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장마에 폭염까지 이어지는 여름철.
야외 현장 근로자들만큼이나 거리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폐지 줍는 어르신인데요,
낡은 손수레에 의지해 하루 종일 빗속을 돌아다녀도 손에 쥔 돈은 4천 원 남짓 불과합니다.
이들 재활용 수집인의 일상을 춘천 mbc 이송미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END▶ ◀VCR▶ 굵은 빗줄기가 이어지는 아침 녘.
고물상에서 접이식 손수레를 끌고 일터인 거리로 나서는 김영춘 씨.
◀SYN▶ 김영춘/춘천시 효자동 (48세)] "어쩔 수 없이 해야 할때는 해야죠."
작업 구업 내 상가에서 내놓은 폐지를 찾아 하루 2km를 오가며 3년째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때 건설 현장에서 30년 가까이 일을 했지만 병든 노모를 가까이서 돌보기 위해 재활용품 수집에 나섰습니다.
작업 구역도 어머니가 폐지를 수집하던 곳입니다.
◀INT▶ 김영춘/춘천시 효자동 \"어머니가 하시는 것을 보니까 허리도 아프시고 연세도 많으시니까.. 제가 끌고 와서 팔아드릴수 밖에 없죠.\"
김 씨가 하루 3시간씩 일해 버는 돈은 4천 원 남짓. 시간당 최저 임금의 1/10 수준입니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다보니 폭염 특보가 내리거나, 비가 많이 와도 재활용품 수거를 손에서 놓을 수 없습니다.
[S/U] "비가 오는 날에도 고물상에는 폐지를 교환하려는 사람들이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30kg를 모으면 3천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16년 7월 폐지 가격은 kg당 73원이었습니다. 6년이 지난 올해 7월은 139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처럼 몇 년 사이 폐지 가격이 올랐지만 중소 재활용품 처리업체가 늘어나 수집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졌습니다. ◀INT▶ 춘천시 온의동 00고물상 관계자 \"이거 하시는 분들은 자기 구역이 있어요. \"왜 여기와서 주워\" 이럴 정도로. 사는 게 전쟁이고 (그렇죠.)\"
하지만 폐지 수집보다 힘든 건 도로 바로 옆으로 내달리는 자동차입니다.
수집인 대부분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지 않은 도로에서 일하고 있고,
10명 중 7명이 65세 이상이다 보니 갑자기 지나가는 차량을 미처 보지 못하고 사고를 당하는 겁니다.
◀INT▶ 춘천시 온의동 00고물상 관계자 "리어카 끌고 폐지 주으려고 가다가 인도블럭 있는 곳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리어카를 쳐서 다쳐서 입원하셨다고 그러더라고요."
하지만 강원도 차원에서 이들에게 지원된 것은 야광조끼와 손수레 반사경이 전부. 그것도 5년 전 일입니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인도에서 잘 구를 수 있는 손수레라고 답변했습니다.
◀INT▶ 정순덕 / 춘천시 온의동 88세 \"리어카가 이전에는 바퀴가 크니까 (폐지를 쌓아도) 가벼웠어요. 잘 굴러서 잘 갔는데 (지금은) 바퀴가 작아서 힘들어요.\"
거리에서 무거운 손수레를 끌며 일상을 이어가는 재활용 수집인의 안전과 복지,
이제는 더 이상 힘없고 약한 남에 일로만 외면할 때가 아닙니다.
MBC뉴스 이송미입니다. #영상취재 김유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