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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입니다.

오늘은 제주주민자치연대 박건도 참여자치위원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박 : 안녕하세요 박건도입니다.

윤 :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박 : 네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도 그렇고, 또 제가 회사에 출근을 하는 직업은 아니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집에 있는 것을 답답해하고, 오히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는 성향인데요 요즘 그렇지 못하고 있어서 얼른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연장되는 게 어제 발표되었더라고요.

윤 : 계속해서 집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겠군요. 답답하시겠습니다.

박 : 네 그렇긴 한데, 또 사람들이 환경에 적응을 잘하기도 하잖아요. 그래도 이제 몇 달 동안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니 이 생활도 점점 적응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원래는 제가 모든 끼니를 밖에서 사서 먹었는데요, 요즘은 집에서 요리를 해서 먹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제가 요리하는 걸 정말 좋아하고 또 생각보다 잘 하거든요. 그런데 가끔 요리를 할 수 없는 음식들이나 식당에서 먹는 게 훨씬 맛있는 음식들이 있잖아요. 그럴 때는 배달 어플을 이용해서 배달을 시켜먹기도 합니다.

윤 : 그렇군요. 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나요?

박 :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집콕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주제로 가져왔는데요. 요리를 하기 귀찮거나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배달을 시켜먹게 되잖아요.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 감염병 때문에 밖에 나가기가 어려운 시기에 많은 분들이 음식을 배달시켜서 드시고 계실 겁니다. 근데 제가 배달어플을 이용해서 음식을 주문을 하면 일회용 용기들이 엄청나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 현상을 보고 환경에 상당히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배달 어플 유행의 명과 암이라는 주제로 배달 어플이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활성화되었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윤 : 사실 배달 어플이 나오기 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음식을 시켜먹는 문화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았습니까?

박 : 그렇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왔을 때 신기할 만큼 편리한 서비스로 여겨지는 것이 음식 배달 서비스였는데요. 늦은 시간에도 집까지 음식들이 배달이 되어서 편리하고 이로 인해서 야식 문화가 발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화적인 현상이 한국사회 전반에 형성되어 있는 것을 차용해서 한 기업에서는 기업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이 배달의 민족이라고 카피를 만들어 홍보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배달 어플이 나오기 전에는 중국집이나, 치킨집, 피자집, 보쌈집 정도의 식당에서 자체적으로 배달을 진행했고요. 그리고 중국집 등에서는 일회용 용기가 아니라 다회용 기를 사용해서 우리가 음식을 시켜 먹고 문 앞에 두면 다시 회수해가는 시스템을 모두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윤 : 그렇죠. 예전에는 배달 어플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지금도 가능하지만) 주로 가게에 직접 전화를 해서 음식을 주문하곤 했었죠.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박 : 맞습니다. 지금은 가게에 직접 전화를 거는 것도 가능하지만 주로 배달앱을 통해서 간편하게 주문을 하는 문화가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비교적 수월하게 다루는 젊은 층에서 상당히 많이 사용하고 있고, 일상 속으로 스며든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에는 배달업무가 가게가 직접 수행하는 업무 중 하나였다면 지금은 음식 ‘배달’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 따로 생긴 것입니다. 배달 앱이 전화로 주문할 때와 달리 사람과 대화를 하지 않고도 버튼 몇 번을 누르는 것으로 주문이 완료되기도 하고, 어플에 카드를 등록하고 바로 결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배달 앱으로 주문하는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음식배달시장은 2014년에 10조원의 규모에서 2019년 두배 늘어난 20조원을 기록했고요, 그 중에서 배달 앱을 통한 배달시장 규모는 2013년 3000억원에서 2018년에 3조원까지 급격하게 불어났습니다. 또한 2020년 9월 기준 배달의 민족 이용자 수는 1300만 명, 그리고 요기요 66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을 만큼 한국사회에서는 배달 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 : 간편하게 주문하고, 결재를 할 수 있어서 배달 앱 사용이 일상 속으로 자리잡을 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거네요.

박 : 그렇습니다. 또 다른 점은 예전에는 가게에 고용된 직원이나 사장님이 직접 배달을 했던 반면에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배달전문 기업에서 소위 ‘라이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통해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 좀 더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이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배달앱을 이용한 음식배달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를 보면, 앞서 배달 전문 기업이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배달앱 기업은 배달을 하지 않습니다.

윤 : 배달앱 기업은 배달을 하지 않는다는 게 어떤 의미입니까?

박 : 저희가 배달앱이라고 말했던 배달의 민족 그리고 요기요와 같은 기업은 ‘주문 대행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고 이들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식당 등의 자영업자들의 정보를 모아놓을 뿐만 아니라 주문과 결제까지 대행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직접 배달을 하는 것은 아니고요, 소비자가 ‘주문 대행 플랫폼’을 통해서 주문을 하면 배달을 전문적으로 하는 ‘배달 대행 플랫폼’에서 배달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인데요, 이 경우는 배달의 민족의 자회사인 배민 라이더스 요기요의 자회사인 요기요 익스프레스와 같은 주문 대행 플랫폼의 자회사인 경우도 있고, 부릉, 바로고, 생각대로 등의 배달대행 업체들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이 업체들은 사실 배달 주문이 접수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실질적인 배달은 배달대행대리점이라고 불리는 곳과 이들과 계약을 맺은 라이더들이 배달을 수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윤 : 정말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군요.

박 : 네 그렇습니다. 가장 처음에는 소비자와 식당이 1대1로 주문과 배달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았고, 그래서 배달을 시키더라도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것과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소비자에서 주문대행플랫폼을 지나 음식점을 지나 배달대행플랫폼을 지나 배달대행대리점을 지나 라이더로 이어지는 복잡한 과정은 편리함을 생산해내면서 그만큼의 수수료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배달앱을 이용한 음식 배달 열풍은 여러 가지 이점과 문제점을 동시에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윤 : 많은 사람들이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는 건 편리하다거나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일 텐데요, 배달앱은 우리사회에 어떤 이점을 가져다주고 있나요?

박 : 우선은 소비자입장에서는 편리함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소비자들은 친절할지, 불친절할지도 모르는 음식점의 사장님과 대면하지 않아도 되고, 결재도 어플에 카드를 등록하면 간편하게 진행이 되기 때문에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만 조작하면 음식이 집 앞까지 배달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고요. 또 주문대행 어플에 보면 음식점들이 공유하는 메뉴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리뷰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러한 리뷰 창을 보면서 사장님이 친절했는지, 음식은 맛이 있었는지, 양은 괜찮았는지 등의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더욱 자세히 받아 볼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요즘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음식점에 직접 가지 못하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집에서도 맛있는 음식점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기가 있어서 육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집 밖을 나서기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편리한 서비스라고 여겨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 : 그렇군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맛있는 음식점의 음식을 직접 가는 수고를 들이지 않더라도 집에서 먹을 수 있다는 편리함은 분명 장점으로 보입니다.

박 : 네 그렇습니다. 자영업자들의 입장에서도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배달플랫폼에 가입을 해서 서비스를 이용을 하는 것일 텐데요. 실제로 많은 업체들에서 배달앱을 이용하고 나서 매출이 상당 부분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음식점이나 카페의 입장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갈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배달을 통해서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유일한 돌파구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윤 : 소비자입장에서 그리고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배달앱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배달앱을 이용한 배달열풍이 발생시키는 문제점은 없나요?

박 : 네 배달앱을 이용해서 음식을 시켜먹는 문화에는 편리함 등의 이점이 있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우리 사회에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 : 어떤 점에서 그럴까요?

박 : 앞서 요식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배달앱을 이용하면서 더 많은 매출을 얻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또 다른 측면에서는 전국의 많은 자영업자들이 배달앱의 높은 수수료에 허덕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배달앱 업체의 수수료는 건당 17% 정도로 올라가기도 하고, 어떤 자영업자의 증언에서는 전체매출의 25%가 배달앱 수수료라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할 만큼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은 배달앱 시장의 거의 100%를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라는 기업에서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독과점 형태의 시장왜곡이 벌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요식업을 운영하는 사람 중에 대다수가 50대 이상인데, 이들이 IT기기들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보니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하는 이러한 전자주문 및 결재 시스템에 적응하기 쉽지가 않고 소외되고 있다는 주장이 펼쳐고 있기도 합니다.

윤 : 자영업자의 입장에서는 배달앱 초기에 비해 부작용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씀이네요.

박 : 그렇습니다. 자영업자들도 자신들의 음식점이 배달앱에 등록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 잊혀질 것을 걱정해서 어쩔 수 없이 배달앱을 이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배달앱 시장 독과점에 의한 높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몇몇 지자체에서는 수수료가 아주 저렴하거나 없는 공공배달앱을 만들어서 시도하고 있는데요,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광주시 등 11곳에서 공공배달앱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윤 : 앞서 플라스틱 용기 이야기도 하셨는데요. 배달앱 열풍이 환경문제에도 관련이 있겠습니다.

박 : 제가 이번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도 배달앱이 참 편리하고 다양한 음식을 집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저도 종종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엄청나게 나오는 것을 보고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예전에는 다회용 용기로 배달을 해주고, 다 먹으면 다시 회수해가는 시스템이었는데 이 또한 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배달앱 시장에서는 일회용 용기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 기업에서는 용기를 제외한 숟가락 등을 일회용품으로 받지 않겠다고 표시 할 수 있는 장치를 달기도 하고, 재활용이 비교적 쉽게 가능한 일회용 용기를 개발해서 회원 음식점들에게 사용하도록 하고 있기는 한데요, 노력에 비해서 문제는 심각해보입니다. 한 소비자는 돈까스집에서 메뉴를 2가지를 시켰는데 뚜껑을 합해서 플라스틱 용기 24개가 나왔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윤 : 정말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플라스틱 용기는 재활용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박 : 사실 플라스틱 용기는 재활용이 가능한데요, 문제는 이 쓰레기들이 버려졌을 때 재활용이 되는 비율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음식물로 오염이 되어 있어서 재활용이 되지 않고,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사실상 재활용 용기가 아닌 일회용기처럼 사용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배달 음식 주문이 매일 270만 건이라고 하는데요, 이로 인한 배달 쓰레기는 매일 최소 830만 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윤 : 그렇군요. 플라스틱 용기가 재활용 용기지만 사실상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네요. 문제가 심각해 보입니다.

박 : 문제는 이 뿐만은 아닌데요. 환경문제에 이어서 배달노동자들에 대한 노동문제도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우버라던지, 에어비엔비 등의 플랫폼 기업이 많이 생기면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인데요. 앞서 소비자가 이용하는 배달어플은 주문대행업체가 운영하는 것이고, 배달은 배달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은 ‘라이더’분들이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을 드렸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필수노동자로도 분류되는 라이더분들이 배달대행업체에 정규직으로 고용이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1인기업, 자영업자로 기업대 기업으로 계약을 맺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배달대행업체는 이들의 복리후생이라던지, 산재문제 등 보호할 의무를 법적으로 벗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로 인한 피해의 책임에서도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윤 : 플랫폼 기업에서의 노동문제는 전세계적으로도 대두되고 있는 문제인데 우리나라의 배달어플 기업 또한 플랫폼 기업의 형태를 띄고 있어서 이와 같은 노동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네요.

박 : 그렇습니다. 문제는 일을 할 때는 업무지시 등 노동자처럼 대하다가 사고가 나면 계약 형태를 핑계로 책임을 지지 않는 행태들이 여러 차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노동자인 라이더들이 자신들의 권리보장을 위해서 라이더 유니온 등을 만들어서 대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 : 오늘은 배달앱으로 인한 음식배달 열풍의 명과 암을 함께 들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박 : 네, 배달 열풍으로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플랫폼 기업들이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러한 기업들이 소비자들로 인해서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환경문제라던지, 노동문제에도 책임감을 갖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정부도 여러 가지 규제방안을 통해서 앞서 언급된 사회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들을까요. 감사합니다.

박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