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12월9일(금) <뉴스 톺아보기> 1. 흔들리는 신뢰도 탐나는전 2. 중고장터에서 거래되는 한라산QR코드 3.불량비료 4. 국내최저 임금 제주도 (고재일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매주 금요일에 찾아오는 ‘시사팟캐스터 고재일의 뉴스 톺아보기’,
오늘도 고재일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고> 안녕하십니까, 고재일입니다.
윤> 오늘은 어떤 소식을 가져오셨나요?
고> 지난해 도민 사회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지역화폐 ‘탐나는전’ 이야기 좀 해볼까 합니다. 올해 초 예산이 소진돼 10% 할인 발행이 중단됐다가 최근에야 다시 재개됐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도민 사회의 호응이 예전과 같지 않은 모습이라고 합니다.
윤> 세금을 투입해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보니, 아무래도 예산 확보에 따라 발행 규모가 조금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죠?
고> 탐나는전 할인 발행이 중단된 올해 4월에도 관련 예산이 조기에 소진이 된 바 있는데요. 당시 제주도는 탐나는전 발행에 따른 국비 지원 예산이 지난해 244억원에서 올해 90억4천만원으로 줄어든 반면, 가맹점은 4만여 곳에 이르는 등 판매량과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원래는 월 70만원이었던 할인구매 한도를 30만원으로 줄였고요. 다시 할인율을 10%에서 5%로 낮추는 방식으로 운영이 이어졌습니다.
윤> 지난달부터 추경 예산 등이 확보되면서 다시 할인 발행이 재개된 상태죠?
고> 지역화폐 ‘탐나는전’ 10% 할인 발행이 지난달 7개월 만에 재개됐는데요. 예상과 달리 도민들의 호응이 예전처럼 높지 않아 결국 이번 달부터는 1인당 구매 한도를 기존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탐나는전 10% 할인 발행이 재개된 지난달 발행 금액은 약 390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총 발행 규모 788억원의 약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입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1분기 발행액이 1천5백억원을 상회하자 7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할인 발행도 조기 마감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실제 할인 발행 재개 첫날인 지난 1일에만 65억원이 발행됐을 뿐 이후에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윤>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굉장히 반응이 뜨거웠는데요. 왜 이렇게 인기가 시들해졌을까요?
고> 아무래도 들쭉날쭉한 지역화폐 운영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10% 할인에 지방비와 국비가 들어가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사용 규모가 커지거나 예산이 소진될 경우 할인률이나 할인금액이 변동될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국비 지원 축소가 결정되면서 1인당 구매한도가 7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아진 것에 더해 할인율 역시 유동적으로 적용되면서 이용자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 아무래도 가계 소비 구조를 생각해 봤을 때, 탐나는전은 커피를 마시거나 장을 보는 것처럼 반복적이고 소액의 결재를 위해 많이 사용되는 것 같은데.. 여기에 불편함을 느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네요?
고> 그렇습니다. 탐나는전이 한도가 있는 결재수단이다 보니 많은 도민들이 한도에 맞춰 계획적인 소비를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게 자꾸 바뀌다보니 소비 패턴 역시 들쑥날쑥 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특히 할인이 중단된 4월 이후 재개된 11월 사이의 긴 시간이나 소비에 주로 사용하는 카드를 갈아타면서 지역화폐 탐나는전의 인기 역시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기에 더해 경기침체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부채질 한 것으로 제주도는 보고 있습니다.
윤> 정부가 내년 지역화폐 예산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한때 논란도 있었습니다만, 최근에 여야 합의로 다시 편성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어왔더라고요.
지역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된 지역화폐인 만큼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고> 제가 경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은 제주도와 제주연구원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사실 그동안 지역화폐 발행에 대해 효과가 있다는 의견과 없다는 의견이 분분하지 않았습니까? 탐나는전 도입 이전에 제주사랑상품권 같은 다른 형태의 지역화폐가 존재하기도 했고요. 제가 오늘 뉴스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아무리 할인 혜택이 끌리더라도 지역화폐 역시 ‘통화’로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행정에서는 농민수당이나 어민수당 등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서 전체적인 규모를 키우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무엇보다 안정적인 예산 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윤> 지역화폐 ‘탐나는전’ 얘기 나눠봤습니다.
다음 소식은 어떤 내용 가져오셨습니까?
고> 탐나는전과 조금은 연결이 되는 내용이 아닐까 싶은데요. 요즘은 바야흐로 무슨무슨 ‘페이’의 전성시대 아니겠습니까? 이런 시대의 변화를 부른 중요한 기술이 바로 QR코드라고 하는데요. 좀 기가 막힌 QR코드에 대한 얘기 해보려 합니다. QR코드라고 하면 많은 도민들께서는 예전에 코로나가 한창일 당시 식당이나 외부에 출입할 때 찍었던 안심코드로 익숙할 것 같습니다.
윤> 그 바코드랑 비슷하게 생긴 정사각형 모양의..?
고> 그렇습니다. QR은 ‘빠르게 반응한다’는 의미인 Quick Response의 약자인데요. 정사각형 안에 숫자로는 최대 7천자, 한글과 한자는 약 1천7백자까지 저장할 수 있는 표기 방식인데요. 지난 1994년 일본의 한 IT업가 개발해 특허를 얻었지만 무료로 풀려서 누구나 제작과 활용이 가능합니다. 제가 왜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요. 가는 해와 오는 해를 맞이하기 위해 한라산 정상 등반을 생각하신 분들이 꽤 많으신데, 한라산 탐방 예약자들에게 발급되는 QR코드가 좀 골치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 최근 연말연시 산행 예약이 한 시간 만에 예약이 마감됐다는 소식이 들어왔더라고요? 이 정도면 거의 아이돌 그룹 콘서트 예약 수준이 아닐까 싶은데요..
고>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 신년 해맞이를 위한 야간산행 예약이 끝났습니다. 한라산탐방예약시스템을 통한 예약이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성판악코스 1천명, 관음사코스 5백명 등이 모두 찬 것인데요. 올해 마지막 정상 등반일인 31일과 30일 성판악코스와 관음사코스 예약도 만료됐습니다. 탐방 예약 시스템을 가동한 초기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이번에는 새해 일출을 보려는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예약시스템 접속이 한 때 먹통이 되는 상황까지 빚어진 것입니다.
윤> 예약시스템에 접속해 정상적으로 예약을 하게 되면 예약자의 인적 사항 등이 담긴 QR코드를 받게 된다는 거죠?
고> 탐방예약시스템을 통해 예약에 성공한 경우 입장 때 제시할 수 있는 QR코드를 받게 되는데요. 그런데 중고거래 사이트나 온라인 카페 등에서 한라산 정상 탐방 QR코드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돼 제주도가 사실 확인에 나섰습니다. 야간 산행 2자리 예약 QR코드가 5만원에 거래됐다는 인증 사진 등도 제시된 상태인데요. 중고거래 어플에서도 코드 구매를 희망하는 게시글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합니다.
윤> QR코드가 중고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가요?
고> 한라산국립공원은 탐방예약제 QR코드 거래 적발 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탐방예약을 1년 동안 금지하는 방침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에 거래 차단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수시로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사용하는 한 중고거래 어플을 보니까 중고거래를 할 수 없는 물품 목록을 정해 놓고 있더라고요. 관련 법령의 적용을 받는 의약품이나 해외 직구 물품 등인데요. 별도로 QR코드라 거래 불가 품목으로 명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초대권’인 경우 무료 나눔만 가능하지 유료로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한라산 입장권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윤> 다음은 어떤 소식 살펴볼까요?
고> 저가의 불량비료를 대량 생산해 도내 농가에 판매한 일당이 자치경찰에 적발됐다는 소식 전해인데요.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비료관리법>과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농업회사법인 대표 54살 A씨를 구속하고, 또다른 공동대표 B씨를 포함한 3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법이 조금 치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윤> 어떤 수법이길래?
고> 규격에 맞지 않는 저가 원료나 규격 이외에 물질을 넣거나 필요한 원료를 넣지 않는 방식으로 비료를 생산해 도내 농가에 판매하고, 57억원 상당의 불법 이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자치경찰은 원료 가격이 상승하자 불량비료를 판매하기로 하고 비싼 원료를 적게, 상대적으로 싼 원료는 많이 투입하는 방식으로 9억6천만원 가량의 원가를 절감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이 불법 제조한 비료 9천3백여톤이 도내 1천7백여 농가에 판매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정부의 보조금 6억2천만원도 불법으로 받아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윤> 이익 규모도 제법 상당합니다. 거기다가 1천7백여 농가에 판매됐다면 적지 않은 규모로 보이는데, 농민들의 분노가 만만치 않겠네요?
고> 한국후계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는 성명을 냈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농가들은 비료 구매에 불안감과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해당 업체를 철저히 조사해 처벌하고 지역 내에서 유통되는 비료 및 비료업체를 전수 조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더 나아가 비료 전체를 정기검사하고 그 결과를 도민에게 공개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윤> 부당하게 챙긴 이득과 보조금은 반드시 환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가 뒤따라야겠죠. 지금 행정당국에서는 어떤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습니까?
고> 우선은 바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시는 해당 업체에 대한 ‘영업 정지 6개월’ 행정처분에 돌입했는데요. 이와 함께 업체가 서류를 위조해 보조금을 불법으로 타 낸 만큼 환수도 추진되고 있는데요. 물론 관련한 형사처벌은 또 별개의 사항이라고 합니다.
윤> 마지막 소식 한 가지 더 살펴보도록 하죠?
고> 부동산의 영향으로 제주도민의 평균 보유 자산이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소식 예전에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정작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전국 최저 수준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1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을 신고한 전국 근로자의 1인당 평균 총급여액은 4천24만원으로 전년보다 196만원이 증가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세종시가 4천72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요. 이어 서울이 4천657만원, 울산 4천483만원 순이었는데요. 제주는 3천419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윤>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취약한 산업 구조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봐야겠죠?
고> 제주지역 근로자의 평균 연급여가 세종보다는1246만원, 전국 평균보다는 554만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관광과 서비스업, 농업 등 급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일자리 구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 도내 전체 사업체 9만4천의 87.7%가 5인 미만의 영세기업인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시사팟캐스터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