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우리 동네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고,
노래하는 합창단이 있습니다.
구좌어린이합창단인데요.
지역 농산물인 당근을 그림책으로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에 출품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해녀 할머니의 이야기를
창작 뮤지컬로 재탄생시켜
세계 무대에 섰습니다.
이소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탈리아어가 쓰인 무대.
옛 제주 해녀들의 잠수복과
갈옷을 입은 아이들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릅니다.
극장 가득 울려 퍼진 언어는
다름 아닌 '제주어'입니다.
◀ SYNC ▶
창작뮤지컬 '우리 할머니 순자의 해녀일기'
"물외 깻잎 보리밥 (물외가 뭐꽈?)
그것도 몰라? (제주도 오이!)
아삭아삭 쫄깃쫄깃 방귀뽕!"
무대에 선 아이들은
구좌읍 지역 초·중학생 20여 명으로 구성된
구좌 어린이합창단.
이탈리아 피렌체 교육청의 초청을 받아
지난주 국제합창페스티벌 무대에 올랐습니다.
아이들이 노래한 곡은
제주 해녀들의 삶과 꿈,
제주 4·3사건의 아픔을 담은 창작 뮤지컬
'우리 할머니 순자의 해녀 일기'입니다.
특히 지역 해바라기아동센터 아이들이 만든
그림책을 바탕으로 재구성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 INT ▶ 곽지우 / 구좌어린이합창단
"또래 애들도 관객 중에 있었는데요. 관객들한테 제주의 4·3과 해녀를 알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 INT ▶ 김민건 / 구좌어린이합창단
"할머니의 이야기를 노래로 해녀를 모르는 사람들한테 전했을 때 기뻤고 뿌듯했어요."
문화 사절단으로서 역할을 한 아이들.
현지에서는 이탈리아 학생들이
뮤지컬 감상에 이어
제주 4·3과 해녀 문화를 배우는 수업으로
이어졌습니다.
1년 남짓 준비한 첫 세계 무대.
이탈리아 언어를 배우느라 조금은 힘들었지만
무대에서 느꼈던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 INT ▶ 홍다솔 / 구좌어린이합창단
"진짜로 우리 아빠가 (4·3 때) 끌려갔다면 얼마나 슬펐을지 몰입을 했고, 해외 친구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줬을 때 우리의 마음이 전달돼 너무 잊지 못할 추억이었고 기뻤습니다."
2012년 창단한 구좌어린이합창단.
지역 아동센터에서 시작된 작은 노래가
이제는 마을을 넘어
제주를 대표하는 합창단으로 성장해
세계에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