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10월 15일(화) [키워드뉴스] 국감이냐 곶감이냐/조국의 35일(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키워드 뉴스.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김/ 안녕하세요.
윤/ 오늘의 키워드를 알아보겠습니다.
김/ 국감이냐 곶감이냐, 입니다
윤/ 국감이냐 곶감이냐... 운을 맞췄습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김/ 지난 8일과 오늘, 이틀 제주도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가 실시됐습니다. 지난 8일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오늘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제주도청을 찾아 원희룡 지사와 관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질의도 하고, 이런저런 주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국정감사에서 나온 의미 있는 얘기들을 좀 추려서 전해드릴까 합니다.
윤/ 그럼, 어떤 내용부터 먼저 이야기해 볼까요.
김/ 오늘 농림축산식품위원회에서 나온 지적인데요. 각종 난개발로 제주사회 내 갈등이 첨예한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주변 눈치를 보느라 도민을 도외시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윤준호 국회의원의 지적입니다.
윤/ 난개발로 인한 갈등 어제 오늘 일 아니잖아요?
김/ 개발사업으로 인한 제주의 갈등... 이젠 그냥 익숙해져야 하나 싶은 지경입니다. 세계환경수도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지금 모습은 뭐랄까, 이러다가 ‘세계갈등수도’로 인정받을 수 있겠다 싶은 그런 수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주도... 이렇게 갈등이 심각한 적 있었을까요. 도내 갈등 하면 쉽게 강정마을을 떠올리게 되는데... 지금은 제주 지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갈등상황이 초래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현재 제주도가 가장 심각한 갈등 국면이라고 말해도 무방해 보입니다.
윤/ 오늘 국감에서 윤준호 의원은 도내 갈등에 대해 뭐라던가요.
김/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국회의원은 원희룡 도정의 갈등관리 능력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윤준호 의원은 “2019년 갈등관리종합계획 보고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는데요. 원희룡 지사가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는데 이 보고서를 보면 갈등주의보가 13건, 갈등경보가 2건으로 제주사회가 다양한 현안을 두고 찬반 간 입장이 매우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겁니다. 즉, ‘화합과 통합’... 말 뿐이라는 거죠.
윤/ 아픈 지적입니다.
김/ 윤준호 의원은 “제주도가 인구도 늘어나고 있고 양적으로는 성장하고 있는데 ‘도민의 삶이 질적으로 성장했느냐’를 물어봤을 때 높은 점수를 주기는 곤란한 상황”이라며 “일반적인 공공갈등의 주요 원인은 관 주도적인 결정 방식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주민 의견과 대립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참여를 배제하거나 의견 수렴을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등 관료주의적 행태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원희룡 지사를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윤/ 근데, 이미 도내에서도 제기되는 얘기 같습니다?
김/ 그렇습니다. 각 시민 사회단체에 계속 얘기해오고 있죠. 도내 언론들도 지역 갈등을 해결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고요. 하지만 ‘마이동풍’이랄까요. 갈등 해결의 능력이 있지만 그걸 발휘하지 않는 건지, 아니면 그럴 능력이 없는 건지 의문입니다.
오늘 국감에서 윤준호 의원의 문제제기가 받아들여지면 좋겠습니다.
윤/ 현재 도내 갈등하면 제2공항, 동물테마파크... 비자림로 등이 대두되는데요.
김/ 국감에 나선 국회의원들도 유심히 바라본 부분입니다. 윤준호 의원은 제2공항과 대명 동물테마파크 사업으로 인한 갈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는데요. 윤 의원은 “제2공항 갈등이 굉장히 심해졌는데 이와 관련한 도민 공론화 요구를 원 지사가 거부한 상태”라며 “제주도에서 주민을 도외시하는 경우가 반복된다면 도정에 대한 신뢰를 잃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대명 동물테마파크 사업, 비자림로 확장사업 등 찬반이 갈리는 사업에 대해선 더 깊숙이 들어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한데도 원 지사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주변의 눈치만 보지 말고 도민의 마음을 안고 적극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지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윤/ 날카롭고 아픈 지적일 텐데, 원 지사는 뭐라고 답을 했을까요.
김/ 원희룡 지사는 “결과적으로 아직 갈등이 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더 노력해서 갈등이 최대한 해소될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줄여서 ‘잘 하겠다’고 답한 거죠.
윤/ 그런데 오늘 국감에서 갈등을 격화하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김/ 오늘 오후 국감 추가 질의 시간에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제주 제2공항' 얘기를 꺼내들며 전문 시위꾼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근거 없는 비난을 했죠. 자한당 김태흠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인데요. 갑자기 추가 질의시간에 "제주 제2공항 문제가 강정마을 해군기지와 같이 논란에 빠질까 우려스럽다“면서 "제2공항의 필요성은 말할 나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잖아요? 제2공항 관련 국감을 하는 자리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무슨 답을 내리듯이 말한 겁니다. 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제2공항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근거 없는 루머들을 퍼트리고 왜곡한다면서 ”지역주민들도 아니고, 과거 강정마을처럼 전문 시위꾼“이라고 비하했습니다. 직업이 시위꾼이라고요.
윤/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서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에 대한 폭력행위를 사과한 바 있잖아요? 마을회가 평화활동가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고요.
김/ 그러니 갈등을 불을 지핀다고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죠. 피해 주민들이 안타깝고 나름 제주의 환경을 걱정해서 팔 걷어붙인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피해주민들이 생업을 접고 거리로 나오라고 주문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여하튼 김태흠 의원의 이와 같은 비하발언에 원희룡 지사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제2공항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동안 공청회, 설명회, 보고회를 물리적으로 원천봉쇄했다"고 답했습니다. 어쩐지 좀 합이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죠. 김태흠 의원이 이 얘기를 본질의 시간에 한 것도 아니고 갑자기 추가 질의 시간에 꺼내든 건데...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제주도 혹은 제2공항 찬성 진영으로부터 요청을 받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윤/ 어떤 얘기가 있었나 하나 더 들어볼까요.
김/ 제주도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해양에 추진되고 있는 대정해상풍력 발전 사업에 대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제주도가 어업인들의 반대에도 대정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수수방관하고 있고, 제주 해역에 120여 마리 정도 밖에 없는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 서식 환경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윤/ 이거 역시 제주 지역 사회에서 계속 거론되는 얘기네요.
김/ 그렇습니다. 그래도 국회의원들이 이런 얘기를 국감에서 딱 꼬집어서 원희룡 지사에게 얘기하니 발언의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운천 의원이 오늘 국감에서 “정부와 제주도가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한복판에 해상풍력발전을 추진하려 한다”면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윤/ 대정읍 일대해양...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지로 주목받으며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잖아요?
김/ 남방큰돌고래... 국제기구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으로, 우리 정부에서도 2012년 보호 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했고요.. 제주도 역시 2012년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포획을 원천적으로 금지했고, 2015년에는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에서 남방큰돌고래의 생태 연구를 진행하며 종보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정해상풍력발전 건설 사업이 추진되면서 핫핑크돌핀스 등 환경단체들은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윤/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요구도 했고요.
김/ 그렇습니다. 고래도 사람도 같이 좀 살자는 거죠. 정운천 의원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라는 슬로건이 “제주도에서 사용하는 프레임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제주 다른 해역에서 여러 개소의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에 굳이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이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것이냐”고 꼬집었습니다.
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제주... 이 슬로건을 무색케 하는 장면들이 많이 노출되고 있죠.
김/ 정운천 의원은 “제주도청 ‘해상풍력심의위원회’ 의사록을 확인해본 결과, 사업자 측에서 마을주민 74.4%가 사업을 찬성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총 약 600여 명의 마을 주민 중 86명이 참석하여 64명이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제주도 광어양식업자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해상풍력발전 추진으로 인근 양식업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 지역 양식업자들이 해상풍력발전단지 공사로 인해 양식장으로 공급되는 바닷물이 오염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 의원은 이런 이유로 “해상풍력발전은 어업인 및 해양환경 피해를 최소화 하는 곳에서 추진되어야 마땅하다”며 “제주도와 정부가 사업을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윤/ 다양한 지적들이 제기됐는데... 귀를 기울이고 잘 반영해서 갈등을 풀 수 있었으면...
김/ 국감에 나온 여야 의원들은 제주 난개발 문제와 그로 인한 심각한 지역 갈등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우려했습니다. 국감... 행정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자료도 많이 준비해서 제출해야 하고 그만큼 시간 소모되고 굉장히 피곤한 일이거든요. 수고했죠. 하지만 그냥 국감이 끝났다고 해방감을 만끽할 게 아니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주문을 적극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야 이번 국감이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곶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윤/ 다음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김/ 조국의 35일, 입니다.
윤/ 조국 장관이 전격 사퇴했죠.
김/ 네. 먼저 어제 조국 법무부장관이 돌연 사퇴했습니다. 어제 오후 2시에 발표됐습니다. 조국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은 지난 10월 8일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가 발표됐습니다. 또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검찰 개혁에 속도를 높이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사퇴 소식에 여러 분석이 분분합니다.
윤/ 조국 전 장관의 사퇴 입장문에 사과도 있었죠.
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어제 발표한 사퇴 입장문에서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면서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소회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습니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했습니다. 또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합니다.”라면서 사퇴의 뜻을 밝혔습니다.
윤/ 그래도 검찰개혁의 필요성 다시 한 번 강조 했죠?
김/ 그렇습니다. 조국 전 장관은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고, 어느 정권도 못한 일”이라면서 당위성을 밝혔는데요. 더는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고, 자신이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윤/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고 말했는데, 오래 회자될 것 같은 표현입니다.
김/ 검찰개혁을 위해서 조국 전 장관을 지켜야 한다는 집회도 크게 일었죠. 지난 주 토요일에는 제주도에서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라며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린다.”고 검찰개혁 완수를 희망했습니다.
윤/ 입장문에 가족들 얘기도 있었죠?
김/ 그렇습니다. 조국 전 장관은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럽다.”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조국 전 장관의 입장은 그렇고... 정국이 어떻게 풀릴까요.
김/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 계산기를 바쁘게 돌리는 모양새입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인데요. 조국 전 장관이 사퇴에 그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죠.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비토를 에너지 삼아 보수층의 집결이 얼마간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비토 대상이 사라져서 자유한국당 등이 어떤 동력으로 내년 총선까지 밀고 나갈 수 있을 것이냐는 그런 부분이 있고요. 또 조국 전 장관의 사퇴로, 진보 진영이 결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따릅니다. 아무래도 위기의식을 느끼는 진영의 활동성이 더 크게 나타나기 마련인데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국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이냐,입니다. 이런 상황까지 왔는데 검찰 수사 결과에 알맹이가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비토 여론이 거세게 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윤/ 검찰개혁 완수할지, 수포로 돌아갈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김/ 당연한 얘기일 텐데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혁의 성역은 있을 수 없죠. 투명하고, 국민을 위한 공무집행이 이뤄질 수 있는, 그리고 권력기관과 기득권을 보다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하는 일애 한계가 있을 수 있을까요. 계속 이어져 나가야겠죠. 그에 대해 현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답 중 대표적인 내용이 공수처 설치인 것인데요. 내년 총선까지 계속 이어지게 될 이슈로 보입니다.
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키워드 뉴스>, 제주투데이의 김재훈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