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7월15일(금) <뉴스 톺아보기> 원희룡 전지사 인척의 석연찮은 삼다수 온라인유통 연루설 (시사 팟캐스터 고재일기자)
윤> 매주 금요일에 찾아오는 ‘시사팟캐스터 고재일의 뉴스 톺아보기’,
오늘도 고재일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고> 안녕하십니까, 고재일입니다.
윤> 오늘은 어떤 소식을 가지고 오셨습니까?
고> 최근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로 모처럼 소환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원희룡 국토부장관인데요. 원 장관의 친인척이 삼다수 유통에 석연찮게 연루됐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 톺아보기>에서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윤> 역시 따끈따끈한 소식을 준비해 오셨네요, 그럼 일단 제기된 주장부터 좀 정리해 볼까요.
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먹는 샘물 ‘제주 삼다수’ 하면 개발공사가 생산하는 도민의 공적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죠. 다른 지역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삼다수의 일부 물량의 처리와 관련해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친인척이 연루됐고,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시민단체인 제주주민자치연대가 내놨습니다. 관련해서 자치연대는 원 장관은 물론이고 김정학 제주개발공사 사장, 전직 임직원들과 현 오영훈 도정이 실체적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공개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 삼다수 온라인 유통에 원 장관의 친인척이 관여되어 있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 같습니다. 얼핏 들어서는 불법이나 편법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뭐가 문제라는 거야’ 헷갈리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현재 제주 삼다수의 유통 구조부터 살펴봐야 할 거 같은데요.
고> 제주개발공사가 생산하는 먹는 샘물 ‘제주 삼다수’는 크게 도외와 도내 유통 방식으로 각각 처리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까지 당초 농심이 담당했던 도외 유통 부문을 2013년부터 광동제약이 맡아 위탁 처리하고 있고요. 도내 유통을 비롯해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같은 대기업 유통체인의 물류는 개발공사가 직접 도맡고 있습니다. 도외판매는 기본적으로 전국적 유통망을 갖춘 기업인 광동제약, 도내 유통이나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같은 육지부 대형 유통 채널만 개발공사가 담당하는 구조입니다. 삼다수 생산 전체 물량의 약 70%를 광동이, 그리고 나머지 30%는 개발공사가 전담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윤> 워낙 덩어리가 큰 사업이다 보니 유통 사업자가 바뀔 때마다 잡음이 적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예전 위탁 사업을 맡았던 농심이 계약 연장에 실패하며 휘청거렸던 기억도 나네요.
고> 그렇습니다. 당시 13년간 위탁운영을 도맡은 농심의 계약 연장이 끝나면서 제주도와의 뒷마무리가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주가가 떨어지고 제주도와의 소송전을 제기한데 이어 백산수라는 새로운 먹는 샘물을 출시하며 우여 곡절이 이어졌는데요. 광동제약의 도외 위탁기간은 지난해 한 차례 연장돼 오는 2025년까지입니다. 지난해에도 재계약 여부에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는데요. 광동제약의 삼다수 위탁사업 계약 물량은 2013년 30만 톤에서 출발해 매해 증가했고, 올해는 70만 톤에 이르는 등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윤> 농심을 휘청거리게 할 정도의 삼다수라면 지금 위탁을 담당하고 있는 광동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재된 광동제약의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광동제약 제품 중 삼다수 매출액은 2천8백억 원 가량인데요. 전체 광동제약 주요 제품 매출액의 34.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 결산 결과 역시 삼다수로만 2천3백억 원, 30%의 매출을 거두는 주력 판매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 매출의 약 3분의 1이라고 하니, 재계약을 성사하지 못했다면 광동측의 타격이 적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제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있는 부분이 바로 광동측이 담당하고 있는 일부 온라인 판매에 있다면서요?
고>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광동제약을 통한 삼다수 온라인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제주주민자치연대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삼다수 온라인 판매량은 지난 2017년 5만 7천 톤에서 지난해 31만 톤으로 불과 5년 사이에 5배가 넘게 급증했는데요. 이는 광동이 직접 처리하는 물량 가운데 약 40%에 달하는 규모라고 합니다.
윤> 온라인 판매라는 것은 흔히 도소매 유통을 거친 매장 구매가 아니라 소셜 커머스 등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주문해 구입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죠?
고> 그렇습니다. 광동이 운영하는 7개 직영 채널과 5개 온라인 대리점 채널이 있다고 하는데요. 온라인 대리점 5개 채널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친인척, 정확히 말해 강윤형 여사의 오빠가 관련된 업체라는 겁니다.
제주주민자치연대가 관련 업체의 등기부등본을 살폈다고 하는데요. 원 전 지사의 인척 강 모씨가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삼다수 유통구조를 잘 아는 업계와 제주개발공사 전직 관계자들의 증언을 크로스 체크했더니 강 씨가 광동제약 삼다수 온라인 판매와 관련해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이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업체가 원희룡 전 지사 재임기간이던 지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광동제약 삼다수 온라인 판매와 연관됐다는 주장입니다.
윤> 강 씨가 제3의 업체라는 곳에 어떻게 개입되어 있고, 얼마 정도의 수익을 챙겼는지 나온 게 있을까요?
고> 그 부분에 대한 자료는 아직 확실히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강 씨가 이전 우근민 도정 당시 삼다수 물류에 직접 손을 댄 적이 있는데요. 원희룡 도정 출범 이후 전면에 나서지 않았을 뿐 사실상 관여를 했다고 주민자치연대는 의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유통을 통해 만들어낸 수익금을 강 씨와 원 지사의 팬클럽인 프랜즈원 관계자 현 모씨, 그리고 물류업체 투자자 등이 나눴다는 복수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수십억 원의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주민자치연대는 추정하고 있는데요.
개발공사가 적지 않은 수익이 발생하는 삼다수 온라인 판권을 광동제약에 넘기고, 또, 광동제약이 특정 업체에 재위탁한 것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광동 측은 수치와 기간 등은 사실과는 먼 시민단체의 자의적 주장이라며 사실과 관계없는 일방적 주장에 대한 보도는 자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윤> 사실 광동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살펴보면 온라인 물량 유통을 재위탁 방식이 아니라 직접 처리하는 것이 나아 보이기도 하거든요. 이에 대한 설명이 있을까요?
고> 7개의 직영 채널과 5개 온라인 채널을 별도로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광동제약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영업 효율성 제고를 위해 온라인 전문 유통사에 위탁 판매를 병행하고 있고, 원 전 지사의 친인척 연관 여부는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강 씨가 연루됐다는 제3업체 관여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들은 온라인 유통 전문성을 기준으로 위탁업체를 선정하며 연관성까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윤> 결국 제3의 업체라는 곳이 실제로 유통과 관련한 전문성과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떻게 실체가 조금 파악됐습니까?
고> 해당 제3의 업체에 대해 좀 살펴봤습니다.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에 주소를 두고 있는 N사인데요. 박 모씨라는 인물이 유일한 등기이사이자 대표이사로 등록이 됐습니다. 2016년 3월 창업했으니까 현재 업력이 7년 가량 되는데요. 자본금 1억 원으로 출발해 현재 총자산은 약 40억 원에 달하고 있고, 2020년 결산 기준으로 순매출액 270억에 순이익 규모가 4억2천6백만 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주민자치연대는 왜 핵심 알짜사업인 삼다수를 제3의 업체에 온라인 판매를 맡겼는지 광동 측이 분명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요. 비용이 많이 드는 배송과 물류업을 사실상 영위하지 않는 제3의 업체에게 맡긴 것은 결국 유통구조만 하나 더 늘어나게 만든 셈이어서 소비자 관점에서는 비용만 증가할 뿐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에 대해 광동 측은 전문 유통은 배송 등 물류업을 직접 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으로 회사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윤> 광동측의 해명처럼 전문성을 갖춘 유통업체로 봐야할지 판단이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만…
고> 관련해서 제가 광동측에 문의를 했습니다. 2016년 창업한 업체에 2017년부터 온라인 위탁 물량을 준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소셜커머스의 판매 물품을 보면 해당 업체가 모두 광동과 관련된 제품 70여 가지만 판매하고 있는데요.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가 되지 않더라고요.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업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는 곤란해 보입니다만, 광동측의 해명대로 유통의 전문성을 가진 업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윤> 마침 오늘 제주개발공사가 관련한 해명을 내놨던데요, (저희도 간추린 뉴스에서 짧게 보도를 했는데요) 개발공사는 제3의 업체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고> 개발공사측도 원 장관의 친인척이 연루된 업체가 존재했는지 여부를 몰랐다고 공식적으로 답변했습니다. 다만 광동측이 온라인 물량의 일부를 재위탁한 것에 대해서는 계약 위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여기에 더해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삼다수 온라인 판매에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인척이 관여했다는 의혹에 공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온라인 대리점 선정은 업계에서 평판이 높은 업체 중 자본력, 물류경쟁력, 영업경쟁력 등을 평가해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정도로만 부연했고요. 자신들도 제3의 업체라는 곳의 이익규모는 파악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의혹 제기와 무관하게 1천명 개발공사 임직원은 도민들에게 부끄럼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일하고 있다"며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의혹제기로 고객신뢰를 잃는다면 공사 경영활동을 비롯한 제주 삼다수 판매 전반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했다고 논란 차단에 나섰습니다. 더불어 관여 의혹을 받고 있는 원희룡 전 지사의 친인척 강 모씨도 제주MBC 등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근민 전 지사 시절에 삼다수를 판매한 적이 있지만, 그 이후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는 수준의 해명에 나섰습니다.
윤> 전현직 도정과 개발공사 임직원 등 워낙 당사자들이 많은 사안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삼다수 유통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예전부터 적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 바로 최근에만 하더라도 개발공사의 삼다수 무단반출 사건으로 5명의 직원이 해임되거나 파면된 후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유통 직전의 제품에 QR코드를 찍지 않고 남겨 뒀다가 빼돌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생산 공정에서의 적절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반증하는 겁니다. 일부에서는 걸린 직원들만 재수 없었다는 식의 표현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2012년에는 도지사 친인척 개입설과 특정업체 내정설로 홍역을 치른 바도 있습니다. 당시 도내 5개 삼다수 대리점 중 두 업체의 전.현 대표 등이 도지사의 친인척인 것으로 알려졌고, 당시 우근민 도지사도 이를 인정했는데요. 삼다수가 생산만 해 놓으면 어떻게든 팔리는 제품이다 보니 이를 둘러싼 특혜 시비가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이 밖에도 여러 부정 유통 사례가 셀 수 없이 이어져 왔는데요. 도민 전체를 위한 삼다수가 특정인을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갖고 제품 출고나 처리, 유통 과정 등에서의 명확한 실태조사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윤> 뉴스 톺아보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