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 신청곡
60대의 첫 생일...
나의 60대의 첫 생일을 축하라도 해주듯, 날씨가 너무나도 청명하고
너무나도 맑은 아침이네요.
한라산도 아주 가까이 다가온 듯 창문만 열면 바로 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60이라는 숫자가 나에게는 올 거라 생각을 안했었는데..
오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지 멋 데로 와 버렸네요.
60이라는 나이가 실감도 나지 않았지만, 생일을 맞이하고 보니 새삼
나는 그 동안 뭐 하면서 60이 됐을까? 희비가 교차 됩니다.
공무원인 남편과 스물아홉에 결혼을 해서 아들 둘을 낳고...또 뭘했지?
두 아들들은 아직도 공부한답시고 아직도 우리의 도움을 받고 있고,
친구 아들 딸들은 결혼해서 손주,손녀 재롱을 즐기고 있는데...
난 언제면 할머니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네요.
생각해보니..다른 엄마들도 그러하겠지만,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해 투자라든지
나만을 위해 해본 게 없는 거 같네요.
그렇다고 ‘부’를 축적 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공무원인 신랑에, 시집 덕분으로 집 걱정도 안하고 살아 왔고,두 아들은 육지에서
대학을 다니다 보니 모인 재산은 없지만, 신랑 연금과 내 연금으로 노후 걱정은
없을 듯 한데...그래도 뭔가 허전한 이 심정 이 기분은 뭘까요?
진짜 10년 전으로 갈수만 있다면 두 아들도 지금보다 더 잘되게 할 자신과
나 역시 더 당당한 엄마가 될 자신이 있는데...
참 후회가 막심하네요.
그래도 다행인건 60이 되었지만 내 ‘일’이 있다는 거에 위안이 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잠시 멈췄지만, 다시 활성화 되리라 믿고 싶네요.
내 생일 때는 친정엄마가 해마다 한해도 빠지지 않고 미역국을 끓여 주십니다.
“미역국 끓였으니 와서 가져가라~” 어제도 어김없이 연락이 오셔서
오늘 아침도 친정 엄마표 생일 미역국을 먹었네요.
신랑은 엄마에게 “이제랑 그만 헙서게~” 라고 말씀 드리면
“살면 내가 얼마나 사느니게~ 내가 있는 동안 내가 해주껴게~”라고 하십니다.
32년째 살고 있는 신랑은 91세 친정엄마보고 ‘대단한 장모님’ 이라고 한답니다.
60대의 첫 생일
다른 때 보다도 약간 뭔가 모를 의미심장 이랄까?
이제야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인생은 60부터‘ 라는 옛말이 있듯이
이제부터는 나 자신에게도 투자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더 자부심을 가지며
더욱 더 열심히 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