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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3년3월15일(수) <오늘의 시선> 중학생 노트북 지급과 학교밖 아이들 (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 안재홍 이사장)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매주 수요일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입니다.

오늘은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의 안재홍 이사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 안녕하세요. 안재홍입니다.

윤: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해 주실 건가요?

안: 김광수 교육감의 10대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중학생 스마트 기기 지원’의 일환으로 일명 ‘드림 노트북 사업’으로 불리는 노트북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7일까지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노트북 보급 얘기부터 학업을 중단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까지 함께 고민해보겠습니다.

윤: 노트북을 모든 중학생들에게 지급한 것은 아니죠. 법정 대안교육기관에 속한 중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건 아직 결정되지 않았죠?

안: 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2010년생입니다. 이중 법정 대안교육기관에 속한 중학생 10여 명에게 노트북을 지급하는 일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합니다. 사실 대안교육기관뿐만 아니라 학교을 중단한 아이들까지 포함하면 제법 될 겁니다. 행정적으론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제주에 살고 있는 2010년생들이 모두 노트북을 지급받는다면 그래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노트북을 지원하는 것은 학생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할 수 없는 사항인가요?

안: 제주에는 2019년에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학교 밖 청소년 교육지원 등에 관한 조례’가 있습니다. 이 조례는 학교 밖 청소년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와 교육받을 권리를 충족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여 학교 밖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등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례 8조에 따르면, 도교육감은 학교 밖 청소년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교육을 지원할 수 있고 학교 밖 청소년의 학업복귀 및 학력취득을 위한 교육활동을 장려하기 위하여 교재비 및 중식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육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노트북을 대여해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윤 : 그러면, 대안교육기관에 다니는 아이들을 포함해 제주에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은 얼마나 되나요?

안: 지난해 6월에 교육청에 정보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경우 18,925명 중 184명, 초중학교는 61,718명 중 257명입니다. 전체 학생 중 약 0.55%정도 되는 걸로 나타납니다. 고등학생만 놓고 보면 약 1%정도 됩니다. 초중학생의 경우 홈스쿨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진로변경이나 부적응, 사망 등 사유가 좀 더 다양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자퇴로 표기가 되고 부적응, 질병, 해외출국, 진로변경 등 다양한 사유가 있습니다. 초중학생의 경우에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유예나 면제로 표기가 됩니다. 검정고시를 통과하게 되면 면제로.

윤: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추세인가요?

안: 2021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생은 0.91%(19,163명 중 175명), 초중학생은 0.32%(60,439명 중 192명)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에는 고등학생이 1.25%, 초중학생도 0.47%였습니다. 2019년에는 고등학교와 초중학교가 각각 1.17%, 0.51%로 2018년 0.96%, 0.45%. 그러니까 증가추세이다가 2021년에 낮아진 것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통계치다 보니까 코로나 첫해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코로나의 증가추세가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적인 통계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2021년 전국의 초·중·고교 학업중단 학생 수는 4만2755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만2261명이었다가 2020년 3만2027명으로 줄어든 뒤 다시 늘어났습니다. 전체 학생 대비 학업중단 학생의 비율도 2019년 0.96%에서 2020년 0.6%까지 떨어졌다가 2021년 0.8%로 높아졌습니다.

윤: 아이들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 이유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안: 눈여겨 볼 점은 전국적으로 중학생들의 학업중단 비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업중단 사유 중 해외출국이 가장 많은 반면 중학생의 부적응이나 기타 사유들로 중단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몸도 자라고 마음도 쑥쑥 자라는 시절이죠. 감성이 가장 예민한 시기인 중학교 시기에 아이들의 상담이나 관심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윤: 그래서 제주에서도 학업을 중단한 중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주도 교육청에서 운영한다고요?

안: 제주도교육청에서 학업중단 중학생들을 위해 기존에 운영하던 함성교실(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실)을 꿈샘학교(꿈이 샘솟는 학교)로 변경해서 운영한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기존에 교실을 학교로 운영하겠다는 겁니다. 함성교실은 기수별로 1년에 4번 모집해서 운영했다면 꿈샘학교는 학기제로 학기당 20명 정원으로 보통교과, 대안교과,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이 다채롭게 운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첫 출발부터 성공적이긴 쉽지 않겠지만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제주도 교육청만의 학업중단 중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잘 운영되길 바랍니다. 참고로 2023학년도 1학기 정시모집 3.22.(수)~4.3.(월)까지라고 합니다. 제주도교육청 산하 탐라교육원으로 문의하면 된다고 합니다.

윤: 아이들의 학업 중단을 막기 위해 ‘학업중단 숙려제’라는 제도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제도인가요?

안: 「초·중등교육법」 제28조에 6항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학업 중단의 징후가 발견되거나 학업 중단의 의사를 밝힌 학생에게 학업중단에 대하여 숙려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학교의 장은 그 숙려기간을 출석으로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제6항에 따른 학생에 대한 판단기준, 숙려기간, 숙려기간의 출석 일수 인정 범위 등에 필요한 사항은 교육감이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업 중단 위기 학생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학업중단을 예방해보겠다는 취지입니다. 학업중단 의사를 밝히거나 징후를 보인 학생에게 전문 상담과 함께 숙려 기간을 갖게 하는 학업중단 숙려제를 통해 다시 학교에 남는 학생의 비율이 제주도의 경우 65%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숙려제가 효과가 높은 셈입니다. 다시 학교에 남는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경기도의 경우 90% 이상의 학생이 학업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잘 운영된다면 학업중단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학업 중단 숙려제가 잘 운영되면 좋겠군요. 숙려기간이나 구체적인 사항들을 소개한다면?

안: 참여대상은 학업중단의 징후가 발견된 학생이나 학업중단의 의사를 밝힌 학생입니다. 담임교사, 전문전문상담(교)사, 진로·진학 담당교사 등의 협업을 통해 학업중단 징후가 있다고 진단한 학생 등이나 유예 신청서나 자퇴원을 제출한 학생들도 해당이 될 텐데 최소 2주~최대 7주(공휴일 포함), 당해 학년도에 3회까지 허용됩니다. 상담프로그램, 체험프로그램 등 학생 맞춤형으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에는 수업을 듣지 않아도 출석이 인정되는 거죠. 숙려기간 종료 후 학업에 복귀하는 경우에는 학생이 학교생활에 원만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속적 관리합니다. 학생을 대상으로 주기적 상담 시행, 필요에 따라 행복교실(학교 내 대안교실), 공립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중학교: 함성교실, 고등학교: 어울림학교) 등 안내하고 숙려기간 종료 후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에는 중단 유형에 따라 적시에 맞춤형 교육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윤 : 경제적 사정이나 학내 따돌림 등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싶은 이유도 다양할 것 같은데요?

안: 경제적 사정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한 지원시스템을 좀 더 촘촘하게 구성하는 것이 우선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서적 관리도 필요하고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의 학업 중단 비율이 더 높다는 통계도 나와 있는데 정서적인 어려움은 대부분 차별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학교안의 모든 폭력적 상황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키가 클 수도, 작을 수도. 말이 느릴 수도, 빠를 수도, 운동을 잘 할 수도 못할 수도, 몸이 클 수도, 작을 수도, 살이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이런 다름을 존중하는 것에서 사회는 진보하는 것. 아이들이 사람을 인식하고 대하는 방식을 접하는 공간이 학교라는 걸 기억했으면 합니다.

윤: 학교가 모두가 맞을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학업을 중단하는 아이들도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겠죠.

안: 부부가 이혼을 할 경우에도 숙려기간이 있죠. 숙려기간을 지나 다시 결합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갈라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학교가 도저히 맞지 않아 그만두는 친구가 생길 수 있지만 이런 친구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학교를 그만둔 문제아가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개척자로 봐 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학교밖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법과 조례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윤: 오늘은 노트북 얘기에서 시작해 학교밖 청소년들 학업을 중단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우리 사회가 학교 안이든 밖이든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대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

지금까지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의 안재홍 이사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