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10월12일(수) <오늘의시선> 용천동굴을 둘러싼 수상한 사기(?)극 의혹, 그 진실은? (미디어제주 김은애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입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 : 안녕하세요.
윤: 오늘은 어떤 이야기 준비해 오셨죠?
김: 혹시 추리소설, 좋아하세요?
윤: (답변)
김: 추리소설을 보면, 탐정이 한 가지 가설을 세워놓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하나씩 찾아가잖아요. 다양한 사건 정황들이 모이면 이것들이 가설을 입증할 근거가 되고, 결국 사건이 해결되는. 그런 이야기들. 많은데요. 오늘의 주제는 추리소설을 읽는 그런 마음으로, 하나씩 사건 정황들을 파헤쳐본다면 좀 더 흥미롭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주제는 “용천동굴을 둘러싼 수상한 사기극 의혹, 그 진실은?”입니다.
윤: 제목이 심상치 않아요. ‘사기극’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는데요..
용천동굴을 둘러싼 수상한 사기극 의혹이라.. 도대체 뭐죠?
김: 제주도 세계자연유산이자 국가지정문화재인 용천동굴. 청취자 여러분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최근 용천동굴을 둘러싼 수상한 사기극이 존재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요. 특히 지난 주에 이와 관련해서 시민사회단체의 고발 기자회견도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오늘 그 내용을 추리소설을 읽어가는 느낌으로, 다뤄볼까 합니다.
윤: 지난 6일에, 제주 용천동굴 관련한 기자회견이 진행됐던 걸로 아는데요, 어떤 내용이었죠?
김: 시민단체 이름은 ‘제주진실탐사대’라고 하는데요. 지질학 전문가와 제주지역 활동가 시민으로 구성된 이 단체가 월정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제주진실탐사대는 용천동굴 본류로 추정되는 신규 동굴의 흔적이 월정리에서 다수 발견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면서, 제주도에 진실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를 요구하고 있죠.
윤: 진실규명이라면, 무엇에 대한 진실 규명인가요?
김: 제주진실탐사대, 편의상 탐사대라고 할게요. 탐사대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보며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용천동굴의 위치가 사실은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요.
두 번째로는 기존 용천동굴의 위치는 올바르게 표기되어 있으나, 이밖에 다른 신규 동굴이 주변에 다수 분포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다른 동굴이 있음에도 제주도가 이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이죠.
여기서 주목할 점은 두 가지 관점 모두 “제주도가 용천동굴 관련 보고서 일부를 조작하거나 은폐하고 있다”라는 의혹과 연결된다는 거예요. 탐사대는 그 근거로 네 가지 현장 증거를 제시합니다.
윤: 여기서 ‘수상한 사기극’이라는 말이 등장한 거군요. 점점 흥미로워지는데요..
용천동굴을 둘러싼 수상한 사기극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총 네 가지 이유를 그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증거는 뭔가요?
김: 첫 번째 증거로는 학술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형태의 유로가 용천동굴 보고서에 나타나 있다는 겁니다.
제주도 관계자가 작성한 ‘만장굴 용암동굴의 형성과정’이라는 보고서가 있어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용암동굴은 큰 경사 없이, 직선상 지표경사가 1.5도 내외로 거의 수직으로, 완만하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와이 용암동굴도 그렇다고 해요. 그런데 용천동굴 유로를 보면, 그렇지 않기 때문에, 수상하다, 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윤: 전문적인 용어가 나오다보니 이해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용천동굴은 용암동굴이니, 완만하게 일직선상으로, 해안까지 쭉 흘러갔어야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인가요?
김: 네. 맞아요. 물론 조금 구불구불 지표면 경사에 따라 흐를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거의 일자 형태로 동굴이 해안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건데요.
기자회견을 총괄한 강순석 지질학 박사는 “만장굴에서 용천동굴까지 흐른 용암 또한 큰 경사 없이 완만하게 흐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수상하다”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윤: 우리가 알고 있는 용천동굴의 유로모습이 학술적으로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거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일반에서 벗어나 있다는 거죠?
김: 제주도가 밝힌 용천동굴 유로를 보면, 만장굴 입구 사거리 부분부터 동굴이 갑자기 방향을 90도 가까이 틀어서 흐르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학술적으로 해명하기 어려운 유로라는 건데요. 강 박사는 용암이 갑자기 방향을 90도 가까이 틀었다는 제주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단, 오히려 용천동굴의 다른 본류가 인근에 있다고 추정하는 편이 합리적일 거라고 말합니다.
윤: 풀이하자면, 용천동굴의 유로가 학술적으로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신규 동굴의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거죠? 이해가 가네요. 다음으로 두 번째 근거를 들어보죠.
김: 이번에는 신규 동굴의 흔적이 월정리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겁니다. 제주도가 밝힌 용천동굴 유로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요.
현재 월정리에서는 다수의 지반 무너짐 현상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싱크홀처럼 땅이 움푹 꺼지거나 무너져 내린 구간들인데. 이 지반이 무너진 현장들을에 점을 찍어서 직선으로 쭉 이어보면요. 거의 일직선으로 이어져요. 앞서 언급한 ‘용암동굴의 직선상 지표경사는 완만하다’라는 사실과 일치하는 완만한 일자 형태의 유로가 포착됩니다.
강순석 박사는 이 주변으로 신규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고요. 이곳에 대한 조사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진행된 바가 없기 때문에, 조사가 필요하다 밝히고 있습니다.
윤: 그렇군요. 지반이 무너진 곳곳에 점을 찍어 선으로 이어보면, 신규 동굴의 유로가 보인다는 건데요. 실제로 해당 구간에 동굴이 존재하는 지 확인하려면, 시추조사와 같은 실질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어 나머지 다른 증거도 들어보죠.
김: 세 번째 증거인데요. 앞서 밝힌 지반 무너짐이 포착된 현장 주변으로는 물길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이 주변으로는 다수의 습지가 분포하고 있고요. 이 때문에 갈대밭이 엄청 많습니다. 또 사시사철 흐르는 용천수가 발견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물이 계속 흐르는 월정리 지역 지하에는 빈 공간. 즉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신규 동굴 존재의 증거가 되겠고요.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만장굴 규모 용량의 용암이 월정리 바닷가까지 흘렀다면, 그 규모만큼의 동굴이 월정리 바닷가 주변으로 포착되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발견된 동굴들은 만장굴에 비해 그 크기가 너무 협소하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만장굴에서 흘러온 나머지 용암은 어디로 간 것일까? 이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가지굴 혹은 우리가 모르는 다른 동굴이 주변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윤: 월정리 용천동굴 주변에 신규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의 뒷받침으로 총 네 가지 증거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왜 이런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던 거죠?
여기서 바로 ‘수상한 사기극’ 의혹이 나옵니다. 제주도가 고의로 동굴의 존재를 은폐했을 거라는 의혹인데. 신규 동굴 존재 가능성이 높은 지점의 맨 끝에는 제주동부하수종말처리장이 있거든요. 하수처리장을 문제없이 건설하고, 증설하기 위해 제주도가 고의로 조사 내용을 감추고, 조작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고. 탐사대는 이에 대한 진실 규명이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입니다. 용천동굴 주 유로에 대한 시민단체와의 공동조사를 제안하고 있죠.
윤: 그렇군요.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요, 궁금해지는데요.
시민들의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에도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