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2022년2월22일(화) <키워드뉴스> 1. 제주 칼호텔 매각논란, 노동자는? 2. 또 다른 대선후보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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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
안녕하세요.
윤/
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1. 제주 칼호텔 매각논란, 노동자는?
김/
노동자,입니다.
윤/
최근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김/
한진그룹이 제주칼호텔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호텔 운영을 이어갈 업체가 아니라 스타로드자산운용이라는 곳과 우선협상을 하고 있는데요. 스타로드자산운용 측에서는 호텔을 운영하는 업체가 아닙니다. 현재 칼호텔 건물을 부수고 주상복합 건물을 재건출 할 것이다. 그렇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호텔이 사라지게 되는 거고요. 이대로 매각이 추진되면 제주칼호텔 노동자들, 대량 실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제주 지역 노동계가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는 사안입니다.
윤/
제주칼호텔... 오랜 기간 제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기도 했고, 또 상징적인 건물이다보니 도민들의 관심도 높은데요.
김/
48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1974년 건립됐습니다. 이후 리모델링하고 재오픈하는 과정도 거쳤고요. 제주시권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죠. 제주시 구도심권에 우뚝 솟아 있는 제주칼호텔. 한때는 신혼부부, 관광객들에게 인기 많은 숙소였습니다. 카지노도 운영하고 있고요. 잘 나가던 때가 있었는데요. 그동안 제주 관광 형태가 상당히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대응하는 마땅한 경영 전략을 세우지 못했달까요. 최근 8년 연속 적자를 봤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면서 2020에는 매출이 뚝 떨어졌습니다. 반토막이 났는데요. 물론, 다른 곳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윤/
다들 어려운 시국이죠.
김/
코로나19 시절이 끝난 뒤를 기다리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모습인데... 칼호텔 네트워크는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부채 상환을 위해서다,라고 사측에서는 얘기하고 있는데요. 올해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 2358억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금액은 단지 제주칼호텔에서 발생한 차입금은 아닙니다. 칼호텔네트워크의 전체 차입금인데요. 제주칼호텔 매각으로 이 금액을 일부 충당하겠다는 겁니다.
윤/
사측의 경영 문제를 제주칼호텔 노동자들에게 전가했다?
김/
네, 그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칼호텔 직원들을 여럿 만나봤는데요. 제주칼호텔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인 도민 수가 300여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장규직, 계약직, 그리고 세탁 등 외주 업체 종사자까지 포함한 수입니다. 300여명이 일자리 상실에 따른 불안을 겪고 있습니다. 말이 300여명이죠. 당연히 그들의 가족들까지도 불안한 상황입니다. 1000명이 넘을 수 있는 거죠. 일례로, 선흘1리 마을 인구수가 1000명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작은 한 마을 단위의 인구가 일자리 상실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그런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제주도, 일자리 만들기에 많은 예산 쏟아 붓고 있거든요?
윤/
그렇죠.
김/
새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기존 일자리를 어떻게 잘 유지하도록 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제주행정과 정치권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재도 하고 그런 노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모습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해 11월에 제주칼호텔의 매각 및 구조조정 시도를 재고하라고 촉구하는 결의안을 내기도 했는데요. 근데 그냥 결의한 거죠. 어떤 강제성이나 실효성이 있는 건 아닙니다. 실효성 있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갈 필요가 있습니다. 한진그룹... 호텔 건설관련 특혜도 보고, 제주퓨어워터도 생산하고 있고요. 제주의 덕을 좀 봤죠. 고용 안정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좀 져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호텔이니까 안정적이라 생각하며 근무를 해왔을 텐데요.
김/
그렇습닏. 대기업이 운영하는 회사니까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겠다 생각하며 가정을 꾸리고, 대출도 받아서 집도 사고 했는데요. 대출금 상환에다가 아이들의 육아 및 교육비 지출 만만한 금액이 아니잖아요? 일자리 상실 위기에 몰리면서 제주칼호텔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칼호텔의 경우 오래 근무해온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20대에 칼호텔에 입사해서 10년 이상 일해온 분들 부지기수입니다. 이제 중장년층에 진입한 이분들, 다른 곳에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이 노동자들이 앞날을 막막해 하고 있습니다.
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현 시기에는 더욱...
김/
그렇습니다. 다른 호텔들 역시 경영적으로 어려운 건 마찬가지고요. 고용 시장이 줄어든 현시점에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나오면 재취업하기가 다른 때보다 더욱 곤란한 상황입니다.
윤/
제주칼호텔 직원들... 호텔 로비에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김/
칼호텔 1층 로비에서 호텔 직원 노동조합원들이 철야 농성을 하고 있는데요. 오늘 농성 14일째입니다. “고용 없는 부동산 투기세력에 매각 반대한다”,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은 제주칼호텔 노동자 고용 안정을 보장하라” 그렇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윤/
호텔 운영을 이어갈 업체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던 걸까요?
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 한진칼이 있습니다. 대한항공, 진에어 등 항공사와 한진택배, 제주칼호텔 등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 있고요. 제주칼호텔은 항공종합서비스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한진칼 소속 자회사입니다.
윤/
사측과 노조 측의 대화는 좀 진전이 있습니까?
김/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고는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노조 측에서는 벽을 보고 얘기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는데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달라는 주문이죠. 어제, 노사협의 자리에서 사측에서 처음으로 제주칼 매각과 관련해서 정규직에 한해 고용보장 50%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차에 거친 노사협의 자리에 이 같은 내용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희망퇴직을 신청할 경우 급여 18개월분을 위로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도 제시했습니다.
윤/
이에 대한 노조 측 입장은 어떻습니까?
김/
전 직원이 아니라 정규직에 한해서 50%만 고용을 보장한다는 건데요. 노조 측은 사측에 호텔 재무재표와 정부로부터 지원을 얼마나 받았는지 지원 내역 등을 요청했습니다. 이 자료들을 받아 본 뒤 회사 측 제안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회사의 정확안 경영 실태를 먼저 살펴보겠다는 취지입니다.
윤/
이런 경우 직원들 간에 분란이 생기기도 합니다.
김/
노동자들 간에 입장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인 건데요. 가령, 젊은 직원들 같은 경우는물론 동종 업계 모두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국이지만,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고요. 나이가 있는 경력직 같은 경우는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이 힘겨울 겁니다. 그리고 비정규직의 경우는 보장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도 입장 차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 상처가 됩니다. 노조 입장에서는 어떻게 한 목소리를 내서 노동자 전체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마리나호텔도 폐업을 했습니다. 여기도 랜드마크였죠. 마리나사거리라 불렀으니까요.
김/
마리나호텔도 역사가 오래됐는데요. 노후화된 호텔 경영 전략을 어떻게 짤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는데, 그게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마리나호텔 외부 리모델링을 거치긴 했는데요. 해외의 경우를 보면 전통이 있는 호텔은 그만한 프리미엄을 갖기도 합니다. 노후화한 시설을 개선하고, 관광 형태 변화에 맞춘 경영 전략을 얼마나 잘 수립할 것이냐 이게 핵심 관건인데요. 마리나호텔의 경우 노조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칼호텔에 비해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두 사례를 비교해보면 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의 필요성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
(마무리..)
그럼, 다음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2. 또 다른 대선 후보
김/
또 다른 대선 후보,입니다.
윤/
또 다른 후보라..
김/
선관위 주최 TV토론에서 얼굴을 볼 수 있는 대선 후보들은 4명뿐입니다. 그런데 그 외에도 대선후보들이 더 있습니다. 군소정당의 대선 후보들 좀처럼 조명 받지 못하는데요. 오늘 노동당의 이백윤 대선후보가 제주를 찾아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윤/
어떤 얘기들을 하던가요.
김/
오늘 노동당의 이백윤 후보는 “제주의 모든 문제점의 출발점은 괴물이 되어버린 제주특별법에 있다”면서 “이를 전면 개정해 국제자유도시를 폐지하고 국제평화도시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선거 때마다 야당들은 ‘정권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지 않습니까? 이백윤 후보는 정권이 아니라 체제를 바꾸겠다는 신념으로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를 방문한 후보들 4·3관련해서 한 마디씩 하는데요. 이백윤 후보는 “4·3은 수구 보수세력들이 그 정신을 폄하 왜곡하고자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해방 이후 민족과 민중을 살리기 위한 숭고한 항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제주 진보진영에서는 ‘항쟁’, 민중항쟁으로 정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윤/
공약으로 어떤 것들을 내놓았나요.
김/
‘사회주의’로의 체제 전환을 얘기하는 후보인 만큼 전국 단위 공약들을 보면 공공성을 내세우는 공약들이 대부분입니다. 대표 공약으로 △한국 사회 재벌주도 경제를 공공경제로 개혁 △양질의 공공주택 1천만 호 공급 △민간임대 금지 및 다주택 소유를 국가 환수 통한 국유토지와 공공주택 획기적 확대 △세금 체계 개편을 통한 국가재정 1000조원 확대 △국가투자은행 설립 통한 공공부문 투자 대폭 확대 △재벌 및 계열사 등 1000개 기업 국유화 △국가책임일자리 1천만 개 창출 △사회주의 체제로 모든 국민을 돌보는 국가 책임 돌봄사회 구현 △민주적인 계획 경제로 탄소 배출량 감축 등입니다. 공약들을 살펴 보면, 한국사회의 상속적 ‘재벌’ 경제 시스템을 개혁하겠다, 그런 취지들이 부각됩니다.
윤/
재벌 기업 국유화... 굉장히 세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제주 공약은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김/
제주 공약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해체 △강정해군기지 폐쇄 및 민간항구로 전환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 백지화 △영리병원 개설 반대 및 양질의 의료서비스 무상 제공 등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제주특별법 제2조에서 정의하는 국제자유도시는 바로 ‘신자유주의’를 일컫는 정의”라며 “자본이 마음껏 이윤 추구를 할 수 있게 규제를 풀어버리고 시장경제를 국제적 독점자본화 하는 것”이다, 그렇게 지적했습니다. “특별히 살기 좋게 만드는 특별법이 아니라 자본이 마음껏 이윤을 수탈해 가고 도민에겐 빈껍데기만 남게 하는 괴물 같은 특별법”일고 규정했고요. “제주특별법을 전면 개정해 국제자유도시를 폐지하고 생태와 평화가 넘실대는 국제평화도시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오늘 첫 키워드인 제주칼호텔 매각과 관련해서도 얘기를 했죠?
김/
그렇습니다. 이백윤 후보는 제주칼호텔 매각과 관련해서 “하청노동자 출신인 저는 그 어떤 후보보다 노동자들의 절실함을 알고 있다. 그러기에 일방적 매각을 추진하는 한진칼이라는 자본에 경고한다”며 “필요하면 뽑고 필요 없으면 버리는 고용승계 없는 매각은 단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윤/
군소 진보정당들이 많은데...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은 경우 진보정당들의 차이점이 잘 부각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리는데요.
김/
오늘 공약 발표가 끝난 뒤에 기자들도 그런 질문을 했습니다. 다른 진보정당의 제주 공약과 어떤 점이 차별적이냐... 이백윤 후보는 “정치는 국가와 지역을 운영하는 철학의 문제”라며 “구체적인 내용과 정책은 (다른 진보정당과) 비슷할 수 있을지라도 신자유주의가 도입되고 나서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이윤의 논리를 뒤집어 나가는 재편의 과정에선 분명히 다르다”라고 답했습니다.
윤/
한국사회에서 사회주의를 말하는 것. 금기시되던 시절도 있었잖아요?
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말하는 것.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뒤집어쓰고 옥고를 치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국가보안법 아직 유지되고 있기도 한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국가보안법 개정 필요성을 얘기하기도 했는데. 아직이죠. 정의당의 강은미 국회의원 등이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발의한 바 있지만, 심사 자체가 미뤄지고 있고요. 특히 4.3을 겪은 제주의 경우, 이념 얘기하면 ‘속숨허라’(조용해라) 분위기가 팽배하던 시절이 있습니다.
윤/
아직 민감하게 여겨지기도 하는 사안이잖아요?
김/
오늘 기자회견에서 제주에서 ‘사회주의 체제 전환’을 얘기하는 것은 이르지 않느냐는 질문도 왔습니다. 그러자 이백윤 후보는 “과거에 우리가 이념적 대립이라고 했던 갈등들은 실제로 많이 희석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과거의 이념적 구분선 때문에 개인의 사유재산을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고 하며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국은 물론이고 외국에선 이런 시도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는 4·3항쟁을 통해 이런 아픔이나 고통을 갖고 있는데 이념 자체를 가지고 이러냐 저러냐 할 게 아니라 우리 현재 삶의 고통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사회주의’가 충분히 공감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니까 “그런 공감을 얻어내는 장을 많이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
칼호텔 노동자들을 만났다고요?
김/
이백윤 후보, 오늘 제주칼호텔 농성장을 방문해서 칼호텔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재벌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여러 문제들 쏟아져 나왔는데요. ‘땅콩 회항’부터 해서 직원들을 태아는 비상식적인 그런 태도들도 뉴스를 많이 탔죠. 이백윤 후보는 재벌 기업 국유화를 통해서 이런 문제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거리로 내몰릴 상황에 놓인 칼호텔 노동자들과의 만남... ‘노동당’ 후보로서는 자연스러운 행보인 것 같습니다.
윤/
오늘은 여기까지..
지금까지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