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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임서영의 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사연 · 신청곡

누게 닮앙 영햄신고?

아이고--- 게난 누게 닮앙 영햄신고예?
저녁에 내일 칠순을 맞이하는 시어머니께 운동화 한 켤레 사드리려고 저희 네 식구가 어머니를 모시고 마트에 다녀왔네요
우선 어머니 운동화를 고르고 골라 구입을 하고나니
발이 초고속으로 자라고 있어 다 헤어진 운동화 한켤레로 살고 있는 4학년 아들내미 운동화가 눈에 밟혀
결국 아들내미 운동화도 한 켤레 샀답니다.
마트에 온 김에 찬거리도 좀 사고 갈까 발길을 돌리는데 핸드폰케이스를 파는 곳이 있길래 "핸드폰 케이스 다 떨어져서 하나 사야되는데..."하고 중얼거렸더니 남편이 이쁜 걸로 하나 사주대요 기분이 파싹 좋읍디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거기서부터 발생---
2학년인 우리 딸이 "다 하나씩 샀는데 나만 아무것도 안 사주고 칫---"하고 삐지더니 찬거리 사는 내내 입이 오리입이더라구요 딱히 필요한 것도 없으면서도 그런다고 저에게 핀잔을 듣고는 오리입이 오리주댕이가 된 바로 그 때.

"마감 시간 세일입니다. 오전에 물건 사가신 분들께 몰매 맞을 각오로 하는 세일입니다. 악세사리가 모두 오천원! 아무거나
다 오천원입니다. 빨리 오세요-----" 호객 행위 멘트에 눈을 돌려보니 어른들이 하는 악세사리를 깜짝 세일 판매중이더라구요 순간 반짝이는 눈으로 매대 앞으로 달라붙은 우리 딸. 만지작 만지작 이것도 보며 "와-이쁘다." 저것도 만저보며 "와-이것도 이쁘다"하며 그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르더라구요.

손녀딸의 마음을 알아차린 우리 시어머니 얼른 지갑에서 오천원을 꺼내어 점원한테 주고는 "찬미야, 할머니가 하나 사줄꺼니까 제일 마음에 드는 걸로 하나 골라봐-" 하신길래
"어머니 이거 어른들 악세사리에요. 애 필요하지도 않은데 안사주셔도 되요"라고 했더니 우리 딸 나를 살짝 째려보더니
열심히 마음에 드는 목걸이를 고르더라구요

그 후
우리 딸 꽃이 피었습니다.
오리입이 방긋꽃이 되었답니다. ㅎㅎ
부엉이모양 목걸이를 목에 걸고 연신 싱글벙글 하더니 저에게 한마디 던집니다.
"엄마도 말 잘 들으면 수요일에 엄마 직장갈 때 한번 빌려줄께요" ㅋㅋㅋ
엄청나게 기분이 좋았는지 엄청나게 인심쓰는 말을 하는 철부지 우리 딸 누게 닮앙 영햄시고예?

신청곡 하나 들려주실래요?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 ㅎㅎ

건강한 가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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