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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고장인 제주는 경마와 승마 뿐 아니라,
말고기와 각종 특산품 등
관련 산업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주에서
인체에 해로운 위험약물 주사를 맞은
경주마들이 휴약기간 준수 없이 도축되고,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이번 이슈추적에서는
당국의 대책에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말고기 유통 문제를 살펴봅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이력 조차 알 수 없는 말고기 유통 실태를
김항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이른 아침, 제주축협공판장 앞.
말을 실은 한 트럭이
도축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하루 평균 도축되는 말은 2~3마리.
도축된 말은
다음 날, 냉장트럭에 실려
제주도내 말고기 식당으로 배송됩니다.
(S/U) "이 곳에서 도축된 말들은
제주나 다른 지역의 말고기 식당이나
애완동물 사료 공장으로 옮겨집니다."
말고기가 배송된 식당을 찾아가 봤습니다.
배송된 고기를 꺼내
손님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부위별 손질 작업이 진행됩니다.
(CG)식당 업주가 받은 도축증명서.
말의 종류와 성별,
몸무게와 도축의뢰인 등
기본 정보가 표기돼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말이
경주마로 뛰다 퇴역한 퇴역마인지
아니면 경주마 육성 과정에서
조건을 맞추지 못해 떨어진 탈락마인지
알 수 없는 상태.
도축 직전 어디에서 사육됐는지
사육농가에 대한 정보도 알 길이 없습니다.
◀INT▶
말고기 식당 관계자
"(말) 종류만 확인이 되는 거죠.
암컷이면 암컷 수컷이면 수컷이라고
도축증명서에 나와 있어요.
(이력)번호는 없어요."
유해잔류약품 검사 결과도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호스피아 사이트에
해당 말의 약물투여현황을 확인해보려
접속했지만 도축증명서에 기재된 정보 만으로는
조회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마사회는
경주마의 약물투여현황을
말에 내장된 마이크로칩 번호로 입력하는데,
이 이력번호가 정작 유통과정에는
공유되지 않다보니 알 수가 없는 겁니다.
(CG)지난 3월에 공개된 감사원 감사 결과,
2017년부터 3년 동안
제주축협공판장에서 도축된
퇴역 경주마 600여 마리 중
휴약기간 안에 도축된 경주마는
절반을 넘는 300여 마리.
약물에는
인체에 쌓이면 백혈병을 유발하거나
쇼크 등을 일으키는 페닐부타존 이라는
성분도 포함돼 논란이 됐습니다.
감사원 지적 이후
한국마사회와 제주도는
도축하는 모든 말의 투약 내역을 파악하고,
유해잔류물질을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유통 과정에서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모든 개체에 이력번호를 부과해
축산물이력제 홈페이지에서
사육농가와 도축일자, 질병검사정보까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소나 돼지와 비교하면
유통 정보 체계가 매우 미흡한 겁니다.
◀INT▶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
"포장처리라든가 판매장이라든가 유통(과정에서) 표시하고 신고하는 사항들이 있는데 말고기는 도축 후 대부분이 식당으로 가요. 유통체계가 기존의 이력제와는 다른 면이 있고요."
한 해 평균,
제주에서 도축되는 말은
더러브렛과 제주마, 한라마 등 900여 마리.
도축된 말고기는
생산 이력을 알 수 없는
깜깜한 유통 체계 속에
식당과 업체 등을 통해
소비되고 있습니다.
mbc news 김항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