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1월26일 (수) <오늘의 시선> 습지가 인류에게 주는 혜택 ( (사)제주생태관광협회 고제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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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입니다.
오늘은 (사)제주생태관광협회 고제량 대표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고 : 안녕하세요.
윤 :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습니까?
고 : 며칠 후면 우리 명절 설날이 찾아오고 설 연휴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모두 건강하시라는 인사를 먼저 전하고요..
2월 2일이 세계습지의 날입니다. 오늘은 며칠 뒤 맞을 세계습지의 날을 기념해 습지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1971년 람사르협약이 맺어진 것을 기념해, 1997년에 2월 2일을 세계습지의 날로 정했고, 이 날의 목적은 습지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전에 대한 활동입니다.
올해는 습지를 보전하기 위한 국제적 협약이 이루어진 51년째 되는 해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습지가 어떤 곳인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습지 현황, 또 우리가 습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제주도 습지를 하나 소개해 보려 합니다.
윤 : (습지의 날에 대한 공감)
습지를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들을 협력으로 보전하자는 람사르협약이 이루어진지 51년이 되었다니 그동안의 습지 현황이 먼저 궁금해지는데요. 현재 람사르협약에 등재된 습지는 어느 정도인가요?
고 : 네, 람사르협은, 물새 또는 동식물 서식지 습지를 보호하고자 채택된 국제 협약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을 말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실 테고요.
이란의 도시 ‘람사르’에서 1971년 채택, 1975년 발효됐고, 지난 2008년에는 우리나라 창녕에서 제10차 람사르총회가 개최된 적이 있습니다. 창녕은 우포라는 거대한 습지가 있는 지역입니다. 올해 11월 중국 우한에서 14차 총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는 한국 1997년 7월 101번째로 가입, 현재 람사르협약에는 전 세계 170개 가입국, 습지 총 2,285개 등재 되어있습니다.
(등록 면적 : 219,173,035 ha) - 2억천구백십칠만삼천삼십오 헥타르
우리나라는 현재 습지보호지역은 내륙 27개 지역, 연안 12개이고, 시도지사 습지보호지역은 7개소 총 46개소, 그 중 24개가 람사르습지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제주는 5개 습지보호지역이 모두 람사르습지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윤 : 그런데 람사르협약이 채택되고 국제적 습지 보전 노력들이 되고 있으나 습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요?
고 : 네 맞습니다. 람사르협약이 맺어진 이후에도 습지는 끊임없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계속 사라지고 있습니다. 람사르협약 사무국 자료에 비하면 1970년대 이후 지난 50년간 35% 이상의 습지가 소실되었고, 1700년대 보다 지난 300년간 85%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기후위기만큼이나 습지위기는 심각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는데 2019년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2016년부터 2018년 3년 사이 그 전보다 사라지거나 면적이 줄어든 습지가 그 전에 비해 160여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 제주도 역시 내륙습지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322개 습지가 기록되어 있으나, 근래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28개소가 개발사업에 의한 매립이나 도로, 골프장 등으로 인해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윤 : (습지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공감과 소감...)
그러면 습지란 어떤 곳을 말하며,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말씀해 주시죠.
고 : 습지란 축축한 땅을 말하고요. 일정 기간 물에 잠겨 있거나 젖어 있는 지역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습지보전법에 의하면, “습지라 함은 담수·기수 또는 염수가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고 있는 지역으로서 내륙습지 및 연안습지”라고 정의되어있다 (습지보전법, 2조 1항). “내륙습지라 함은 육지 또는 섬 안에 있는 호 또는 소와 하구 등의 지역”을 가리키며, 연안습지라 함은 만조 시에 수위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으로부터 간조 시에 수위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까지의 지역”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참, 그리고 인공적이든 자연적이든 물이 있어 축축한 땅은 모두 습지입니다.
혜택은, 자연이 주는 혜택을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생태계서비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2초 10항에 의하면, "생태계서비스"란 인간이 생태계로부터 얻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혜택을 말합니다.
가. 식량, 수자원, 목재 등 유형적 생산물을 제공하는 공급서비스
나. 대기 정화, 탄소 흡수, 기후 조절, 재해 방지 등의 환경 조절서비스
다. 생태 관광, 아름답고 쾌적한 경관, 휴양 등의 문화서비스
라. 토양 형성, 서식지 제공, 물질 순환 등 자연을 유지하는 지지서비스
생태계서비스를 습지에 적용하여 공급서비스, 조절서비스, 문화서비스, 지지서비스를 살펴보면, 우리는 모르는 사이 습지로부터 삶의 조건 자체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윤 : 듣고 보니 이렇게 중요한데 왜 훼손되고 있을까요? 어쩌면 습지에 대한 인식 확대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고 : 맞습니다. 습지 감수성이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마음과 머리를 습지처럼 촉촉하게 해야 할 텐데, 무엇을 갈망하고 쫓고 있는지 메마르고 퍽퍽하기만 합니다.
습지만이 아니고 제주지역의 끊임없는 개발로 인공지역이 확대되고 자연환경은 축소되거나 파편화 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도로가 많은 지역입니다. 인간의 편리함만을 생각하며 개발하는 도로들로 인해서, 한라산을 중심으로 숲과 물의 흐름 등 생태적으로 중요 공간이 단절되고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제주도 전체적으로 생물종다양성이 감소할 뿐 아니라 도시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황폐해져 앞서 말씀드린 생태계서비스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말씀 주신 것처럼 이러한 결과들이 습지의 가치 인식 부족에서 온다고 봅니다.
올해 11월 개최될 제14차 람사르총회에 보고될 국가 보고서에 보면 습지 인식 확대에 대한 질문들이 많습니다. 습지 교육은 이루어지고 있는지?, 습지에 대한 정보가 문서화 돼서 시민들에게 알려지고 있는지?,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대한 홍보, 그리고 농업 등 산업과의 연계 등에 대해서도 작성을 해야 합니다.
습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에서 의무적으로 습지에 대한 교육을 받게 하고, 시민 대상 사회 교육에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습지보호지역 주민역량강화 사업이나 습지 블로그 운영, 유튜브 운영 등 여러 방법으로 습지인식 확산에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윤 : 습지 감수성과 습지 교육이 중요하겠네요. .......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러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나 생각을 하게 되는데 우리는 어떤 행동들을 할 수 있을까요?
고 : 역시 윤아나운서 행동주의십니다.
지난 번 방송에 탄소중립실천포인트제 소개할 때도 당장 참여하시겠다고 열정을 보여주셨는데, 이번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네요.
올해 51주년을 맞는 세계습지의 날 주제는 ‘사람과 자연을 위한 습지 행동’입니다.
습지를 지키는 것이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바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제일 먼저 습지를 보고 사랑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제주도의 습지 하나를 소개하고 청취자 여러분들이 방문을 권유하려합니다. 혹시 방문하게 되면 인증샷과 함께 습지를 홍보하면 주변 분들이 관심이 높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윤 : 곧 설 연휴도 다가오는데, 혹시 제주도를 방문하는 분들이 있다면, 제주도의 중요한 습지 한 곳을 가봐도 좋을 거 같습니다. 어디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고 :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위치한 제주 최고의 하도철새도래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주소로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53-2번지 일대를 말합니다. 자료에 의하면 이곳은 매년 30여 종의 철새 3,000~5,000여 개체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이 새들 중에는 세계적으로 희귀종인 저어새도 포함되어 있고, 물수리, 흰꼬리수리, 참매와 같은 맹금류와 오리류, 물떼새류, 도요새로, 기러기류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 지정 생물종이 다수 도래합니다.
이곳 하도리는 종달리와 오조리 해안지역과 이어져 제주도 철새들의 휴식처입니다.
혹시 윤아나운서께선 이곳이 어딘지 아시겠어요?
윤 : (공감의 말..... 보셨었다면 기억이 나는 말)
그곳을 가로질러 해안도로가 나있지 않나요?
고 : 맞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제방을 축조하였다고 자료에 나오고, 이후 양어장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1989년부터는 관광자원화를 위해 해안도로가 건설되었습니다. 도로가 건설 된 후로는 해수 유입과 유출이 수문을 통해 조절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해수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염습지의 생태계가 바다와 단절되고 환경이 점차 변화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랜 시간 유지된 제방으로 인해 나름의 환경이 형성되고 그 환경에 맞는 새들이 찾아오고는 있습니다만, 지금쯤은 세밀한 생태계 조사가 이루어 져서 바다와 연결된 철새도래지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윤 : 해안도로가 해변 생태계를 단절시키기도 했네요. 지금쯤 해안도로 따라 단절된 해변 생태계 조사도 필요하겠네요.
이번 습지의 날을 계기로 제주도 습지 보전을 위한 방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하도 철새도래지를 찾아가면 어떻게 새들을 볼 수 있나요?
고 : 해도로를 통해 하도 철새도래지를 찾아가면 탐조가 가능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고 보이는 새들에 대한 사진과 정보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윤 :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을 것 같은데요.
고 : 맞습니다. 우리가 타인을 대할 때 갖추어야할 예의가 있듯이, 다른 생명체를 대할 때 역시 예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들을 대할 때 역시 주의 사항이 있는데요.
먼저 옷을 자연스러운 색으로 입고 가셔야 합니다. 원색의 옷은 새들이 위협을 느낀다고 합니다. 붉은 옷이나 노란색 등 눈의 쉽게 띄는 옷은 입고 가면 안 됩니다.
다음은 철새도래지 근처에서 크게 소리를 내면 안 되고요, 자동차를 너무 가까이 끌고 가셔도 안 됩니다. 무엇보다 새들이 날아오르게 위협을 줘서는 절대 안 됩니다.
탐조를 돕기 위해 설치된 탐조대 뒤에서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조용히 탐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도 철새도래지에 현재 있는 새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해야 해마다 다시 찾아 올 것이고 새들이 평화로워야 우리 인간도 역시 평화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 : 미리 준비할 것은 없을까요?
고 : 있습니다. 새들은 최대한 자신들이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장소와는 멀리 있습니다. 육안으로 보면 너무 작아서 자세히 볼 수 없기 때문에 탐조도구를 미리 챙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쌍안경이나 필드스코프, 망원이 가능한 카메라를 가져가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굳이 자세히 볼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습지 건너에 지미봉과 해안 습지, 물위의 새들, 그리고 갈대들이 어우러진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장소입니다.
요즘 저도 여러 번 이곳을 찾아갔는데 얼마 전에는 댕기물떼새가 바위에 앉아 있는 모습과 쇠물닭 때가 바다 위를 유유히 떠 있는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왔습니다.
윤 : 자연으로 갈 때 우리가 동시에 한 장소를 많은 사람이 가는 것을 자제해야 되잖습니까? 그렇다면 하도 철새도래지 말고 또 탐방 할 수 있는 습지 몇 곳을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 : 네 맞습니다. 윤아나님은 거의 생태시민이 다 되신 것 같습니다.
이번 세계습지의 날이 명절 다음날이니 가족들과 소소하게 갈 수 있는 곳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번 소개드리긴 했는데 선흘곶자왈의 동백동산 습지와 수망리 물영아리오름 정상에 있는 물영아리습지, 한라산 1100고지에 있는 1100고지 습지가 탐방객들을 위한 안전시설과 안내자가 있는 곳들입니다.
윤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주생태관광협회 고제량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