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9일 목요일 <제2공항 1차 공개토론회 내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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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어제 저녁 제주도와 반대 측 단체가 제2공항 문제를 놓고 TV 공개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양측 2명씩 패널이 참여해 토론회가 이뤄졌고, 생방송으로 중계가 됐는데요, 어제 토론회 내용에 대해 정리해 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안녕하세요.

윤/어제 제주도가 주최하는 첫 번째 ‘TV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김/제2공항 건설 사업과 관련해 제주도가 주최하는 토론회가 어제 처음 개최됐는데요. 생각하면 좀 놀라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주 사상 최대 대형 토건사업을 추진하는데 제주도가 주최하는 토론회가 첫 번째로 열렸다는 것. 이 사업을 둘러싸고 도민들의 참여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방증으로 여겨집니다. 제2공항 건설 사업 기본계획 고시를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죠. 이런 자리가 진작 필요했다는 지적이 따릅니다.

윤/제주도청의 제2공항 담당 공무원과 도내 공항 전문가가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 분들이 많았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그렇습니다. 도민의 입장에서는 정확한 사실관계와 책임있는 답을 들을 기회를 잃은 셈이기도 합니다. 어제 토론회 참여자 구성을 보면 제주도 측, 제2공항 찬성 측이죠, 제주도에서 추천한 패널 두 명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즉 제2공항 반대 측에서 추천한 패널 두 명이 다양한 쟁점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제2공항 찬성 측 토론자로는 제주도가 추천한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와 이성용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이 나섰습니다. 반대 측은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과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이 참여했습니다. 양측의 주장을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결국 제2공항을 지어야 한다, 아니다 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현 공항 확충으로도 충분하다, 도민에게 물어야 한다로 압축됩니다.

윤/ 그렇다면, 하나하나 점검해볼까요.

김/어제 토론은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필요성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대안 ▲주민 참여 방안을 주제로 다뤘습니다. 그리고 세부 주제를 일곱 개로 나눴죠. 세부 주제는 ▲공항인프라 포화 vs 수요 예측에 문제 ▲경제 성장, 균형 발전 vs 환경수용력 ▲제2공항 입지 선정 타당성 ‘환경 문제’ ▲입지 선정 타당성 ‘절차 문제’ ▲기존 공항 확충 현실성 ▲무산되는 보고회, 설명회 ▲주민 참여 방안입니다.

윤/‘입지 선정 타당성 절차의 문제’. 2015년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이 나오면서부터 불거진 문제죠. 해소됐다 안 됐다 여전히 계속 부딪히고 있는데요.

김/어제 가장 뜨겁게 다뤄진 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문상빈 의장은 “입지타당성의 근거가 되는 사전타당성 용역은 엉터리 용역이다. 극단적인 근거가 사전타당성 당시 3단계 최종 후보지에 올랐던 4곳 모두 오름을 잘라내야 하는 후보지였다”며 말이 안 되는 평가라고 일축했습니다. 후보지로 결정된 성산의 경우 주변에 오름이 10개나 산재해 있다면서 그중에서 대수산봉은 반드시 잘라야 하고 성산은 기상 변화도 가장 심한 후보지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사전타당성 검토 당시 철새도래지에 대해서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동굴 유무를 파악하는 작업을 안 했다는 점, 군공역 중첩문제, 주민의견 수렴 절차 누락 및 신도 후보지 조작 의혹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윤/반대 측이 계속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죠. 이에 대해 찬성측 패널은 어떤 얘길했죠?

김/이성용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제2공항 입지 선정에 있어 일부 미심쩍은 부분이나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면서 입지 선정의 문제점들에 대해 얼마간 인정하는 모습을 취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성용 연구위원은 개인적인 판단을 전제로 “사전타당성 용역은 정해진 가이드라인이나 수립 지침 원칙에 따라 작성됐다고 본다”며 “미진하고 제외된 부분은 차후에 반영해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나중에 보완하면 된다는 입장을 전개했습니다. 박찬식 집행위원장은 이 연구위원이 사전타당성 용역이 지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발언에 대해서 ‘신도2’ 1단계 후보지를 그대로 놔둘 경우, 소음과 환경성 문제에서 큰 차이가 나서 순위가 명백하게 바뀐다는 근거를 실제로 (국토부 측에) 제시했는데. 국토부에서 데이터와 논리로 반박하거나 해명하지 못하고 요구한 데이터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최근엔 공항부지의 숨골도 이슈로 떠올랐죠. 이에 대한 지적도 있었죠?

김/그렇습니다. 박찬식 상황실장은 국토부 기본계획 전략영향평가 팀은 그 넓은 공항 부지에 숨골이 8개 있다고 밝혔는데 시민사회에서 직접 조사해보니 단기간에 무려 70여 개에 달하는 숨골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공항을 건설하게 되면 이 숨골들을 메워버릴 수 밖에 없는데요. 박찬식 상황실장은 지하수를 함양하는 숨골을 막아버리면 비가 바로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게 돼 인근 지역 주민들이 물난리를 겪을 수 밖에 없고, 또 지하수 수량도 줄어 들 수 밖에 없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지하수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공항을 짓기에는 부적절한 입지라는 거죠.

윤/그렇군요.

김/찬성 측 패널은 “제2공항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인지, 인정하는데 제2공항은 절차적 타당성과 입지 때문에 안 되고 현 공항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인지 궁금하다”고 묻기도 했습니다. 제2공항 반대 주민과 단체 측이 말을 바꾸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인데요. 이에 대해 박찬식 상황실장은 수많은 쟁점이 있는 것이라고 응수했습니다. 문제가 발견되고 어느 하나 허투루 볼 수 없다는 거죠. ADPi보고서 문제도 입지선정 재조사 과정에서 발견됐고, 숨골 문제 같은 경우도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드러났죠. 새로운 쟁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거죠.

윤/제2공항 건설 과정의 주민 참여 방안, 즉 제2공항 도민공론조사에 대한 어떤 의견들이 오갈지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습니다.

김/그렇습니다. 이성용 연구위원은 이날 제2공항은 국책사업이고 제주의 미래를 위한 도민의 공항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현재 책무라고 규정했습니다. 제2공항 추진과정에 주민 참여나 의견 수렴이 미흡하다는 비판에 대해 이성용 연구위원은 “향후의 주민 참여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고 말했습니다. 공론화나 주민참여보다 “공항 개발에 따른 이익과 공항 운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윤/당연히 반박이 이뤄졌겠습니다.

김/박찬식 상황실장은 “상당수 도민들은 과연 제주도에 공항 확충이 필요하다면 얼마나 필요한가,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가, 규모에 맞는 방법이 뭔가 등에 대해 근본적으로 얘기한 뒤 다음 단계로 나가자고 하는 그건 안된다고 하면서, 제2공항은 성산에 짓기로 기정사실로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면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찬식 상황실장은 “주민, 시민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서 성실하게 검토하고 숙의하는 사회적 과정. 즉 공론화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제주미래비전에 공항 건설 시에 공론화를 거치도록 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김/그렇습니다. 박찬식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공론화 및 도민참여 방안과 관련해 제주미래비전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로 추진하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미래비전에서 공항 건설 시 공론화 및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했다는 건데요. 확인해보니 실제 그렇게 명시돼 있습니다. 박찬식 상황실장은 제주도측 패널로 나온 이성용 연구위원이 제주미래비전 용역에 참여했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윤/제주미래비전 용역에 참가한 이성용 연구위원... 제주미래비전에 따라서 제2공항 공론화를 하면 된다는 박찬식 상황실장의 지적에 어떤 답을 내놓았을까요.

김/제주미래비전 연구 용역진으로 참여한 이성용 연구위원은 미래비전이 제시한 공론화 및 사회적 합의 과정을 제주 제2공항에 반영할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반전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 연구위원은 제주도가 아닌 타 지역의 공항 건설시 제주미래비전에 따른 공론화 및 사회적 합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말로 원희룡 도정이 혈세 16억9천200만원을 들여 수립한 제주미래비전의 목적을 무색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도민 세금 17억 가량을 들여서 제주에는 적용하지 않고 타 지역에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인 겁니다.

윤/느닷없이 공항 운영권에 대한 토론이 개진되기도 했습니다.

김/김의근 대표이사가 “이제 도민들이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는 것을 반기지 않고 있다. 왜냐면 사회 심리적 수용성 차원에서 재주는 곰이 부리는 데 돈 버는 사람은 제주도민이 아닌 것 같기 때문”이라고 제2공항 반대 진영의 관점을 일부 동의하면서 공항 운영권을 제주도가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상빈 의장은 “제2공항을 지어야 한다는 근거로 최근 제주도가 많이 말하는 것이 공항운영권”인데 “막대한 이익을 내는 공항을 국토부가 왜 제주도에 내주겠냐”, “지금껏 기존 공항에 면세점 하나도 운영 못하면서 공항운영권 운운하는 건 말이 안 되고, 공항운영권을 갖겠다면서 제2공항 추진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도민을 호도하는 홍보”라며 “시행 불가능한 내용은 제주도가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법을 바꿔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윤/공항인프라 포화 및 수요 예측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죠?

이성용 연구위원은 ”제주공항의 지난해 탑승률은 88%로 인천 83% 김포 81%보다 높다. 제주는 5년 전부터 증가 추세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는 97.4%에 달한다. 공항 이용이 만석 상태다. 제2공항 건설을 늦출 수 없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질 낮은 항공서비스, 지연, 안전 문제도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문상빈 의장은 ”정부 통계청 공식자료에서 국내 인구가 2048년 가면 300만명 이상 줄 것으로 본다. 제주도 인구 역시 줄어든다. 내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다는 예측이 합리적일까. 중국 사드 사태에서도 확인했지만 외부 변수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었다. 혹은 늘어날 수도 있다. 이런 변화무쌍, 예측 불가한 상황을 두고 관광객 수요가 4천5백만명까지 늘어난다는 것은 과다한 예측“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윤/경제 성장이냐 환경수용력을 지키느냐도 뜨거운 쟁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김/이날 제2공항 TV토론회에 제주도 측 패널로 나선 김의근 대표이사는 현 제주국제공항이 포화상태라고 지적하면서 ‘난민공항’으로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또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인구 증가 및 관광객 증가에 따른 환경문제에 대해 김 대표이사는 싱가포르의 경우 관광객이 많이 들어와도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논리로 제주도도 현재 시점부터 준비해서 환경 수용력을 7~8배 늘려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문상빈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장은 김 대표이사가 싱가포르와 달리 제주도가 섬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정된 자원인 지하수 이용 문제와 포화상태에 도달한 쓰레기 문제와 하수 문제에 대해 거론했습니다. 문 정책위원장은 최근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갈등을 상기시키며 김 이사가 ‘장밋빛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지적을 받은 김 대표이사는 “지하수 이용률을 보면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데 쓰는 건 많지 않다. 대부분이 농업용수”라거나 “돼지만 55만 두. 사람보다 더 많이 쓰지 않겠냐”는 둥 농민과 축산업자들에게 지하수 고갈 문제의 책임을 돌렸습니다.

윤/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