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10월7일(금) <뉴스 톺아보기> 시사팟캐스터 고재일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매주 금요일에 찾아오는 ‘시사팟캐스터 고재일의 뉴스 톺아보기’,
오늘도 고재일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고> 안녕하십니까, 고재일입니다.
윤> 오늘은 어떤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고>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을 비롯해서 김광수 교육행정, 제12대 제주도의회가 출범 100일을 맞았습니다. 특히나 도지사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는데요. 보기에 따라 다소 가시돋힌 표현들이 등장하며 정치공세로 연결되는 모습이 눈에 띄더라고요.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을까 좀 고민해 봤습니다. 오늘은 관련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윤> 정확하게 내일 8일이 취임 100일이 되는 날이던데요, 아마 일정 관계 등으로 좀 앞당겨서 어제 기자회견을 열었던 것 같습니다.
오영훈 도지사의 메시지 어떤 내용들이 나왔습니까?
고> 정확한 명칭이 ‘취임 100일 도민 보고회’입니다. 지난 100일 동안의 도정 운영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도민들에게 보고한다는 이런 의지를 담은 표현이 아닐까 싶은데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타이틀 ‘대통령에게 듣는다’, 이게 좀 논란이 된 기억 있을 겁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 지사는 우선 “소통의 자세로 현안을 풀어내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는데요. 제2공항과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등 갈등 현안에 대해서는 “협의와 조율, 대타협 없이 풀기 어렵다”며 “도민의 지혜와 집단지성을 통해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4·3의 정신으로 해묵은 갈등의 골을 치유하고 새로운 수눌음 공동체를 복원시키겠다, ‘제주형’ 신복지를 실현하고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는데요. 담대한 도전을 통해 제주를 더 나은 기회의 땅으로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마무리했습니다.
윤> 도지사의 비전과 정책 철학을 담은 내용이다 보니, 얼핏 취임사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만.. 오늘 얘기하시려고 하는 대목은 이후에 나온 것이겠군요?
고> 약 15분 가량 방금의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이 진행됐는데요. 여기에서 속칭 기삿거리들이 나오게 되죠. 모두 9개의 질문을 받았는데요.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굳이 숨기지 않았습니다. 먼저 제2공항 갈등 최소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토부의 비협조 태도를 문제 삼으며 원희룡 도지사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을 했습니다. 정부조직개편에서 ‘관광청’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제주도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통령 공약이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고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면 될 일”이라고 견제구를 던졌습니다. 4·3희생자 보상은 정부의 결단력이 부족해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지난해 백신 접종 후 사망한 도민의 사례를 거론했는데요. 인과성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지만 관련해서 질병관리청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대선 과정에서 국가책임제를 약속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기자들이 질문한 것이 아니고요. 사회자가 기자회견을 끝내려고 하는 상황에서 ‘더 할 말이 남아 있다’며 오 지사 자신이 덧붙인 내용입니다.
윤> 제주 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 같은데…
뭔가 정치적 공방의 느낌을 주는 사례는 별로 보이질 않더라고요.
왜 오영훈 도지사가 이렇게 공세적인 기자회견을 개최했을까요?
고> 지난 지방선거 이후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을 제외하고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으로는 경기도와 제주도가 유일하거든요. 다만 김동연 경기도지사인 경우 아직까지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행정 관료의 잔향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정당 정치인으로 활동을 하다 도지사에 당선된 오영훈 도지사인 경우는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당대표 비서실장과 대선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중진 출신이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원외 인사이다 보니 목소리를 낼 기회가 부족할 수밖에 없거든요. 여기에 최근 각종 이슈로 여야의 대치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고 싶었던 개인적인 의지가 있었을 것이라 보이고요. 취임 후 인사를 비롯해 도지사를 향한 몇몇 부정적인 도민 여론을 전환하려는 생각도 담기지 않았을까 봅니다.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오 지사의 문제 제기가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는 길이라기보다는 지지세를 결집시키는 시도로 저는 보였습니다. 때문에 굳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꺼내도 되지 않을 정치적인 이슈와 용어를 쓰며 대치 전선을 명확히 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윤> 그래서일까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번 100일 기자회견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것 같더라고요?
고> 이미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후보자 지명 이후부터 협치를 포기했다고 규정하지 않았습니까?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어제 곧바로 논평을 내고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제2공항에 대해서는 기존에 도민들의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더니 뜬금없는 집단지성으로 해법을 찾겠다는 애매하고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이제 와서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만나주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궤변을 내놓았다”며 “제2공항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언제든 원희룡 장관와의 면담을 주선하고 3자회동까지 실시할 의향을 밝힌다”고 역제안에 나섰습니다. 도당은 오영훈 도정이 국민의힘과의 협치를 완전히 배제하며 독주하고 있다며 정부와의 협력을 위한 대응에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면서 제주를 위한 과실을 많이 놓치고 헤매고 있다고 질타했는데요. 도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신중한 정책과 대안으로 제주 발전의 백년대계를 위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길 촉구한다고 전했습니다.
윤> 요즘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께서 하루하루 ‘분기탱천’ 하시더라고요.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보죠. 어떤 내용 가져오셨습니까?
고> 도민 3명 이상 모이면 나온다는 부동산 얘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준공한지 20년이 넘은 도내 아파트 단지 33곳에 대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졌는데요. 제주도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안을 마련해 오는 14일까지 주민 공고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시 21개, 서귀포시 12개 등 도내 33개 아파트 단지가 기본 계획안에 따라 재건축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인데요. 요즘 도내 부동산 가격이 워낙 이슈가 되다보니 대상 지역이 어디냐 관심도 클 수 밖에 없겠죠. 제주시에서는 건입동과 용두암 현대 아파트를 비롯해 일도동 신천지 아파트 등이 있고요. 서귀포시는 동홍동 삼아 아파트 등 입니다. 자세한 지역은 제주도청 홈페이지 메인 화면의 ‘입법, 고시, 공고’ 메뉴에 들어가 ‘2030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및 약식전략환경영향평가서 주민의견청취 공고’ 게시물을 확인하면 됩니다.
윤> 33개 단지에 대한 재건축 규제가 갑자기 풀린다고 하면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보이지는 않거든요. 다른 고려 사항은 없는 건가요?
고>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졌다고는 합니다만, 모두가 재건축을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입주민 총회가 재건축을 결의한다 하더라도 교통 등 각종 영향 평가를 거쳐야 하고요. 재건축 사업자 선정과 이에 따른 비용 협상 등의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특히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의 부지 면적이 결정적 변수라고 하는데요. 대상 단지의 대부분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아, 아파트 고도를 높이더라도 세대수가 제한된다면 재건축 사업자로서는 실익이 남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전국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의 여파로 인해 재건축 대상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요. 제주도는 주민 공람이 끝나는 대로 최종 계획을 확정하게 됩니다. 참고로 올해 초 재건축이 확정된 제원아파트인 경우 40년이 넘었고요. 이도아파트 역시 35년이 넘었습니다.
윤> 갑자기 33개 단지 재건축이 봇물 터지듯 나온 것을 보면, 그동안은 왜 이런 일들이 제대로 추진이 되지 않았을까 궁금하기도 한데요?
고>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은 2020년을 기준년도로 삼아 2030년까지 10년 단위로 작성하는 내용입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주거환경개선 등 각종 정비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본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인데요. 그동안은 제주특별법 특례규정에 따라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지난 2018년 말 제주시 인구가 50만 명을 돌파하면서 인구 구조와 변화하는 주거 환경, 시가지 정비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수립하게 됐다고 합니다.
윤> 계속해서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보죠. 반전이 있는 뉴스가 있었다고요?
고> 지난달 28일 ‘탄저균 의심 우편물’로 한바탕 소동을 일으킨 우편물에서 신종 마약 ‘LSD’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제주에서 LSD 유통 사례가 확인된 것은 처음인데요.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50대 주민이 함덕파출소에 ‘탄저균이 들어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신고한 우편물의 성분을 정밀 분석한 결과 신종 마약인 LSD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출장소로부터 LSD 검출 사실을 전달받고 현재 유통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다만 우편물 수취인인 50대 A씨는 거동이 불편한 것을 비롯해 지인에게 신고를 부탁한 점 등을 미뤄 해당 LSD와는 관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 어떤 경위로 A씨에게 마약이 담긴 편지봉투가 전달이 된 걸까요?
고> 지금 그 부분을 경찰이 조사하고 있는데요. 일단 경찰은 해당 우편물이 미국에서 발송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우편물에는 LSD 성분이 검출된 종이 스티커와 더불어 “당신의 기부가 고맙다. 무료 스티커가 포함돼 있다”는 내용의 편지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편지 내용을 살펴봤더니 아리스토텔레스, 괴테 등 유명인이 남긴 명언이 적혀 있기도 했다고 합니다. 수취인의 주소가 정확히 찍힌 점을 보면 실수로 보낸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해외의 마약 유통상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소량의 샘플을 보낸 것인지는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것 같습니다.
다만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이용한 마약 밀반입이 전체의 80%가 넘어 가장 많았다고 하는데요. 예전처럼 해외여행에서 돌아오며 직접 마약을 숨겨 적발된 경우는 17% 가량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해외직구를 가장한 소량 밀반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마약상의 판매용보다 개인소비 목적이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합니다.
윤> 제주도 이제는 더 이상 마약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없겠네요.
한 가지 소식이 더 있다고요?
고>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이 지난달 15일 내린 사업자 측과 선흘2리장 A씨 간의 화해권고 결정에 대해 양측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어제(5일) 최종 확정됐는데요. 이번 화해권고 결정으로 사업자 측은 소송을 철회하고, 소송비용을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사업자 측은 이장 A씨가 사업에 반대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 방해로 사업을 지연시켰다고 주장하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 측은 소송 제기 당시 사업자 측이 "돈과 권력으로 주민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반대위는 이번 화해권고 확정과 관련해 "재판부가 '원고의 청구포기'와 '소송비용을 원고가 부담한다'라고 결정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원고의 패소와 다름없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관련해 조만간 있을 해당 사업의 기간연장 심의와 관련해 관계부처에 사업기간 연장 불허를 촉구했습니다.
윤> 뉴스 톺아보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