했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이승아 후보 측은 백 후보 측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삿대질을 하며 윽박지르고 차량으로 선거운동원들을 가로막았다는 건데요. 이에 대해 민주당은 다음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폭력사태로 규정하고 즉시 사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 자리엔 송재호, 위성곤 국회의원도 함께 했습니다. 이에 대해 백 후보 측은 “폭력은 절대 없었다”며 “허위사실 유포죄로 맞대응하겠다”고 반박했습니다.
윤/
양측의 행위 모두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이는데요.
조/
네. 두 후보 모두 상대 후보의 선거운동을 방해했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일단 이 후보 측이 의도적으로 백 후보의 현수막을 가리며 선거운동을 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현수막을 훼손하거나 철거하지 않아 명확히 따지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반대로 백 후보 측이 이 후 보측 선거운동원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등 선거운동을 방해했다면 이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실제로 폭력이 이뤄졌는지 등을 따져봐야 합니다. 어떤 경우가 됐든 공정한 선거운동이었느냐 생각했을 때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윤/
이렇게 유세 현장 이야기를 준비해 오신 이유가...
조/
선거의 본질에 대해서 다함께 고민해 봤으면 하는 마음에 준비하게 됐는데요. 선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절차입니다. 시민이 주인이 된다는 뜻이잖아요. 그런데 직접 정치에 관여할 수 없으니 나를 대표하는 정치인을 뽑는 겁니다. 그래서 대의 민주주의 체계에서 유권자가 가장 힘을 얻을 수 있는 과정이며 정치적인 판단을 그대로 실현할 수 있는 게 선거라는 제도죠. 그렇다면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유권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정치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가 주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 통로 중 하나가 유세 현장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몇몇 장면들이 그 취지에 맞았느냐를 따져보자면 아쉬운 점들이 많습니다. 유권자들의 높아진 의식에 발맞춰 선거 유세 과정도 변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
마무리. 오늘 두 분 준비하느라 고생 많으셨다. 감사합니다.
김,조/
(마무리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