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MBC

검색
라디오제주시대

라디오제주시대

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4월5일(화) <키워드뉴스> 1.묵념패씽(윤석열당선인의 4.3추념식) 2. 욕심많은 원앙(부영아파트 분양전환) (제주투데이 조수진기자)


윤/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

안녕하세요.

윤/

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1. 묵념 패싱

윤/

묵념...

조/

지난 3일 제주4.3평화재단에서 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해서 큰 관심을 모았었죠.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 추념식에 온 건 처음이었거든요. 그리고 보수정권 대통령들 중에서도 추념식에 참석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근데 이번에 윤 당선인이 지각에다가 묵념을 패싱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후보 기간에도 행사에 지각을 종종 했던 걸로...

조/

네. 포털사이트에 윤석열 지각만 검색해도 여러 기사들이 뜨는데요. 이번에 전용기를 타고 오면서도 늦은 거라고 하네요. 더 논란이 된 건 매년 4월3일 오전 10시부터 1분간 묵념 시간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는데요. 4.3영령들을 추모하자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날 추념식에서 사이렌이 울리면서 행사장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일어서서 묵념을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윤 당선인이 행사장 앞으로 걸어 들어온 겁니다. 멈춰서 묵념을 하지도 않고 말이죠.

윤/

제주 사람들이야 묵념 사이렌의 의미를 잘 알지만 윤 당선인은 잘 몰랐을 수도...

조/

추념식 행사의 첫 순서인데 이것도 미리 확인하지 않았다면 그것도 문제구요. 그리고 설사 몰랐다고 해도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고개를 숙이고 묵념을 하는데 그걸 다 지나치고 행사장 앞으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다는 것도 참... 보통 사람들이라면 눈치가 보여서라도 그렇게 하기 어려울 텐데요.

윤/

어제 당선인 대변인 브리핑에서 이 논란과 관련해서 입장을 밝혔죠.

조/

네. 김은혜 대변인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 김부겸 국무총리나 유족 대표들에게 말씀을 들으며 들어가느라 좀 늦었고 묵념도 못했다는 식으로 해명을 했는데요. 행사에 늦은 것도 죄송한 일이지만 유족 대표분들의 말씀을 듣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유족들 이야기를 듣느라 지각하고 묵념을 못했다...

조/

저도 추념식날 현장에 갔었는데요. 윤석열 당선인과 그 일행들은 위령제단과 가장 가까운 주차장으로 들어왔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10시 직전이었는데요. 유족분들 말씀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10분이라도 미리 도착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게다가 전용기인지, 전용헬기를 타고 왔다고 하는데 몇 분이라도 더 일찍 오는 게 그렇게 어려웠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윤/

선거 운동 기간 때에도 지역 행사에 자주 지각을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추념식의 의미에 대해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조/

네. 지난 3일, 한 언론매체에 ‘4.3희생자 추념식, 지각한 내빈들의 빈자리’라는 제목으로 사진 기사가 올라갔습니다. 행사장 가장 앞자리는 추념식에서 유족 대표로 사연이 소개 되는 유족분 한 분과 소위 내빈이라 불리는 인사들 자리로 배치가 되는데요. 그 사진을 보면 유족 할머니 옆으로 대여섯 자리가 주르륵 비어있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이 자리가 윤석열, 김부겸 국무총리, 박범계 법무부장관, 구만섭 제주도지사 권한대행, 오임종 유족회장 등의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이날 윤석열 당선인 빼고는 지각을 안했거든요.

윤/

그럼 다들 어디에.

조/

그날 윤 당선인이 오는 걸 기다리고 있었는데 10시가 거의 다 될 때였어요. 갑자기 총리와 법무부장관, 구만섭 권한대행, 유족회장과 4.3평화재단이사장들이 우르르 나오더라고요. 그러더니 열 명 좀 넘게 일렬로 서는데, 도열이라고 부르죠. 나중에 알고 보니 국가인권위원장, 진화위라고 하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도 거기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왜 저러나 하는데 그때 싸이카라고 하죠. 경찰들이 VIP 의전 할 때 타고 다니는 모터사이클 요란한 소리가 막 들리고. 윤 당선인이 또 한 무리를 이끌고 들어오더라고요. 들어오면서 일렬로 쭉 서있는 사람들 인사 받고. 그 광경을 보는데 뜨악 했습니다.

윤/

그렇게까지 인사를 하려고 사람들이...

조/

네. 그런데 대통령이 올 때도 그렇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윤 당선인한테 잘 보이려고 이렇게까지 마중을 나온 건가... 심지어 10시가 됐는데요. 그랬는데 이게 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더라고요. 관계자에게 들어보니 전날에 인사들한테 연락이 갔대요. 주빈이 내일 추념식 참석하니까 도착할 때 나와서 인사하라고요.

윤/

윤 당선인 측에서 그렇게 연락이 갔다?

조/

네. 윤 당선인이 과연 그렇게 지시를 했는가는 사실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쪽에서 그렇게 다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국무총리 같은 경우는 대통령을 대신해서 참석을 한 거잖아요. 그런데도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윤 당선인 도착 시간에 맞춰서 행사 시작에 늦을 걸 알면서도 인사를 하러 나가고 자리를 직접 안내하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두고 국무총리의 행동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합니다. 대통령이 어떤 행사에 참석할 경우에 매뉴얼이라고 하나요. 지침 같은 거엔 그렇게 다 마중을 나가서 일렬로 인사하는 게 아니라 착석해 있다가 VIP가 입장할 때 잠시 일어나서 인사를 하도록 돼 있다고 합니다.

윤/

보통 그렇게 진행됐던걸로 기억합니다.

조/

현장에서 제가 볼 때도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걸 지켜본 어떤 시민은 예전 군사정권 때가 떠오른다는 말까지 했는데요. 얼마 전에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윤 당선인에게 질문할 때 “정말 외람되오나”라고 말했던 게 이슈가 됐잖아요. 기자가 왜 그런 표현까지 썼을까 했는데 이날 추념식 광경을 보니까 이런 느낌이었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김은혜 대변인에 따르면 유족 대표분들 말씀을 듣느라 행사 시작에 늦었다고 해명을 했는데. 실제로 이날 유족 대표와는 많은 얘기를 나눌 시간도 없었습니다.

윤/

추념식에 인원 제한 때문에 많은 유족들이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것도 논란이 됐습니다.

조/

네. 추념식의 주인공은 누가 되어야 하나... 이런 질문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초대 받을 사람을 확정하는 힘은 유족이 아니라 제주도와 행정안전부에 있다”며 “유족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위로 받을 권리는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추념식날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유족 한 분은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을 미리 정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며 “저렇게 넓은 데 왜 우리를 들여보내주지 않느냐”고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윤/

이래저래 아쉬운 점이 많았던 추념식이었다. 마무리.

다음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2. 욕심 많은 원앙

조/

욕심 많은 원앙,입니다.

윤/

조류 말씀하시는건가요?

조/

원앙 로고를 쓰는 아파트가 있는데요. 혹시 어딘지 아십니까.

부영그룹에서 임대주택 사업을 하는 주식회사 부영주택이 짓는 아파트 브랜드 ‘사랑으로부영’의 로고입니다. 빨간색 원앙 한 마리와 파란색 원앙 한 마리 해서 한 쌍이 그려져 있습니다. 부영주택은 사랑으로 지은 집, 사랑으로 가득한 집을 짓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랑으로부영’이라는 브랜드를 지은 건데요. 하지만, 사랑과는 좀 거리가 먼 잇속 채우기에 바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윤/

공공임대 아파트 조기 분양 논란?

조/

네. 부영주택이 최근 제주시 삼화지구에 지어진 공공임대 아파트 4개 단지 1166세대에 대해 조기 분양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서 논란이 되는 건데요. 공공임대 아파트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드려야. 집이 없는 서민층의 주거 복지를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공공임대주택은 임대 기간이나 분양 전환 등 조건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눠지는데요. 이번 삼화 부영아파트는 분양전환공공임대주택이라고 해서 일정 기간 임대한 뒤 분양으로 전환하는 주택입니다.

윤/

삼화 부영은 임대 기간이 10년이죠.

조/

네. 입주자들이 임대 기간엔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삼화 사랑으로부영 단지는 내년부터 분양 전환 기간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걸 부영 측에서 조기에 분양하려 한다는 거죠. 그런데 공공임대 주택은 저소득층의 주거 복지를 위해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하고 싶다고 해서 조기 분양이 가능한 게 아닙니다. 옛 임대주택법에 따르면 의무 임대 기간이 절반이 지나면 임대사업자와 임차인 간 합의가 이뤄지면 가능합니다.

윤/

지금 그 합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죠.

조/

네. 입주자들이 분양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데요. 아파트를 사야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분양전환 가격을 정하기 위해서 감정평가를 거칩니다. 그런데 지난달 제출된 감정평가 결과에서 너무 높은 가격으로 평가가 이뤄진 거예요. 그러면 지금 살고 있는 분들이 갑자기 큰 금액을 마련하기 어렵고. 이걸 기한 내 마련하지 못하면 집에서 나가야 하는 거잖아요. 입주자분들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감정평가 금액보다 1억5천에서 1억6천만 원 높게 평가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입주자들은 아파트 조성 당시 건설 원가가 2억 원 선인데 국가에서 보조 받은 기금 7000만원~9000만원에다가 부영이 제출한 분양가액으로 분양이 이뤄지면 1조 원 가량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윤/

감정평가 과정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있고요.

조/

네. 감정평가를 하는 방식은 총 세 가지인데요. 원가를 산정할 수도 있고, 다른 비슷한 건물과 비교해서 산정할 수도 있고 수익에 따라 산정할 수도 있습니다. 부영측은 이 중에 시장성의 원리에 기초한 비교방식인 거래사례비교법으로 평가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비슷한 건물이 거래가 됐을 때 그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을 한다는 겁니다. 근데 그 비교 건물이 지난해 3월 거래가 된 3단지 아파트 세대인데 등기부등본에 이 집이 여전히 부영측 소유로 돼 있다는 겁니다.

윤/

분양을 한 건물인데 소유자가 바뀌지 않았다?

조/

이걸 두고 입주자분들은 실거래 가격을 높이기 위해 부영측이 의도한 작전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여기다가 부영이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 안내문을 통해 오는 8일까지 분양 전환 합의서를 일방적으로 작성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점도 불공정 행위라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입주민들은 임차인 연합회를 구성해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면서 부영을 상대로 “임차인과 합의된 절차에 따라 분양 전환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이 아파트가 공공임대주택이잖아요. 그래서 분양 승인권을 가진 제주시에 분양가 협의 기간을 충분히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윤/

제주시가 분양을 해도 된다고 승인해줘야 사업자가 분양 전환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 제주시의 입장은요.

조/

네. 어제 제주시는 4월4일부로 부영주택을 대상으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습니다. 일방적인 합의서 작성 요구를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분양전환 시기와 절차 같은 사항에 대해서 임차인들과 충분히 협의를 하라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여기다가 지금 대출 규제 때문에 입주민들이 집을 사고 싶어도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분양 전환 시기를 6개월 이상으로 지정할 것을 부영 측에 요구했습니다.

윤/

요즘 또 선거 기간이라 후보들 입장도 나오고 있죠.

조/

우선 오영훈 국회의원의 경우 지난 2020년 분양대책위 임원들과 제주시 등이 참석해서 감정평가 2개사 중 1개사를 임차인이 선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협의가 이뤄졌는데 이게 이뤄지지 않았고 합리적인 분양 절차를 만들어보자는 협의 내용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제주시 측에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또 국민의힘 장성철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일방적 분양 전환에 문제가 있고 감정평가가 공정하지 못하다며 분양 전환을 전면 중단하고 감정평가를 재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미 도의원도 같은 점을 지적하며 제주시 당국은 부영 측의 입장이 아닌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임차인들의 뜻을 반영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며 부영주택은 임차인연합회와 충실한 협의를 통해 주거 공공성의 관점으로 지금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

(마무리) 오늘은 여기까지..

지금까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