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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5월18일(수) [오늘의시선]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국가와 지역의 보전 관리 방안(한국생태관광협회 고제량 대표)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지 :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입니다.

오늘은 (사)한국생태관광협회 고제량 대표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고 : 안녕하세요.

지 : 잘 지내셨죠?

고 : 네.

지 :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 주실 건가요?

고 : 네. 돌아오는 일요일, 5월 22일이 세계생물다양성의 날입니다. 오늘은 생물다양성의 날에 대한 이야기와 제주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오조리 철새도래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지 : 5월에는 기념일이 많잖아요. 그 중에 생물다양성의 날도 있습니다. 바로 5월 22일인데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잊고 지나가 버리곤 하죠. 아마 작년 이맘때쯤에도 고 대표님께서 관련 이야기를 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고 : 맞아요. 작년에도 이맘때쯤 방송 했습니다. 기후위기를 되짚어 보면서 생물다양성의 의미를 살펴봤었는데요, 그래서 복습을 해 보면..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는, 2018년 8월 대한민국 인천 송도에서 열린 총회에서 채택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통해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 상승할 경우와 1.5℃ 상승할 경우,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예상효과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1.5℃ 상승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1.5℃ 지구온난화에서 곤충의 6%, 식물의 8%, 그리고 척추동물의 4%가, 2℃ 지구온난화에서는 곤충의 18%, 식물의 16%, 그리고 척추동물의 8%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1900년대 이후 그 전보다 생물종 멸종 속도가 50~100배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매년 27,000종씩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 속도는 더 빨라진다는 것이 위기입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이기적인 해석만 해 보면, 우리는 자연에서 식량과, 의약품, 이외에도 여러 가지 자원들을 얻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물종다양성이 줄어들수록 인간이 얻을 자원들도 줄어든다고 보면 이해가 쉽겠습니다. 자연 안에서는 수많은 생물종들이 상호 관계를 가지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관계가 건강하게 유지 되려면 다양한 생물들이 존재해야 합니다. 한 종이 무너지면 그와 관계된 다른 종들도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이 속도를 늦추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 준비했습니다. 앞서서도 말씀 나눴듯이 오는 5월 22일이 생물다양성의 날이니, 우리가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지 : 그러면, 생물다양성의 날은 생물다양성 협약에 의해서 제정된 날인데, 우선 지정 경위부터 설명해 주시죠.

고 : 네 맞습니다. 지구상의 생물종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협약이 생물다양성협약입니다. 여기에서 생물종이란 지구상의 모든 생물종과 이 생물종들이 서식하는 생태계, 생물이 지닌 유전자까지도 포함됩니다. 1987년 유엔환경계획이 생물종 보호를 위한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면서부터 국제사회에서 처음 논의되기 시작해, 1992년 6월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158개국 대표가 서명함으로써 채택되었고, 이듬해 1993년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생물 다양성 협약'을 하고, 발효일을 12월 29일로 정했으나, 시기가 적절하지 않아 2000년에 5월 22일로 변경했답니다. 그리고 이날을 기념하여 5월22일을 생물다양성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 협약에 1994년 10월 3일에 15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습니다.

지 : 생물다양성 협약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 있나요?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한 국제적 대책과 관련 국가 간의 권리, 의무 관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 국내적 의무로는 생물 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국가전략의 수립, 생물 다양성 구성요소의 조사 및 감시, 보호지역의 설정, 생물 다양성 보전을 고려한 환경영향평가 수행 등에 대한 내용입니다.

- 가입국 간 협력사항으로는 타국 보유 유전자원에 접근할 때에는 해당국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 도입, 생명공학기술 등 생물 다양성 보전기술을 다른 가입국에게 이전 촉진,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안전한 국가 간 이동 및 관리를 위한 의정서, 개도국의 협약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조항 등이 있습니다.

- 각국은 자국의 영토 내에서 열대우림과 동식물 등이 풍부한 생물종 다양성을 인류의 귀중한 자원으로 인식함에 대한 내용과, 제3국에서는 과거 선진국들이 무제한 사용한 유전자원들에 대한 배타적 독점권을 거부하고 열대림 등의 보존으로 입은 경제적 불이익에 대한 보상을 원칙으로 내세웠습니다. 또 과학적 또는 교육적으로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것은 가능하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할 때에는 자원이용국과 자원보유국이 긴밀히 상호 협력하여야 한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 : 생물다양성의 날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고 : 5월22일 생물다양성의 날은 미래 세대를 위해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인간의 책임을 성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지 : 생물다양성을 지켜야 하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 : 가끔 제가 자연해설 중 멸종위기 식물을 설명하다가 자주 듣는 질문인데요. ‘이 작은 풀 한 개가 사라진다고 세상이 달라지나요?’라는 질문입니다. 사실은 풀 한 개가 사라진다고 우리 피부에 당장 직접적으로 변화는 없죠. 우리는 이 대목에서 그 풀이 사는 서식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생물들의 서식지라는 것은 여러 가지 생물들이 합동으로 만들어 낸 터전이죠. 그 중에 한 가지가 사라지면 터전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사라진 하나와 관련된 종이 또 사라지는 겁니다. 이렇게 하나 둘 연쇄적으로 사라지다 보면 지금 우리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가는 지구가 달라져 버리고, 결국 생물다양성은 파괴되고 다양성이 사라진 세상에서는 인간도, 다른 생명들도 멸종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도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모든 살아 있는 것과 죽어있는 것들의 공동 창작품입니다. 창작자 중에 하나가 사라지면 지금 이런 신선한 공기가 만들어지지 못하게 되고, 결국 모든 생물들은 살 수 없게 되는 거지요.

지 : 그럼 우리가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고 : 무엇보다 서식처를 보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곳들을 보호지역을 지정하고 법에 의해 인간의 행위 제한을 하는 것이 가장 기본 적인 노력 같아요. 얼마 전 의미 있는 자리가 있었는데, ‘제주 동부지역 오조리 연안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4월 26일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마을회와 제주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주관으로 만든 자리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오조리 마을 고기봉 이장님은 자신들 마을 연안습지는 생태적·경관적 가치로 볼 때 여느 습지와 비교해도 자랑할 만한 가치를 지닌 연안습지라는 걸 인정하며, 토론회를 시작으로 오조리 연안습지를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습지 보전관리의 모범으로 만들어 습지 보호와 주민참여를 통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지 : 사유재산 피해를 염려하며 보호지역 지정하려면 지역 주민들은 반대하는 사례를 많이 접했는데, 마을회가 연안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인식하고 습지 보전관리의 모범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는 정말 의미 있는 발걸음 인 것 같습니다.

고 : 맞습니다. 아직 제주도에 연안습지 보호지역은 없습니다. 어쩌면 처음으로 주민주도로 연안습지 보호지역이 지정될 수 있겠다는 기대가 됩니다.

지 : 오조리 철새도래지에 대해서 설명도 해주실 거죠?

고 : 당연하죠. 오늘 방송의 주목적이 오조리 철새도래지의 생물다양성과 그 가치를 청취자 여러분과 공유하기 위해서 준비한 걸요. 오조리 연안습지는 제주도에 분포하는 습지중 대표습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동쪽의 성산일출봉과 이어진 길이 1.7km, 폭 50~300m의 육계사주로 인해 만이 만들어지면서 오조리 연안습지가 형성되었고, 철새들이 머물 수 있는 조건이 잘 갖추어진 연안입니다. 오조리와 성산리를 잇는 갑문을 통해 바닷물이 유입되고, 고성천과 갈대밭 주변 용천수 등에서 민물이 흘러 만나는 기수지역으로 생물다양성이 아주 높은 곳입니다. 과거에는 숭어 양식장으로도 활용 했었고, 지금은 갈대밭이 넓게 분포하고 해조류도 풍부한 곳입니다.

지 : 풍경이 상상이 됩니다. 그 곳에 철새들이 많이 온다죠?

고 : 네. 매해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종인 저어새를 비롯해 노랑부리저어새, 물수리, 알락오리, 원앙 등 수천마리가 찾아와 겨울을 나고 있는 곳입니다. 오조리 철새도래지에는 약200여종의 새들이 관찰되고, 겨울철새는 90여종으로 가장 많고, 봄가을에 잠시 들리는 나그네새가 50여종, 여름에 찾아와 번식하는 여름철새가 30여종, 1년 내내 보이는 텃새는 약 30여종으로 관찰된다고 합니다. 북쪽에는 식산봉 오름이 있고, 서쪽으로 갈대밭이 넓게 분포해 바람의 영향이 적어 철새들이 서식하기에 적합합니다. 주변 암반 위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황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황근이 자라는 바위위에 앉아서 철새들이 동동동 떠 있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지 : 상상만 해도 좋은데요, 그럼 그렇게 생물다양성이 높아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이 현재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 건가요?

고 : 일부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나, 현재 올레길 코스가 오조리 연안습지를 관통하고 있어서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 경관이 뛰어나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통밧알이라고 불리는 내수면은 갯벌(면적 1.54.km², 평균수심 1.2m)이 발달되어 간조시에는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조개잡이가 과하게 이뤄지고 있고, 주변 경관지 중심으로 건축행위도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 : 아직 보호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가 불가능한 상황이군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보전관리가 이루어져야 할까요?

고 :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한 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처장은, 이곳은 연안습지로서 생태적, 경관적 가치가 높아 습지보호지역 지정 자격이 충분하다며, 습지보호지역 지정 절차를 진행하고, 나아가 오조리~종달리~하도리를 잇는 해양생태축, 가칭 ‘바닷새 보전축’으로 보전관리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보호지역 지정을 통해 연안습지의 고유기능을 유지하고, 지역주민의 보전관리 활동 참여로 주민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지 : 성산을 중심으로 오조리, 종달리, 하도리를 잇는 연안이 제주에서는 철새들의 최대 서식지이니, 오조리 한 곳만 지정하는 것보다는 해양생태축을 지정하고 지역 주민들의 혜택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에 저도 공감합니다.

고 : 네, 이날 저는 생태관광을 통한 주민 혜택 사례를 발표했는데요, 성산의 세계자연유산과 이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생태관광협회 고제량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