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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05분

인터뷰 전문보기 (2019년3월28일~ 2023년7월10일)

4월 20일(화) [키워드뉴스] 세월호 7년/40년 사는 돌고래, 수족관에선 1년(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

◇ 인터뷰 전문보기 자료에 대한 저작권은 제주MBC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프리뷰는 실제 방송 원고가 아닌 사전 원고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윤/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안녕하세요.

윤/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1. 세월호 7년


김/세월호 7년입니다.

윤/어느새 7년이 지났습니다.

김/어느새...라고 말하게 되는 것. 아마,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사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7년 동안 고통을 받으면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고요. 그리고, 유가족과 세월호 생존자들은 참사가 안긴 정신적 트라우마에 괴로워 하고 있습니다. 이 트라우마가 얼마나 사람을 괴롭히냐 하면, 자해까지 하도록 할 정도죠. 단순히 슬프다, 괴롭다가 아닙니다.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게 계속 보이는 거죠. 구해내지 못하는 것에 자책하면서... 그걸 7년째 시달리는 분도 계십니다..

윤/그런데, 세월호가 지겹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죠.

김/어제 좋은 글을 하나 읽었습니다.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어제 자로 경향신문에 발표한 글인데요. 제목이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입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한 번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지겹다고, 이제 그만 하라고 말하는 이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는 글입니다.

윤/어떤 내용인가요.

김/신형철 평론가는 이 글에서, 인간은 작 근심이 무거우면 타인은 그냥 혼자 울게 내버려 두는 존재인데, 그런 인간인 것이 한심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세월호의 모든 진상이 다 밝혀진다 해도 세월호 이야기를 멈추지 않을 겁니다. 더 밝혀내야 할 것이 있으니까요. 이토록 한심한, 우리 자신의 진상 말입니다.”

윤/타인의 슬픔에 대한 공감을 잃은 우리들의 진상...

김/저는 아직, 2014년에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을 모욕하기 위해, 그 앞에서 햄버거, 피자 등을 먹어대는 이른바 ‘폭식투쟁’을 벌인 일베 회원들이 잊혀지지 않아요.

윤/기억 납니다. 그 광경에 많은 분들이 울분을 감추지 못했어요.

김/정말 욕이 아깝죠. 어떤 욕으로도 부족하다...그런 심정입니다. 대체 어떻게 이념적으로 비뚤어져야 이렇게 게걸스러워질 수 있나... 싶었는데요. 그들은 자기 자신을 ‘보수’라고 정치성향을 정리하는 이들이었어요. 세월호 유족 앞에서 폭식 투쟁을 하는 것이 이념적으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뛰쳐나왔던 거죠. 타인의 슬픔과 울음을 짓밟는 게 재밌어서 그걸 즐기기 위해 나온 괴물도 있었을까 싶고요. 여하튼 자신의 이념이 어디를 가리키든 최소한의 사람됨이 있죠. ‘보수’라고 하면 한국사회의 유교적 질서를 빼놓을 수 있겠는데요. 유교 관점에서 보면, 맹자의 경우 4단론에서 '측은지심'이 인간됨의 기본적인 단서로 봤는데... 폭식투쟁에 나섰던 사람들은 인간됨에서 실패한 거죠. 인간의 미만이랄까요.

윤/이념으로 갈리게 되면 가장 먼저 측은지심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역사적으로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김/저는 당시의 폭식투쟁이 신형철 평론가가 말하는 ‘한심한 인간’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생각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신형철 평론가는 이런 한심한 인간들, 그리고 타인의 슬픔에 대한 공감을 자꾸 잃어가는 인간들(저도 마찬가지고요) ,우리 자신 진상을 계속 밝혀나가야 한다...고 다짐을 하는 거겠죠. 세월호 진상규명을 너머 인간됨의 성찰로 나아가자는 제언으로 읽힙니다.

윤/진상 규명 뿐 아니라, 인간의 한심함까지 들여다보자...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제언 같습니다.

김/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세월호 참사와 그 이후 사회의 모습을 계속 들여다 볼 수밖에 없을 텐데요. 물론, 고통스럽죠. 그래도 그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그런 작업을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소개해드릴 만한 책이 한 권 나왔는데요. <홀: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입니다. 평소 시간 내 책 읽기 어려운 분들도 비교적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책입니다. 만화책이거든요. 만화라고 하면 아직 단순한 재미를 주는 오락꺼리라고 오해하고 계신 분이 종종 계신데, 요즘은 사회적 메시지 담은 이런 만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죠.

윤/홀은 생존자 이야기를 담았다고요?

김/그렇습니다. ‘파란 바지의 의인’으로 기억하시는 분 많이 계실 텐데요. 제주 도민인 김동수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화물차 기사였던 김동수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소방 호스를 이용해 승객 20여명을 구조해냈는데, 학생들이 그가 입고 있던 파란 바지를 기억하면서 이후 김동수씨는 ‘파란 바지 의인’이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야겠는데요. 20여명의 귀하고 귀한 목숨을 살려내셨어요. 살려낸 것이 20여명의 목숨 뿐이겠습니까. 저는 어떤 의미에서는 그들의 가족까지도 살려낸 것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윤/김동수씨가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김동수씨는 더 많은 학생을 구하지 못했다는 부채감에 수차례 자해를 시도했습니다. 정신적으로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계신 겁니다. 시간이 지나도 구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은 떨쳐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그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잊어가고, 심지어는 지겹다는 말까지 하는 동안, 김동수씨는 계속해서 바닷물이 빨려 들어가는 세월호의 깊고 어두운 구멍에 잠겨들어가고 계셨던 거죠.

윤/세월호 생존자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많이 들려요.

김/‘파란바지의 의인’으로 불리다보니, 끔찍한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난 생존자라는 점은 잘 부각되지 않죠. 참사 이후에 우울, 분노조절 장애, 자해 충동 등 트라우마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화물차 기사 일도 못하게 됐죠. 더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크게 느꼈고요. 괴로움으로 인해 병원 화장실에서 자신의 팔뚝에 죄인이라는 글자도 새겨넣었습니다.

윤/자신의 작은딸이 성년이 되던 날이었다고요...

김/분노조절 장애, 자해와 극단적 행동까지... 가족들의 어려움 충분히 예상되고도 남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일을 제대로 해나가는 게 가능하겠습니까? 가정의 수입이 줄어들고, 경제적 어려움도 찾아왔고요. 그런 상황에서 김동수씨 마음은 어떻겠어요.

윤/최근 세월호 생존자 15명이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제주 세월호 생존자들이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난 2015년 3월 마련된 4·16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의거해 일정금액의 배상금 지급이 이뤄졌습니다. 근데 당시 세월호 피해지원법에 따르면 6개월 안에 신청해야 했습니다. 참사후 1년 뒤인 2015년 9월까지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질환이 어떤 상태인지 모른 상태에서 배,보상 신청을 하고, 결국 나중에 나타는 병증에 대해서는 각자가 치료해야 할 몫이 됐다는 겁니다.

윤/추가 배상은 안 이뤄진 건가요?

김/지급받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할 만한, 독소조항이 세월호특별법에 담겨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윤/증상이 더 심해져도 국가는 관여하지 않겠다?

김/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면, 경제적 곤란으로 이어지게 되거든요. 그러면 또다시 그 경제적 곤란과 어려움을 겪게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책망으로 다시 이어질 테고요. 세월호 생존자들이 겪는 이 괴로움을 멈추도록 해줄 국가의 책임이 있다... 그것이 이번 국가배상소송의 취지라고 보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가능할까요?...세월호특별법에 배보상을 받으면 그것으로 완료된 것으로 본다...는 의미의 조항을 담고 있다고 하셨는데...

김/이들이 배보상 신청을 하던 지난 2015년에 진단서를 받았을 때, 아직 장해 정도를 추정하기 어렵다, 제대로 진단하기에 짧은 시간이다, 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즉, 이미 의학적으로 볼 때 한계가 있는 법이었던 것이라는 거죠. 피해를 불완전하게 평가한 채 배상이 이뤄졌으니, 이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거죠. 뿐만 아니라 세월호피해자지원법이 장해에 대한 평가기간을 너무 짧게 잡는 바람에 피해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침해해 위헌소지가 있다고 보고 위헌 소송을 헌재에 신청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합니다.

윤/지금 배보상 등은 당사자의 장해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가족들의 고통에 대한 배려는 담겨 있지 않죠..

김/법의 차가움이랄까요. 최근 오마이뉴스라는 매체에 김동수씨 가족이 세월호 참사 이후 그동안 겪은 일들을 얘기하고 있는데요.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은 정말 좋은 기획이라 생각됩니다. 용기내서 얘기를 해주는 김동수씨 가족들에게 고마움도 느껴지던데, 그 글들 한번 찬찬히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중 한 대목 읽어드리자면, “세월호 생존자의 가족들은 생존자를 지키려고 온 힘을 다 쏟고 있었다. 어쩌면 생존자가 감내하는 고통 이상으로 더 큰 고통을 감내하며 생존자를 지키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존자의 마음을 돌보고, 생존자가 분노하거나 흥분하지 않도록 늘 긴장하며, 옆에서 이들을 안정시키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었다.”

윤/ 다음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2. 40년 사는 돌고래, 수족관에선 1년


김/40년 사는 돌고래, 수족관에선 1년

윤/관련 소식 읽은 것 같습니다.

김/돌고래쇼와 돌고래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온 제주마린파크에서 지난달 큰돌고래 한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돌고래도 생물인데 죽을 수 있죠. 근데 좀 의아한 부분이 뭐냐면... 지난 단 8개월 사이에 3마리의 돌고래가 죽은 겁니다.

윤/8개월 사이에 3마리가...

김/경과를 보면 지난해 8월 28일 큰돌고래 안덕이를 시작으로, 9월에는 달콩이, 지난달 12일 낙원이가 죽었다. 8개월 새 제주마린파크에서 3마리의 큰돌고래가 폐사한 겁니다. 근데 해양생물 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보내온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제주마린파크의 돌고래 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마린파크가 그동안 반입한 돌고래 총 8마리 중 4마리가 1년 만에 폐사했던 겁니다.

윤/돌고래 수명이 어떻게 되죠?

김/제주마린파크는 큰돌고래들을 반입했는데요. 자연 수명이 40년으로 알려졌습니다.

윤/근데 50%가 1년만에..

김/현재 제주마린파크에는 큰돌고래 화순이 한 마리가 남아 있는데요. 해양생물보호단체는 핫핑크돌핀스는 마린파크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화순이의 건강을 우려하며 화순이를 바다쉼터로 옮겨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어제 발표했습니다. 바다쉼터는 돌고래를 바다에 내보내기 전에 머물도록 하는 공간입니다.

윤/바다쉼터가 제주에 있습니까?

김/없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마린파크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돌고래 화순이에 대해 더 늦기 전에 돌고래 관리 및 감독에 책임을 가진 해양수산부와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상 돌고래 관리 및 감독에 권한과 책임을 가진 제주도청이 나서서 성산포 내수면 등의 적당한 지역에 해상 가두리 등의 임시 돌고래 바다쉼터(보호시설)을 설치해 이송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바다쉼터를 조성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도내 내수면 등에 임시 가두리 등 보호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윤/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