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 신청곡
우리딸 최고다!
오래만에 가족들과 함께 바람도 쐘겸 서귀포 오일장에 갔어요.
집안에만 갇혀 있다가 시장에 나오니 사람사는 느낌이 들어서 정겹고 기분이 좋습니다.오일시장에 가면 저희가족이 꼭 들리는 곳이 있어요. 국밥집에가서 순대국밥과찹쌀순대 그리고 멸치국수랑 떡볶이 김밥 이렇게 푸짐하게 먹고 난 후 디저트로 튀김가게에 들러 도넛츠를 먹는거예요. 방금 튀겨서 나온 따끈따끈하고 토실토실한 찹살도넛츠을 설탕에 듬뿍 묻혀서 한입 주~~욱 베어 먹으면 겉은바삭하고 입안에서는 쫄깃쫄깃 팥의 달콤함이 사르륵 녹아 내리는 그맛을 알기에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수가 없어서 그날도 당연히 그튀김집으로 갔습니다. 아쉽게 도넛은 한개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아주머니는 이제 막 도넛 모양을 만들고 계서서 시간이 좀 걸리겠다 싶었죠. 사장님은 10분 있다가 오면 먹을수 있다고 하셔서 시장 한바퀴돌고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희가족은 시장을 돌면서 옛날과자도 사고 과일도사고 해서 얼추 시간이 된것 같아 저희부부는 물건들고 차에 먼저 가있고 아이들보고 사오라고 시켰습니다. 한참이 흘렀는데도 아이들이 오질 않는거예요. 무슨일인가 싶어 가보려고 할찰나에 주차장으로 걸어오는 아이들 모습이 보이더군요. 딸아이가 화가 많이 난듯 씩씩거리며 오드라구요. 무슨일이냐고 묻자 딸아이는 분이 안풀리는지 제주할머니들 너무 싫다고 투덜대드라구요.
동생이랑 찹쌀도넛 살려고 갔는데 먼저온 할머니두분이 계셔서 딸아이도 할머니 뒤에 줄을서서 기다렸답니다. 도넛이 나오자 앞줄에 계셨던 할머니가 2만원어치 그옆에계셨던 할머니가 2만원어치 그다음 우리딸 차례였는데 몇개 안남은 도넛이 팔릴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딸아이 차례까지는 도넛이 충분이 남아있었답니다. 그런데 앞에서 2만원어치 구매하신 할머니가 뭔가 아쉬우셨는지 딸아이 몫까지 몽땅 사가지 가신거예요. 딸아이는 뭐라고 말도 못하고 속만 애태우고 있었죠 가게사장님이라도 딸아이한테 얼만큼 살건지 물어라도 보시지 기다리는 손님한테 전혀 신경을 안쓰셨다고 하더라구요 딸아이가 너무 놀라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난거예요. 너무 억울하다며 가게사장님한테 말도 못하고 돌아올수 밖에 없었답니다. 집에가는 내내 다신 그집 도넛츠 안사먹을거다 사장님이 눈치도없다는둥 할머니 정말싫어 하면서 투덜 대면서 집으로 왔네요.
저는 우리딸이 정말로 그집 도넛을 안먹을줄 알았거든요.
웬걸요. 다음 오일장때 갔더니 제일먼저 가서 기다렸다가 미리 5천원어치 사가지고 왔어요. 투덜대긴 했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우리딸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