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4월 29일(수) [오늘의시선] 코로나19로 인한 제주청년들의 고용불안, 제주의 사회안전망은 어떻게?(제주주민자치연대 박건도 참여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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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으로 찾아옵니다.
오늘은 제주주민자치연대 박건도 참여자치위원장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 : 안녕하세요, 박건도입니다.
윤 :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오셨나요.
박 :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전 세계가 혼란 속에 있고,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시키긴 했지만 2주간 더 연장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확진자, 사망자 수가 줄어들고 잘 관리되고 있지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치료제 개발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의 일상 속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 곳곳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제가 ‘오늘의 시선’에서 제주청년의 시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청년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제주청년들의 일상이 많이 변화하고 있는데요, 어떤 점들이 변화하고 있는지 오늘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윤 : 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서 변화된 제주청년의 일상. 모든 사람의 일상이 많이 바뀌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주청년들의 일상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설명해주신다는 거군요.
박 : 네 그렇습니다.
윤 : 제주청년들의 어떤 일상이 변화했을까요?
박 : 우선 청년들의 일자리문제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제주의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휴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데요, 이런 상황은 청년들의 진로에 대한 연결성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더욱 심각한 것은 청년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윤 :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고, 이로 인해서 생계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는 말씀이네요.
박 : 네 그렇습니다. 사실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 사회 모든 곳이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영향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옵니다. 사회적, 경제적 자본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위기가 와도 다소 버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사회적, 경제적 자본을 축적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윤 : 위기상황이 도래하더라도 현재 가지고 있는 사회적, 경제적 자원에 따라서 타격의 정도가 다르다는 말씀이군요.
박 : 네,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가 97년 IMF 금융위기 때도 경험했듯이 어떤 사회적, 경제적 위기가 다가왔을 때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해서 가장 약하고 불안정한 곳을 먼저 잘라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위기상황에서 구조조정의 고통을 첫 번째로 마주하는 것은 아마 청년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윤 : 아무래도 그렇겠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박 :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청년들이 사회적, 경제적 자본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낮고, 회사에서도 가장 직위가 낮고, 경험이 비교적 없는 위치에 놓여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비용절감을 위해서 누군가를 해고를 해야 한다면 인턴, 계약직, 신입사원들이 첫 번째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개인이 상황을 견뎌낼 수 없기 때문에 가족에게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청년들은 어린이나, 청소년과 달리 가족으로부터 독립을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해서 가족의 틀 안으로 포함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윤 : 그렇군요, 제주의 경우는 좀 어떤가요?
박 : 네, 제주는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로는 확진자 수도 아주 적고 관리가 잘 되고 있지만 경제는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시다시피 제주의 경제구조가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광산업도 질적인 것 보다는 양적 성장에 목표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조그마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관광객들이 바로 이에 반응해서 제주를 찾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역시 코로나19로 인해서 관광객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제주의 경제도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 단계로 격상된 게 2월 23일부터인데요, 이때부터 4월 11일까지 입도한 관광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치와 비교했을 때 6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윤 : 코로나19로 인해서 관광객 수가 상당히 줄어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제주에 사는 청년들의 일자리도 위협받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박 : 네 그렇습니다. 제주의 경제구조에 따라서 제주청년의 대다수가 관광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호텔, 면세점, 음식점 등 관광과 관련된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많이 있는데요, 요즘 많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전국적으로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작년에 비해서 20% 가량 늘어났다고 하는데요, 제주에서는 무려 50%가 늘어나면서 전국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윤 : 제주에서는 실업급여 신청자가 50% 늘어났다는 것은 작년에 100명이 신청했다면 올해 150명이 신청했다는 말씀이네요.
박 :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실업급여 신청자가 늘어난 이유는 제주도청 관계가자 밝혔듯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에서 권고사직자와 해고자가 급격히 늘어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떤 규모의 기업에서 일을 하는지, 어떤 형태로 고용계약이 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상황은 다르기도 합니다. 규모가 큰 기업에서 일을 하는 정규직의 경우에는 임금을 70% 정도 주면서 유급휴가를 권고하거나 하는 수준이지만 제주도는 아시다시피 90%가량이 10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이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당수의 업체들에서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강요하거나 해고를 하는 일이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윤 : 그렇군요. 청년들 사이에서도 기업과 고용계약의 형태에 따라서 각각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예를 들어서 일자리의 분야와 형태에 따라서 어떤 어려운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을까요?
박 : 우선 청년들 중에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학교를 다니면서 또는 취업준비 그리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면서 편의점, 카페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청년들은 원래도 불안정한 고용환경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기존에 있던 아르바이트 자리도 잃게 된 경우가 많고, 소규모 업체들이 고용을 늘리거나 유지할 여력이 없어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있던 청년들도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하면 이 청년들의 본업인 대학생으로서 공부 하는 것, 취업준비생으로서, 공시생으로서 준비하는 것들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윤 :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나, 구하고 있는 청년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또 어떤 청년들이 있을까요?
박 : 네 앞서 말씀드리기도 했지만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시험 준비를 포함한 취업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기관과 기업들에서 공채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일이 다수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일정에 맞게 준비해 왔던 청년들이 취업과 관련해서 갈피를 못 잡게 되거나 낙담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윤 :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겠네요. 안 그래도 쉽지 않은 취업이 한층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 :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대학을 다니고 있는 청년들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개강이 늦어지다가 결국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었지만 학교도, 학생들도 온라인 수업이 서툴다보니 대학생들의 학습권은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이 학생들의 등록금 문제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코로나사태 이전과 동일한 등록금을 지불했지만 기존과 같은 양질의 수업을 받지 못한다는 점, 학교의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서 등록금의 일부가 환불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 :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청년들도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군요. 또 어떤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요?
박 : 여기에는 저도 해당이 되는데요, 청년들 중에는 어떤 직장에 소속되어 일을 하기 보다는 자신의 관심사와 전문성을 살려 독립적으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위 프리랜서라고 알려진 노동의 형태인데요,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고용안전망이 기업의 틀 안에서 보호를 받는 형식이다 보니 소속된 기업이 없는 프리랜서의 경우에는 코로나와 같은 위기가 다가왔을 때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저도 지금은 어디에 소속되어서 임금을 받기 보다는 프리랜서 기획자로서 여러 프로젝트에 개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형태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서 프로젝트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어서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윤 : 박 위원장 또한 청년으로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군요.
박 : 네 아무래도 고정적인 임금이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프리랜서들의 노동권을 보장해주는 제도도 미비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풀어가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그 어려움은 증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 : 그렇겠군요. 코로나 국면에서 다양한 모습의 제주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 : 우선 단기적 해결책으로 중앙정부와 제주도정에서 긴급생활지원금의 형태로 현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집행하고 있지만 이것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지원정책이 효과를 얻으려면 지원금을 좀 더 과감하게 책정하고, 소득하위 70%가 아니라 모두에게 지급하고, 세대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지급되고 있는 현금은 정말 단기적인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이고요, 지금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실업급여도 5,6개월 이후면 기간이 만료되게 됩니다. 그렇다면 재난지원금을 다 사용하고, 실업급여 또한 끊기는 시기인 가을쯤 가서는 정말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코로나와 같은 위기가 이것으로 끝이 나는 게 아니라 몇 년 주기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장기적인 관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 : 그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책은 어떤 게 있을까요?
박 : 우선 제주도의 경제구조를 좀 더 안정적으로 개선해야 되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현재 제주도의 경제는 관광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광산업의 전략을 양적 증가에 초점을 맞추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만 답해온 것이 이런 코로나 위기 사태에서 경제가 쉽게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질적인 부분을 개선해서 좀 더 스토리가 있는 문화적인 관광, 자연을 보존하고 공존하는 관광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제주 관광의 수요가 요동치는 것을 줄일 수 있고
윤 : 제주 관광산업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코로나와 같은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게 한다는 말씀이네요.
박 :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부분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일을 못하고 살 수도 있겠다’라는 질문이 중요하게 던져졌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서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노동이 기계로 인해 대체 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같은 맥락을 이어가는데요, 일을 하지 않는 일상에 우리 사회가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복지제도와 같은 사회안전망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고 당장 실험을 시작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본소득과 같은 현금지급 복지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코로나 국면으로 인해서 재난기본소득,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만큼 이번 위기를 기회삼아서 더욱 안정적이고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 : 일을 하지 않는 시대를 대비해서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네요. 마지막으로 더 하실 말씀 있나요?
박 : 코로나19로 인해서 청년들 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많은 국민들의 노력으로 위기를 잘 헤쳐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 마침 총선도 마무리가 되었고,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어 6월부터는 활동을 하게 됩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들의 열망을 이어받아 코로나 사태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고요, 특히 제주의 경제구조 이대로 괜찮은가, 과연 국제자유도시는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계획인가, 제주의 사회안전망은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논의를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주주민자치연대 박건도 참여자치위원장과 함께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