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10월 28일(월) 제2공항 건설과 동물테마파크 사업 등 개발사업 갈등에 대한 천주교 제주교구의 공식 입장(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허찬란 신부)
■ 방송 : 제주MBC 라디오 <라디오제주시대>
제주시 FM 97.9 서귀포시 FM 97.1 서부지역 FM 106.5 (18:05~19:00)
■ 진행 : 지건보 아나운서
■ 일시 : 2019년 10월 28일(월)
■ 대담 : 허찬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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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건보> 지난 24일이었는데요.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제2공항 문제를 비롯해 송악산 개발사업, 동물테마파크 사업 등 최근 제주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개발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공식 표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찬란 신부가 전화 연결돼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허찬란> 네. 안녕하세요. 허찬란 신부입니다.
●지> 먼저 천주교 제주교구에서 이런 난개발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게 된 이유를 좀 들어보고 싶은데요.
○허> 지금 가장 큰 현안인 강정마을에 이어가지고 제2공항 다시 말해가지고 해군기지 또 공군기지 제주도를 군사기지화 시키려는 그런 것에 도저히 참지 못해가지고 함께 연대하게 됐습니다.
●지> 네. 그렇군요. 근데 아마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보통 주일 때 미사도 하시지 않습니까? 미사 때 강론이나 교구 내에서 의견 교류 등의 방법도 있을 텐데 이런 방법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허> 아시는 것처럼 지금 제2공항 강행저지 도민회의가 111개 단체가 연대해가지고 출범을 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강정에서 영산강, 또 세종시에서 광화문까지 물리적 공간을 잇는 강행군도 하고 있습니다만은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릴 때, 그 촛불 혁명 때 제주시민 단체 결성 숫자만큼 지금 111개 단체가 연대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3년이 지나고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바랐지만 민주 정부의 한계인 이 고용과 실업문제 온갖 규제완화로 오히려 개발정책이 말 그대로 개판을 치고 있는 상황 같습니다. 그래서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 하는 마음에 함께 동참하게 됐습니다.
●지> 제가 좀 전에 들은 개판이라는 게 제대로 들은 거 맞습니까?
○허> 아, 제 마음이 좀 그래가지고요. 죄송합니다.
●지> 말씀 조금만 줄여서, 감정을 좀 잡아서 얘기해주시면 좋을 거 같구요. 지금 제주교구에 생태환경위원회가 결성된 지 3년째라고 들었는데 이게 어떻게 해서 결성이 된 건가요?
○허> 원래는 한국 천주교 주교 회의가 정의, 평화 위원회라는 더 큰 사회적 시각을 다루는 위원회가 있었는데 여기에서 생태환경 부분을 독립해가지고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과 하늘과 땅과 인간이 모두 하늘이라는 더 큰 시각을 통해 어머니 지구를 살리는데 함께 하자 하는 뜻에서 먼저 주교 회의 차원에서 시작을 했구요. 주교 회의가 시작 될 무렵에 당시 그 주교 회의 생태환경위원장이신 저희 강우일 주교님께서 제주에도 함께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 이게 생태환경위원회가 그러면 다른 교구에도 있나요?
○허> 다 있습니다.
●지> 그렇군요. 교구마다 다 있다고 보면 되나요? 아니면 있는데도 있고 없는데도 있나요?
○허> 없는데도 있긴 하지만 비슷한 성격의 환경운동연합이나 활동가들은 있습니다.
●지> 그렇군요. 이제 좀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입장문의 내용을 저도 이제 살펴봤는데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교회의 정신과 비판에 입각해서 제주도의 제2공항 건을 비롯한 모든 난개발, 쓰레기 처리 등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가톨릭의 입장이다” 라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바라봐야 한다는 거는 좀 어떤 의미로 봐야 될까요?
○허> 전 세계적으로 요즘 굉장히 핫이슈가 되고 있는 교회정신에 바라 본, 특히 아마존 시노드라고 지금 열리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도 언급됐듯이 몇 백, 몇 천 년 밖에 안 된 이 인간이라는 한 종이 수 억 종의 모든 생명의 앞에 우월할 수 없고 기껏해야 200년도 안된 이 자본주의 소비문화가 더 이상 지구를 쓰레기로 만들 수 있는 권한이 있는가. 우리는 인간중심 소비중심, 돈, 돈 하면서 우리 서식지까지 다 태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12일째 환경부 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우리 제주청년 노민규씨가 세종시에서 단식을 시작할 때 퍼포먼스로 제주 땅에 서식지가 좁아지는 부분을 보여주었었는데요. 그런 시각에서 우리 인간만 이 지구를 전부다 독차지하려는, 그런데서 더 이상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하는 것이 저희들의 생각입니다.
●지> 어떻게 보면 근본적인 환경의 문제. 지금의 우리가 처한 이런 어떤 개발의 후폭풍을 받고 있는 지금의 현재를 전반적으로 좀 돌아보신다는 입장이 있는 것 같은데, 지금 계신 곳은 그럼 어디에 계신건가요? 신부님도 지금 상경해 계신가요?
○허> 예. 도민회의장에 있습니다.
●지> 지금 제2공항 관련해서 제주도 단체들 또 시민사회 단체가 이 고시 강행 저지를 위해서 상경투쟁 중에 있지 않습니까? 이 농성에 천주교 기관이나 단체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계신가요?
○허> 일단 강우일 주교님 또 문정현 신부님 이하 또 전국에 있는 약한 사람들을 위해서 정의를 부르짖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 4대강, 또 밀양 송전탑, 또 최근의 김천, 탄핵문제, 세월호 가족들, 산재학생 가족들 아무튼 광화문에 모여 있는 정말 힘없는 사람들이 종교라고 해가지고 모여서 함께 평화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힘을 합쳐가지고 정말 하늘에 도움을 청하면서 제2공항 절대로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함께 기도하는 자리였습니다.
●지> 그러면 공항얘기를 꺼내셨는데 지금 제2공항의 공론화 문제가 도내 최대 관심사 아니겠습니까? 31일까지 도의회에서 공론화 특위구성에 관한 발의안이 과연 통과가 될 것이냐도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인데 공론화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된다고 보시나요?
○허> 공론화는 지금 원희룡씨가 얼마나 파행의 길을 걷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을 하구요. 이 분만이 아니라 당을 초월해서 전부다 개발 토건업자들한테 자유롭지 못하고 특히 선거를 치러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 편에서 저희들의 이런 어떤 행동들이 굉장히 불편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소리를 듣기 원하지 않고 또 도민 공론화를 들으려 안한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죠. 제주도의회의 도민공론화를 지지해야 되고 또 이번 수요일과 목요일에 있을 국토위 예결산 결정할 때도 제주도는 공론화 결과를 존중해야 되고 특별히 제주 국회의원 분들도 존재감 좀 있게 적어도 공동 입장을 보여주면서 최소한의 어떤 단결된 행동을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저희로서는 지금 하루하루가 굉장히 지금 중요한 날짜들이기 때문에 어쨌든 반드시 막아내야 하는 그리고 막아낼 거라고 확신을 가지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식하고 있습니다.
●지> 네. 기본적으로는 제2공항 자체가 좀 필요하지 않다라고 보는 반대의 의견을 갖고 계신 거죠?
○허> 당연하죠.
●지> 제가 왜 이 얘기를, 질문을 드렸냐면 사실 지금 찬성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설명회도 하고 공청회도 했는데 더 이상의 공론화가 과연 더 필요한 것이냐. 행정에서 할 만큼 하지 않았느냐.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허> 물론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은 공론화 절차를 어떻게 밟았는가.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어떤 날짜를 앞당기기 위해서 하는 그런 식의 공론화라든지 아니면 조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보고요. 정말 정확하게, 우리가 집안에 있는 창고 하나 지을 때도 얼마나 돈을 쓸 것인지, 날짜는 얼마나 걸릴 것인지, 진짜 조그만 한 평짜리 집도 그렇게 하는 데 150만평이나 되는 이 땅에 인간만이 아니라 거기 사는 모든 생명 하다못해 이 돌멩이 같은 무생물까지도 단 1cm 도 옮길 권한이 인간에겐 없고 그런 모든 생명 다 죽이는 그런 기지. 결국에는 전쟁 의미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이 공론화에 어떤 취지라고 한다면 민주주의의 완성이고 그 민주주의의 완성에 도민의 많은 사람들이 의식을 깨고 제주 오버투어리즘 그리고 쓰레기 제주도, 청정하지 못한 제주도. 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제주를 지켜야 된다는 그런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소수의 사람들, 좀 있는 사람들, 뭐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뒤에서 고통스럽고 또 눈물 흘리고 또 사람들한테 욕먹고 그리고 어디 갈데없고 하는 사람들의 그 사람들 안에 흐르고 있는 그 집단정신이 결코 쉽게 그 승리를 갖다 줄 거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 사실 제2공항 뿐 아니라 선흘2리에 조성되는 동물테마파크 사업 역시도 난개발과 관련해서 마을공동체가 흔들린다. 이런 지적들이 있거든요. 사실 우리 지금 제주 사회가 어떻게 보면 개발 속에 개발논리가 함께 물리면서 이 마을 공동체, 지역 공동체의 어떤 상처나 아픔들이 더 커지고 갈등이 더 커지는 상황이 됐거든요. 그런데 이제 한편에서는 이게 종교계에서 이런 부분들을, 갈등들을 오히려 좀 봉합을 하고 치유를 해야 되는데 종교계 차원에서 사회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건 좋지만 오히려 갈등을 더 확산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 이런 얘기들도 좀 들으실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허> 그런 것 무서워가지고 이 일을 못합니다. 선흘2리 같은 경우에는 어제께 제주, 오키나와 두 섬 이야기란 시간이 있었어요. 제주에서. 거기도 똑같은 상황이더라고요. 제주에도 보면 이 대명이, 이 그룹이 들어와 가지고 저지르는 전형적인 그 행태들을 보면 그리고 문서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교묘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법적인 조치들을 마련해 주는 것. 그래서 결국에는 시간 끌면서 마을 와해시키고 거기다가 지금 람사르 습지도 지역 관리위원들을 회유해가지고 대명도 모자라가지고 원희룡씨가 직접 나서서 사람들에게 돈으로 또 온갖 방법으로 회유하면서 풍비박산을 내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지> 사실 우리 제주사회가 지난 10년간에 강정마을 문제도 굉장히 도민의 아픔이자 상처로 남아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공항문제나 선흘2리의 동물테마파크 사업도 지켜보면서 이런 아픔이나 상처가 계속해서 재현되는 것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어서 만약 이거를 어떻게 우리가 풀어야 될지 어떻게 접근을 좀 해야 될까라는 고민들이 좀 많거든요. 허찬란 신부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허> 그러니까 결국에는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기지가 들어오고 군사기지화 된 지금 뭐 이미 해군기지 와있고 이제 남부탐색구조 공군기지 들어오고 우리 바로 앞에 중국이 있고 미국이 태평양 전략 라인이 형성되어 있는 여기 이 섬이 평화의 섬이라고 모두들 하지만은 이건 군사기지입니다. 엄격히. 인구 1%라고 정말 국가가 무시하고 그냥 갖다가 국가정책이라고 하고 있는데 어저께 보니까 오키나와 상황에서 태평양전쟁 때 반공으로 들어간 오키나와 주민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키나와 사람들을 내쫓아 가지고 방패 막으려고 하고 그 반공호 안에 있었던 게 일본군들이었더라고요. 그 섬에 7만 명의 사람들을 위해서 위안소가 17개가 있었고 제주도도 4.3으로 당한 피해를 알면서 우리가 얼마나 지금까지 고통스럽게 살아왔는지 우리 마을 간에 아니면 우리 개인 간에 아니면 우리 집단적으로.
그런데도 지금도 그런 아픔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손톱 끝에 때만 보면서 내 몸뚱아리나 우리 동네, 이 지구가 얼마나 시끄럽게 타 들어가는지 모르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종교가 나선다기 보다는요. 저는 더 하게는 이 시대의 어떤 정신인 사람들. 정말 사람들의 어떤 죽어있는 의식을 깨우쳐주고 정말 그 어려움 속에서도 진일보하는 한발 한발 그래서 세상을 앞서 나간다는 그런 리더들이 계셔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 분들을 보면서 또 강우일 주교님과 함께 사는 그런 기쁨 때문에 삶에 의미를 찾는 저로서도 비단 가톨릭만 아니라 모든 어떤 각 종교 안에서의 그런 어떤 작업들을 같이 해나가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지> 네. 신부님 말씀 듣다 보니까 신부님이 제주사회의 생태환경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셨고 또 무엇보다 이제 적극적인 대책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 사실 향후 제주도의 생태환경 정책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제3의, 제4의 갈등들은 계속해서 나온다고 봐야 될 거 같거든요.
○허> 맞습니다. 맞아요.
●지> 그렇다면은 이제 제주도에 마지막으로 생태환경을 위해서 허찬란 신부님께서 도민사회에 좀 당부의 말씀을 해 주신다면 어떤 얘기를 좀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가요?
○허> 도민사회가 정말 망해가고 있다는 거. 이거를 얘기해야 되는 제주사람, 그리고 이 시간 정부청사 세종시에서 단식하고 있는 우리 노민규 청년, 도청 앞에서 단식하고 있는 우리 비상도민회 우리 사람들. 그 분들 별난 사람들 아닙니다. 다 특별한 사람들 아닙니다. 어제, 지난주,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냥 우리 함께 살아갔던 사람들인데 왜 이 사람들이 길거리로 또 자기 본업을 놓고서 제주 제2공항 건립 저지를 위해서 이렇게 나섰겠습니까? 제가 볼 때는 우리 제주도 사람들이 정말 이제까지 당했던 피해의식이나 정말 인구밀도로 봤을 때 인구는 적지만은 또 사람은 또 많이 모여살고 있는 이곳에서 우리가 좀 의식을 바꾸고 살아가지 않으면 이거 계속 반복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청정 제주 아니면은 지속가능한 발전, 이런 거는 전부다 전부다 거짓이야기고 우리는 조금이라도 좀 불편을 감수하면서라도 우리 인간만이 아니라 우리 자연과 더불어서 살아야 됩니다. 이 풀뿌리 하나도 걸려 넘어지는 돌 하나도 아끼는 판에 150만평의 땅을 그냥 송두리째 공항 만든다는 핑계로 공군기지 만들고 거기에다 또 전쟁을 부추기고 하는 이런 것은 우리 제주, 왜 이것을 우리 제주도민이 해야 됩니까?
●지> 알겠습니다. 뭐 하실 말씀이 많으신 거 같은데 나중에 저희가 다시 한 번 또 말씀을 듣는 기회를 마련하도록 하겠구요. 오늘은 여기까지 얘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허> 예. 감사합니다.
●지> 천주교 제주교구의 허찬란 신부님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