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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4월 7일(화) [키워드뉴스] 쫓는 자와 쫓기는 자/착한 대한민국(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안녕하세요.

윤/자, 그럼 오늘의 첫 번째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1.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조/쫓는 자와 쫓기는 자,입니다.

윤/출연진끼리 쫓고 쫓기는 게임을 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이 떠오르는데요. 어떤 얘긴가요.

조/지난달만 해도 코로나19로 달라진 선거 풍경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후보들이 길거리 선거운동 대신 SNS 선거운동에 집중을 했습니다.

윤/코로나19 때문이기도 했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이라서 선거 분위기가 안 난다는 분들도 많으셨죠.

조/네. 썰렁했던 길거리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을 시작으로 떠들썩해졌습니다. 그날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하는 후보 5명이 오일장과 인근에서 유세 차량을 이용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는데요.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각종 여론조사가 발표되면서 선거운동 양상은 또 한번 바뀌는 모양새입니다. 이전까진 공약이나 정책 홍보에 집중했다면 최근엔 상대 후보에 흠집내기와 의혹 제기 같은 이른바 네거티브 선거 공세가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윤/아무래도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다음으로 의석이 많은 미래통합당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하죠.

조/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지역은 선거구 3곳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약간 우세하긴 하지만 그 격차가 크지 않습니다. 특히 어제 나온 여론조사에선 양당 후보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안팎으로 나와 통합당 후보가 바짝 뒤쫓는 상황인데요. 우선 제주시갑에선 민주당 송재호 후보가 39.6%, 통합당 장성철 후보가 29.6%로 격차는 10%포인트입니다. 제주시을에선 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46.5%, 통합당 부상일 후보가 36.8%로 9.7%포인트가 차이납니다. 서귀포시에선 민주당 위성곤 후보가 47.9%, 통합당 강경필 후보가 36.3%로 지지율 차는 11.6%포인트입니다.

윤/이번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조/네. 이 여론조사는 제민일보와 한라일보, JIBS 등 도내 언론 3사가 공동으로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리얼미터에 의뢰해 이뤄졌습니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제주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245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요. 응답률은 5.2%, 유무선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및 전화면접(CATI)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2020년 3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성별·연령대별· 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했으며 각 선거구 오차는 ±3.4%포인트에 신뢰수준은 95%입니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윤/선거구 세 곳 모두 오차범위를 벗어나 민주당 후보가 앞선 건 이번 조사가 처음입니다만. 격차가 크진 않습니다.

조/네. 그러다보니 민주당 후보와 통합당 후보 간 쫓고 쫓기는 게임을 보는 듯합니다.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으니까 각 후보들은 즉각적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요. 예년에 비해 많이 줄긴 했지만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전략이 또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윤/선거 때만 되면 많은 후보들이 정책으로 승부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하자고 약속을 하면서도 막상 선거일이 다가오면 마음이 조급해져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조/네. 최근 민주당 총선 후보와 도의원 보궐선거 후보와 당직자들이 제주4·3평화공원에서 일명 ‘엄지척’이라고 부르죠. 엄지를 들어올리는 포즈를 취하고 기념촬영을 했는데요. 이 사진을 두고 통합당 제주도당에서 지난 3일 논평을 내고 “4·3추념식이 끝나자마자 민주당 후보들이 위폐봉안소 앞 제단에서 엄지척 사진을 찍어 4·3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몰염치한 행동을 했다”고 힐난했는데요.

윤/민주당 제주도당에선 바로 해명에 나섰죠.

조/네. 엄지척 사진은 3일이 아니라 전날인 2일에 찍은 사진이고 통합당이 전후 과정을 확인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비판한 것은 네거티브의 전형이라고 맞받아쳤죠. 이에 통합당은 촬영 시점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시점을 떠나 위령제단 앞에서 엄지척 포즈를 취하는 것 자체가 유족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라고 다시 한 번 공세를 펼쳤습니다.

윤/허위 주장을 했다며 후보를 검찰에 고발한 사례도 있죠.

조/네. 어제 통합당 제주도당은 위성곤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는데요. 위 후보가 지난 8일 민주당 제주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미래통합당의 반대 때문에 4·3특별법 개정안이 아직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특별법을 개정하려면 저희에게 표를 주고 반대하는 세력에겐 무거운 회초리를 내려야 한다”고 발언했는데요. 이 발언에 대해 통합당 제주도당은 “4·3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것이 마치 통합당의 반대로 인한 것이라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언론보도를 통해 허위사실을 적시해 통합당 후보를 비방해 후보자 비방죄도 성립한다”며 “4·3특별법 개정안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 간 합의안이 도출되지 못한 상황인데도 국회의원 신분으로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한 데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위 후보 측은 법정에서 무죄를 증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윤/제주시을 선거구에서도 논문 표절 시비가 있죠.

조/네. 가장 적극적으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곳인데요. 통합당 부상일 후보가 상대 후보인 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에서 표절한 부분이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부 후보는 “지난 2003년 오 후보가 제주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석사학위 논문 ‘정치 관여 수준에 따른 유권자 행동 분석에 관한 연구’의 절반 가까이에 이르는 부분이 지난 1995년 나온 고려대학교 기업개발연구원 기업개발 연구 4호에 수록된 ‘선거 관여도에 따른 유권자 행동 분석에 관한 실증적 연구’를 집중적으로 표절했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윤/오 후보 측은 즉각 반박 입장을 냈죠.

조/네. 해당 논문은 연구 부정행위가 명시된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이 만들어지기 전에 제출됐으며 자체적으로 표절 여부를 가리는 프로그램을 돌려보니 표절률은 한자릿수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부 후보 측에서 오 후보가 친인척을 국회 보좌진으로 채용한 것을 두고 비판한 데 대해 ”해당 보좌진은 국회 공무원으로서 충분한 자질과 소양을 갖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채용에서 배제돼선 안 된다“고 받아쳤습니다. 또 어제 통합당 제주도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 후보가 지난해 9월 태풍 링링으로 제주도가 피해를 입을 당시 민주당 제주도당이 주최한 시민학교 2기 수업을 마치고 수강생 등과 함께 와인을 마시는 자리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윤/태풍 피해 현장을 찾은 게 아니라 와인을 마신 자리에 간 게 부적절했다는 거죠.

조/네. 이에 대해 오늘 오전 제주일보와 제주투데이, 헤드라인제주, KCTV제주방송이 공동 주최한 생방송 후보자 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9월 7일 당일 오후 7시에 제주에 도착했으며 피해 현장을 찾기엔 늦은 시간이기도 하고 주말이라 관계 공무원들의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또 와인을 마셨던 뒷풀이 자리엔 약 15분 머무른 게 다고 월요일인 9일 피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윤/오늘 생방송에서 두 후보가 네거티브 전략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차이가 있었다구요.

조/네. 오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정책 경쟁으로 가야할 토론인데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제주의 미래와 정책적 과제를 공유할 시간이 부족해 안타깝다고 말했구요. 부 후보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선 사람의 의지가 중요하다. 오영훈 후보의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권자를 대신해 질문한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윤/선거가 이제 8일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선거에선 인물 검증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겠지만,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되지 않길 바랍니다. 다음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2. 착한 대한민국

조/착한 대한민국,입니다.

윤/어떤 얘긴가요.

조/혹시 ‘여러분 부자되세요’ 라는 광고 카피 기억하시는지요.

윤/2000년대 초에 한 신용카드 회사의 광고에서 유명 여배우가 했던 말이죠. 그 후로 전국민이 즐겨쓰는 유행어가 됐구요.

조/네. 1997년 IMF 사태 때 경제 위기에 처하자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자를 해고했고 정부는 노동시장을 유연화한다는 명목 아래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당연히 고용 불안이 전 사회적인 문제가 됐구요. 미래에 대한 불안은 재테크에 대한 관심, 그리고 부자되기 열풍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나온 게 부자되세요라는 카피였는데요. 이 말은 당시 우리나라에서 팽배했던 신자유주의 경향을 그대로 보여준 셈입니다.

윤/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자유주의, 그러니까 시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에 중점을 둔 거죠. 탈규제, 민영화, 세계화 같은 정책들이 주를 이뤘구요.

조/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 정작 부자가 된 건 일부 자본가들과 기업들이고.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습니다. 그리고 IMF 이후 최대 경제 위기에 상황에 처하게 됐는데요. 바로 코로나19 때문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IMF 때보다 훨씬 더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오늘 키워드인데요. 최근 ‘착한 운동’ 물결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착한 임대인 운동과 착한 소비자 운동이 있습니다.

윤/착한 임대인이라면 건물주가 자발적으로 임차인에게 상가 임대료를 깎아주는 거죠.

조/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임대인들이 월세 등을 일정 기간 받지 않거나 낮춰주는 캠페인입니다. 정부 역시 착한 임대인들에게 낮춘 임대료의 절반을 세액 공제 혜택으로 제공하는 등 적극 독려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동참하고 있는데요. 부산시와 인천시 등에선 임차인과 임대료 인하 상생협약을 체결한 임대인을 대상으로 재산세를 일부 감면하기로 했습니다.

윤/착한 소비자 운동도 소개해주시죠.

조/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 등에 따라 국민들이 여행이나 외출을 자제하면서 소상공인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데요. 소비자들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매출을 올려주는 착한 소비자 운동도 전개되고 있습니다. 동네 식당에 미리 음식값을 결제하고 나중에 방문하는 식의 방식이 있고. 또 최근 제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농산물과 수산물을 판매하는 겁니다.

윤/제주도교육청에서 지난달에 학교 급식에 납품하는 채소 판매를 드라이브스루로 진행했었죠. 얼마 전 광어도 그랬고.

조/네. 소비자 입장에선 신선한 식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았고 드라이브 스루라는 특이한 판매 방식으로 관심도 높았습니다. 모두 조기 매진될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습니다. 또 최근엔 배달어플리케이션인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면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논란이 일었는데요. 배달앱 수가 많지 않으니까 광고료나 수수료가 높아도 이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식당에 전화를 걸어 주문하는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윤/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사과 입장을 내놨지만 뒤늦은 대응이라는 여론이 거세죠.

조/네. 배달의 민족 사업자인 우아한형제들은 수수료 체계를 변경한 지 엿새만에 공식적으로 사과했습니다. 또 4월에 한해 업주들이 낸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주고 비용 부담이 늘어난 업주들에 대한 보완 대책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업주들에 대한 갑질이었다는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원상복구에 대한 언급이 없어 반발을 모면하기 위한 임시 조치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실제로 수수료가 없는 공공 배달앱을 만든 지자체도 있죠.

조/네. 바로 전북 군산시인데요. 군산시는 한 달 전에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이용 수수료나 광고료를 일체 받지 않는 배달앱을 출시했습니다. 지금 가입한 시민들이 1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또 이재명 경기지사는 배달앱의 독과점 폐해를 지적하면서 공공 배달앱 제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착한 임대주 운동도 그렇고 착한 소비자 운동도 그렇고 민간에서 이런 운동들이 시작되고 퍼진다는 게 상당히 의미있는 일입니다.

조/네. 20년 전 우리나라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개인이 경쟁하고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자고 했었는데요. 지금 우리 사회는 나도 힘들지만 나보다 더 힘든 이들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신자유주의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 폐해를 겪으며 이젠 나만 잘 살면 된다가 아닌 우리 모두가 잘 살아야 한다는 배움을 터득한 게 아닐까 합니다. 착한 운동 끝엔 모두가 잘 사는 착한 대한민국이 올 거라 믿구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함께 힘을 모아나가길 바랍니다.

윤/착한 대한민국이라는 키워드가 거기서 나왔군요. 지금까지 <키워드 뉴스>, 제주투데이의 조수진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