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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사연 · 신청곡

모녀의 데이트

어머니와의 나들이는 

실로 오랜만이다.

한달전부터 약조된 날인데도

여차하면 무산될지도 모른다 걱정했었다.

연이틀은 비도 추적거리더니

다행스레 화창한 봄날

모녀의 데이트는 시작되었다.

분도 바르고 

머플러까지 늘어뜨려

잔뜩 멋을 부린 모습에서

모처럼

'아직도 여자'임을 보았다.

89세인 연세에 비해서 

정정하시다는 표현을 

연거퍼 들었다.

연신 거울에서 

매무새를 고치신다.

신경과, 신경정신과, 안과의 순례를 끝내고나니

약봉지가 한가득이다.

의도적으로 

비타민D 합성을 위해

좀 과하다싶을 정도로 걸었다.

대형마트에 들렸지만

별로 관심 없어 하셔서 

싱싱한 조기만 구입하고

뒤돌아나왔다.

점심은 좀 맛난거 사드리고 싶었지만

치아상태가 안좋으셔서 

도가니탕으로 합의를 보았다.

그래도 만족스러워 하셔서

다행이었다.

피곤이 역력해보이셔서

그냥 돌아설까 하다가

안경점에 들려

필요하다 싶었던

여분의 안경을 구입하고나니

더 이상의 움직임은

무리다 싶었다.

그래도 딸과의 데이트에서 생성된 엔돌핀은 피곤을 누르기에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갗췄는지

무지 행복해보이셨다.

나 역시 뿌듯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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