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9월 4일(수) 서귀포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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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제주MBC 라디오 <라디오제주시대> 제주시 FM 97.9 서귀포시 FM 97.1 서부지역 FM 106.5 (18:05~19:00)
■ 진행 : 윤상범 아나운서
■ 일시 : 2019년 9월 4일(수)
■ 대담 : 김형훈 기자
윤상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대시민들의 모임에서는 계속해서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며 입장을 내고 있는데요, 서귀포 우회도로의 필요성에 대한 토론회도 예정돼 있습니다. 오늘은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와 함께 관련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윤>우선, 서귀포 도시우회도로 신설계획에 대한 사업 내용부터 설명해 주시죠.
김>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전체 구간은 4.2km입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고, 2023년까지 완공 계획을 목표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 예산은 1237억원입니다.
도로 전체를 한꺼번에 개발하는 건 아니고, 구간을 나눠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도로는 서귀포에 뚫는 것이지만 사업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구간이 있는데, 4.2km를 3개 구간으로 나눴는데, 먼저 시행하는, 서홍로와 동홍로 사이를 잇는 1.5km입니다. 왕복 6차선 35m 도로로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윤>그런데, 이 구간에 여러 학교도 위치해 있고, 관련 교육시설이 많아 어린이부터 청소년들까지 이용자가 많다고 하던데요, 이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 것인데요, 어떤 문제점들이 나온 건가요.
김>말씀대로 이 지역은 서귀포시의 교육시설 집결지입니다. 교육시설의 핵심시설들이 모여있는 곳이죠. 서귀포학생문화원이 있고, 서귀포도서관이 있습니다. 제주유아교육진흥원도 있습니다. 주변을 더 확장하면 더 많은 교육시설이 있는데, 문제는 왕복 6차선 도로가 만들어졌을 때죠.
도면을 보여드리지 못해 안타까운데 6차선 도로가 바로 이들 시설과 바짝 붙어서 계획돼 있습니다. 유아교육진흥원은 어린이들이 상시 이용을 하는데, 아무래도 차량이동에 따른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아교육진흥원 건물 벽 바로 밖이 6차선 왕복도로입니다. 교육권도 침해를 받지만 시민들이 누려야 할 녹지가 사라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여기엔 아주 오래된 소나무 숲이 있는데 아예 사라지게 됩니다.
윤>반대하는 시민모임에서는 지하차도 조성이나 자동차 위주가 아닌 보행자 위주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귀포시 입장에서는 기존 계획 변경이 어렵다고 답을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세상에 계획 변경이 안되는 게 어디 있습니까. 충분히 가능합니다. 도로를 굳이 직선도로로 뽑아야 된다는 사고방식이 문제가 되죠. 기존도로를 확장해서 우회도로를 만드는 방법도 있을테고, 제주도교육청이 처음에 제시했던 지하차도를 만드는 방법도 있겠죠. 방법은 찾으면 충분히 나오리라 봅니다.
윤>또한, 서귀포시는 도로개설을 위해 토지 매입, 보상 등이 이뤄져 공사 진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공사가 중단되거나 사업을 접게 된 다른 사례는 없나요.
김>계속 강조하지만 의지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도심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도로만 뚫으면 모든 게 된다는 생각을 바꿀 때도 됐습니다. 선진국은 주변에 녹지가 많은 곳을 최고의 주거지로 꼽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도심에 숲을 지닌 곳이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있죠. 제주도의 도심 정책도 앞으로는 그렇게 가야 된다고 보고요.
토지매입 등 보상 절차를 하다가 포기한 곳도 있습니다. 토지매입이 다 됐다고 반드시 도로를 내라는 법은 없습니다. 제주시 화북동에 그런 사례가 있습니다. 제주시 중마을과 서마을에 일직선 도로를 뽑는 공사를 진행했고, 토지매입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이 옛길을 그대로 놔두라는 요구가 많았고, 제주시는 그 사업을 하지 않기로 전격 결정했습니다.
윤> 도시우회도로 신설계획이 지난 1965년 수립된 도시관리계획에 근거하고 있지만 오래 세월이 지나도록 만들지 않았는데요, 이제 와서 신설되는 이유는 뭔가요, 이 도로가 꼭 필요한 건가요.
김>1965년이면 무려 55년 전에 선을 그은 도로입니다. 행정은 주민들의 요구라서 도로를 만든다고 하고, 주민들은 부동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장사가 잘 되기 위해서 도로를 만들어달라고 하거든요. 55년 동안 도로를 만들지 않았다는 건 거꾸로 얘기하면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죠.
윤>그리고, 50여 년 전 계획이 현재에 와서도 타당할 수는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텐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떤가요.
김>도시는 숨을 쉽니다. 사람이 많아지면 개발을 하죠. 그러나 사람이 는다고 무작정 개발만 할 수는 없습니다. 계획이 됐기 때문에 실행을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더 나은 도심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할지에 대한 공감대 확산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윤> 도시가 확장 또는 축소됨에 따라 도로가 새로 조성되거나 수정, 변형되는 일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무엇보다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춰 도시환경에 맞는 도로가 계획돼야 할 거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앞으로의 도심은 사람 위주여야 합니다. 그걸 반대로 얘기하면 차량 위주가 됩니다. 도심엔 사람이 살고 있죠. 자동차가 사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사람 위주의 도심 정책이 진행돼야 합니다. 도심에, 도시에 도로를 만드는 정책은 늘어나는 차량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차량이 무한정 늘어나면 늘어난만큼 도로를 만든다는 것도 웃긴 정책입니다. 우리나라 다른 지역이나 해외에 가보면 도로 다이어트 정책을 하는 곳들도 있는데, 그런 도심에 가보면 정말 사람 위주의 거리가 생기는 걸 보게 됩니다. 바로 곁에 녹지가 많아서 더 좋고요. 앞으로는 제주도의 도로 정책도 차량 위주가 아닌, 사람 위주로 고민해볼 시점입니다.
윤>마지막으로, 서귀포 도시우회도로 사업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문제가 되는 구간이 도로정비 기본계획에 반영된 건 2013년입니다. 이후 토지매입 등 절차를 밟아왔는데, 학생들이 오가는 그 구간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지 않아서 답보상태입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진척이 되지 못하는데, 여기서 제가 어떻게 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기보다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해줄까. 미래세대를 위해 어른들은 뭘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