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5월 11일(화) [키워드뉴스] "막을 수 있다"(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안녕하세요.
윤/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1. 막을 수 있다.
조/막을 수 있다,입니다.
윤/뭘 막는다는 건가요.
조/지난주부터 제주도에서 가장 큰 뉴스는 코로나19 아닐까 합니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백신 접종도 이뤄지고 있고 확산세가 꺾이면서 많은 분들이 이제 좀 괜찮겠지...하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달 들어 증가하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더니 어제는 급기야 하루 24명이 무더기로 확진됐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1일 최다 확진 건수입니다.
윤/이러다 제주에 대유행이 다시 시작된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조/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해 2월 이후 제주도에선 지금까지 확진자가 급증했던 시기가 두 번 있었습니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해 12월과 이번 5월인데요. 지난해 12월엔 모두 340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5월은 오늘 오전 11시 기준 102명이 발생했습니다. 10일 만에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으니 이 추세론 12월을 앞지를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오늘은 제주에서 재유행이 본격화된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윤/제주의 경우 사실 지난해 초반엔 한 달 확진자 수가 한자릿수에 불과했습니다.
조/네. 10월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주 사람들은 코로나에 잘 안 걸린다며 감귤이 좋다더라, 소금기가 섞인 해풍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들도 많이 오갔습니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없는 겁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전국 확진자 수가 하루에 1000명 대를 넘어서는 3차 대유행이 왔고 그 여파를 제주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이 확산세를 가라앉히기 위해 제주도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고 식당과 카페, 주점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했습니다. 이 대책이 효과를 보면서 증가세가 꺾이다가 4월부터 다시 증가하는 조짐을 보였습니다.
윤/아무래도 날이 풀리면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요인이 큽니다.
조/네.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했던 관광객 수가 예년으로 돌아갔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88만명으로 전년 48만명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이전 수준의 80%이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업계에선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대체재로 제주를 찾고 있어 제주 관광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제주도가 관광지라는 특성 때문에 확진자 발생에는 외부요인이 크게 작용합니다.
조/네. 말씀하신대로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서 감염된 사람이 들어와서 도민과 접촉하며 퍼뜨리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실제로 지난 4월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대부분이 관광객 등 다른 지역에서 입도한 사람들과 접촉한 경우였습니다.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게 지난 4월인데 제주에선 한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나서 확진자가 폭증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임태도 제주도 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지난달의 경우 다른 지역에선 확진자가 하루 600명에서 700명이 발생한 것과 비교해서 제주도는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했다”며 “그런데 확진자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에서 지난 한 달간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제주를 찾으며 도민과 식사하고 만나는 과정에서 감염되며 시차를 두고 확진자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지금까지 관광객 또는 타 지역을 방문한 도민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최근엔 도민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는 모양새로 바뀌었다.
조/네. 앞서 제주지역 대부분의 확진자 감염경로가 외부요인 때문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실제로 지난달 발생한 확진자의 71.2%가 다른 지역을 방문하면서 그 지역의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제주를 찾은 입도객과 접촉하면서 감염이 됐는데요. 이달엔 확진자의 약 73.8%가 도민과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제주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요인은 경남 진주 이통장 회장단이 있었고 또 한 도내 교회 목사가 수도권을 다녀오면서 감염됐는데 그 교회와 복지관을 중심으로 확산됐었는데요. 모두 외부요인이라 볼 수 있고요. 그런데 이번 5월 발생한 확진자의 감염 요인 대부분은 대학교 운동부 선수단, 유흥주점인 파티24, 목욕탕, 등등 그러니까 내부요인입니다.
윤/도민사회 내부에서 요인이 발생했다.
조/네. 이는 제주사회의 긴장이 느슨해졌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급증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제 확진자가 13명이 발생한 제주대학교 학생들 중 11명은 일명 ‘쪼개기 모임’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제주에선 사적 모임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하고 있는데요. 쪼개기 모임이란 식당에 갈 때 여러 명이 갔다가 테이블만 나눠앉는 걸 말합니다. 이 학생들이 호프주점을 집단으로 갔다가 함께 술자리를 가지며 모두 감염됐습니다. 예전에 공무원들이 점심 시간에 테이블을 나눠 식사하던 문제점이 MBC뉴스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었죠.
윤/지금이 대학교 중간고사 기간이라 시험 스트레스를 받았던 학생들이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파악.
조/네. 또 이달 확진자들에겐 또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연령대인데요. 10대와 20대가 절반을 차지합니다. 5월 확산세가 시작된 집단은 대학교 운동부였는데요. 이 학생들이 갔던 식당이나 유흥주점, 노래방, 피시방 그리고 그의 가족들에서 퍼졌습니다. 오늘 오후 5시 기준 운동부 관련 확진자만 45명이라고 합니다. 또 이렇게 단기간에 급증한 배경에는 제주가 가진 특성이 작용했습니다. 제주도가 전체 인구 밀집도를 보면 다른 지역과 비교해 크게 높진 않지만 읍면이 아닌 동 지역 인구 밀집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거든요. 그리고 친밀도가 높은 지역사회 분위기도 한몫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확산이 빠르게 이뤄진 겁니다. 실제로 확진자 1명이 주변에 전파하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인 '감염 재생산지수'도 현재 3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이 지수가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1 이상이면 ‘유행 지속’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윤/결국 제주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방역 대책을 적용하기로.
조/네. 일단 공무원은 오후 9시 이후 사적 모임이 전면 금지됩니다. 또 경조사 참석도 하면 안 됩니다. 최근 제사 모임을 통해 확진자가 발생해 이 같은 조치가 취해졌고요. 오는 23일까지 2주간을 ‘집중 방역 점검기간’으로 설정하고 거리두기 소관 부서별로 특별점검반을 편성해 방역 수칙을 대대적으로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방역 수칙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계도 없이 즉각 행정처분을 내리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엄정 조치합니다.
윤/감염 취약 업체에 대해서 영업 시간 제한도 들어갔죠.
조/네. 제주도는 오는 23일 자정까지 도내 유흥주점·단란주점·노래연습장·홀덤펍·콜라텍·헌팅포차·감성주점, 목욕장업, 피시방, 오락실·멀티방에 대해서 밤 11시 이후의 영업을 제한합니다. 이를 어기고 영업한 업소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또는 형사 고발 조치할 계획입니다. 만약 위반 정도가 중대하고 집단감염의 원인을 제공한 경우, 방역조치 비용과 확진자 진료비에 대해 손해배상청구권을 적극 행사할 방침도 가지고 있습니다.
윤/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하지 않는 이유.
조/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지역경제가 크게 타격을 입게 됩니다. 불가피한 경우엔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은 선택과 집중 방역으로도 확산세를 꺾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앞서 말씀드렸듯 5월 확진자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이들이 자주 가는 음식점이나 주점, 피시방 이런 데 한정 돼서 발생하기 때문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윤/진단검사도 역대 최대치라고요.
조/네. 그 부분도 상당히 우려되는 지점입니다.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니까 검사 건수도 급증하고 있는데요. 제주에서 어제 하루 동안 총 2322건의 진단검사가 진행됐습니다. 하루 2천 건 이상의 진단검사가 진행된 것은 지난 2월 25일 2031건 5월 7일 2013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현재 역대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검사를 받지 못하고 발을 돌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 방역당국은 하루 최대 검사 건수를 2천건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물론이고 이번에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진단검사를 모두 처리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올 수 있습니다.
윤/학교도 비상입니다.
조/11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이날 원격수업을 하는 학교는 16개교다. 확진자가 나온 제주중앙고, 오현고, 제주중앙여고 등 3곳과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학생이 있는 일도초·삼성초·표선초·한천초·제주여중·제주여상·제주외고·영주고·표선고 등인데요. 모두 1주일에서 2주일 간 원격수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또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제주대학교는 오늘부터 오는 24일까지 2주간 모든 학부 강의를 원격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대학 동아리 활동을 금지하고, 매주 1회 코로나19 비상 대책 회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윤/결국 확산세를 꺾을 수 있는 관건은 개인 방역수칙 준수, 지난주에 한 역학조사관은 생중계 브리핑에서 눈물로 호소하기도.
조/네. 어제 임태봉 단장 역시 개인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나섰는데요. 임 단장은 “이달 역학조사 과정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방역 수칙만 지키면 확 늘어나지 않았을 상황이었다는 것”이라며 “요즘엔 날씨가 따듯해서 다중 이용시설을 많이 이용하면서 접촉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 방역 수칙만 잘 지키면 확산세는 가라앉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에 10명도 채 발생하지 않았던 이유는 감귤 때문도 아니고 해풍 때문도 아니고 그만큼 우리 도민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켰기 때문인데요. 외부요인이 들어와도 더 이상 퍼지지 않게 우리 스스로 잘 막아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감염병 확산 방지에 있어선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윤/이번 주말이 중요한 시점일 텐데요. 선택과 집중 방역 대책이 효과를 거뒀으면.
조/많은 분들이 장기화하는 코로나로 답답하고 힘드실 텐데요. 다중 이용시설 방문은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곤 마스크 착용, 손 씻기만 잘 지켜도 충분히 이 위기를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윤/(마무리)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