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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사연 · 신청곡

지독한 녀석

 그제 오후부터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이더니 몸살감기처럼 피로감이 몰려왔다. 아무래도 그 녀석(?)이 온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마침 미리 사 놓은 키트가 있어 검사를 했다. 아니겠지 하는 희망과는 달리 선명한 두 줄이다. 서둘러 pcr 검사를 하러 보건소를 갔다. 이미 검사하러 온 사람이 100미터는 될 것 같다. 어린 아이들도 많이 보인다. 키트를 보여주고 60세 이상이라니 조금 덜한 줄로 인도해 준다. 검사방에 들어가 채취를 하는데 ‘윽’ 소리가 날만큼 아프게 찔러 깜짝 놀랐다. 언젠가 복지 시설에서 근무하는 고향 후배가 일주일마다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하는데 검사 공포증이 생겼다고 하소연 하더니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다. 남편도 같이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남편은 아직 무증상이다. 며칠 전 육지 병원에 정기검진 차 다녀 왔는데 아무래도 그때 옮긴 것 같다. 준비를 철저히 한답시고 94마스크를 두 장 겹쳐 쓰고 밥도 굶어 가면서 당일치기로 갔다 왔는데 얼마나 지독한 녀석 이길래 마스크 두 장을 뚫는단 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예상한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안에 갇혀 있을려니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 목이 따끔거리는 증상이 가장 심하지만 다른데 아픈 건 견딜만하다. 그나마 남편은 확진이 아니어서 생전 해보지 않던 국도 끓이고 따끈한 누룽지를 일회 용기에 담아 문 앞에 가져다 주며 시중을 들고 있다.

오늘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다. 선견지명이 있어서일까 미리 사전투표를 마쳐서 다행이다. 며칠 푹 쉬며 책도 읽고 게임도 하며 지루하지 않게 지내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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