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6월10일(금) <시사팟캐스터 고재일의 뉴스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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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매주 금요일에 찾아오는 ‘시사팟캐스터 고재일의 뉴스 톺아보기’,
오늘도 고재일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고> 안녕하십니까? 인사는 만사라고 하는데, 요즘 특정 직업군 출신의 인선과 관련해 전국적 뉴스가 매일 같이 쏟아지고 있더라고요. 여기에 더해 제주 지역 정가에서는 요즘 잘 나가는 직업군으로 교수와 교장 선생님이 꼽힌다고 하는데, 오늘은 이 얘기 한번 다뤄보려고 합니다.
윤> 첫 인사말 분위기로 봐서는 아마 오늘 인수위원회 소식 가지고 오신 것 같은데요. 도지사 당선인의 도정 인수위가 현판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죠?
고> 어제 관심과 기대 속에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다함께 미래로 준비위원회’라고 인수위를 명명했는데요. 어제 첫 전체 회의 자리에서 오 당선인은 “제주에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고, 그 방향점은 제주와 도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천적 실용주의가 될 것”이라고 인사말을 통해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도민만을 위한 새로운 제주 시대를 위해 외풍에 흔들리지 않겠다며 실용주의를 원칙으로 제주와 도민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는데요. 당선인이 이미 선거 당시부터 대통합을 내세운 만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도구로써 ‘도민 이익’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 제2공항를 비롯해 일자리와 주택, 관광 등 모든 분야에 있어 정파적 노선을 앞세우는 원리원칙보다는 실질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 당선인은 “실천하는 실용주의로 차근차근 현안을 풀고, 갈등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실용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실용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은 어떻게 보자면 사안에 따라 원칙와 무게 중심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히는군요. 좋습니다. 조만간 출범할 새 도정의 밑그림을 그릴 인수위의 활동은 좀 더 지켜보도록 하겠고요. 인수위 구성을 앞두고 인선에 대한 관심들이 많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어떤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고> 오영훈 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큰 그림으로 보자면 학계와 전문가 그룹이 상호 보완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가미된 점도 눈에 띄는데요. 송석언 전 제주대총장이 ‘다함께 미래로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허남춘 제주대 교수가 부위원장으로 비전과 정책 기조를 총괄하게 됩니다. 조직위의 실무적 그림을 주도하게 될 기획조정위원장에는 김태윤> 전 제주연구원 실장이, 총괄간사에는 김태형 전 언론인이 위원회 운영을 조율하게 되는데요. 일각에서는 김태형 총괄간사가 당선인으로부터 전권을 위임 받아 인수위 구성을 도맡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각계 추천 인사 가운데 전문성과 실무능력 등을 갖춘 학계와 현장 전문가를 전진 배치해 기획조정위원회와 도민정부위원회, 지속가능위원회, 혁신성장위원회 등 4개 위원회와 위원회 산하 8개 분야별 분과로 꾸려졌는데요. 이와 함께 위원회별 정책 수립 자문기구 역할을 담당할 84명의 자문위원회도 구성해, 분과별 인수위원을 보완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특히 도지사 당선인 직속으로 ‘민생회복특위’를 설치했는데요. 코로나 일상 회복과 민생경제 피해 지원을 위한 추경예산안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윤> 지금까지 언론이나 도민 사회의 반응을 보면 크게 논란이 된 인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기존과는 달리 정치색을 뺀 인수위를 꾸렸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갸웃거리게 되는 인선들도 있다면서요?
고> 지속가능위원회 소속 문화체육분과 위원으로는 송승천 전 제주도체육회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는데요.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분이시거든요. 오 당선인이 국회의원이던 지난 2018년 500만원의 고액 후원을 하기도 했고요. 도민정부위원회 도민통합분과 위원인 라정인 한라대 관광경영과 겸임교수와 다함께미래로자문위원회 김남혁 건축사인 경우 민주당 관련 인사들로 JDC 비상임이사를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관광과 지역경제 분과에서는 현장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제주도관광협회와 제주상공회의소의 추천을 받아 인수위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는데요. 아시는 것처럼 제주도관광협회는 이번 도지사 선거 운동 과정에서 단체 명의의 후보 공개 지지 선언에 나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인수위의 설명과는 달리 완전한 정치색을 배제한 구성이라고 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윤> 사실 인수위는 선거 때마다 꾸려지는 기구는 아니죠. 정권이 완전히 바뀔 때에 비로소 구성되는 곳이다 보니, 바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지난 2014년 도정 인수위가 아닐까 싶은데요.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고> 일단 규모가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2014년 원희룡 도정 출범을 앞두고 꾸려진 인수위, ‘새도정준비위’라고 불렀는데요. 여기는 말 그대로 ‘매머드 인수위’라 불렸거든요. 137명에 달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가 도지사직 인수위 규모가 150여명이었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기준이 없이 들쭉날쭉 이뤄졌다는 표현이 맞을 건데요. 지난 1월 13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시행에 따라 인수위원회를 설치·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당선자를 보좌해 조직·기능과 예산현황 파악, 정책기조 설정 준비 등을 담당하는 차원에서 인수위원회 설치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시·도는 20명, 시·군·구는 15명 이내의 위원을 둘 수 있게 됐는데요. 임기 역시 단체장 임기 시작일 이후 20일의 범위에서 존속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윤> 돌아보면 지난 2014년 선거 이후 꾸려진 인수위는 위원장 인선부터가 논란이 됐습니다. 도지사 경쟁을 펼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를 위원장으로 내세우며 정치권의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이번 인수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송석언 전 제주대 총장, 당선인의 어떤 의중이 반영된 인선이라고 봐야 할까요?
고> 사실 저를 비롯해서 많은 언론인이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왜, 송석언 전 총장일까?에 대해서 많은 얘기들이 오갔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인수위원장이라고 하면 실무적 고민보다는 정치적 고민이 높은 지점이거든요. 신구범 당시 후보 경우에는 원 당선인이 ‘협치’라는 정치적 가치를 실천해 나가는 하나의 상징적인 케이스였거든요. 거기에 비해 오 당선인과 송석언 전 제주대 총장의 접점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김태형 총괄 간사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도민 통합 차원의 고민도 있었다고 합니다. 실무선에서는 정치인 출신이 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는데, 당선인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선을 그었다고 하더라고요. 대신 새로운 제주의 미래와 청년 문제에 대한 고민과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는 인물을 찾다보니 그게 송 전 총장이라는 겁니다. 두 사람의 공감대가 형성이 됐고, 그 결과 인수위원장직을 수락했다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서 당선인의 의중도 실려 있는 부분이 지역 대학에 대한 관심과 발전, 지원의 의지까지 담아 낸 결과라고 합니다.
윤> 인수위가 앞으로 당선인의 여러 공약을 구체화하는 일들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장 해결해야 할 공약이 바로 선거 기간에 제시한 추경 7천억 원 편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고> 오영훈 도지사 당선인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7천억 원 추경을 공약으로 제시한 가운데, 제주도가 올해 1차 추경안 편성에 나서면서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그제 민생경제 안정화와 민선8기의 새 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추진한다고 밝혔는데요. 일상회복 지원을 위한 소상공인 또는 취약계층 지원사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 코로나19 방역사업 지원 등을 방향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선8기 도정 신규 정책과제와 공약사업 등과 함께 연내 집행 가능한 사업을 중심으로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바로 나타날 수 있도록 재원을 배분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요.
관건은 7천억 대 추경의 실현 가능성 여부입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제주도의 1차 추경 규모는 지난 2017년 5천394억 원이 가장 많은 액수였는데요. 이후에는 3천억 원대와 1천5백억 원대의 추경이 각각 편성됐습니다. 때문에 오 당선인이 내세운 7천억 원 규모의 추경이 약속대로 이뤄질지가 관건입니다. 제주도는 현재 부서별로 추경 가능 규모를 수합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순세계잉여금에서 1290억 원대의 여유가 생긴데다, 가장 큰 덩어리라 할 수 있는 정부 이전 예산이 지난 달 64조원대로 대규모 편성된 만큼, 제주도 몫을 얼마나 배분 받느냐에 따라 달성 여부를 판가름 지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오는 22일까지 예산 요구를 받아 실무심사를 거친 후 다음 달 26일부터 시작하는 제12대 제주도의회 제407회 임시회에 제1회 추경안을 상정할 예정인데요. 당선인의 첫 공약인 만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맞춰야 하는 숙제를 인수위와 도정 모두가 고민해야 할 상황입니다.
윤> 계속해서 8년 만에 수장이 바뀌는 제주도교육감 인수위 상황도 살펴보죠, 도정 인수위보다 하루 일찍 활동을 시작했더라고요?
고> 김광수 제17대 제주교육감직 인수위원회 ‘행동하는제주교육인수위원회' 역시 지난 8일 출범했습니다. 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해 단일화 경쟁에서 석패했죠. 고창근 전 제주교육청 교육국장이 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 당선인은 인수위 운영 기간 동안 교육청의 사업이나 행정이 끊기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며 도민과 교육가족들이 바라는 일을 잘 수렴해 정책에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는데요. 인수위 활동이 앞으로 4년 동안 교육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출발점이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고요. 고창근 위원장은 당선인의 교육정책이 잘 반영되도록 소통 창구를 운영해 인수위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수위는 고 위원장과 부위원장인 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을 비롯해 5개 분과 위원장 1명과 위원 1명씩 총 12명으로 꾸려졌는데요. 인수위는 여기에 더해 제주교육을 새롭게 바꾸기 위한 정책 수립에 도민들과 교육가족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교육정책분과에 의견수렴 창구를 개설해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인수위는 김 당선인의 취임 이후까지 40여 동안 운영될 예정인데요. 인수인계 업무는 취임 전인 이달 말 마무리하고 남은 기간에는 활동백서를 제작해 발간하게 됩니다. 도지사직 인수위의 핵심이 교수들이었다면 교육감 인수위의 뼈대는 교장 선생님 출신들이라고 합니다.
윤> 이석문 교육감이 꾸린 8년 전 인수위에는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포함된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교장 선생님 위주인 이번 인수위 구성에 대해 호평이 나올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군요?
고> (앞서 오늘 전교조 제주지부와 인터뷰를 하셨던데요.) 전교조 제주지부가 그제 출범한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교장 출신 인사들로 인수위원이 구성된 점을 겨냥해 “소통을 위한 인수위원회인지, 학교장 출신들의 목소리만을 내기 위한 인수위원회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진정한 소통을 위한 인수위원회가 되어야 한다고 대립각을 세웠는데요. 어제 논평을 내고 인수위원회 명단을 살펴보면 선거 내내 소통을 강조했던 교육감 당선인의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새로운 교육정책에 현장 교사와 학부모, 학생, 지역민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문제 제기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인수위원회 교육복지분과에 학원연합회장이 참여한 점도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교육복지분과라면 학교 현장의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사교육 전문가가 인수위 교육복지분과 구성원으로 있다는 것은 향후 교육복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듯 하다며 사교육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복지정책이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김광수 당선인은 인수위원 대부분이 퇴직 교원이라는 지적에 대해 인수위 현판식 현장에서 젊은 현직 교원 등을 전문위원 또는 자문위원으로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당선인의 공약 실천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써 인수위원회 활동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사실 행정의 연속성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인수위원회가 점령군 행태를 보이며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을 요구하는 부분은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한데요. 교장공모제와 관련한 잡음이 나왔다고요?
고> 김광수 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최근 제주도교육청이 공고를 낸 초등학교 3곳과 중학교 1곳 등 4곳의 초중학교장 공모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교육청은 이미 지난 3월부터 학교별 운영위원회를 거쳐 진행되고 있는 교장공모인 만큼 당선인 인수위원회의 중단 요구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당선인측은 이석문 교육행정의 지난 8년 동안 교장공모제 제도가 전교조 출신 교원들의 교장 승진을 위한 편법적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석문 도정도 출범을 앞두고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요. 지난 2014년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의 교육감직인수위원회를 이끄는 강재보 위원장이 제주도교육청의 '당선인 예우' 태도를 문제 삼으며 교육청 내에서 격노한 일이 있었습니다. 위촉장을 받기 위해 교육청을 방문한 인수위원들을 홀대한다며 언성을 높였는데요. 인수위가 교육청을 방문했지만 위촉식 장소에서 열린 회의가 이어지면서 인수위원들에게 불편을 주는 등 당선인에 대한 의전이 부적절했다는 것을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윤> 권불십년, 권력이 10년을 가지 못하더라고요. 인수받는 쪽이나 인수하는 쪽이나 서로를 존중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