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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3년4월7일(금) <뉴스톺아보기> 동부하수처리장 팩트체크외 (독립언론 '오롯' 김은애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매주 금요일에 찾아오는 ‘뉴스 톺아보기’ 시간.

오늘부터 새로운 얼굴이 함께할 텐데요.

독립언론 오롯 김은애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 안녕하세요.

윤> 김은애 기자님과는 지난 1년간 수요일 코너인 <오늘의 시선>을 통해 한 달에 한 번씩 만났었는데요, 이제는 금요일마다 <뉴스 톺아보기> 시간에서 함께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고요. 첫 소식 바로 들어보죠.

김> 불법 공사 논란으로 법적 공방 중인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 월정리 해녀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공사 강행 의지를 보이며 대치 상황인데요. 그런데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소문이 무성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그 소문과 관련해 팩트 체크를 해보는 시간 가져보려 합니다.

윤> 저도 사실 여러 가지 들리는 이야기를 접한 바 있습니다만. 사실 확인이 안 된 부분이 있어 방송에서 언급하기가 조심스러운데요. 하나씩 살펴보죠. 우선 들리는 소문,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시죠.

김> 워낙 내용이 방대한 사안이라 이 시간 다 다룰 수가 없어서. 어떤 내용을 다룰지 고민을 했는데요. 여러 소문 중, 동부하수처리장 관련한 기사에 달린 댓글 위주로 살펴보면 어떨까 싶네요. 거의 악플 수준의 댓글도 있던데. 사실과 다른 부분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어 보여서요. 우선 이 댓글을 한번 읽어주시죠.

윤> “제주에서는 해녀가 ‘갑’ 중에 ‘갑’입니다. 요구하는 것 안 들어주면 무조건 실력행사.. 와~~부럽다”... 이런 댓글이 있군요. 그야말로 악플 수준이네요.

김> 네, 저는 여기서 “제주에서는 해녀가 갑 중의 갑이다”라는 표현에 주목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주에서는 정말로 해녀가 갑 중의 갑 인가요?

윤> (답변)

김> 상황에 따라 그런 경우도 있을 순 있습니다만. 이번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 건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사안에서만큼은 월정리 해녀들은 을중에 을이었어요. 동부하수처리장이 처음 인허난 시점이 1997년인데요. 당시를 기억하는 해녀 분들에게 물어보니 해녀 분들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곳 하수처리장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장에 가보면요. 해녀들이 물질하는 바다 바로 앞에 하수처리장이 있거든요. 해녀분들은 수십 년을 하수처리장 반대 목소리를 내왔고,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증설을 강행한 것은 제주도입니다. 댓글과는 반대로 행정이 갑이고 해녀는 을인 상황인 거죠.

윤> 주민 분들이 무조건 을의 입장이라고 하기엔. 주민 반대로 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 않은가요?

김> 제가 오래 취재해온 결과 느낀 점은 주민 반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가 스스로 그간 잘못해온 것들이 많아 당당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라는 건데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과 관련해서 행정이 너무나 많은 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이것이 드러날 까봐 자꾸 편법을 쓰고 있습니다. 마을을 찬반으로 분열시키려 하고요. 보상을 들먹이면서, ‘월정리 해녀, 주민들이 보상을 바라고 하수처리장 반대 운동을 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조성합니다.

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관련해 행정이 법을 위반했다고요, 사실 확인이 된 부분인가요?

김> 네. 제주도 담당자에게 직접 문의하거나 정보공개청구를 하기도 했고요. 한준호 국회의원실 통해 받은 자료들도 있고요. 제가 수집한 증거들만 해도 상당해요.

예를 들면, 제주도는 하수처리장 공사 전에 용천동굴 문화재에 대한 현상변경 허가를 받았어야 했는데, 받지 않았고요. 당처물동굴로만 허가를 받으며, 문제가 없다 하고 있습니다. 또 하수처리장 시설물도 불법 증축된 정황이 보이고요. 문제가 너무 많아요.

윤> 그렇군요. 관련해서 이런 댓글도 눈에 띄는데요. “Show me the money”. 하수처리장을 반대하는 월정리 주민을, “보상을 바라고 하는 행위 아니냐” 이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론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김> 제가 월정리의 모든 주민분들을 다 인터뷰한 것이 아니라 단언하긴 어렵지만. 제가 만난 해녀 분들은 절대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보상 다 필요 없으니까 하수처리장 증설만 하지 말아 달라 하시면서 우시는 분도 많았어요. 월정리 김은아 해녀는 월정리에서 물질하면서 살고 싶은 것 뿐인데. 왜 이것마저 못하게 하느냐며 정말 절규하기도 했고요. 그들이 얼마나 절박한지 알지 못하면서 쉽게 단정 짓는 댓글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윤> 자신이 평생 살던 터전에 냄새나는 하수처리장을 만들겠다 하면 쉬이 찬성하기 힘든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텐데요. 하지만 하수처리장 용량이 포화 상태라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것 또한 산재한 문제죠.

김> 우선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용량이 포화 상태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비가 많이 와서 우수량이 많아지면 이 때문에 용량을 초과할 때가 있는데요. 이외 평소에는 아직은 증설 없이도 괜찮은 수준이에요. 그리고 증설을 하더라도 제주 특성상 폭우 때는 한라산에서부터 아스팔트 도로를 타고 내려온 빗물이 한 번에 들이닥치기 때문에 용량은 초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풀 방법은 어디에 있다 보시나요?

김> 궁극적으로 제주에 하수처리장 문제를 해결하려면. 발생지 처리원칙대로 방법을 모색하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개발로 인한 혜택은 다른 마을에서 보는데, 왜 사람도 없는 자그만 마을 주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 할까요. 소수의 희생이라고 계속 모른 척 한다면, 언젠가 그 희생을 내가 당하게 될 수 도 있다는 사실. 우리는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윤> 제주동부하수처리장 관련해서는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추가 소식 있다면 다시 또 다뤄주시고요. 이어 다음 소식 듣죠.

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화제가 된 기사 제목이 있는데요. “세계 최대 규모 해리포터 스튜디오, 서울서 3시간 거리에 들어선다”는 제목인데. 혹시 보셨나요?

윤> (답변)

김> 이게 제목만 보면 서울에서 3시간 거리, 국내 어디 지방에 해리포터 스튜디오가 세계 최대 규모로 들어서나? 이렇게 오해하기 쉬워요. 그런데 기사 내용은 다릅니다. 도쿄에 생긴다는 거예요. 인천에서 도쿄까지 비행기로 2시간 20분 정도 걸리니까. 서울에서 세 시간 거리라는 제목이 붙은 겁니다.

윤> 제목과 내용을 보아하니, 인터넷 상에서 꽤 논란이 있었겠는데요. 가짜뉴스라고 보긴 어렵지만, 낚시성 기사라고 해석될 여지도 있어요.

김> 그렇죠. 그런데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SNS를 통해 해명을 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는데요. 해당 기자는 이 기사의 제목을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 데스크에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문장을 삽입한 것이라고 해명했어요.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이렇게 수정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는데요. 해명 글이 뜨자 “기자가 쓴 기사를 무단으로 바꿔도 되는 거”,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 아무런 권한이 없다면, 언론인이라고 할 수 없다. 그냥 단순 직장인이다”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윤> 옳고 그름의 판단을 차치한다면. 데스크가 기사의 제목을 수정하는 것은 그리 그문 일이 아닌데요. 이러한 행위를 놓고 “문제가 있다”고 보는 여론이 있군요.

김> 네, 제주에서도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요. 제가 직접 당한 적은 없지만, 타 언론사에서 편집자가 수정한 제목이 오보가 돼서 기자가 곤욕을 치룬 사례가 있습니다. 4.3 관련 기사였는데, 역사를 잘 모르고 제목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바꿔버려서 기자만 망신을 당한 사례였어요. 이런 것을 보면, 우리 언론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끼고 행해온 관례들이 있고. 이제는 이를 바꿔야 하지 않은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윤> 당연한 관례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는데. 기자실 문제가 떠오르네요. 과거 기자실 폐지론까지 나왔었는데, 이제는 어느새 쏙 들어갔습니다.

김> 네. 저 또한 기자실 폐지론에 찬성인 입장인데요. 기자 입장에서 공짜로 사무실처럼 쓸 수 있는 공간이니까 편한 부분은 분명 있지만. 기자실이 없는 편이 진짜 취재가 이뤄지기에 더 좋은 환경이라고 봅니다. 현장을 발로 뛰는 기자가 더 많이 생기려면 기자실이 없는 편이 좋다고 봐요.

윤> 언론이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언론 스스로도 검열하고, 고민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어 소식 하나만 더 듣죠.

김>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 들어보셨나요?

윤> (답변)

김>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 대청호 벚꽃축제의 슬로건인데요. 예상보다 벚꽃이 빨리 져버렸지만, 그래도 축제는 합니다~ 이런 의미로 대전 동구에서 홍보를 했고. 인터넷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우리 제주도의 축제와 연결해서 생각해볼만한 이야깃거리가 있어서 마지막 소식 준비했습니다.

윤> 대청호 벚꽃축제의 슬로건과 제주, 언뜻 보면 그다지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요. 무슨 얘기죠?

김> 이 슬로건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는 솔직함과 진정성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벚꽃이 조금 꺾였을지라도 오히려 좋아! 당분간 대전 동구는 벚꽃엔딩이 축제 금지곡입니다” 이런 홍보글로 젊은 층 마음을 돌린 거죠.

사실 벚꽃축제인데 벚꽃이 없으면 누가 가고 싶겠어요. 그리고 기대하고 갔는데 벚꽃이 없으면 얼마나 실망하겠어요. 그런데 애초에 사실대로 다 밝히고, 그래도 재미난 행사를 하니까 축제 놀러 오세요~ 라고 하고 있으니. 오히려 “축제 관심 없던 사람도 한번 가볼까?”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든다는 거예요. 그런데 제주의 축제 중 상당수는 이러한 솔직함과 진정성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윤> 제주의 축제에는 솔직함과 진정성이 없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준다면 좋겠는데요.

김> 예를 들어 서귀포 은갈치축제는 갈치 제철이 오기 전에 냉동갈치를 소진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었는데. 처음에는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열렸고요.

들불축제도 오름에 불을 지르는 과정에서 화약을 사용해 오름에 상처를 입히는데도 시민들은 이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언론 통해 사실이 드러나자 논란이 됐고, 산불까지 겹쳐서 지금은 축제 폐지론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이런 부정적인 여론은 축제의 정체성이 모호한 까닭도 있겠지만, 축제의 실체를 대중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진정성을 잃어버린 것 때문이 아닌가. 제주도는 특히 일 년 열두 달 내내 크고 작은 축제, 행사가 끊이질 않는데. 진정성 측면에서 툭 터놓고 시민들과 고민하는 시간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더 질 좋은 축제들이 많아지겠죠.

윤> 제주다운 축제,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다운 축제를 위해서 함께 고민할 기회가 마련된다면 좋겠네요. 서귀포시에서는 문화도시 원탁회의를 통해 비슷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하던데. 그런 자리가 더 자주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고요. 지금까지 김은애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