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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제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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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월 3일(월) [초대석] "서로 조금만 더 표현을 한다면 충분히 함께 살아가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이 되지 않을까요?"(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나오미 홍석윤 센터장)

■ 방송 : 제주MBC 라디오 <라디오제주시대>

         제주시 FM 97.9 서귀포시 FM 97.1 서부지역 FM 106.5 (18:05~19:00)

■ 진행 : 윤상범 아나운서

■ 일시 : 2020년 2월 3일(월)

■ 대담 : 홍석윤 센터장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윤상범> 오늘 <라디오 제주시대>에서 만날 분은요.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 곁에서 함께 하시는 분입니다.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나오미의 홍석윤 센터장께서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홍석윤> 네. 안녕하십니까?

●윤> 예. 제가 센터장님이라고 소개를 해드렸는데 신부님이시죠?

○홍> 네.

●윤>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라고 제가 소개를 해드렸습니다. 나오미 센터라고도 많이 알려져 있구요. 그렇게 불리고 있고, 이곳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를 부탁드릴까요?

○홍> 나오미 센터는 제주교구에서 운영하는 이주민 결국 외국인들을 위한 센터입니다. 현재 저와 한국인 사무국장님 그리고 한국인 수녀님, 루마니아 출신 수녀님, 베트남 수녀님 그리고 시리아에서 난민으로 들어온 아메드라는 청년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거주자를 돕는 곳인데요. 사실 돕는다고 하면 일방적인 관계처럼 보이거든요. 그보다 나은 설명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을 인용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2018년에 이민의 날 담화문에서 교황님께서 이주민들을 환대하고 보호하고 증진하고 통합하라, 이렇게 하셨거든요.

쉽게 설명을 드리면 아까 저희 직원 시리아 출신 아메드 이야기를 하면 저는 그 친구를 기쁘게 받아들이고 저와 함께 일을 하겠죠. 저도 그의 덕을 많이 봤구요. 그리고 지금 아메드는 공부를 더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와 아메드는 센터에서 제주도를 위해 더 좋은 일을 하겠다는 것이죠. 이런 과정이 제주에 결혼해서 오신 분들, 일하러 오신 분들, 단기든 장기든 어떤 형태로 왔던지 간에 우리는 그들을 환대하고 보호하고 증진하고 통합할 것, 이게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일입니다.

●윤> 외국에서 오신 이주민들을 위한 활동을 하신다는.

○홍> 모든 외국인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죠.

●윤> 사실 아까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좀 전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주민을 환대하고 보호하고 증진시키고 통합하라는 말,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은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당연한 이야기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당연히 잘 이루어지고 있다면, 나오미 센터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겠죠?

○홍> 네. 맞습니다.

●윤> 그 나오미 센터라고 말씀을 들었는데 나오미라는 이름이 궁금하네요.

○홍> 종교적인 부분의 이야기여서 좀 어렵지만 간략히 말씀드리면 성경에 나와 있는 한 인물이에요. 그 한 가정의 이야기인데 기근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었던 한 가정이 베들레헴에서 모압 지방으로 이주해 가거든요. 결국 난민이고 이주민인 그 가정의 이야기예요. 그 가정의 엄마, 나오미라는 분이 바로 엘리멜렉이라는 분의 아내입니다. 근데 남편은 먼저 세상을 떠나고 두 아들도 일찍 죽어버리죠. 그래서 나오미는 두 며느리와 함께 살게 됩니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며느리 한명은 돌아가 버리고 마지막 남은 룻이라는 며느리가 남게 되죠. 이 룻이라는 인물이 바로 나중에 후손이 다윗 왕이 나오게 되는 것이죠. 결국에는 이주민이고 난민이었던 두 여인의 그 기구한 삶이 나중에는 위대한 왕이 탄생하는 그 과정을 낳게 됩니다.

●윤> 그런 성경의 이야기 속에서 가져온 이름이군요.

○홍> 그렇죠. 그 나오미이죠.

●윤> 사실 종교가 없더라도 성서, 신약 성서 정도는 읽으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또 구약까지 읽으신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생각해 보니까 모세도 난민이었습니다.

○홍> 맞죠.

●윤> 지금 종교적인 배경을 기반으로 이렇게 나오미 센터라는 곳이 만들어졌는데 아무래도 말씀하셨듯이 그러니까 제주에 온 외국 이주민들, 모든 이주민이라고 말씀하셨죠. 그러니까 난민도 있고 외국인 노동자들도 있고 그분들과 다 연관이 돼 있는데, 아무래도 도우시면서 또 함께하시면서, 배우시면서 한 경험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어떠세요?

○홍> 제가 3년차 되어서 아직 깊지는 못한데요. 처음에 천주교에서 접근을 했던 건 외국에서 시집온 분들. 국제결혼의 가정을 돕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점차적으로 법적인 제도 안에서 그분들에 대해서 도움을 많이 주고 있기 때문에 이제 천주교에서는 그 부분은 조금씩 접게 되구요. 그 다음에는 노동자의 문제에 접근을 하게 되죠. 하지만 노동법도 점차적으로 그들의 인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지켜주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그보다 더 많은 소외된 계층들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그 부분에 대해서 더 집중적으로 요즘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2018년에 예멘 난민 문제가 불거지게 됐던 것이죠. 뭐, 앞의 두 부류는 법이 잘 제정돼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데 난민 문제는 법은 있지만 어떻게 행동하고 그들과 함께 해야 되는지는 없어가지고 저희가 이 부분에 대해서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윤> 앞서 말씀하신 두 사례의 경우에는 우리 사회가 사실 그동안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왔고 그 안에서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해서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개선되어 오면서 지금도 사실 완벽하다고 할 수 없고 제대로 다 돼 가고 있는가라고 생각하면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이 안 좋은 쪽으로 시선을 돌리시면서 그것이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의 문제와 그 다음에 난민 문제까지도 지금 오셨다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난민 얘기하셨지만은 사실 우리 사회가 그렇게 대규모로 난민을 받아본 역사가 없었기 때문에서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혼란이 많았던 시기였던 거 같습니다. 그 때 난민들을 돕는 업무를 시작하시면서도 사실 좀 막막하셨을 거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홍> 그렇습니다.

●윤> 지금 나오미 센터 그러면 업무는 어떻습니까? 주 업무가 난민 분들을 도우는 일인가요?

○홍> 아니죠. 이주민들을 돕는 업무는 그대로 하고 있구요. 난민 문제는 시급하게 다가왔고 제도적으로든 시민 사회 안에서도 그들에 대해서 접근하는 방식이 너무나 협소하였기 때문에 지금 저희가 그 부분을 좀 더 크게 하고 있는 것뿐이죠.

●윤> 그 나오미 센터에서 예멘 난민 문제로 많은 지원을 하셨고 지금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처음에는 사회적인 쇼크이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좀 어떻게 돼 가고 있나요?

○홍> 2017년 12월 중순부터 예멘 친구들이 들어왔는데요. 사실 2018년에 출도 제한 조치를 해요. 제주도에서. 그래서 이 친구들이 육지로 전에도 들어왔고 육지로 자주 출입이 쉬웠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출도 정지를 하면서 제주도에 500명이라는 인원이 갑자기 남게 되어서 이슈가 더 커졌던 것이죠. 그래서 그 이후로는 어쨌든 난민 신청자를 보면 월평균 23명 정도. 그 중에 중국 분들이 10명 정도 되고 있어요. 그런데 중국 분들은 저희한테 도움을 청하러 오지는 않구요. 다른 분들이 저희에게 많이 오시는데 일단 숙식 제공이나 의료 그리고 일자리 등등을 저희가 함께 하면서 알아봐 주고 있습니다.

●윤> 예. 예멘 분들 같은 경우에는 당시에도 그랬는데 사실 도민들의 시선이 그렇게 곱지가 않았던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아닌 분들도 굉장히 많았었지만, 지금은 제주 분위기를 어떻게 보세요?

○홍> 사실 그들에 대해서 많은 걱정을 했었는데. 두려워하기도 했고 하지만 문제들이 드러나지 않았거든요. 사실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 않았나. 지금은 그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생각하지는 않구요. 오히려 더 저희가 난민들과 함께 조심히 그리고 더 열심히 살도록 주의는 하고는 있습니다.

●윤> 저희가 그 당시에 반대하시는 분들 인터뷰도 좀 한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극렬하게 반대를 하셨었거든요. 걱정하셨던 게 범죄, 테러, 이런 것들이었었는데, 이러한 것은 없죠. 지금까지.

○홍> 없죠.

●윤> 예. 근데 아직도 글쎄요. 이해를 다 하고 계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재 예멘 난민 등을 포함해서 센터에서 지원하는 분들은 어느 정도 되시는지, 사실 지원 받기를 원하는 분들을 다 책임지기가 쉽지는 않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홍> 맞습니다. 일단 저희가 한 가정 안에 아이 5명이 온 집이 있는데 여기는 부모에 문제가 있어서 아예 저희가 키우기로.

●윤> 아, 그래요?

○홍> 성인이 될 때까지는 저희가 돌봐주기로 했거든요. 강우일 베드로 주교님께서도 그걸 허락을 해주셨고 얘들을 학교로 보내고 유치원을 보내고 하면서 저희가 키우고 있는데, 사실 여러 분들이 많이 후원을 해주시고 도와주셨어요. 싫어하시는 분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 힘을 얻어서 하고 있습니다. 근데 저희가 100% 다 해줄 수는 없구요. 스스로 해나갈 수 있도록 함께 동반자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저희의 임무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 예. 지금도 제가 듣기로는 월 평균 한 100건 이상 상담을 하고 계신다는 얘기를 들은 거 같습니다만.

○홍> 네. 맞습니다. 적게는 100건이구요.

●윤> 아, 그게 적게인가요?

○홍> 예. 이분들이 어디 가서 말이 안통하고 하소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특히 몸이 아픈 경우 이럴 때 저희에게 많이 찾아오는 편이거든요.

●윤> 그분들도 참 막막하고 사실 찾아갈 때를 알기도 쉽지가 않을 거 같습니다.

○홍> 네. 맞습니다.

●윤> 얼마 전에 한 은행이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아서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계좌를 정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논란이 됐었는데, 그 때 나오미 센터를 비롯해서 인권 단체들이 국가 인권위에 진정서도 제출하셨던 걸로 알고 있거든요. 사실 이런 일들이 종종 발생을 하나봐요?

○홍> 사실 종종 발생한다라기 보다 너무 쉽게 그들을 대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사실 이건 외국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약자에 대해서 우리가 좀 소홀히 대하는 부분에 이 사건이 같이 곁들여진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 직원 한명이 아까 저희가 얘기했던 아메드라는 저희 직원이 같이 걸려 있거든요.

●윤> 그 대상자에요?

○홍> 대상자 안에. 그러니까 시리아라는 나라의 들어온 사람들을 계좌를 다 막아버린 것이죠. 그런데 이 친구는 귀화 시험을 다 합격했고 한국어도 잘하고 통역으로 일하고 있고 관공서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여러 가지를 다 이해를 한다하더라도 여러 문제가 있으면 나라에서 계좌 정지도 할 수가 있고 여러 가지 제재도 할 수는 있지만 본인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 은행에 갔는데 갑자기 다 막혀버려서 이유도 모른다는 것. 그런데 저희 직원은 저희와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방법을 알고 있었고 그들에게 알려줄 수 있었거든요.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었고.

●윤> 모르는 분들, 사실 외국인 분들께서는 대부분 이런 과정들을 모르실 텐데, 당하면은 굉장히 막막한 상황들이 벌어지겠군요.

○홍> 예. 맞습니다.

●윤> 말씀하신 대로 이게 합법적인 상황, 불법적인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물론 거기에 대해서는 가려가면서 행정적인 조치를 해야겠지만 당사자에게 통보조차도 안하는 것은 너무 쉽게 보고서 하는 것이 아니냐. 그 행동 자체가.

○홍> 예. 그렇죠.

●윤> 그것이 사실 우리 사회의 인식과도 좀 관련이 돼 있을 거 같아요. 이 난민 관련한 문제는 글쎄요. 지금 세상이 계속 이렇다 보니까 앞으로도 나올 수밖에 없는 문제 같기도 하거든요. 계속해서. 이쪽 일을 하시는 입장에서 난민들에 대한 혐오의 시선을 갖고 계신 분들께. 혹시 해주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은 어떤 게 있을까요?

○홍>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가깝게는 경제 난민으로 일본에 미등록자로 사셨던 분들도 많이 있구요. 6.25 전쟁 난민도 있었고 4.3 난민 때도 있었고 일제강점기 때 난민도 있었고, 사실 저희는 그 난민 생활하시면서 힘들게 삶을 이겨내신 분들의 자녀들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누구를 혐오하면서 살 것인가.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할 거 같아요. 언제부터인가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혐오의 내용들이 넘쳐나거든요. 그런 마음보다는 그들을 조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분들은 한국에 오래 살겠다. 이런 마음 별로 없어요. 난민 분들은 어느 정도 자기 나라가 안정되면 돌아가 살고 싶다고 하는 게 꿈이거든요. 그래서 여기에 항구적으로 살면서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다. 조금만 보호해주면 그들은 돌아가서 자신들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가 당분간 함께 살아가는 분들일 뿐이다. 이렇게 좀 안심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윤> 그 말씀 하시니까 저도 갑자기 재일제주인분들이 생각이 나네요. 그분들도 고향에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셨던 분들, 지금 못 돌아오셨던 분들도 계시지만 항상 고향을 그리면서 살았었죠. 안정만 되고 살아가는데 문제만 없다면은 왜 고향을 등지겠습니까?

○홍> 맞습니다.

●윤> 그 난민뿐 아니라 아까 이주민,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상담도 하시고 돕는 일도 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이주민 또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하는 우리 제주 사회의 시선에 대해서도 아마 말씀하시고 싶은 부분들이 좀 있을 거 같습니다만.

○홍> 사실 전국적으로 보면 제주 사회의 문제는 그리 크지 않은 거 같구요. 저희가 이주사목이라는 것이 전국 각 교구에 있어요. 그래서 전국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는데 다양한 문제들이 전국적으로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는 큰 문제는 없는 거 같은데 그래도 소외 계층의 부분이고 그들의 마음을 좀 더 헤아려주어야 하지 않는가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가끔씩 ‘나가라’ ‘너희들 때문에 우리 일자리가 없다’ 이렇게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시는데, 사실 나라와 나라가 계약을 맺고 들어온 부분이고 그분들에게 그냥 나가라 할 수는 있겠는가. 그냥 좀 쉽게 얘기하면 그분들이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고둥을 잡아주는 분들이고 그분들이 돼지를 키워주시고 그분들이 채소를 키워내거든요. 과연 그냥 나가라하면 과연 우리 사회가 안정적인 것인가. 그 부분은 좀 되짚어 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좀 하게 됩니다.

●윤> 예. 근데 이제 합법적으로 들어오신 분들은 그렇지만, 불법적으로 들어오시는 분들, 아까 미등록이라고 얘기를 하셨죠. 그분들에 대한 시선도 또 다른 부분도 있는 거 같긴 합니다만은.

○홍> 제주도에 미등록자로 들어오신 분이 1만4천 명 정도 되요. 사실 제주도에 허락돼 있는 분들이 4천 명인데. 제주도에 필요한 인력이 2만 명 가까이 된다는 얘기죠. 그런데 제주도에 그만한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등록자가 들어온다는 거예요. 사실 2만 명이 필요하다. 이거는 제주도민들이 필요한 인력인 것이죠. 이분들 들어오면 저희한테 도움 청하러 오지 않아요. 미등록자는. 100% 취업이 되고 있기 때문에 잘 곳, 먹을 것이 다 보장되어 있는 것이죠. 그들의 인권의 문제는 제쳐놓고라도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렇게 접근을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윤> 알겠습니다. 질문을 좀 넘겨서요. 이 질문을 한번 좀 드려야 될 거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아서. 카톨릭 교회가 지금 이런 부분에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죠. 우리 사회에서. 이주 노동자 문제 그 다음에 난민 문제에 있어서도 오히려 어떻게 보면 카톨릭하면은 사람들이 이제 보수적인 종교다라고 얘기를 하기 때문에 이슬람권이 주축이 된 난민들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목소리를 낼까라고 생각하셨던 분들도 많이 계셨더라구요. 보니까. 그런데 환영의 목소리 그 다음에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된다라는 이런 목소리도 내는데, 그러니까 또 일부에서는 좌파 집단이다. 뭐 이런 또 얘기들도 나오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서 이런 우리 사회 안팎의 찬반의 시선에 대해서는 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제가 이렇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런데, 다 물어봐 놓고 얘기하죠.

○홍> 이건 제 개인적으로 답변을 드려야겠는데요. 사실 저희는 보수적입니다. 신앙에 보수인거죠. 하지만 세상에 대해서는 저희 신앙을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진보적으로 나아가게 비쳐지는 것이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정치적인 방향이라든가 사회의 시선의 방향들, 이런 부분들이 저희에게 자꾸 다가오게 되는데요. 사실 어느 시대에든 저희는 종교인으로서 세상에 대해서 예언자적으로 살도록 가르치고 시대를 해석을 해나갔거든요. 그런데 반대쪽에서 보시면 저희한테 틀렸다. 너희는 진보다. 아니면 또 보수다. 이렇게 편가르기를 하시는 거 같아요. 저희는 그저 교회의 전통과 성경을 바탕으로 주교님의 가르침 안에서 이렇게 살아가는 것일 뿐이죠. 근데 꼭 반대하시는 분들이 저희 보기가 좀 안 좋으신 거 같아요.

●윤> 사실 종교의 가장 근간은 사랑인데 그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 있어서 이게 무슨 파가 갈린다는 거 자체가 지금 우리 현실이 너무 좀 갈라져 싸우지 않나라는 생각은 들기도 해요.

○홍> 네. 맞습니다.

●윤> 그런 거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종교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홍> 사실 어떤 조건을 다 떼어놓고 한 사람을 봐야 되거든요. 나라도 아니고 얼굴색도 아니고 어떤 조건도 아니고 그저 한 사람을 보면서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저희의 뜻인 거 같습니다.

●윤> 예. 알겠습니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시간이 어느덧 다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1분 정도만 더 이야기를 해볼까요. 우리 제주 사회에 이주민이나 난민들 또 그리고 이런 문제를 대하는 우리 도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은 마무리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홍> 제가 여기 센터에 와서 이렇게 우스개처럼 하는 말인데요. 제가 홍석윤, 홍씨거든요. 저희 조상님이 제주도로 입도를 하신 것이죠. 저는 육지 사람인지 제주도 사람인지. 더 오래 전에는 고구려 때 당나라에서 귀화를 하신 분이 시조인 거죠.

●윤> 신부님, 고구려까지 나오네요. 지금.

○홍> 저는 중국 사람인지 한국 사람인지. 선주민인지 이주민인지. 이건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이지 우리 안에 땅이란 것은 인간이 선을 그어놓은 것이지 그저 우린 함께 살아가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먼저 살고 있던 분은 나중에 오신 분들을 기쁘게 맞아드리고 서로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어우러진다면 더 나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사실 한국 분들 정말 마음 착하고 정이 많잖아요. 외국 분들이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이모’ 이렇게 하면 한국 분들 더 잘해주세요. 이게 말이 안 통할까봐 두려웠던 것뿐이죠. 그 부분만 조금만 극복을 한다면 마음을 서로 조금만 더 표현을 한다면 충분히 함께 살아가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런 삶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윤> 예. 알겠습니다. 다름이 틀림이 아닌 것을 모두가 아는 세상. 그것이 아마 종교적으로도 그리고 우리 사회적으로 함께 추구해야 될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굉장히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저희가 나중에 또 한 번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으면 좋겠네요. 못다한 이야기들.

○홍> 그런....기회가 오면 좋겠습니다.

●윤> 알겠습니다. 꼭 만들겠습니다.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나오미의 홍석윤 센터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홍> 감사합니다.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