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8월16일 (월) 제주 여성 생애사 '제주여성 허스토리' (고희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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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범> 네 아마 뉴스를 통해서 접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제주도가 제주 여성 문화 콘텐츠 개발 사업으로 추진한 제주 여성 생애사 아카이브 영상 제작이 완료됐다고 합니다. 제주 여성 허스토리라는 이름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될 텐데 오늘은 제주 여성 허스토리의 모더레이터를 맡은 고희영 영화감독을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죠. 지금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고희영> 네 안녕하세요.
윤> 예 어 이런 이야기는 좀 스튜디오로 모시고 이야기를 하면 좋을 텐데 이게 코로나19 상황이 녹록치가 못해서 오늘 전화 연결을 하게 됐습니다. 정말 아쉬운 부분이긴 한데 제가 제주 여성 생애사라고 소개를 해드렸잖아요. 여성생애사라고 하면 어떤 이야기일지 설명을 부탁드릴까요?
고> 네 사실 제주도에서 구전 돼오는 신화나 설화 보면은 항상 그 중심에는 여성들이 있거든요. 뭐 예를 들면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늘 듣고 자랐던 설문대할망
윤> 그렇지요 예
고> 네 또 바다에 해산물 씨 뿌려주고 가시는 영등할망신까지 제주도는 이렇게 원래부터 여성성이 굉장히 강한섬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그 제주도에 기록된 역사를 이렇게 들여다보면 여성들이 주최가 되거나 혹은 여성의 시각으로 남겨진 기록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네 바로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는데요. 그 제주특별자치도 성평등정책기금으로 마련된 이 사업이 한마디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주 여성이 곧 제주의 역사다 라는 생각으로 이 제주여성들의 생애사를 영상으로 기록하게 되었고 아마 이게 최초의 제주 여성 영상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 어 생각해 보니까 그런데요. 사실 다른 지역에서도 제주 여성에 대한 그 인식이 상당히 좀 다른데 그 정작 우리도 이 제주 안에서는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을 다뤘던 부분이 없었다라는 말씀이신 거잖아요.
고> 그렇죠. 구전은 굉장히 많은데 기록적 차원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이게 굉장히 사실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윤> 아니 문득 드는 생각인데 사실 제주도 여성 중에 가장 그래도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면은 만덕할망을 얘기들 많이 하는데 만덕할망도 사실 좀 독특한 여성상으로 남자의 시각에서 그려진 기록들이 많은 것이지 여성의 시각에서 그려진 기록은 제가 좀 잘 과문해서 그러는지 몰라도 기억이 안 나는 것 같습니다.
고> 네 그래서 아마 이번이 재가 최초라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제주 여성들의 생애사를 정말 여성들의 주관에 입장에서 영상으로 기록한 프로젝트라고 이제 자신 있게 말씀을 드릴 수가 있을 것 같아요.
윤> 그 말씀만으로도 굉장히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러면 감독님께서는 이번 작업에 어떻게 참여를 하셨고 제가 아까 모더레이터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어떤 역할인가요?
고> 생소하죠 그 용어가 제가 만들었던 영화 물숨도 그렇고 그 이후에 만든 영화 뭐 불숨 뭐 현재 만든 영화까지 사실 이렇게 저희 영화 작업을 보다 보면은 그 여성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섭외가 왔을 때 이게 되게 올 게 왔구나 굉장히 반가운 마음으로 참여를 하게됐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이 프로젝트에서 맡은 역할이 모더레이터인데 이 영화에서 모더레이터는 그 관객과의 대화에서 진행과 해설을 하는 사람을 말하거든요 네 그러고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 제주 여성들의 삶이 저는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 이렇게 생각을 했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제주의 어떤 현대사의 격랑을 헤치면서 살아온 제주 여성들의 인생 이야기를 저는 열심히 일했고 또 세상에 전달을 하는 역할을 맡게 된것입니다.
윤> 내레이터 역할도 직접 하신 건가요?
고> 네 그렇습니다.
윤> 제가 아마 뒤에서 좀 더 여쭤보고 싶은 부분이긴 한데 고희영 감독님이 고씨시잖아요.
고> 아 네 그렇죠
윤> 당연히 제주고씨시겠지요.
고> 아 당연합니다 네 뿌리 깊은 제주 고씨 입니다.
윤> 자 얼핏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왜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더 갖게 되셨을까에 대해서 지금 자료를 보니까 제주 여성 열 분을 직접 만나셔서 이야기를 나누신 걸로 나오거든요. 얼핏 생각해도 사실 열 분도 적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고> 맞아요 네 그래서 너무 어려웠어요. 이 선정을 하는 데 있어서 열 분 이렇게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웠고 또 그래서 저희가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쓴 부분이기도 해요.
윤> 아 그러면 어떻게 정하셨습니까? 열 분을
고> 그니까 무엇보다 이제 좀 제주 여성에 대표성을 좀 가진 분들을 이제 엄선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 제주도 성평등 정책관의 주간 아래 전문가 그 일곱 분을 모시고 선정위원회를 두 번이나 열었어요. 이 과정에서 물론 저도 참여를 했는데요 우선 선정 기준은 그 지역성 그리고 희소성, 다양성, 나이 이것들을 이제 고려해서 선정을 했고요. 가급적 제주도에 어떤 문화와 역사 그리고 보편적인 삶을 대표할 수 있는 제주 여성들을 선정하려고 애썻습니다 그래서 최종 선정된 분들을 보면 우선 뭐 직업별로만 보면 파독간호사 출신의 여성분 그리고 창민요 예능 보유자이신 분 그리고 아주 평범하신 시장 상인 그리고 제주 전통음식을 만드시는 장인 또 해병대 출신 여성분도 계시더라고요 그리고 또 4.3 생존자 또 중산간 여성 농부 그리고 해녀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이 선정됐습니다.
윤> 저희도 방송하는 사람이라서 가장 어려워하는 게 편집이거든요.
고> 그렇죠. 네
윤> 어떤 부분을 덜어낼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선정부터 열 분으로 줄이는 과정이 저는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고> 그게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렸고 그렇지만 이제 너무 이 어떤 그 특색이나 이야기거리로만 소재로만 또 접근했을 때는 이분들이 제주도의 어떤 여성 역사를 대변할 기회는 또 미흡한 부분도 있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균형을 잡는 데 굉장히 신경을 썼구요 그러니까 결국 이분들이 개인 개인의 생애사지만 그 속에서 이제 제주도의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좀 이끌어냄으로써 이 사업이 원래 지양했던 그 어떤 성평등 가치를 좀 세상에 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윤> 예 그 말씀까지 듣고 나니까 제가 방송용 질문을 하나 좀 바꿔야 될 것 같은데 보통 방송용으로 질문을 하게 되면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다 기억나시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분이 누구냐 라고 여쭤보려고 그랬는데
고> 그렇니깐요 네
윤> 그렇게 질문을 드리면 안 될 것 같고 그러면 바꿔서 질문을 한번 드려보겠습니다 혹시 그 열 분을 만나셨는데 '어 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라던가 혹은 정말 그 감독님 기억에 남았던 그 말씀을 하셨던 분이 있을까요?
고> 그러니까 사실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한데요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가 이번에 그 열 분 선정한 분들 중에 다 80세 이상의 그 여성들을 먼저 선택을 하려고 애를 썼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이 80세 이상이신데 한 사람이 그 제주도에 척박한 역사 속에서 80여년을 살았다는 건 그 자체가 그냥 정말 드라마틱한 영화의 한 편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참 고르기는 어려운데 그래도 이제 골라본다면 그 파독 간호사 셨던 그 현기중 삼촌이라는 분이 계신데요. 그분은 제주 4.3이 가족의 운명을 완전히 뒤바뀐 경우였어요 그래서 독일로 가게 된 것도 그리고 독일에서 다시 제주도로 돌아오게 된 것도 이 4.3이라는 그림자가 이분의 가족사에 아주 깊이 드리웠던 그런 경우여서 굉장히 좀 마음이 좀 아팠고요 또 하나 저는 진짜 이번에 취재하면서 처음 알게 됐는데 그 열다섯 살이라는 이 나이에 여성 해병대 입대하신 분이 계시더라구요 그 당시 6.25 한국전쟁 당시에 나라를 구하겠다 이래서 여중 2학년 재학 중에 이분뿐만 아니라 교사분들까지 해서 126명이 자원 입대를 하셨답니다 네 이런 파란만장한 그 인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시대에 제주도가 처했던 어떤 환경 그리고 와 그 시절에는 정말 그 어떤 개인의 삶을 살기보다는 그 시대에 부응하면서 살아야 됐던 어떤 시대적인 무게가 굉장히 무거웠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참 많은 어떤 마음도 아팠지만 그분들이 그 인내하면서 살아오신 인생에 굉장히 마음이 좀 숙연해졌어요.
윤> 예 사실 좀 그래도 몇 년 전부터 조명이 되면서 그런 분들의 존재가 있었다는 것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사실 그분들의 생애를 풀어낸다는 거 자체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요.
고> 그렇죠.
윤> 한 분당 생애를 담은 영상이 한 십 분 정도라면서요?
고> 그러니까 그 저희가 원래 편집할 때는 편집은 원래 그 모으는 작업이 아니라 버리는 작업이야 이렇게 말로는 굉장히 멋있는 척하지만 사실은 이거 덜어내는 게 너무 어렵잖아요.
윤> (웃음) 그렇죠
고> 네 그래서 사실은 그 시간을 굉장히 많은 시간을 보내야 됐는데 그래서 우리가 10분 동안 이거를 압축해서 이제 영상으로 만들되 그 대신 우리가 이제 하나의 장치를 했어요 뭐냐면 이 열 분들에게 공통적인 질문을 한번 드리자 그래서 과연 제주 여성의 DNA를 관통하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이 질문을 통해서 한번 찾아보자 이런 생각으로 이제 질문을 드렸는데 첫 번째가 그 만약에 과거로 돌아가실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은지 그리고 그 이유를 하나 여쭤봤고요 두 번째가 내가 제주도 여성이구나 나에게 그 DNA가 있구나라고 느낄 때는 인생에서 언제였는지 그걸 여쭤봤거든요. 그랬더니 정말 너무 멋진 대답들이 나온 거예요.
윤> 아 그래요?
고> 네 그 주인공 열 분의 대답들이 다 달랐는데 그 어떤 철학자들보다 더 멋진 말씀들을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와 정말 저희가 촬영하면서 한여름에 촬영하느라 너무 힘도 들고 땀도 뻘뻘 흘리고 했는데 그 말씀들을 들을 때마다 막 이렇게 전율이 오면서 '아 우리가 이 말씀을 들으려고 이 작업을 하고 있구나' 라는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방송에서는 말씀을 안 드리려고요
윤> (웃음) 아 스포일러는 안 된다?
고> 네 그러면 스포가 되기 때문에 본방에서 그분들이 열 분의 주인공들이 마지막에 제주 여성의 DNA를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지를 본방에서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윤> 아 이거 사람 궁금하게 만드시는 재주가 있으십니다. (웃음) 아니 그러면은 이 질문만 드려볼게요 보통 이제 그 질문을 할 때 제작자들은 질문을 할 때 어느 정도 예상 답변을 좀 생각을 하지 않습니까?
고> 그렇죠. 네
윤> 그 예상 답변과 비슷했나요? 아니면 전혀 다른 대답들이 나오던가요
고> 아 전혀 달랐고요 그 대답을 들으면서 이렇게 정말 눈물이 이렇게 나는 거예요 뭐라고 할까 그래 우리가 그 제주 여성으로 살아온 어떤 동질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 그런 정말 핵심적인 그 대답을 툭 던지시는데 제작진들이 다 그 순간 이렇게 숨을 멈추고 잠시 있었던 그런 기억이 나요
윤> 아 그래요 짧은 시간입니다 사실 10분이라는 시간이기 때문에 이거는 꼭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감독님께 재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아까 제주인의 DNA 제주 여성의 DNA 얘기하셨잖아요. 인터뷰를 하시면서 그럼 혹은 또 본인이 살아오시면서 느꼈던 제주 여성의 DNA는 감독님의 생각은 좀 어떤가요
고> 그니까 저는 사실 제주도에 태어나고 대학 졸업하고 저는 바로 제주도를 떠났거든요 그래서 제주 밖에서 더 오래 살았는데 그러다 보니까 조금 더 제주 여성에 대해서 좀 객관적으로 보려고 했던 시간들이 많았던 거같애요. 예를 들면 제가 그 독립 영화계에서 별명이 철의 여인이에요
윤> (웃음) 대처시죠 예
고> 그런데 제가 제주도 여성이다라는 걸 알면 많은 분들이 딱 첫마디가 이거예요 '아 어쩐지' 이런 말씀까지 하시더라고요 아 물론 칭찬의 의미겠죠. 그런데 자주 듣다 보니까 '아 그렇다면 나에게 제주 여성의 DNA가 있나? 그게 뭐지?' 이런 생각을 좀 많이 하게 됐는데 뭐 아시다시피 저희 직업이 이제 막 그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일이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다른 지역이나 국가의 여성들과 자주 비교를 해서 제주 여성들을 들여다보게 됐는데 어느 날 이런 결론을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세상에서 보면은 이렇게 부지런하고 이렇게 강행한 여성들이 없어요 생각해 보세요 뭍에서 나는 것으로 자식 못 키우니까 바다로 뛰어들잖아요 그게 바로 제주 여성들이고 또 저는 이 제주 여성들을 독립적이다 이 말보다는 조금 달리 표현 하고 싶은데 제주 여성들은 남성 의존도가 제로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윤> (웃음)
고> 공감하시죠 네 그래서 교육률도 높고 부지런하고 정말 희생정신도 강한 굉장히 멋진 여성들이 제주 여성들인데 너무 안타까운 건 자존감은 너무 낮은 거예요.
윤> 자존감은 낮다?
고> 네 그래서 아 왜 그런가라고 이제 생각을 해봤더니 역시 그 제주도에 예전부터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그 남아선호사상이 사회적 인습으로 남아서 이제 제주 여성들을 좀 기죽이고 좀 억누르고 그렇게 커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굉장히 그 짠하고 마음이 좀 아팠고요 이 여성 생애사 영상작업을 통해서 그동안 참 고생 많으셨고 삼촌들이 그렇게 잘 참고 견뎌오신 그 제주 여성의 힘이 바로 오늘의 제주가 있었습니다라는 그런 메시지를 전해드릴 수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보람있는 시간이 었어요.
윤> 예 강인하고 부지런 하면서 남성 의존도는 전혀 없지만 자존감은 낮다라는 그 마지막 말씀이 굉장히 좀 강한 울림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여성의 시각으로 그동안 여성들을 돌아보지 못했던 그런 방증이 있지 않을까라는 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고> 그렇죠. 네
윤> 음 이렇게 또 조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있으니까 참 늦었지만 뜻깊다는 생각도 하고 아 그리고 감독님께서 지금 사실 굉장히 다양한 작업을 하고 계시잖아요. 아까 뭐 물숨 얘기도 하셨었는데 다른 작업들 어떤 작업들을 하시는지도 좀 여쭤봐도 될까요?
고> 네 그 저도 뭐 제주 여성으로서 그 DNA가 어디 가겠습니까 저도
윤> 자존감은 쌔시잖아요. (웃음)
고> 아 아니요 저는 사회적으로 이제 제가 스스로 만들어간 자존감이고 그러다 보니까 그 놀면 큰일나는 줄 알아요 그래서 쉼 없이 영화를 만들고 이제 책을 쓰고 있는데요. 어 지금 만들고 있는 뭐 영화가 지금 제주도에서 촬영이 되고 있는데 영화 물꽃의 전설이라는 영화를 제작 중에 있고요. 또 저희 어머니도 또 제주 여성으로서 올해 아흔 살이신데 . 그래서 어머니 좀 옆에서 케어해드리면서 어머니 살아오신 이야기를 책으로 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윤> 어머님의 어 살아오신 세월도 담으신다고요 책으로
고> 네 그러니까 인생의 그 시간들이 요즘은 계속 어떤 제주 여성 그리고 여성들의 힘 뭐 이런 것들을 좀 탐구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윤> 예 제 생각엔 가장 어려운 작업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고> 맞습니다 네
윤> (웃음) 혹시 지금 말씀하신 대로 굉장히 여러 가지 작업들을 많이 하고 계시잖아요. 제주 여성의 DNA를 갖고 계신 분으로서 장기적으로 내가 이 직업을 계속하는 한 나는 이것만큼은 꼭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생각하시는 부분도 있습니까?
고> 그 뭐랄까요 그니까 저는 이제 농사를 짓듯이 영화를 만든다 이런 표현을 많이 쓰는데 그중에서도 그 전에는 여성과 특히 모성의 힘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특히 그 제주 여성들에게는 좀 생명을 품어내는 그런 좀 힘이 있다는 거를 좀 자주 느끼거든요. 그래서 그 저의 그 영화인 물숨이 사실 아직도 유럽에서 계속 5년째 순회상영이 지금도 되고 있는데 실례로 이 해녀만 보더라도 해외에서 그 해녀분들을 보고 놀라는 것은 바로 이 그런 지점이에요. 뭐냐 하면 외국에서는 바다를 어떤 정복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제주 해녀들처럼 바다와 인간이 함께 살아야 된다 이런 동행의 의미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 해녀들은 숨을 참고 되게 힘들게 일을 하시지만 그래도 작은 오분재기이나 소라는 잡지 않고 또 해산물들 산란기인 이제 7~8월이죠. 그때는 금채기 만들어서 물질을 하지 않는다 이런 얘기를 제가 가서 영화 상영할 때 하면은 전부 다 일어나서 정말 기립박수를 치세요 네 그럼 우리는 늘 사실은 보아왔던 평범하고 당연한 일들인데 그동안에 우리가 그런 가치들을 찾아내지 않았다는 그런 어떤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아마도 제가 지속적으로 해야 되는 작업은 바로 이런 늘 우리 옆에 있지만 그 빛나지 않았던 것들을 좀 찾아내서 의미화 하고 영화화하고 책으로 남기는 작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윤> 굉장히 할 일이 많으신데요.
고> 그러니깐요
윤> 얼핏 들어도 참 방대한 그 작업이 될 것 같은데 항상 건강 잘 지키시면서 좀 오랫동안 좋은 기억들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음 그러게요 그 해녀 삼촌들이 그런 얘기들을 항상 하시잖아요 그냥 바당이라고 얘기를 하지 않고 바당밭이라고 얘기를 하면서
고> 그렇죠. 네 바당밭이라고 하죠.
윤> 같이 공존하는 법에 대해서 최근에 이제 뭐 자연과 공존에 대해서 우리가 이제 워낙에 좀 피해가 많다 보니까 생각을 하게 됐지만 우리 삼촌들께서는 이미 옛날부터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에 대한 조명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 맞습니다. 네
윤> 그리고 감독님에 영화밭도 (웃음) 앞으로 계속 개척하면서 공존해 나가야 될 것 같구요 자 마지막 인사 말씀을 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8월 19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에 여러분들을 찾아가게 될 텐데 시청자분들께 한 말씀 짧게 부탁을 드릴까요?
고> 네 그동안 제주 여성들은 그 빛나는 존재이기보다는 늘 뒤에 숨어 있었던 존재였던 것 같아요. 그러나 보이지 않게 뒤에서 제주를 이끌어오고 그 뒷받침 해온분들이 우리 어머니이고 또 언니이고 누이였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고요 그래서 이 방송 통해서 그분들에게 삼촌들 그동안 정말 잘 살아오셨다고 그리고 당신들이 얼마나 빛나는 존재였는지 좀 알려드리고 싶구요 또 젊은 세대들은 우리 이 제주 여성들을 보면서 인생의 지혜 그리고 인생의 깊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더불어서 제주 여성 생애사 아카이브 영상 제작 프로젝트가 올해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서 우리 제주 여성이 곧 제주의 역사로 당당하게 기록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윤> 예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보다는 앞으로 계속해서 꾸준히 이어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시고 보통 이럴 때는 마지막에 많은 시청 바랍니다라고 한 말씀 꼭 해주십니다.
고> 네 뭐 이미 제가 계속 복선을 깔았기 때문에 다들 많이 시청 해주실 거라고 믿고요 그 제주 여성들의 힘을 우리 같이 서로 나눠가지면서 우리도 힘 좀 내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윤> 알겠습니다. 자 다음에는 저희가 한번 스튜디오로 모시는 기회를 꼭 잡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고> 네 감사합니다.
윤> 네 고희영 영화감독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