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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화) [키워드뉴스]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의 두 얼굴(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
윤/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안녕하세요.
윤/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1.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의 두 얼굴?
김/감염병관리지원단장의 두 얼굴?이다.
윤/어제 논란이 됐다...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배종면 단장에 대해 설명 좀.
김/제주 지역 코로나19 역학조사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장.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배종면 단장은 극우 성향의 시민단체 역사두길포럼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윤/이 역사두길포럼 회장으로서 한 행동이 논란인데.
김/배 단장의 서명을 담은 신문, 전면광고에 광복절 집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것을 직접 확인하고 보도했다. 배 단장이 회장으로 있는 역사두길포럼, 지난 8월 15일 보수진영 집회에 참석하고 독려한 정황도 드러났다.
윤/구체적인 내용..
김/지난 12일 조선일보 36면에 배 단장을 비롯해 노재봉 전 국무총리, 이재춘 전 러시아 대사, 박영아 전 국회의원 등의 이름으로 전면광고가 실렸다. “유엔과 미국시민,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님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실린 이 광고 하단의 “8월 15일 국민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윤/서울시에서는 옥외금지 집회 금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는데.
김/그렇다. 8월 15일 광화문, 시청 일대에서 집회들이 계획이 잡히자 코로나19의 전파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서울시는 당시 광복절 집회들에 대한 옥외집회금지 처분을 내렸다.
윤/하지만 이 처분에 대해 일부 집회 주체들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고. 받아들여졌다.
김/그래서 모두 아시는 대로 집회가 열리면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후 법원과 서울시 간 책임공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윤/그런데 제주 방역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배종면 단장의 이름이 집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광고에 올라갔던 것이고...
김/배종면 단장이 회장으로 활동하는 역사두길포럼은 집회 전날(14일) 공식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에 “자유 대한민국을 위하여 역사두길포럼도 동참합니다”라면서 당일 집회 참석 계획을 알리고 일정을 공개했다.
윤/사‘람과의 거리를 둬라..’ 코로나19 이후 전지구촌에 던져진 메시지 아닌가? 그런데 제주 방역 책임자가 그런 광고를 하고, 그가 회장으로 있는 단체에서는 집회 동참을 선언했다...
김/그러다보니 배종면 단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 실제 배종면 단장은 자신이 출연해 만든 코로나19 예방 콘텐츠에서 "가장 강력한 백신은 사람들 간 접촉 최소화"라고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한 전 지구적 상식 중 상식이기도 하다.
윤/그런데, 성공적 개최를 기원한다는 광고에 이름을... 배 단장은 뭐라고 해명하나.
김/배 단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학자적 양심에 따라 광고에 이름을 올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였나? 코로나19 발생 후 지금까지 그런 시기가 온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김/그렇다. 그래서 배 단장의 해명에 좀처럼 수긍이 어려운 이유이다.
윤/배 단장이 광화문 집회 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 것 대해 정부에서 연휴를 주지 않았느냐며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기도 했는데..
김/'정부에서 연휴를 주지 않았느냐.“는 건데... 정부가 지정한 연휴는 17일이다. 광복절 집회가 열린 15일이 아니다. 핵심을 비껴간 책임 떠넘기기 식 변명이라고 볼 수 있다.
윤/배종면 단장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가 광복절 집회에 참여했는데, 그 단체에서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을지 궁금하다.
김/배종면 단장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에서 확진자가 나왔냐고. 배 단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윤/뭐라던가.
김/”답할 필요가 없다 본다“고...
윤/없으면 없다... 말해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김/방역 책임자가 신문광고를 통해 사실상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가 직접 동참했다면 그 단체에세 확진자가 있는지 없는지, 말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방역을 위해서 확진자들의 동선이 공개된다. 물론 숨기는 경우 큰 문제가 되고...
윤/특히 이번 산방산탄산온천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그런데 방역의 책임성을 핵심 관계자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에서 확진자가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를 말해주지 않는 것에 저는 다소 의아함을 느낀다. 동선을 숨기는 이들이 오버랩되고. 방역 책임자로서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해보게 된다.
윤/시민사회도, 그리고 정계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김/어제(31일) 제주영리병원 철회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도민운동본부는 논평을 발표하고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 거리두기 방침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을 배 단장이 정작 자신이 대표로 속해있던 단체와 신문광고를 통해서 소위 ‘815 광화문 집회’ 참여를 사실상 독려한 일은 감염병관리지원단장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윤/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논평을 냈다.
김/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지금은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코로나19라는 국난을 극복해야 할 때임이 분명함에도 최전선에서 감염병을 막아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 집단감염이 유발되는 행동을 독려하는 어이없는 행태를 보인 것”이라며 배종면 단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윤/그런데 또, 배 단장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의 활동 중 제주도민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활동 내용이 드러났다.
김/바로 배종면 단장이 회장으로 있는 역사두길포럼이 제주4.3특별법 개정 저지를 위한 행동에 연대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지난 8월 10일 제주4.3특별법폐지시민연대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4.3특별법 개정안 폐기를 주장했는데. 이들은 보도자료에서 제주4.3 희생자 심사를 "가짜"라고 규정했다.
윤/4.3희생자 유족들의 가슴이 무너지는 얘기를 또...
김/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제주4.3의) 진짜 희생자는 약 2,000여명 정도이고 그 나머지 희생자라고 하는 자들은 불법행위 책임자들인 가해자나 가짜 희생자들이므로 진상규명부터 철저히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제주4.3평화공원을 “폭도공원”, “폭도반란공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윤/매년 4월 3일 희생자 유족들이 찾아가 억울하게 잃은 가족을 추모하는 제주 4.3평화공원을... 말문을 잃게 만든다. 진짜 희생자가 2000명 정도?
김/말할 가치가 없는 억지 주장.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는 제주4.3 당시 제주도 전체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2만5천∼3만 명의 인명이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원체 피해가 크고 실종자도 많기 때문에 명확하게 분석하지 못해. 이 수치는 1950년 김용하 제주도지사가 밝힌 2만7천여 명에 한국전쟁 발발 후 예비검속 등으로 희생된 3천여 명이 감안된 수.
윤/그런데 왜 2000명 정도라고 주장하는 건가?
김/사실상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은 빼버린 것. 공권력 및 우익 세력에 의한 희생자 수는 다 빼고 무장대에 의한 희생자만 희생자로 본 것으로 보인다.
윤/국가, 공권력은 아무 잘못 없다는 인식?
김/그런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크게 느끼는 도민들 많을 것. 그러다보니 시민과 공권력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공권력이 무시무시해질 때가 많아. 사과도 한참 뒤늦은 경우도 많고. 시민들의 호소에 마지못해 실시하는 인권 조사나 진상 규명 등 오랜 과정을 거친 뒤에야 국가가 공권력의 잘못을 인정하는데... 그동안 발생한 시민들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윤/사과 이야길 하니까... 어제 해군참모총장이 강정마을을 찾아 사과했다.
김/국제관함식 때 문재인 대통령이 강정마을을 찾아 사과했고, 어제는 해군참모총장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사과했다. 뉴스를 보신 분들 많겠지만 여전히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민들도 많았다.
윤/다시... 배종면 단장으로 돌아가서, 배 단장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가 4.3특별법 개정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는데, 사실 제주도는 행정, 정계, 시민사회 할 것 없이 4.3특별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잖나.
김/그렇다. 지난 6월 제주특별자치도·도의회·도교육청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과 미래통합당 제주도당, 정의당 제주도당 등 도내 정당들과 유족회, 도내‧외 시민사회단체 등 무려 124개 기관‧단체들이 제주4.3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제주4.3특별법 개정 쟁취를 위한 공동행동'을 출범했다. 도내 행정 기관과 정당, 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여야 없이 4.3특별법 개정을 위해 하나가 돼 4.3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윤/그러면 배종면 회장의 역사두길포럼이 도민사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 아닌가?
김/그렇다. 제주4.3특별법 개정 쟁취를 위한 범도민적인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윤/이에 대한 배종면 단장의 입장은?
김/이에 대해 배종면 단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체 이름이 어떤 경로로 포함됐는지 보고받지 못해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바쁘실 테니 보고를 받지 못했을 수도 있긴 하겠죠.
김/바쁘다보면 그런 중요한 보고는 받지 못하고, 광화문집회 성공을 기원하는 신문 광고는 낼 수도 있겠죠. 그런데 배 단장은 ‘확인절차 없이 단체명을 올린 것에 대해 추후 조치를 취할 것이냐’고 기자가 묻자 “(역사두길포럼) 단체는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라며 “역사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윤/한마디로 사과는 없었다는 것?
김/아마 기자는 이런 기대를 하며 질문하지 않았을까 싶다. “4.3희생자 유족들과 도민들께 죄송하다. 얼른 확인하고 조치하도록 하겠다...” 그런데 배종면 단장은, 거기 이름을 올린 데 대해서 사과를 하는 대신, “다양한 입장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답한 거죠.. 이 답에 대해서 청취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모르겠습니다.
윤/오늘은 여기까지. 감사합니다.
김/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