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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고 문형순 서장,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

◀ 앵 커 ▶

제주4.3 당시 성산포경찰서장을 지낸

고 문형순 서장은 

상부의 학살 명령을 거부하고 

200명이 넘는 주민들의 목숨을 구했는데요. 


남겨진 가족 없이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해

그동안 공동묘지에 묻혀있었는데, 

참전 유공자로 선정되면서 

58년 만에 호국원에 안장됐습니다.


김하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깜깜한 새벽, 

사람들이 묘비 앞에서 파묘제를 올립니다. 


묘의 주인은 4·3 당시 군 당국의

예비검속자 총살 명령을 거부해

주민 200여 명을 살린 고 문형순 서장.


잠시 뒤 묘가 파헤쳐지고 

유골이 조심스럽게 관으로 옮겨집니다. 


화장이 끝나고 

경찰 교통 순찰 오토바이의 호위를 받으며

제주호국원으로 향합니다. 


◀ st-up ▶

"문형순 서장은 한국전쟁 당시

지리산전투사령부에 근무한 이력으로

참전유공자로 인정됐고,

이후 국립제주호국원 안장이

결정됐습니다."


군 의장대가

영정과 유골함을 들고

호국원 현충관으로 들어오고,


후배 경찰들은

문 서장의 영정 앞에서

경례로 예를 표합니다. 


◀ SYNC ▶ 윤희근 / 경찰청장

"숭고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역대 경찰 영웅 중 유일하게 국립묘지로 모시지 못했던 서장님에 대한 저희의 마음의 짐이 이제야 조금 가벼워지는 듯합니다."


예비검속에 걸려 총살 명령까지 받았지만

문형순 서장 덕분에 목숨을 건진 10대 소년은

어느덧 구순의 노인이 되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안장식에 직접 참석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 INT ▶ 강순주 / 예비검속 생존인

"문형순 서장님이 저희를 석방시키면서 사회에 나가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고 하셨어요. 그 말을 저는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으로

4·3 당시에는 명령 불이행으로

6.25 전쟁 때는 참전 용사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린

문형순 서장. 


별세 58년 만에야

국립묘지에 영면하게 됐습니다. 


MBC뉴스 김하은 입니다. 

◀ END ▶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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