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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이슈추적

빗물이용시설 '효과는 미미'

◀ANC▶
농업용수 관리 실태를 짚어보는 이슈츄적,
오늘은 세번째 순서로
빗물이용시설을 점검해봅니다.

제주도는 지하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빗물을 모아 뒀다가 농업용수로 쓰는
빗물이용시설 보급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설 용량이 부족하고,
농가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찬년 기자입니다.
◀END▶
◀VCR▶
제주시 조천읍에서 5년 째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 이길찬 씨.

이씨는 지난해 예산을 지원받아
빗물 100톤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지었습니다.

올해 초 빗물을 받아 가득 채워 놓았지만
정작 실제로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가뭄에 대비해 비상용으로 남겨 두고,
농사에 필요한 물은
지하수인 농업용수를 쓰고 있는 겁니다.

◀INT▶이길찬/제주시 조천읍
"농업용수(지하수)가 원활하게 조달될 때는 농업용수를 쓰고, 가뭄이 심해서 제대로 공급이 안될 경우에 빗물이용시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한 강인홍 씨도
실제 사용 빈도는 크게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저장 용량이
한 달 사용치 정도에 불과한 데다,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 외에는
쓰기 어렵기 때문.

이렇다보니 일부에선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해 놓고도
저장 탱크에는 빗물 대신
농업용수를 받아두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INT▶강인홍/제주시 조천읍
"비가 안 오면 농업용수(지하수)를 대체해서 받아써야 하잖아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시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적게 들어가면 농민들이 이용하기 좋지 않겠어요."

제주지역에 설치된 빗물이용시설은
천300여 곳.

제주도가 2005년부터
지하수 보전 등을 위해
빗물이용시설 사업에
시설비 50%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S/U)
"빗물이용시설은 버려지는 빗물을
지하수 대체 수원으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경지나 도로로 쏟아지는 물을 막아줘
침수 피해를 막는데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가당
보통 천만 원이 넘는 설치비 부담과
예산 지원 시설용량도 최대 150톤으로 제한돼
재배 면적이 넓은 농가에서도
소규모 시설을 짓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INT▶박원배/제주 지하수연구센터장
"30mm만 내리면 (빗물이용시설) 물탱크가 차버려요. 나머지 빗물들은 어디로 가느냐? 하천 아니면 농로를 따라 흘러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100톤을 초과하는 양을 재활용하는 개념에서 빗물이용시설 자체를 대형화시키는, 민간이 아니라 행정에서 지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부터 빗물이용시설 효과 분석을 위한
전수조사와 개선방향 연구용역을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15년이 지나도록
2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뚜렷한 성과나 과제를 검토하지 않다가,
뒤늦게 실태 조사와 개선책 찾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찬년입니다.
김찬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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