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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7월 21일(화) [키워드뉴스] 비임금노동자를 아시나요?/방귀 줄이는 사료?(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안녕하세요.

윤/자, 그럼 오늘의 첫 번째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1. 비임금 노동자를 아시나요.

조/비임금 노동자를 아시나요,입니다.

윤/임금을 받지 않는 노동자...

조/네. 맞습니다. 최근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되고 또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이야기가 나오면서 노동 관련 이슈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보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노동자, 비임금노동자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려 하는데요. 임금이란 건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노동의 대가로 지급하는 금품입니다. 일을 하는데 임금을 받지 않는 노동자... 치킨집 사장님을 떠올리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자영업자라고도 부르는 개인사업자 분들이 계실 거구요. 또 부모가 운영하는 치킨집에서 일을 도와주는 자녀들. 그러니까 가족의 수입을 위해 일하며 임금을 받지 않는 무급가족종사자. 그리고 예술가나 프리랜서처럼 법인에 고용되지 않으면서 계약을 맺고 공연을 한다거나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윤/사용자 대 노동자, 그러니까 고용인 대 피고용인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임금을 주는 관계가 아니다...

조/네. 개인과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과 개인사업자 등 상호 합의된 계약에 따라 서비스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입니다. 물건을 사듯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인 거죠. 그래서 노동을 하지만 임금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비임금노동자라고 부릅니다. 비임금노동자 중에서도 최근에 급증한 직종이 있는데요. 플랫폼 노동자라 불리는 분들인데요. 인터넷이나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에게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플랫폼이라고 합니다.

윤/구글이나 다음 같은 검색 포털이나 유튜브, 각종 SNS도 플랫폼이죠.

조/네. 그리고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배달하거나 대리운전 기사님을 호출할 때도 앱을 사용하는데요. 이때 음식을 가져다주는 분이 운전을 대신 해주시는 분들은 그 앱을 운영하는 회사, 그러니까 배*의 민족이나 카카오*에 직접 고용된 분들이 아니거든요. 배달앱이나 대리운전앱을 운영하는 업체에 일정 수수료를 내면서 일하는 개인사업자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분들을 플랫폼 노동자라고 합니다.

윤/최근 배달 앱 같은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분들이 많아지니까 플랫폼 노동자라는 새로운 분류가 만들어졌죠.

조/네. 또 그밖에 사업자와 개인 간 고용계약이 아닌 도급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직 종사자도 있습니다. 정수기나 화장실에 비데를 리스해서 쓰시는 가정에선 대여기구를 점검하러 오시는 분들 계시잖아요. 또 이사할 때 인터넷이나 에어컨을 설치해주시는 분들. 모두 특수고용직입니다.

윤/말씀하신대로 우리 일상에서 자주 뵐 수 있는 분들이군요. 그런데 아까부터 고용계약을 맺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요.

조/네. 고용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건 처음에 일을 하기로 했을 때 노동자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겁니다. 근로계약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반드시 작성해야 하는 서류입니다. 계약서 내용을 살펴보면 노동자를 보호하는 항목이 많습니다. 노동시간이나 노동 환경 때문에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지 않도록, 그리고 고용인이 노동자를 쉽게 해고하지 않도록, 이런 장치들이 있습니다.

윤/비임금노동자에겐 근로계약서란 장치가 없으니 상대적으로 보호받기 힘들다...

조/네. 노동자와 다를 바 없이 일하면서 또 실제로 노동자라 불리기도 하지만 법적으로는 노동자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건데요. 고용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직했을 경우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고 재취업이나 창업을 위한 지원을 받지 못합니다.

윤/그런데 어제였죠. 고용노동부가 일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전 국민 고용보험 제도’ 계획을 발표했죠.

조/네. 이번에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분들이 일자리를 잃기도 하고 자영업자분들은 가게 문을 닫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안전망 강화 분야 중 하나로 전 국민 고용보험제를 마련한 겁니다. 잠깐 설명드리자면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비임금노동자도 가입 대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거고요. 먼저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예술인을 우선적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예술인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는 개정안은 지난 5월에 국회를 통과했고 특수고용직에 대해선 연내로 개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윤/자영업자나 플랫폼 노동자분들까지 확대되려면 좀 더 걸리겠군요.

조/네. 전 국민 고용보험제 계획이 나오기 까진 아까 말씀드렸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도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그 이전에 비임금노동자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어제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비임금 노동자 수는 61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최근 5년간 213만명 가량 늘어난 건데요. 참고로 통계청이 발표한 전체 취업자 중 22.8%를 차지합니다.

윤/다섯 명 중 한 명이 넘는군요.

조/네. 업종별로는 퀵서비스와 물품배달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바로 ‘기타 자영업자’였습니다. 최근 5년간 162만명이 늘어났는데요. 아까 5년간 늘어난 비임금노동자수가 213만명이니까 절반을 넘는 규모입니다.

윤/기타라는 건 현재 우리가 정해놓은 분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건데... 시대가 빠르게 변하다 보니 새로운 직종들이 생겨나는데. 법적인 분류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조/네. 그런데 문제는 기타라는 항목으로 묶인다는 건 그만큼 제대로 된 보호를 받기도 힘들다는 겁니다. 정부에서 A라는 계층을 지원하려고 하면 제도가 필요한데요. 그 제도를 만들기 위해선 A라는 계층을 특정해야 하고 실태조사도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지원 수준이나 방법을 마련할 수 있으니까요. 또 심각한 문제는 이 ‘기타’ 속에 감춰진 노동자들의 소득 수준이 연간 1000만원이라고 합니다. 한 달에 90만원도 안 되는 셈이죠. 참고로 같은 기간 임금 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297만원입니다.

윤/노동자로서의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임금 수준도 낮고.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

조/네. 장혜영 의원은 “비임금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높지도 않은데 다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있어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기존 업종 분류로 정의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으로 연간 30만명 이상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국민 고용보험제도의 가입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업종을 추가해나가겠다는 방침은 비임금노동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업종을 추가해 확대하는 방식이 아닌 소득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 보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윤/가입 요건이 업종 중심이 아니라 소득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조/네. 또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업종을 기준으로 하다보면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 개정안을 또 내고 통과시켜야 하는데요. 아무리 빨라도 수 개월에서 수년씩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기간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스스로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구요. 만약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면 국세청 신고 기준으로 가입 대상과 지원 규모를 정하면 되니까 이런 과정들이 필요없겠습니다.

윤/네. 첫 번째 키워드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다음 키워드 알려주시죠.

2. 방귀 줄이는 사료

조/방귀 줄이는 사료,입니다.

윤/사료라는 걸 보니 가축들이 먹는다는 건데..

조/혹시 햄버거 좋아하시나요. 최근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버거킹에서 만든 광고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햄버거에 들어가는 패티로 쓰이는 소의 방귀를 줄이기 위해 특별하게 먹이는 게 있다고 합니다. 바로 레몬그라스라는 허브입니다.

윤/레몬그라스가 방귀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도 몰랐지만 소한테 먹인다니. 그 이유가...

조/소가 방귀 뀔 때마다 메탄가스가 대량 발생하는데 이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주 요인 중 하나인데요. 지구온난화는 말그대로 지구의 기온이 점차 올라간다는 건데요.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이유는 온실효과 때문입니다. 지구가 열을 내뿜으면 이걸 우주 공간으로 내보내야 온도가 적정하게 유지가 되는데 온실가스가 지구 표면을 둘러싸고 있어서 열이 배출되지 못하는 현상이 생깁니다.

윤/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요.

조/대표적인 온실가스가 이산화탄소와 메탄입니다. 대기량 중 메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수 백배 적습니다. 하지만 적외선 차단율은 73배나 높거든요. 훨씬 적은 양으로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메탄은 자연에서도 배출되지만 그 정도의 양은 지구가 커버할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그런데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메탄의 대기 농도는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다 인간의 활동 때문인데요. 메탄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원인이 되새김 동물이 소화 과정에서 내뿜는 트림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으로 석탄과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많이 발생하구요. 연간 약 1억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윤/엄청난 양입니다. 지구온난화의 주 원인이라고 할 만합니다.

조/네. 그래서 지난해 2월 전세계 투자자 연합이 소를 많이 사육하는 패스트푸드 기업들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라는 공동탄원서를 냈습니다. 기후변화가 심각한 데 이를 외면하는 대기업들에 대한 사회적인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그러자 버거킹은 소가 배출하는 메탄을 줄이기 위해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등과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소 방귀 저감 프로젝트’인데요.

윤/그 결과 레몬그라스를 먹이기로 한 건가요.

조/네. 그들에 따르면 이전과 비교해 33%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지난주부터 소고기를 공급 받는 일부 농장에서 기르는 소들이 먹는 사료에 매일 100g씩 레몬그라스를 첨가한다고 합니다. 버거킹 측에선 이 실험이 성공적일 거라고 확신했다고 하는데요. 자신들의 시도가 패스트푸드 업계와 소를 기르는 농장들의 동참으로 이어진다면 지구온난화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합니다.

윤/방귀를 덜 뀌게 해서 메탄가스를 줄인다... 획기적인 시도이지만 과연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지...

조/전 처음에 이 뉴스를 듣고 많이 황당했는데요. 소들의 식습관을 조절해서 기후변화를 늦춘다는 발상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육하는 소 마릿수를 줄이는 게 근본적인 해결 방안에 가깝지 않나 생각하는데요. 소를 기르는 과정에서도 많은 메탄이 발생하지만 소를 운반하고 패티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거든요. 그러려면 소들의 식단이 아니라 인간들의 식단을 조절해야할 텐데요. 끝까지 소고기 패티를 포기하지 못하는 기업의 의지가 좀 무섭기도 했습니다.

윤/요즘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고기를 많이 먹죠.

조/네. 지난 16일 노르웨이 비영리단체 EAT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식습관’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내용을 보면 식량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은 전체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인이 지금 한국인의 식습관을 가진다면 2050년엔 지구가 2.3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구 하나로는 감당을 못한다는 거죠. 미국인의 식습관으로는 지구가 5.6개가, 브라질은 5.2개가 필요하다고 하고. 중국과 일본은 1.7개에서 1.8개로 한국보다 다소 좋은 식습관을 가지고 있구요. 참고로 한국사람이 하루동안 먹는 붉은 고기량은 평균 80g을 넘는다고 합니다. 적정량은 최대 28g입니다.

윤/고기를 줄이고 야채나 채소, 곡물 위주의 식단은 건강에 좋기도 합니다만. 하루아침에 식습관을 바꾸긴 어렵겠죠.

조/네. 또 지금 수준의 육식을 유지하기 위해선 돼지나 소, 닭을 공장식으로 사육하는 환경을 중단하기 어렵습니다. 효율적으로 기르려면 좁은 공간에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살을 빨리 찌우게 하는데요. 그런 과정 때문에 동물단체에서 동물복지를 강조하며 채식 문화를 확산하는 캠페인을 하기도 합니다.

윤/최소한 버거킹의 시도가, 되새김 동물이 배출하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많이 알리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조/네. 그런 홍보 효과는 충분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만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이번 소 방귀 저감 캠페인을 보면서 꼭 닮은 정책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바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30년까지 제주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추진하고 있는 정책인데요. 그 중에 대표적인 게 전기차 보급입니다. 제주 내 전기차를 37만7천대까지 보급한다는 게 목표인데요. 이 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결국 자동차 총량을 줄이는 대책은 거의 전무하고 전기차만 늘리겠다는 생각이, 마치 사육하는 소 마릿수를 줄이지 않고 방귀를 줄이겠다는 발상과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전기차는 카본프리 자동차가 아닙니다. 전기를 만들기 위해선 여전히 화석연료를 사용해야 합니다.

윤/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