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2월28일(월) <로스쿨> 제주 그림자 세 자매 (최호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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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매주 월요일에 만나는 시간. 생활밀착형 라디오 법률서비스 <로스쿨>!
오늘은 최호웅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최> 네. 안녕하세요. 최호웅 변호사입니다.
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 주실까요.
최> 오늘은 최근 제주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제주 그림자 세 자매’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 합니다.
윤> 뉴스에 크게 보도되면서 도민사회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던 사건이죠. 혹시 모르는 분들이 계실 수 있으니까 간단하게 어떤 사건인지 소개를 좀 해주시죠.
최> 네. 세 자매가 있는데 이들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출생신고 없이 마치 그림자처럼 살아온 것이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세 자매의 나이는 각각 25세, 23세, 16세로 확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세 자매는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유치원은 물론 초, 중, 고교까지 정규교육 혜택을 받아본 적이 없고, 병원 진료나 치료도 단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20년 넘게 국가의 기록 어디에도 이들에 대한 흔적이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윤> 다시 들어도 너무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는데요. 어떻게 이런 사실이 알려지게 된 건가요.
최> 네. 이들은 40대의 어머니와 함께 제주시내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의 아버지인 A씨가 작년 12월에 사망하자 사망신고를 하게 되었는데 그 사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윤> 아버지에 대한 사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에 대한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게 된 거네요.
최> 그렇습니다. 어머니 B씨와 아버지 A씨는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혼인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상속문제 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드러나게 된 것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추측해 보고 있습니다.
윤> 출생신고가 되지 않으면 주민등록번호도 없이 살아온 거죠.
최> 그렇습니다.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의무교육도 전혀 받지 못했고요. 지금까지 병원도 한 번 가보지 않고 자란 것으로 보도가 되었습니다. 신분증이 없으니까 뭐 비행기나 배를 타보지도 못했고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내면서 생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제주시에서 어머니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는 뉴스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나요.
최> 네. 제주시에서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자녀들의 어머니 B씨를 상대로 아동학대(교육적 방임) 혐의로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세 자녀에 대한 보호조치가 필요한 만큼 긴급지원제도와 국민기초생활보장도 신청했다고 합니다.
형사사건을 맡아서 진행했던 제주동부경찰서는 특별한 사유 없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방임) 등으로 입건된 40대 여성 B씨를 아동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했다는 것은 형사처벌은 되지 않는다는 것인가요.
최> 그렇습니다. 범죄혐의는 인정되지만 형사처벌하는 것보다는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할 경우에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하는데요. 이렇게 아동보호사건으로 넘어가게 되면 법원에서 보호관찰 등을 명할 수 있고 반드시 형사처벌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형사재판과는 별도로 법원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아동에 대한 접근금지, 감호, 치료, 상담, 교육 등 보호처분을 내리는 것을 말하는데요. 경미한 사건들의 경우에 상담 또는 교육을 받을 것을 조건으로 선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윤> 혐의는 인정되지만 형사처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군요.
최> 그렇습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에 의하면 자신의 보호, 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양육, 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할 경우 최대 징역 5년이나 최대 벌금 5000만 원 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에서 조사한 결과 어머니 B씨가 고의적, 악의적으로 자녀들을 유기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동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검찰이 경찰의 아동보호 사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일반적인 공소제기 절차에 따라 아동복지법 위반에 대한 판단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윤> 초, 중학교 등 의무교육도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정상적인 인지능력이나 이런 것은 갖춘 것인가요.
최> 저도 그 부분이 상당히 궁금했는데요. 언론보도에 의하면 어머니 B씨가 홈스쿨링을 통해 아이들을 집에서 가르쳤으며 EBS나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기본적인 공부를 시켜왔다고 합니다.
윤> 교육도 교육인데 사실 아이들이 성년이 되도록 병원 한 번 안 갔다는 부분도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최> 그렇습니다. 어머니 B씨는 이 부분에 대해서 사회복지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아이들이 크게 아픈 적이 없었고 아파도 감기 정도여서 병원에 갈 일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게 아픈 적이 없었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인데 자녀가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이나 되는데 어떻게 평생 한 번도 병원을 가지 않고 키울 수가 있는 것인지 정말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예방접종이나 뭐 이런 것도 전혀 한 적이 없다는 말인데..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잘 자랐다고 하니 정말 다행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 처음 뉴스가 나왔을 때는 친모가 아닐 것이다.., 뭐 이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던 것 같은데요. 유전자 검사도 진행했죠.
최> 그렇습니다. 세 자매와 어머니는 출생신고를 위해 DNA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 99% 일치한다는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 결과가 확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가정법원 재판을 통해 어머니의 친자가 맞다는 결정이 나오게 되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되고 주민등록번호도 부여받을 수 있게 되는데요. 제주지방법원이 최근 유전자검사 결과에 따라 친자확인 결정을 내린 것 같고요. 그에 따라 지난 2월 15일 세 자매가 출생신고를 마치고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법원 결정이 나와서 출생신고를 이제 마쳤고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게 되었군요.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상적인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등록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인 것 같습니다.
최> 그렇습니다. 제주시는 동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자 전산을 통해 세 자매에 대해 전원 가족관계등록부 기재 작업을 완료했고요.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어머니 밑으로 세 자매의 이름이 오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윤> 이제는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었으니까 사회복지 전 분야에 걸쳐서 정상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 그렇습니다. 어떻게 지금까지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세 자매가 생활해 온 것인지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정상적으로 출생신고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면서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윤>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자녀들이 건강하게 잘 자랐다는 점인데요. 부모에 의한 학대정황 같은 것은 발견된 것이 없는 것이죠.
최> 네. 경찰에서도 자녀들에 대한 학대정황이 없는지 신경을 써서 조사를 했던 것 같은데요. 다행히 부모에 의한 신체적, 정신적 학대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고 합니다. 세 자매는 밝고 명랑한 상태로 건강하게 잘 자랐고 동네 친구들과도 잘어울리는 등 사회성도 원만하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친척들이나 주변 이웃들도 학교를 보내지 않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했을 텐데 전혀 몰랐을까요.
최> 경찰조사에 의하면 이들 가족의 친척들 역시 자매들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합니다. 누군가 좀 미리 알고 문제제기를 해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첫째가 25세이니까 이미 성년이 된지 어느 정도 시간이 많이 지났거든요. 성년이 된 자녀들이 주민등록번호가 없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불편했을까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신들도 스스로 문제제기를 하고 이렇게 했으면 좀 더 일찍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윤> 어머니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있나요.
최> 어머니 B씨는 사회복지사와 면담 과정에서 “세 자녀 모두 집에서 출산했고, 출산 후 몸이 안 좋아서 출생신고를 바로 하지 못했다”며 “나중에는 출생신고 절차도 복잡해서 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출생신고 절차가 특별히 뭐 복잡할 것은 없을 것 같은데요. 이 부분 역시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기는 합니다.
최> 그렇습니다. 출생신고는 관할 시청이나 읍면동 사무소에 가서 신고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거든요. 보통은 산부인과에서 출산을 많이 하기 때문에 출생신고 증명서랑 보호자 신분증만 있으면 가능한데 이 사건 같은 경우 집에서 출산을 했다고 하니까 출생신고 증명서를 준비하지 못했을 수는 있을 것 같은데요. 어쨌든 이 부분도 얼마든지 문의해서 진행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쉽게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윤> 요즘은 출생신고를 하면서 아동수당이나 양육수당 이런 것도 신청하고 출산 축하 선물같은 것도 주민센터에서 지급하고 이런 것들이 다 있더라구요.
최> 그렇죠.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보니까 최근에는 출산장려와 관련해서 다양한 복지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출생신고 하면서 계좌번호나 통장사본을 준비해서 가면 아동수당이나 양육수당도 같이 신청해서 지급받을 수 있구요. 한전에서는 전기세도 상당기간 감면해주는 혜택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윤> 그렇죠. 그런데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으니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복지혜택 어느 것도 누리지 못했던 것이고. 참 안타까운 일인 것 같습니다. 언론 보도 이후에 행정과 경찰을 비롯한 각 기관에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던데 어떤가요.
최> 네. 각 기관에서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적인 논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제주시청, 제주시가족센터, 제주시교육지원청, 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연계해서 이들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솔루션 회의를 개최했고요. 긴급생계비지원, 법률지원, 아동 학습지원, 피해 아동 대상 심리상담 등을 돕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친자관계 확인소송 등이 진행되었던 것 같고요. 막내는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장학사업 등을 통해 막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너무 늦게 발견되기는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이들 세 자매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제주도민으로서 정상적으로 생활해 나갈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윤> 제주도 차원에서 이들 세 자매처럼 행정,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추가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하니까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혹시 내 주변에도 이런 사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좀 더 관심을 갖고 확인해 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최호웅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