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6월3일(금) <시사팟캐스터 고재일의 뉴스톺아보기>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매주 금요일에 찾아오는 ‘시사팟캐스터 고재일의 뉴스 톺아보기’,
오늘도 고재일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고> 안녕하십니까? 고재일입니다.
윤> 오늘 뉴스 톺아보기는 아무래도 선거 관련 이야기겠죠.
고> 그렇습니다.
<미리 보는 제12대 제주도의회>라고 제목을 붙여볼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서 제주도민들은 민선 8기 제주도지사, 그리고 제주시을 국회의원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했죠. 여기에 더해서 제12대 제주도의회 역시 민주당에 과반 의석으로 힘을 실어줬는데요. 관련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의석 경쟁을 두고 양당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 지난번 방송에서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민주당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도의원 45석 가운데 27석을 차지하면서 누가 봐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승리를 거뒀기 때문인데요.
제주시 22개 선거구 가운데 19개, 서귀포시 10개 선거구 가운데 4개에서 각각 당선돼 모두 23명의 지역구 도의원을 배출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주시 선거구 3명, 서귀포시 선거구 5명 등 지역구 도의원 8명이 당선됐고, 무소속은 1명에 그쳤습니다.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1석이 늘어난 비례대표 역시 더불어민주당 45.25%, 국민의힘 44.24%의 정당투표 득표율을 거두며 양당이 각각 4석을 가져갔습니다. 결국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산한 민주당의 도의회 의석은 27석으로 과반을 달성한 반면 국민의힘은 45석중 12석을 차지하게 됐는데요. 전체 의석수가 43석이었던 지난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민주당 의석은 약간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압도적 다수당의 위치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11대 도의회에서 5석이었던 의석수를 12석으로 늘리는데 성공했지만 민주당과 힘의 균형을 맞추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윤> 사실 제주도의회가 그동안 양당 중심의 구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미약해도 한 두석은 진보 정당이 자리를 확보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단 한 석도 얻지 못했거든요. 진보정치의 퇴보가 자칫 지역정치의 다양성을 후퇴시키는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만…
=>제주도의회 역시 양당 체제의 진보정당 16년 만에 입성 실패…왜? —> 도의회 다양성 퇴보 우려 / 박건도 선전 불구 인물론 한계 / 선출방식 개선
고> 이번 제주도의원 당선자 구성을 보면 무소속 의원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거대 양당 출신들입니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군소정당 후보들이 모두 낙선하며 양당 체제가 공고해졌는데요. 정의당 제주도당을 비롯해 지역구 후보를 배출한 진보당, 도지사와 비례대표 2명을 내놓은 녹색당, 비례대표 출마자를 낸 기본소득당 등은 당선권에서 모두 빗겨나갔습니다. 정의당 박건도 후보 같은 경우 재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박호형 후보에 맞서 일대일 구도로 펼치며 40%가 넘는 득표율을 보였지만 아쉽게 낙선했는데요. 그나마 진보 정치와 청년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16년 만에 진보정치의 원내 진입 실패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원인을 분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만,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소구할 수 있는 후보를 길러내지 못했다는 것과 더불어 후보의 선거 지원을 할 여력이 없는 소수정당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여기에 더해 비례대표 의원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라든가 현행 소선거구제의 제도적 한계 또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양당제가 공고한 현재 상황에서는 지금의 룰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윤> 두 거대 정당이 소수자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대변할 수 있을지 좀 회의적인 시각입니다만, 현재로서는 그곳에라도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도의원 당선자들의 면면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도의회 구성을 앞두고 항상 살펴보는 포인트 하나가 바로 여성 의원 비율이죠?
고> 지역구 4명 비례대표 4명 교육의원 1명 등 모두 9명이 12대 도의회에 입성했습니다. 전체 도의원 비율로 따지면 20%에 불과하고 4년 전보다 1명 늘어나 외형적으로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눈 여겨 볼 대목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비례대표로 초선을 마치고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한 여성 의원의 사례가 있었습니다만, 초선에 이어 재선까지 지역구 선거에서 연이어 승리를 거머쥔 여성 의원이 있기 때문인데요. 제주시 화북동 지역구죠, 더불어민주당 강성의 도의원과 오라동 이승아 도의원이 도의회 70년 역사상 처음으로 지역구 의원으로 데뷔해 재선까지 성공한 여성 의원들이라고 합니다.
윤> 강성의 의원은 국민의힘 고경남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더라고요. 불과 110표 차이로 당선이 확정돼 더욱 값진 승리가 아닐까 싶은데요. 강성의 의원보다 더 치열한 선거구도 있었죠?
고> 경기도지사 개표 상황 못지 않게 엎치락뒤치락하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 초접전이 펼쳐진 도의원 선거구가 있습니다. 바로 정치 신예들의 맞대결이 펼쳐진 제주시 한경·추자면 선거구인데요 불과 '32표'로 당락이 갈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준 후보가 3천69표를 얻고, 국민의힘 김원찬 후보가 3천37표를 얻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지난 2011년 치러진 제주도의원 한경·추자면 보궐선거인데요. 당시 한나라당 서대길 후보가 초접전 끝에 2천242표 대 2천240표로 불과 2표차의 신승을 거둔바가 있습니다.
윤> 제주시 한경·추자면 선거구민들의 기준이 많이 엄격하신가 봅니다. 여도 야도 안심할 수 없는 지역인 것 같군요. 이 밖에 화제의 당선인은 어떤 분들이 계실까요?
고> 이번을 마지막으로 일몰이 예고된 교육의원 선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성 당선인이 나왔습니다. 제주시 중부선거구 고의숙 당선인인데요. 총 2만9천581표를 획득해 2만4천874표를 얻은 현역 김장영 후보를 제쳤습니다. 고 당선인은 재선 도의원 출신인 강경식 전 도의원의 배우자기이기도 한데요. 두 사람 모두 현역은 아닙니다만, 제주에서는 사상 첫 부부 도의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부자(父子)’ 도의원도 나왔습니다. 제주시 이도2동 갑 더불어민주당 김기환 당선인인데요. 부친이 김수남 전 제주도의원입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의 국회의원 재임시절 정책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김 당선인은 민주당 제주도당 대학생위원장과 전국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는데요. 김 당선인의 부친 김수남 전 도의원은 지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도의원 배지를 단 후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새누리당 후보로 도전장을 던져 고배를 마신 바 있습니다. 2018년 선거에도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도의회 입성에 실패했는데요. 못 다 이룬 아버지의 꿈을 아들이 이룬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윤> 같은 선거구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다른 정당을 선택한 점이 흥미롭군요. 그동안 도의회 구성 때마다 청년을 대표할 정치인이 없다는 지적이 늘 있었는데요.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고> 지난 11대 의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도 초선 의원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전체 의원 45명의 절반 이상인 25명이 초선 의원인데요. 특히나 청년 정치 신인들이 더욱 눈에 띕니다. 20~30대 도의원이 3명에 달하고 있고요. 최연소 도의원 기록도 갈아치웠습니다. 제주시 아라동 갑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강경흠 당선인데요. 1993년생 28살이라고 하네요. 지금까지 최연소 도의원은 제1회 지방선거에서 33살의 나이로 당선된 박희수 전 제주도의장이었습니다.
윤> 청년 유권자를 대표할 정치인이 전면에 나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합니다만, 유독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년 돌풍이 불만한 원인이 있었을까요?
고> 강경흠 당선인과 앞서 설명 드린 김기환 당선인인 경우 선거구 분구나 현역 의원 불출마와 같이 경선 경쟁자가 없어 바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케이스입니다. 한동수 당선인인 경우 현역인 강성민 의원과의 경선을 통해 본선에 나갔습니다. 대진운이 좋았던 케이스와 함께 이들 청년 정치인들이 받은 정치신인 그리고 청년 가산점이 일정 부분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민의힘과 비교해 보자면 지역 정치에서 좀처럼 어렵다는 세대교체가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평가해 볼 수 있는데요. 다만 나이가 어리다는 점이 새롭게 참신하다고 볼 수는 있겠습니다만, 정책이나 능력과 같이 정치적 역량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점은 좀 더 지켜봐야할 지점인데요. 청년 정치인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윤> 제12대 도의회 개원을 앞두고 관심 가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누가 차기 도의장이 되느냐거든요.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 출신 의원이 추대되지 않을까 예상은 됩니다만, 어떻습니까?
고> 원래 지방선거에서 지방의회 의장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아시는 것처럼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좌남수 도의장의 이름이 유독 자주 거론됐다는 사실, 아마 기억하실겁니다. 별로 긍정적인 내용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요. 11대 도의회 좌남수 의장이 선출될 당시를 거슬러 가보면 김용범 의원과 의장 후보로 경쟁을 펼쳤던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는데요. 당시 김용범 의원이 경선 후유증 등에 따른 당내 갈등 등을 우려해 '통큰 결단'을 내리면서 좌남수 의원을 합의 추대한 것인데요. 이번 12대 도의회 역시 민주당이 27석으로 다수당을 차지했기 때문에 김용범 의원이 당선만 된다면 전반기 의장으로 유력한 상황이었습니다만… 아시는 것처럼 김용범 의원의 지역구에 기존 서귀포시 중앙천지정방동에 더해 새롭게 서홍동이 추가됐거든요. 결국 국민의힘 강상수 후보에게 고배를 마셔 의장의 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다음 차례로 3선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 또 안타까운 것이 바로 서귀포시 성산읍 고용호 의원입니다. 이번에 됐으면 3선인데…결국 남은 선택지가 김경학 의원과 이상봉 의원입니다. 문제는 이상봉 의원과 김경학 의원 두 분 모두가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때문에 2년 동안 전반기 의장직을 수행한 후 사퇴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가장 깔끔한 일정이거든요. 두 의원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한쪽이 통 큰 양보를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윤> 현재 제주도의회 내에 6개의 상임위원회가 운영 중이죠. 새롭게 원구성이 이뤄지면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싸고도 정당 간 기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12대 전반기 의회 원구성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 현재 교육의원이 위원장을 맡는 교육위원회를 제외하고 모두 6개의 상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운영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와 환경도시위원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농수축경제위원회 등인데요.
상임위원회 구성과 위원장 경쟁 또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 배분을 어떻게 할지가 관심인데요. 앞서 11대 도의회 당시 국민의힘에서는 전반기에 이경용 의원이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을 한번 맡았을 뿐 전무했는데요. 5명에 불과했던 11대 의회와 달리 12명으로 규모를 키운 국민의힘은 내심 2석 이상의 상임위원장을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더해 1년 임기의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배분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4년 내리 더불어민주당이 도맡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 12대 도의회가 어느 정도까지 협치를 할 수 있을지 관심가는 대목이군요. 사실 11대 의회를 돌아보면 도정과의 관계가 그다지 원활하지 않았다는 평가들이 많았죠. 새로 출범할 오영훈 도정과 제주도의회의 관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 2014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개원한 10대 도의회에서 당시 원희룡 도지사의 첫 인사말이, 자신은 의회주의자라며 발전적 관계를 맺자고 유화적 표현을 남겼는데요. 지금 짚어주신 것처럼 재임 7년 내내 사실 도정과 의회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오영훈 도지사 당선인도 같은 길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요. 일단은 좀 지켜봐야할 것이 오 당선인은 재선 도의원을 역임해 누구보다 도의회의 운영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정치인이라는 것이죠. 도의회의 위상과 파트너십에 대한 목소리를 많이 냈던 당사자이니 만큼 의회를 존중하며 협치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의회 내의 역할을 보면 공수가 바뀌었죠. 도정 견제에 비중을 뒀던 10대, 11대 의회와는 달리 12대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도정에 보다 협조적인 스탠스가, 반면 국민의힘은 견제에 비중이 실릴 전망인데요. 오 당선인인 바로 7천억원 규모의 추경작업부터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 과정에서 12대 의회의 첫 관계설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방금 전에 말씀드렸던 상임위원장 배분 등 여야의 여러 가지 쟁점에 대한 합의 없이 추경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도의회가 시작되자마자 경색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거든요. 원구성 후 곧바로 이어질 정무부지사와 행정시장, 주요 기관장 인사청문회 역시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어서 협치 차원의 결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윤> ‘뉴스 톺아보기’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