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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3월 22일(월)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먹거리 돌봄 사례와 정책 방향은?(한살림 제주 강순원 이사)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윤상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난 16일 먹거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고 하는데 한 살림 제주의 강순원 이사를 연결해서 코로나19시대 먹거리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죠. 지금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강순원> 안녕하세요?

윤> 그 토론회 발표자료를 보니까 코로나19이후의 먹거리가 보장되지 않는 취약계층이 증가하고 있다 라는 얘기가 나와서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강> 네. 두가지 방향으로 좀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하나는 이제 기존에 취약계층 먹거리 환경이 더 나빠지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이제 그 사회보장이나 복지정책 지원 대상이 되지 못하는 그 새로운 먹거리 계층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 취약계층 같은 경우는 실제로 이제 농촌경제연구원에서 펴낸 <농업 전망>에 보면 코로나19 발생이 극심했던 2020년 1분기, 이때 지난해 동기대비보다 식료품 지출이 다른 일반 가구는 늘었는데 기본 가구소득 백만원 이하의 취약계층은 오히려 지표가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뭐 이제 새롭게 나타나는 취약계층 같은 경우는 이제 긴급지원을 필요로 하는 그러니까 이제 경제활동이 줄어들거나 경기가 나빠지면서 실직자가 늘어나는데 이러면서 긴급 지원이 필요한데 그런 지원을 못 받고 있는 것들이 늘어나는 거죠.

윤> 네. 이사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사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사회 곳곳이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건 사실인데 방역에 집중을 하다 보니까 놓치게 되는 것들이 바로 이런 면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강>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치료나 뭐 이런 것들에 우리가 치중을 하면서 먹거리 소외 계층들이 더 늘어나고 있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심리적인 고통들도 많이 좀 있습니다. 한 보고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한국의 20대 여성 자살률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이나 증가했다고 나옵니다. 뭐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는 대면 공공서비스 중단이나 돌봄 공백, 이런 것들이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더 큰 위협으로 이렇게 다가오고 있다고 합니다.

윤> 네. 안그래도 사실 사회적 약자들의 영양 불균형 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지적들이 많았던 걸 제가 기억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좀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그래서 대표적으로 학교의 경우에도 학교 급식이 있고 또 복지시설이나 경로당에서의 급식이나 도시락 제공 같은 것들도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이런 것들이 발생시킨 문제점들이 꽤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강> 네. 뭐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우선은 결식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이제 그 도시락 공급이나 이제 급식이 중단됨으로써 이 컵밥, 컵라면, 인스턴트 식품들을 특히 청소년이나 이런 데서는 많이 먹게 되는 거고요. 그리고 이제 또 한편으로는 이런 복지시설 같은 것들이 단순하게 이제 먹거리만 공급하는게 아니라 이제 모여서 같이 소통도 하고 또 여가도 즐기는 그런 공간이기도 했었는데 이런 것들을 못하면서 실질적으로 심리적으로 이제 부담들이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제 부모들인 경우에는 그 자녀 돌봄에 대한 불안도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그 굿네이버스가 코로나 발생 전후해서 아동들 상황을 비교분석한 내용이 있는데 보호자 없이 지낸 시간이 코로나 이후 증가했다는 응답이 68%나 됩니다.

윤> 그렇게 보호자 없이 있는 시간들이 많아진다면 당연히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아마 누구나 다 추론하실 수 있는 상황일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지금 말씀하신 내용들이 사실 우리가 의식주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인데 그중에 먹거리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래도 사회적인 고통, 또 문제들이 발생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 네. 최근에 이제 그 먹걸이 기본권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새롭게 우리 사회에서 얘기가 되고 있는 것들이 이런 얘기들인데 먹거리도 이제 빈부격차에 따라서 음식의 질이나 또 식습관, 이런거에서 양극화되는 현상이 있거든요.

윤> 그렇죠.

강> 그러니까 그 먹걸이 빈곤층 같은 경우는 결식 또 이제 영양섭취 불균형 또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률, 이런 병들이 높은 유병률들을 나타내는 조사 결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제 삶의 질 지수가 하락하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구성원들이 많아질 것이고 이렇게 되면 우울한 사회, 불안한 사회, 적대감이 강해지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최근에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총기 난사 사건 같은 것도 이런 것들을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 그렇다고 이제 뭐 해결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지금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인식을 하고 다양한 노력들과 지원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한살림에서도 그 나눔 냉장고라는 것을 설치해서 이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내용일까요?

강> 네.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저희는 이제 매년 김장철에, 저희는 이제 먹거리를 중심으로 이렇게 움직이는 단체이기 때문에 김장철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김장나눔 행사를 매해 해옵니다. 그러다가 이제 2년 전부터는 노형동과 이도동사무소, 이도2동사무소와 협약을 해서 거기 이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자생단체들과도 협약을 해서 취약계층 먹거리 반찬 나눔을 해왔어요. 그러다가 저희가 이제 노형동에 이제 매장이랑 센터를 개설하면서 노형동하고 나눔 냉장고를 좀 같이 해보자. 누구나 기부하고 채워 놓으면 필요한 분들이 가져가서 먹을 수 있도록 이런 것들을 해보자, 이런 얘기들을 나누면서 시작이 됐죠.

윤> 누구나 가져갈 수 있는 겁니까?

강> 네. 그거는 제한이 있는 건 아니구요. 저희가 처음에 이거 설치를 할 때는 이건 눈치 보면서 안 가져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 그래서 한편으로 이렇게 좀 사람들 눈길이 안 가는 쪽으로, 이렇게도 생각해보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가져가구요. 특히 이제 동사무소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이 사업을 하세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지역의 자생단체들이나 사회보장 관련 기관단체들을 하고 이렇게 간담회도 하고 그러면서 조금 더 이제 할 수 있는 방안들,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이 무얼까 그렇게 고민들도 좀 하고 있습니다.

윤> 네. 사람들이 채워주는 그 기부 형태라는 말씀하셨는데 지금 뭐 다들 어렵다 보니까 자주들 채워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걱정도 좀 되네요?

강> 네. 아직은 그렇게 막 익숙하지가 않아서 저희가 이제 그런 것들을 하기 위한 그 기금을 예산에 편성해 해놓고 있는 것들도 좀 쓰고요. 또 이제 십시일반 주변에서 많이 관심들을 가지고 이렇게 채워넣기도 합니다.

윤> 네. 이사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언뜻 생각나는 것이 이건 뭐 공공에서 주도한 것도 있습니다만 경기도에서 이재명 지사가 지시해서 경기도내 <그냥 드림>이라는 그걸 한 걸 제가 기억이 나는데 지금 시스템은 비슷한가 보네요?

강> 전국적으로 여기가 처음 했던 사례는 아니에요. 이런 사례들이 이제 수도권이나 지역마다 있습니다. 있는데 이제 저희가 요거 말고 이제 그 노형동의 한 아파트 단지하고 하는 부분을 조금 소개해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이것은 이제 사회복지법인의 추천을 받아서 경로당에 나눔 냉장고를 설치한 사례예요. 지금은 이제 그 코로나19 때문에 그 경로당이 폐쇄되고 그래서 잠정 중단 상태에 있는데 여기는 이제 저희가 물건을 채워놓으면 그 경로당에 나오시는 그 주민분들이 같이 참여해서 물건도 나누고 또 나누면서 자기 집에 있는 것들도 가져와서 주변에 나누고 이렇게 해서 단순히 받기만 하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그런 동반자가 되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경우들은 저희가 더 확대하고 같이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어볼 생각이기도 합니다.

윤> 네. 민간에서 이렇게 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면들도 있었군요. 지금 뭐 도내 사례 말씀하셨습니다만 타 시도 지역에서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그냥 드림>, 이런 건 이제 공공에서 하는 겁니다만은 민간주도의 자발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들도 조금 전에 꽤 많다는 말씀을 하셨죠?

강> 네. 뭐 행정에서 여러 가지 사례들이 있습니다마는 그거 외에도 저희가 이제 동사무소하고 협력하듯이 민간과 행정이 같이 협력을 해서 하는 경우도 있고요. 또 이제 민간이 주도하는 경우도 있는데 가령 뭐 대전에 지역 먹거리, 먹거리 돌봄 네트워크를 통해서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로컬푸드를 공급하는 사업이나 다음에 이제 민간이 주도하는 것들로는 그날 저희 토론회도 참석을 했지마는 뭐 부천의 <소분>이라고 하는 공유부엌 하시는 그런 것들이나 아니면 또 최근에는 그게 뭐라고 하죠. 홍대치킨.

윤> 돈쭐 내준다고요?

강> 네. 돈쭐 내준다. 그것들이 보도되면서 그 선한 영향력 가게라고 이게 확대가 돼 있더라고요. 뭐 이런 사례라든지. 뭐 그 여러 사례들이 그래도 이제 희망적으로 나오고 있는거 같습니다.

윤> 네. 이사님 말씀하신 사례들 보니까 그래도 우리 사회가 지금 살만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것이 민간에서만 해결되어서는 안 될 문제고 사회적인 관심도 굉장히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지난 토론회에서 자리에서 민간단체뿐 아니라도 도의회나 관련 기관에서도 함께 모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어떤 의견들이 나왔습니까?

강> 네. 도의회하고 공동으로 이 토론회를 개최했는데요. 이 토론회를 공동으로 한 이상봉 의원님하고 고현수 의원님은 이 먹거리 관련 조례 제정이나 다음에 이제 지역의 공공건물들, 쓰이지 않는 공공건물들을 활용해서 먹거리 돌봄 장소로 이렇게 이용하는 방안들, 그리고 이제 특정한 어떤 지역을 좀 집중적으로 케어 지역으로 삼아서 그 먹거리 돌봄 프로젝트들을 좀 진행해보자. 거기는 보건의료식품 전문가도 참여해서 뭐 이런 것들도 있었고요. 다음에 이제 민간에서 참여한 토론자들은 좀 이제 먹거리는 이제 부서를 넘나들면서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좀 전담부서를 설치해야 된다 이런 제안도 있었구요. 또 시민사회에 대해서는 밥굶는 아이들, 또 밥굶는 노인들이 없는 사회 캠페인, 뭐 이런 것들 하면서 이제 먹거리 돌봄 시민들을 만드는 운동을 하자. 뭐 이런 것들도 있었고. 또 주민참여 예산이나 공모제 등을 통해서 먹거리 돌봄을 정책화하고 사회화하는 방안들도 제안들을 해주셨습니다.

윤> 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사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좀 관심을 갖고 좀 지원할 수 있는 방향들도 같이 설정을 해봤으면 좋겠는데 그냥 단순하게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의미로만 가서는 될 것이 아니라 제주에서의 먹거리 돌봄의 방향성을 잡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강> 네. 사실 이제 우리는 이 돌봄을 자꾸 이제 시혜적으로 보는 경향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특히 이제 먹거리와 관련해서도 이제 그런 현상이 있는데 제가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여러분들과 얘기를 나눠본 걸로는 우선 그 도민 전체가 건강한 먹거리를 영위할 수 있는 제도적 모색이 필요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 빈부격차에 상관없이.

강> 네.

윤> 그렇죠.

강> 이 제주 푸드플랜 구축용역이 지난해 나온 게 있는데 여기를 보니까 제주지역의 도민 전체 아침 결식률이 46%나 되요. 그리고 이 중에 이제 20대 결식률이 85%나 되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우리가 건강한 식생활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면서 그중에서 이제 취약계층 같은 경우는 더 신경을 써야 되겠다. 이렇게 좀 생각이 되더라구요.

윤> 네. 저도 모르게 좀 헛웃음이 나온 게 저도 그 수치에 들어가는 것 같아서 말이죠.

강> 네. 많이들 굶죠.

윤> 네. 이런 것들이 물론 이제 빈부 문제도 있습니다만은 생활패턴이라든가 아니면 이제 우리 사회 시스템과도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아까 굉장히 중요한 말씀하셨는데 이게 사실 시혜적인 것으로만 들어갈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다 같이 아우르면서 봐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마 많은 분들께서 동의를 하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은 그 먹걸이 돌봄에 대한 도민의식의 변화, 참여 문화 등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마지막 마무리 말씀으로 부탁드리도록 하죠?

강> 네. 우리는 코로나 19가 이제 공적 사회보장을 무력화시키고 긴급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역공동체 안에서 주민들 스스로 돌보고 나눌 수 있는 환경망이 마련돼야 한다는 그 필요성을 많이 제시해주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날 토론자들도 제안했듯이 밥굶는 사람들이 없는 사회 캠페인, 이에 참여하는 먹거리 돌봄 시민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노력들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행정이나 의회, 생산과 소비영역, 또 시민사회와 다양한 형태로 연대하고 협력해야 되겠다. 그래서 어느 일방이 이것들을 일반화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이 다양하게 연대하면서 돌봄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윤> 네. 알겠습니다. 자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앞으로 또 계속 논의될 주제이기 때문에 다음 기회에 또 이야기를 더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강> 네. 감사합니다.

윤> 네. 한살림 제주의 강순원 이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