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12월 12일(목) 고 문중원 기수의 극단적 선택에 따른 경마업계의 갑질구조와 부당지시 실태...선진경마 폐기 등 제도 개선 요구(민주노총 전국 공공운수노조 한대식 조직쟁의 부실장)
■ 방송 : 제주MBC 라디오 <라디오제주시대>
제주시 FM 97.9 서귀포시 FM 97.1 서부지역 FM 106.5 (18:05~19:00)
■ 진행 : 윤상범 아나운서
■ 일시 : 2019년 12월 12일(목)
■ 대담 : 한대식 조직쟁의 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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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범> 전국 공공운수 노조가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경마 기수의 노동 건강 실태조사 결과와 제도 개선 요구안을 발표했습니다. 마사회 내 갑질 구조, 기수의 안전과 생활 위협 등이 문제로 거론이 됐는데 민주노총 전국 공공운수 노조의 한대식 조직쟁의 부실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죠. 안녕하십니까?
○한대식> 예. 안녕하세요.
●윤> 예. 제주도에도 경마장이 있어서요. 이번에 경마 기수의 노동 건강 실태를 조사해서 발표를 하셨던데 이런 조사를 하게 된 계기, 또 조사 취지에 대한 설명을 먼저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네. 우선은 설문조사 계기를 먼저 좀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가 고 문중원 열사, 저희는 열사 칭호를 드려서 칭하고 있는데요.
●윤> 돌아가신 기수 말씀하시는 거죠?
○한> 네. 맞습니다. 지난 11월 29일 날 저희가 추정하기로는 새벽 2시에 돌아가셨구요. 그 당시에 유서로 마사회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마사대부(조교사 면허를 가진 사람 중에서 말 마굿간을 배정받는 사람) 심사로 조교사의 부정 지시, 마사회가 주장하는 선진 경마의 허울성 등을 좀 폭로를 하셨어요. 저희는 그 고인이 남기신 유서 내용에 기반해서 이 기수 분들이 도대체 어떤 건강과 노동권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마사회가 이 말산업 종사 노동자, 특히 기수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조교사가 했던 부정 지시, 이런 실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 좀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윤> 예. 좀 안타깝게 돌아가셨는데 고 문중원 기수께서 유서에서 밝힌 부정 경마의 실태, 이런 것들은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한> 부정 지시라고 이제 보통 표현을 하는데 경마에 있어서는 부정 지시가 곧 부정 경마로 연결이 됩니다. 왜냐하면 이제 경마에 쉽게 말해 배팅하는 이런 분들은 이 내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제 부정 경마, 부정 지시가 곧 부정 경마로 이어지는데요. 저희가 실태조사를 통해서 파악한 것은 원래는 이 기수 분들이 말의 능력을 100% 좀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의무거든요. 그런데 조교사가 말의 능력을 다 발휘하지 않도록 지시를 한다던지.
●윤> 그게 마사회 내에서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온다는 말씀이신건가요?
○한> 아니요. 조교사가 좀 지시를 하는데요.
●윤> 조교사가요?
○한> 예. 그러니까 ‘승군착순’이라고 있습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 말이 등급이 있구요. 예를 들면 1등급, 2등급, 3등급 이런 등급이 있는데 같은 등급의 말끼리 경주를 하게 되요. 그러면 경주의 성적에 따라서 점수가 부여가 되는데 그에 따라서 이제 상위 등급으로도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승군이라고 하는데, 일부러 현재 뛰고 있는 등급에서 뛰게 하도록 순위를 몇 위 이내로 들어오게 하라든지, 그 이상은 뛰지 말라고 하라던지, 이런 류의 부당 지시를 합니다. 그 외에는 이제 좀 다리가 안 좋은 말, 그러니까 다른 경마, 이른바 경마 팬들은 알 수 없는 정보를 가지고 부당 지시를 하는 거죠. 이런 것이 사실 부정 경마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을 지시하고 있었습니다.
●윤> 궁금해지는 것이 그렇다면 기수와 조교 사이의 관계는 어떻길래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건지, 좀 종속적인 관계입니까?
○한> 네. 종속적인 관계, 완전한 갑을 관계구요. 그러니까 기승 계약서라는 게 있어요. 조교사하고 기수 간에 작성하는, 그런데 이 내용을 보면 조교사의 지시를 기수는 뭐든지 다 받아들여야 되구요. 그러니까 그대로 이행해야 되는 업무에 대한 이행 의무만 있고 권리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또 하나는 조교사가 기수에 대한 경주 출전, 기획, 그리고 말을 훈련시킬 수 있는 기회를 조교사가 다 주거든요. 그러니까 조교사의 지시를 어기면 경주에도 출전못하고 본인이 말을 훈련시킨다던가 하는 일을 좀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수들이 이런 부정한 지시를 알면서도 이제 (거부를) 못하는, 못하게 되는 거구요.
한 가지 더 있는데 이 부정한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가 마사회에서 기수들 면허갱신 제도라는 걸 두고 있어요. 그런데 면허 갱신할 때 보는 것 중에 하나가 이 경주 출전 성적하고 경주에서 말을 탔던 횟수로 평가를 하거든요. 그러면 조교사 지시를 불응할 경우 이런 기회가 없어지니, 기수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기수로서 향후에 일을 할 수가 없게 되는 경우에 처하는 거죠. 그래서 조교사의 말을 거의 뭐 100% 다 순응해야 되는 그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윤> 철저히 갑을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시구요. 경마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께서는 사실 조교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잘 모르실거 같은데, 그러니까 경주마 훈련시키고 사육, 관리하는 그런 분들을 말씀하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한> 네. 대략 그렇구요. 작전 지시, 실제 경주할 때 작전 지시. 뭐 말씀하신 것처럼 일반적인 말의 관리, 마주와의 관계 속에서 말 구입이랄지 이러한 전반의 것을 이제 관리 감독을 합니다. 마방에서.
●윤> 그러면 이 조교사분들께서는 마사회에 소속이 되신 분들이신 건가요?
○한> 아닙니다.
●윤> 그것도 아닌가요?
○한> 예. 예전에 마사회가 직접 마주로서 운영할 때가 있었어요. 그때는 조교사 기수, 말 관리사를 모두 마사회가 직접 고용하고 있었는데 1993년도 경에 큰 경마 비리가 터지면서 그때 이제 다 내보내게 됩니다. 마사회 소속이었던 조교사 같은 경우는 마사회하고 위탁 계약을 (하는 거죠). 고인이 유서에서 폭로한 마사대부 심사인데요. 마사대부 심사. 마방을 위탁 받아서 조교사는 이제 운영을 하고, 기수 같은 경우는 개인사업자가 돼서 조교사하고 계약을 맺구요. 기승 계약(을 하죠). 말 관리사들은 조교사들 하고 근로 계약을 맺는, 이런 다단계 고용 구조를 그때부터 형성하게 됩니다.
●윤> 아무리 개인사업자라고 하더라도 마사회에서 주관하는 경마에서 뛸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관계가 자유로울 수는 없을 거 같긴 한데, 최근에 벌써 그 부산경남 경마공원이었었나요? 여기서 4명의 기수 그리고 2명의 마필 관리사가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 아마 많이들 접하셨을 거구요. 말씀하셨던 대로 자살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고용구조라든가 노동조건의 문제라는 얘기가 나오던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좀 부탁드릴까요?
○한>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마사회가 말산업 종사 노동자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이건 저희 설문조사 결과에도 보면 그 영향력에 대해서 대다수 90% 이상의 기수 분들이 마사회 영향이 크다. 이렇게 답변을 하고 있구요. 기수 분들은 특수고용노동자 즉 개인사업자라고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속적 관계에 있고 마사회도 사용자성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마 시행, 경마 운영, 기수 면허 유지, 심지어 기수에 대한 제재까지도 마사회가 할 수가 있거든요. 저희 입장에서는 기수들이 노동자성이 충분하다. 이렇게 보고 있구요. 그리고 노동 조건 관련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른바 다단계 고용구조이다 보니까 마사회는 전혀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근본적인 문제는 마사회가 선진경마라는 것을 표방하면서 이 경마 게임에서 경쟁을 이 말과 사람에게도 이제 강요를 하는 거죠. 무한경쟁 체계로. 그러면서 이런 무한경쟁 체계 속에서 이 처우도 이제 당연히 불안정하고 고용도 불안정하고 하다 보니, 이런 상황 속에서 특히나 부산경남 경마공원은 마사회가 밀어붙인 무한경쟁 체계가 그대로 다 시행된 곳이거든요. 그래서 유독 부산경남에서만 2005년 개장 이래 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런 경마공원이 됐습니다.
●윤> 예. 제주 같은 경우에는 상황이 어떻습니까? 여기도 경마공원이 있기 때문에.
○한> 네. 제주도 사실 다른 경마공원하고 기수들 노동권이나 건강권 상태가 약간의 수치에는 뭐 차이는 보이긴 합니다만 다 열악한 상황에 있습니다.
●윤> 어차피 시스템은 같이 운영이 될테니까요.
○한> 네.
●윤> 그렇다면 이렇게 주장하시는 바대로 이 문제가 있다면은 마사회에서 아무래도 관리 책임이 없을 수는 없을 테니까, 근본적인 대처 방안 등도 나와야 될 거 같은데, 아까도 선진경마 얘기를 하셨습니다만 좀 변화가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한> 저희가 2017년도에 말 관리사 두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어요. 그 두 분도 저희 노조 소속의 조합원이셨고. 저희가 기나긴 싸움을 통해서 몇 가지 변화는 끌어냈습니다만 저희가 이번 것을 접하면서 느낀 것은 마사회는 하나도 안 변했다는 것이였습니다.
●윤> 보도를 보니까 경마 시행 환경을 강화하고 공정성 제고에 나선다. 이런 얘기들은 나왔습니다만 변화가 전혀 없습니까? 현장에서 보시기에.
○한> 네.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평상시에는 마사회가 조교사, 기수, 말 관리사까지 생사여탈권 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거든요. 하나의 벽과 같은 기관인데 이런 사안이 터질 때는 나몰라라 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게 그동안의 모습이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전혀 달라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구요. 일례로 어저께 11일 날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 경주 관계자 긴급 상생협력위원회라는 것을 했어요. 마사회가 주최를 해서. 그런데 여기 기수는 3명만 참석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부산에 기수분이 34명 계신데 3명만 참석을 했거든요. 이것을 보더라도 기수 분들이 했던 얘기가 있어요. 평상시에는 전혀 관심도 안 갖고 우리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다가 이게 뭐하는 거냐. 이런 생색내기 필요 없다. 이런 얘기들을 하고 계시거든요. 이런 예들이 좀 보여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사회의 태도에 대해서.
●윤> 예. 그러면은 사람의 문제도 있겠지만 제도적인 문제도 고쳐나가야 되는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주장하시는 바,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 제안도 내놓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좀 들어보도록 할까요?
○한> 저희가 크게 6가지로 좀 제안을 하고 있구요. 첫 번째는 사람 죽이는 선진경마를 폐기해야 된다라는 방향을 갖고 있습니다. 마사회가 무한경쟁 체계를 강요하는 이것을 폐기하지 않는 한, 같은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완전히 폐기해야 된다라는 것이구요. 구체적인 것으로는 경쟁성 상금은 좀 축소한다든지 그리고 종사자들의 처우를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이른바 고정성 급여에 대한 항목들을 높이는 것들의 내용을 담고 있구요.
두 번째는 불평등한 계약 관계를 개선해야 할텐데, 앞서 말씀드린 갑을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수 분들이 설문조사에서 답변 하였을 때는 기승계약서 자체가 있는지를 모른다라고 답변하신 분들도 꽤 되요. 그래서 아무튼 이 기승계약서가 존재를 하는데 표준 기승계약서 작성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 연예인들도 이제 표준계약서가 있듯이 표준 기승계약서를 작성해서 기수들의 권리 조항도 넣고 조교사의 어떤 벌칙이라든가 이런 것도 좀 상호 간의 대등한 관계가 될 수 있는 계약서 작성이 필요하겠다 이런 내용이 있구요. 그리고 기수 면허갱신 제도가 개선이 되어야 할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성적이라든가 이렇게 연동되지 않도록 그리고 이제 무엇보다 임단협 체결이 좀 필요하구요. 대등한 관계에서.
그리고 세 번째로는 마사대부 심사 개선인데요. 심사위원들이 있긴 합니다만 전혀 투명하고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심사위원 명단 공개. 그리고 외부 심사위원은 노조가 추천하는 이런 제도도 마련할 것.
네 번째는 고인이 유서에서 적나라하게 폭로하셨던 마사대부, 이 적체 개선 문제인데요. 이 부분은 조교사 면허를 취득한 순대로 먼저 좀 우선권을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 마사회 직원들하고 친분이나 어떤 결탁 관계에서 되는 것이 아니라 마사회부터 이뤄져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이런 걸 제안하고 있구요.
다섯 번째는 적정 생계비 보장입니다. 앞서도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기수 분들은 이제 고정성 급여라고 할 수 있는 건 굉장히 적고, 상금이 수입의 다수인데 조교사의 지시로 인해서 경주에 나가고 하다보니까 생활의 안정적인 생계 보장이 안 되고 있어요. 그걸 높이는 방안을 다섯 번째 제안을 하고 있구요.
마지막으로는 저희가 2017년도에 말 관리사와 관련한 합의를 했던 것이 있습니다. 마사회하고. 이 내용이 지금까지 이행이 제대로 안 되고 있어서요. 이거에 대한 합의 이행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윤> 예.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기수 분들도 노동자성을 갖고 있는 노동자인데 마사회 측에서는 너무 이제 사업자로만 분류를 하고 사업자처럼 취급을 하면서 요구사항들을 좀 안 들어 주고 있다. 그 말씀을 하고 계신 거 같기도 하구요? 맞습니까?
○한> 네. 맞습니다. 기존의 개인사업자 관계라고 주장을 할 수도 있지만 저희가 볼 때는 조교사, 마사회에 대한 사용자성이 농후하고 업무지시라든가 일의 종속관계, 전속성을 봤을 때 노동자성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임단협 체결을 비롯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된다라는 것입니다.
●윤> 예. 알겠습니다. 제주도에도 경마장이 있기 때문에 관심 있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는데요.
○한> 네. 맞습니다.
●윤> 오늘 말씀 잘 들었구요. 저희가 다음 기회에 다시 한 번 모시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한> 네. 고맙습니다.
●윤> 민주노총 전국 공공운수 노조 한대식 조직쟁의 부실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