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7월27일(화) <키워드 뉴스> 1. 도시가스 너마저 2. 공들인 공정탑 무너지나. (제주투데이 조수진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
안녕하세요.
윤/
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1. 도시가스 너마저
조/
도시가스 너마저,입니다.
윤/
부루투스 너마저도 아니고 무슨뜻이죠?
조/
보통 도시가스 요금이 LP가스 요금보다 훨씬 싸다고 많이들 알고 계시죠. 저 역시 그 차이를 몸소 체감하고 있는데요. 제가 여기 제주로 이주하기 전 육지부 지역에서 살 땐 도시가스를 썼습니다. 그때 나왔던 난방비와 지금 제주에서 난방비를 비교하면 지금이 1.5배 정도 더 나오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한겨울에 가스비가 10만원 정도를 냈다고 하면 지금은 15만원 이상 내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살고 있는 집의 단열 기능이라든가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육지부에선 도시가스를, 여기 제주에선 LP가스를 쓰고 있다는 겁니다.
윤/
제주에서도 지난 2019년 11월 애월항에 LNG저장탱크가 준공되면서 도시가스 공급이 시작됐습니다.
조/
네. 우선 집들이 밀집해 있는 동지역을 중심으로 올 2월 기준 3만4천여 가구에 공급되고 있고요. 제주도의 도시가스 공급시설 공사계획에 따르면 올해는 가스 공급 배관을 연장하면 제주시 노형동과 외도동, 연동, 아라동, 도남동, 이도동, 오라동, 일도동, 삼양동, 화북동, 서귀포시 강정동·하원동 등 도내 5866세대에 도시가스가 추가로 공급될 전망입니다. 또 내년에도 배관 연장을 계속해 3천여 세대에 공급이 가능하게 됐고요. 내년까지 약 4만3천여 가구에 공급이 된다는 건데 제주 전체 25만4천여 가구의 1/6정도..
윤/
말씀하신 것처럼 도시가스 요금이 다른 연료비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우리 동네에도 공급되기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을 것.
조/
네. 제가 사는 곳은 아직 LP가스를 쓰고 있는데요. 얼른 공급 배관 설치가 이뤄졌으면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 도시가스 요금이 앞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올해도 올랐어야 하는데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서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요금이 동결됐습니다. 요금을 산정하는 방식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요, 일단 도매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가 해외에서 사들여오는 LN가스의 원료비가 있을 거구요. 여기에다가 가스를 수입해서 소매사업자에게 이 가스를 넘기는 데 들어가는 비용, 도매사업자의 공급이용이 더해집니다. 연료 운반비, 인건비 등이 포함되겠죠. 그리고 이걸 지역별 도시가스를 실제로 공급하는 소매사업자들이 있는데요. 제주엔 주식회사 제주도시가스라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최종 소비자에게 연료를 공급하기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더해지면 소비자 요금이 결정됩니다. 이 요금을 시도지사가 승인하면 최종 소비자 요금이 되는 겁니다.
윤/
들어보니 올해도 더 인상했어야 하는데 동결한 거라면. 내년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거네요. 그런데 도시가스 요금이 더 오르는 원인은?
조/
가스를 공급하려면 배관이 설치돼야 하는데요. 이 배관 설치비용 때문입니다. 이 얘기는 지난 19일 도의회 임시회 농수축경제위원회에서 나왔는데요. 이날 ‘2021년 도시가스 공급비용 산정 용역 결과’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이 용역은 매년 적정한 도시가스 요금을 산정하기 위해 제주도가 전문기관에 의뢰하고 있습니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현재 주택용 기본요금이 750원인데 공급비를 반영하면 2149원이, 영업용 기본요금은 1800원인데 3만1933원 수준이 돼야한다고 합니다. 지금 수준에서 각 2.86배, 17.7배가 올라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성균 의원이 도시가스 기본요금이 왜 올라야 하는지 이유를 물었는데요. 자리에 나온 윤형석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의 답변에 따르면 바로 공급 배관 설치비용이 주요한 요인이라고 합니다. 도시가스 소매사업자가 매년 공급 배관을 설치하고 있는데 그 비용을 20년 동안 소비자에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요금에 반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윤/
배관 설치비용을 20년에 나눠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조/
네. 만약 공공기관이 기반시설을 설치하면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만. 지금 제주지역에 있는 도시가스 소매사업자인 주식회사 제주도시가스는 영리법인이죠.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배관을 설치한 비용은 공급비용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도시가스 요금에 포함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식기세척기의 구입가격에 기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공장 설비 가격이 다 들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육지부 지역은 가스 배관이 이미 예전에 다 돼 있어서 설치비에 대한 비용 부담이 없습니다만. 제주는 그렇지 않죠. 지난 2019년 말에야 가스 공급이 시작됐잖아요. 섬 전역으로 공급망을 확대하겠다는 제주도의 계획에 따르면 그리고 앞으로 10년이 넘도록 가스 배관 설치가 이뤄져야 합니다.
윤/
20년 동안 설치비용을 나눠서 요금에 반영한다고... 배관 설치가 끝나고 나서도 당분간은 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는 여건.
조/
네. 거기다가 도시가스 공급의 경제성이 확보되려면 배관 100미터마다 가구가 46세대가 연결돼야 한다고 하는데요. 제주는 동지역 같은 경우는 가구 밀집도가 높지만 읍면지역은 집이 띄엄띄엄 있잖아요. 그래서 배관을 더 길게 설치할 수밖에 없어서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건데요. 이 수지타산이 안 맞으면 사업자가 배관을 설치할 의무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주도가 배관 설치를 요청하면 추가로 필요한 비용은 모두 소비자들이 나눠서 부담해야 합니다. 현재 제주지역은 동 지역 중심으로 가스가 공급되고 있으니 앞으로 읍면지역까지 확장되면 요금은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윤/
설명을 들어보자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닌데. 배관 설치비를 소비자들이 다 부담해야 한다는 게 쉽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조/
네. 이날 강성균 의원도 그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강 의원은 이전까지만 해도 사업자가 영업수익으로 배관 설치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고 하는데요. 이런 부분이 도민사회 홍보가 제대로 안 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중에 소비자들이 알면 속았다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윤 국장은 도민사회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인정하며 홍보가 잘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윤/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래도 왠지 억울한 느낌이 드는데요.
조/
네. 왠지 내가 내야할 비용이 아닌데..하면서 와 닿지 않는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아까 식기세척기를 예로 잠깐 들었었는데요. 우리가 식기세척기를 사는 가격에 인건비와 공장 시설비, 공장 운영비, 광고비가 다 포함된다고 하면 우린 쉽게 납득이 갈 텐데요. 도시가스도 사실상 식기세척기랑 성격이 다르지 않습니다. 똑같이 영리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인 건데요. 그런데 왠지 다를 것 같다는 건 아마도 공공재 같은 성격이 느껴져서일 겁니다. 공공재라는 건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말하는데요. 식기세척기는 없어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지만 난방연료나 전기가 없으면 기본적인 인간다운 삶을 사는 데 어려움이 크죠. 그래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공공재를 공급하는 기관을 민영화하면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영리법인은 수지타산이 안 맞으면 아예 투자 자체를 안 하기 때문에 소외계층이 생겨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윤/
제주 도시가스 요금에 민영화 얘기까지 오늘 하고싶은 이야기의 핵심이 여기에 있군요.
다음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2. 공들인 공정탑 무너지나.
조/
공들인 공정탑 무너지나,입니다.
윤/
요즘 화두인 공정?
조/
네.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몇 년 간 한국사회는 ‘공정’이라는 키워드가 블랙홀처럼 많은 이슈들을 빨아들이고 있는데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이 박탈감이나 상실감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안그 래도 살기 팍팍한 요즘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데 누군가는 공정하지 못한 수단을 활용해 단번에 프리패스로 내가 열 걸음 만에 갈 걸 한 번에 간다고 생각하면 그 때 느끼는 분노는 상당할 겁니다. 그런데 최근 제주사회에서 공분을 사는 뉴스가 알려졌습니다. 바로 제주도청의 전⦁현직 간부공무원들이 특정사업을 추진하는 업체 관계자와 술자리를 가진 정황이 알려진 겁니다.
윤/
지금 경찰 조사 중이죠.
조/
네. 우선 말씀하신대로 수사 중인 사건이라서 아직 혐의가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점 꼭 명시하시면 좋겠고요. 이 의혹은 한 공익제보자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제주도청 측에선 모 부서 국장과 과장, 팀장, 그리고 직전 국장이 특정 업체 관계자와 유흥주점에서 술자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업체가 도청 부서가 추진하는 특정 펀드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윤/
그 부서가 추진하는 사업과 관련한 업체가 함께 술자리를 했다? 특혜 논란이 나오는 이유.
조/
네. 제주도 공무원 윤리지침에 따르면 금품 향응 접대는 물론이고 업무와 관련한 관계자와는 사적 만남도 일체 금지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부서 국장과 업체 관계자가 가족관계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 그 자리가 있고 난 뒤 원희룡 지사가 그 업체와 투자협약서를 체결한 정황도 있다고 합니다. 이 사업은 원 지사의 공약에 포함된 사업이라고 하고요. 이러한 사실을 공직자가 권익위에 제보를 한 겁니다. 국민권익위는 구체적인 사실 확인 필요하다고 판단, 제주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현재 경찰에선 이 모임 이후 제주도 지원 사업 추진 연관성을 중심으로 내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다. 내사라는 건 정식 수사 전 단계로 임의로 범죄 사실을 조사하는 건데요. 내사 과정에서 혐의점이 드러나면 수사로 전환되고 내사를 받는 당사자는 피의자로 바뀌게 됩니다.
윤/
네. 말씀하신대로 내사 중이라서 수사 전환 전에 혐의가 있다 없다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고요. 어찌됐든 옛말에 오이밭에서 신발 끈을 고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해당 공무원의 입장은.
조/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직 국장은 민원을 듣는 일반적인 식사자리였다며 특혜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기다가 이 건에 대해선 제주도 감사위원회에도 감사 절차가 진행 중이었는데 별다른 결과 발표가 없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는데요. 감사위 측에선 감사 진행 중에 경찰 내사가 시작돼서 감사가 중단된 것이지, 고의로 이 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던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만남의 목적이 부적절하든 아니든 이러한 자리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지역사회에선 논란이 되고 있다. 오이밭에선 신발도 고쳐신지 말라는 말이...
조/
네. 어제였죠. 지난 26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에서 성명을 내고 “사실 유무를 떠나 제보 내용만으로도 도민사회에 충격을 물론 우리 노조 구성원들에게 많은 상실감과 비애를 던져주기에 충분하다”고 규탄했습니다. 이어 “그간 무분별한 개방형 확대 반대를 지속적으로 외쳐 왔음에도 원희룡 도정은 경직된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명분 아래 이를 강행했다”며 “그렇지만 이번 보도를 보며 무분별한 고위직 개방형 확대가 공직사회 활력보다 찬물 끼얹기로 전락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질타했습니다. 특히 “도민혈세를 쏟아 부은 도정 책임자의 행위가 선거공신 챙기기를 통한 입신 꼼수가 아닌,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순수한 고민의 산물이었다고 믿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 공은 경찰로 넘어갔다. 도민이 주시하는 사안임을 명심해 철저한 수사로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윤/
특혜 논란에다 코로나 시국에 이런 모임을 가졌다는 데에서도 비판하고 있죠.
조/
네. 원 지사는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자 공직사회에 대해선 엄격하게 방역 수칙을 준수할 것을 수차례에 걸쳐 지시했는데요. 특히 업체와 부서간 모임을 가진 시기가 공무원들에게 모든 사적모임을 금지하라는 주문이 있고 나서라서 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공무원노조는 “도민사회에는 사적모임 자제를 당부하고 공무원 하위직들은 공항과 항만 발열체크장으로 보내지고 있는데 방역수칙을 솔선해야 하는 누구는 정체 모를 술판을 벌였다는 사실이 슬프다”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공무원 노동자들의 헌신을 헌신짝처럼 차버린 고위직의 행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원 지사는 지난 1일 진행한 민선 7기 3주년 기자회견에서 강조했던 부분인데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공직사회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바로 세운 것을 꼽았는데요. 공들여서 쌓아왔던 공정탑이 이번 기회에 무너지진 않을까 우려됩니다.
윤/
‘공정’은 원 지사가 지난 일요일에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강조했던 키워드이기도
하다. 경찰 조사 결과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마무리)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