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MBC

검색
라디오제주시대

라디오제주시대

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6월 12일(금) [초대석] 4.3 72주년 4.3문학 아카이브 전시 <지문>의 행사 내용과 제주작가들의 상황(제주작가회의 강덕환 회장)



■ 방송 : 제주MBC 라디오 <라디오제주시대>
제주시 FM 97.9 서귀포시 FM 97.1 서부지역 FM 106.5 (18:05~19:00)
■ 진행 : 윤상범 아나운서
■ 일시 : 2020년 6월 12일(금)
■ 대담 : 강덕환 회장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윤상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제주 4.3문학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하는군요. 4.3문학 아카이브 전시라고 하는데 이번 전시를 주관한 제주작가회의의 강덕환 회장을 자리에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죠. 안녕하십니까?

○강덕환> 네. 안녕하십니까? 강덕환입니다.

●윤> 예. 제가 4.3문학 아카이브 전시라고 소개를 해드렸거든요. 그리고 전시명이 ‘지문’이던데요. 뭔가 좀 중의적인 표현인 거 같기도 해서 어떤 전시인지요?

○강> 예. 제주 사람치고 이 4.3에 대해서 자유스러울 사람은 없을 건데요. 말하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게 했던 그 과거의 역사를 글로 풀어냈는데, 문학은 많은 역할을 해온 바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입니다. 이번이. 문학의 아카이브 전을 이렇게 마련한 거. 그 타이틀로 지문이라고 한 이유도 말 그대로 땅에 새기는 문학, 제주도 곳곳이 아픈 상처의 땅들 아닙니까? 유적지가 있다시피. 그런 곳에 새살이 돋게 하는 그런 의미를 포함하고 있구요. 또 종이에 쓴다. 종이 ‘지’자, 지문. 이런 의미도 있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의미가 있는 거죠.

●윤> 아카이브라고 하는 것이 사실 이제 기록 아니겠습니까?

○강> 네. 그렇습니다.

●윤> 4.3문학하면은 글쎄요. 일반인들께서는 이제 현기영 선생님의 소설 정도만 알고 계시고, 근데 그 외에도 사실 4.3을 알리기 위해서 노력해 온 작가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강> 그렇죠. 전체적으로 아카이브전 기획을 하면서 한 4단계로 시기를 구분합니다. 4.3이 발발하던 시기에서부터 아까 말씀 해주셨지만은 현기영 선생님의 《순이삼촌》을 발표하던 시기까지, 그리고 87년 6월 항쟁 그 시기까지, 또 특별법이 제정되던 1999년까지, 그리고 4단계가 그 이후, 이렇게 시기별로 정리를 해서 지금 전시가 되고 있는 거죠.

●윤> 지금은 이제 특별법 이후라고 하면 2000년부터 해서 지금 현재까지가 될 것 같고, 특별법 제정의 그 시기가 하나의 문학에 있어서도 분수령이 됐었던 시기이기도 하군요.

○강> 꼭 2000년의 그 이전부터 예를 들면 지금 전시되고 있는 게, 먼저는 북한에서 이런 작품들이 나옵니다. 그런 부분까지도 저희들이 자료를 구해서 물론 원본은 아닙니다만은 사본을 이렇게 전시하고 있고, 50년대에 일본에서 나왔던 김석범 선생의 《까마귀의 죽음》, 이런 부분까지도 포함해서 열심히 자료를 준비해 봤습니다.

●윤> 예. 수집도 쉽지는 않으셨을 거 같은데, 사실 기록이라는 것이, 기억은 희미해져 갈 수 있지만은 기록이 있다면은 그 기억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그런 단초가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번 전시, 저도 좀 궁금해졌는데 몇 가지 소개를 해주신다면은 어떤 것들이 전시가 돼 있나요?

○강> 네. 아까 말씀 드렸습니다만은 1948년 초기에 나왔던 저 북한에서 나온 자료입니다만은 이수형의 《산사람들》이라는 작품.

●윤> 산사람들.

○강> 네. 또 57년 김석범 선생의 《까마귀의 죽음》, 또 78년 현기영 선생이 냈던 《순이삼촌》, 특히 좀 눈여겨 볼 게 1987년 이산하 시인이 장편 서사시 《한라산》이라는 것을 써내고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렀던 그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좀 눈여겨 볼만한 자료들입니다.

●윤> 예. 4.3은 우리가 지금 시기에 와서 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 지금까지의 노력들, 거기에서 지금 말씀하셨던 대표적인 분들입니다만은 이제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지난 5일에 전시회가 개막일을 맞았던 거 같습니다. 그 당시에 이산하 시인과 김수열 시인의 대담이 진행됐다고 하는데 저희는 못 가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습니까?

○강> 네. 이산하 시인이 사실 33년 만에 첫 공개적으로 이렇게 대담 자리를 가졌습니다. 어디 꼭 4.3에 대해서 빚진 사람처럼 응어리를 안았었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집요하게 이렇게 섭외를 해서 대담을 진행했는데,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4.3을 자칫 자기가 팔아먹으려고 하는 건 아닌가라는 우려에서 두려웠대요. 그래서 그 진정성에 대해서 느껴볼 수 있었고요. 또 이산하 시인이 아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렀다고 했잖아요. 그 당시 했던 재판과정에서의 항소이유서라든가 최후진술서, 이런 거까지도 이번 자료로 전시되고 있습니다.

●윤> 예. 그 응어리라는 말이 가슴에 좀 무겁게 다가오는 부분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응어리를 안고 사시면서 4.3이, 혹시라도 내가 4.3에 좀 누가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굉장히 걱정도 많이 하셨다는 것이 참 가슴 아픈데, 근데 지금은 이제 다 풀어놓으셔도 될 시기가 된 거 같고 설득을 잘 하셨네요.

○강> 저도 옥고를 치르고 석방된 이후에 89년도에 개인적으로 만난 본적이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된 거구요. 이산하 시인이 그 이후에 한 10년 동안 절필했던 시기도 있어요. 그런 아픔 때문에. 그래서 이번에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왔더라구요.

●윤> 예. 정말 뜻 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을 거 같습니다. 그런 정신이 이어지는 것이 전시이기 때문에 또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하시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제주작가회의에서 4.3 72주년을 맞아서 추념 시집도 발간을 하셨죠?

○강> 네. 맞습니다. 지금 4.3평화공원에서 4.3시화전이 야외에서 전시가 되고 있어요. 지금. 그 때 출품했던 작품들이라든가 또 지난해에는 저희들이 예산이 없어서 시집을 발간하지 못했어요. 그 두 전시 작품들을 묶어서 이번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4.3평화공원이 2003년도에 첫 삽을 뜨는데 그때부터 지속적으로 시화전을 계속해 오고 있는 거죠. 하나의 4.3평화공원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알려드리기 위해서 그렇게 18년 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윤> 그렇군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제주작가들에게 있어서, 제주작가들에게 4.3은 제주도민 누구에게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작가들께도 이것이 하나의, 지금은 이제 4.3문학이라고까지 표현을 할 정도로 장르가 된 거죠. 그만큼 예전보다 좀 자유롭게 이야기를 더 하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예술적인 표현을 하면서 더 알려나가는데도 굉장히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저희가 바라보는 시각은 그렇습니다만 실제로 작가들께서는 어떻게 느끼시는지도 궁금하구요.

○강> 그렇죠. 우리나라에 보면 전쟁문학, 4.19문학, 또 5.18문학, 또 6.25문학, 이런 부분이 있듯이 4.3문학이라는 것도 참 어찌보면은 우리 제주도에 4.3이 있기 때문에 탄생된 4.3문학이라는 게 있는거 같아요. 어쨌든 제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이 땅을 태손 땅으로 해가지고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4.3이라는 아픈 역사를 외면하지 말아야 되는 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

●윤> 그렇죠. 근데 그 당연한 일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였었고 그것이 자신의 삶을 바꿔버릴 정도의 그런 엄청난 압력으로 다가오기도 했었구요.

○강> 그렇죠. 자기 검열에 빠진다고 하잖아요.

●윤> 그렇죠.

○강> 그래서 그런 자기 진정성을 가지고 이렇게 써야 되는데 글이 비틀린다고 꼬부라진다. 이런 부분들, 작가들 스스로도 되게 마음 아파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사실은.

●윤> 예. 지금은 좀 많이 나아지셨을까요?

○강> 그럼요. 그런 부분에서 큰 저항은 없는데 나름대로 그것만치 작가들은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어떤 세계를 그려나갈까 고민해야, 더 큰 짐이 주어진 거죠. 어찌보면은.

●윤> 더 큰 짐이다라고 표현을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억을 해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 작가님들께서도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사실 제주작가라면은 4.3은 한번쯤 꼭 경험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소재인거 같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 4.3문학 아카이브 <지문>인데요. 여기에 지금 코로나19 상황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이 가시란 말씀은 못 드리겠습니다만, 지금도 방역 같은 것도 철저히 잘 하고 계실 거구요. 가셔서 지금 4.3의 문학이 여태까지 어떻게 거쳐 왔는가를 한번 보시는 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 같습니다. 저희가 어렵게 좀 모셨기 때문에 다른 얘기들도 좀 여쭤볼려구요.

○강> 예.

●윤> 지금 제가 코로나19란 말씀 드렸었는데 다들 어렵죠. 지금 상황들이. 근데 뉴스에 요즘 나오는 거 보니까 문화계 쪽의 예술인들 상황이 좀 녹록치가 않은 거 같아서. 이번에도 어렵게 좀 전시를 여셨겠습니다만은 다른 축제라든가 문화 관련 행사들이 다 취소되고 있고 작가 분들께서, 예술인들께서도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계실 거 같은데 어떠신가요?

○강> 맞습니다. 저희들 4월에 시화전을 할 때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지고 좀 연기를 해야 됐구요. 개막식을 못하게 한다든가 이런 부분이 있었죠. 이번 이 전시도 5월 달에 계획됐었다가 연기가 돼서 6월 5일부터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 거구요. 또 시집을 발간했는데 출판 기념회를 못한다든가 이런 어려움들이 있는 거죠. 그런데 다행입니다. 우리 문학 쪽에는. 다만 공연이든가 무대 예술을 하는 분들은 대면 접촉을 해야 되는데.

●윤> 그게 어렵죠.

○강> 하지를 못하는 거죠. 다만 더 어렵게 만드는 거는 문화예술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그런 부분들이 더 문화 예술인들한테는 아프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윤> 예. 그게 이제 아직 확정은 아니고 도와 의회가 또 그것 때문에 좀 싸우고 있는 모양인데, 근데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좀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는 것이 지금 다들 모이기 어려운 상황이기는 합니다만은 예술인들이 그만큼 타격을 많이 받고 있다는 그 부분, 본질에 대해서는 좀 기억을 양쪽에서 하면서 그와 관련한 대책을 세워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강>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은 최고로 가치를 삼아야 되는 건 맞습니다만은.

●윤> 예. 이런 얘기할 때 좀 조심스러우시죠?

○강> 네. 맞습니다.

●윤> 사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때가 굉장히 좀 면구스럽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합니다만, 근데 그만큼 좀 어려운 상황이라는 거는 아마 많은 분들께서도 이해를 하실 거라 생각이 듭니다. 오늘 문학과 관련된 얘기들을 하다 보니까 사실 이런 말하기도 그렇지만은 저희 학교 다닐 때만해도 문학 관련된 잡지들이 굉장히 많았던 거 같습니다. 근데 최근에 그 이름들이 안 보이는 것들이 좀 많이 늘어나고 있죠. 근데 ‘제주작가’라는 그 제주작가회의의 계간지는 그래도 제가 꾸준히 좀 나오고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다행이기는 합니다만, 좀 여건이 예전보다 쉽지는 않으시죠? 확실히.

○강> 그럼요. 예를 들면은 제주작가 그 책이 1년에 4번 계간지로 나옵니다. 전국에서 이렇게 지역에서 나오는 게 인천하고 제주도뿐입니다. 물론 1년에 반년 간지로 두 번 나온다든가 한번 나오든가 하는데, 제주에서는 제주작가 4번을 어렵지만은 내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지역적인 어려움들이 또 있다는 거 아닙니까. 지역이다 보니까 작품 발표의 기회라든가 지면이라든가 이런 게 어렵기 때문에 어렵지만, 광고받기도 어렵고, 어렵지만은 그래도 말 그대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윤> 예. 꾸준히 좀 이어졌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말씀들도 많이 하시던데, 물론 다들 어려운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저도 이거 계속해서 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몇 권 구독을 하고 있었거든요.

○강> 고맙습니다.

●윤> 생색도 내버렸네요. 작가회의의 회장을 올 초에 맡으셨다면서요?

○강> 네.

●윤> 작가회의에서 올해 혹시 계획하고 있거나 준비하는 일이 있으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강> 네. 가장 먼저 하는 게 지금 여름호 거의 원고 마감을 해가지고 좀 들어갔구요. 또 4.3 작가가 쓰는 4.3 생애사라는 채록집이 있습니다. 이제 조만간에 나올 예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 4.3문학기행을 가야되는데 장마 예보로 해가지고 이거는 좀 미뤄질 거 같구요. 어쨌든 5.18, 광주에서 열리는 문학제도 같이 참가를 합니다. 올해가 광주 5.18 40주년이고 한국 전쟁 70주년, 또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지역들을 이렇게 찾아가는 행사들을 하반기에 계획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중심으로 해가지고 좀 아픈 땅을 문학으로 치유하는 그런 계획들을 하반기에도 계속 계획하고 있는데 다만 코로나 상황이 좀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윤> 정말 이놈의 코로나는 언제나 끝날 건지 걱정이기는 합니다. 그 치유를 얘기하셨는데 사실 문학이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치유의 힘이죠. 그 마음 꼭 잊지 않고 도민들을 위해서 또 우리 국민들을 위해서도 많은 좋은 작품들이 나왔으면 좋겠구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만 짧게라도 도민들께 좀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리죠.

○강> 네. 어쨌거나 이 자리에서 4.3 얘기만 너무 많이 한 거 같은데 그렇지 않구요. 개인적인 작품들도 계속 써내고 있다는 말씀을 우선 말씀을 드리고 또 저희들이 거듭 말씀드리지만은 여기에 자족하지 않고 더욱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윤> 예. 잘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좋은 기회에 많이 좀 만나 뵜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하구요. 저희는 다음 기회에 뵙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강> 고맙습니다.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