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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FM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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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시 00분

사연 · 신청곡

엄마의.자리

직박구리. 

오늘 알게된 새이름입니다.


점심먹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바닥에  뭔가 형체가 보여 봤더니 눈을 감고 있는 작은 새였어요.

깜짝 놀라 자세히 들여다보니 너무 어린 새인데 다친날개와 다리, 벗겨진 피부며 심하게 다쳤더라구요.

급하게 검색해보며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연락했습니다. 다행히도 1시간 거리임에도 구조하러 오신다고 하셔서 도착하길 기다리며 혹시라도 고양이라도 나타날까봐 옆에 계속 지키고 서있었어요.


그런데 한참을 머무르니 어른새 2마리가 날아와 자리를 잡는게 보였어요. 한 마리는 좀 멀찍이 가로수에 앉고 또다른 한 마리는 아기새 위쪽 전깃줄에 벌레를 문채로 앉아있더군요.

그런데 그 순간 아기새가 짹짹거리기시작했어요. 어른새도 울었구요. 다친 몸으로 퍼덕이는데 너무 안타까웠어요. 

신중히 아기새와 거리를 좁히다 사람이 지나가면 다시 위로 가는..먹이를 문(아마도 어미새)새가 짠해서 딸아이랑 멀찍이 서서 지나가는 분들께 양해를 구했어요. 한참이 지나도 사람이 없으니 그제야 어미새는 아기새에게 얼른 내려가 먹이를 먹였어요. 더 머물고 싶었겠지만 혹시모를 위험때문에 얼른 날아가더군요.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조금 후에 또 먹이를 가져왔어요.


몇 번을 반복하며 아기새에게 먹이를 주었는데 구조하시는 분께서 도착하셨어요. 곧바로 아기새를 치료하기 위해 데려가셨어요..심하게 다친 상황이라 하시더군요.


저와 딸도 집을 떠나 멀리 가야하는 아기새가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며 덮어주었던 수건이며 정리하고 늦어진 귀가를 했네요.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 집밖에 나가본 딸아이가 어미새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다는거에요. 입에는 먹이를 문 채로 한 자리에서 계속 뭔가를 찾듯이 애처롭게 울고 있대요.


예상은 했는데도 어미새는 애기새에게 먹이를 주러 내려오려고 주변을 살피던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시간간격을 두며 소리를 내는데 아이를 찾는 엄마라는게 절로 느껴졌어요.

말이 통하면 좋을텐데..

애기새는 지금 치료받고 있어.

그러니까 엄마의 자리에서 울지말고 기다려줘. 


제발 어미새가 조금이라도 덜아팠으면 좋겠습니다.

아기새와 어미새가 만날 수 있겠죠?

옳은 일은 했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은 너무 아프네요.


지금이 힘든 시기라면 함께 이겨내고 따뜻한 봄날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유 겨울잠 함께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