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보육원 아동들은 만 18살이 되면, 정부에서 나오는 자립금 5백만원을 들고 보육원을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이 돈으로는 사회에 나와 자립하기가 쉽지 않아서 퇴소 이후에 잘못된 길을 걷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요, 보육원 출신의 한 기업가가 보육원 출신자를 직원으로 채용해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가가 있습니다.
안동MBC 이 호 영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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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을 퇴소한 보호종료 청년들에게 자립 프로그램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
2018년 창업한 이 업체는 김성민 대표 등 직원 9명 중 8명이 보육원 출신으로, 김 대표도 안동 경안신육원을 나왔습니다.
◀INT▶김성민 대표/브라더스키퍼 "저도 3살에 보육원에 입소했고요. 저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모두 보육원에서 만들어줬거든요. 보육원에서 삶도 정말 힘들고 어려웠는데요, 제일 힘들고 두려웠던 순간이 바로 보육원을 퇴소한 날을 기다리는 게 제일 두려웠던 것 같아요"
보육원을 퇴소한 청년들에게는 500만 원의 정착지원금이 지급되고 있지만, 이 돈으로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INT▶최중국/강원도가정위탁지원센터 "아이들한데 500만 원을 주고 너네는 나가서 살아라고 하는 겁니다. 솔직히 500만 원으로 방을 구할 수도 없고 500만 원으로 살 수도 없습니다."
보육원 퇴소 후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던 김 대표도 후원보다 자립만이 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사회적기업을 창업했습니다.
◀INT▶김성민 대표/브라더스키퍼 "보호종료청년들이 내면의 상처가 깊잖아요. 그래서 이런 식물들을 통해서 정서를 먼저 회복하는 것들을 중점적으로 두고 있었고요. 식물을 통해서 상처가 회복되니 우리 친구들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나 가능성이 생기잖아요. 이런 것을 통해서 사업화를 만들어보자...."
(S/S) "이 업체에선 이름이나 지위를 부르지 않습니다. '님'도 붙이지 않는데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꽃의 이름을 호칭으로 씁니다."
대전의 한 보육원 출신인 한 직원은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는 '율마'란 이름을 사용합니다.
◀INT▶김효성/보육원 출신 직원 "삶의 목적이나 이런 것들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곳에 오고나서 저와 같은 과거를 겪은 동생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제 안에서 생기고 그런 목적들이 생긴 것 같아서 참 의미있고 기쁨이 된 것 같습니다."
이 업체가 하는 사업은 건물 벽면을 식물로 장식하는 인테리어사업. 미세먼지 방지와 공기정화 등에 도움이 되면서 현재 안양시청 1층 벽면과 서울시청, 현대중공업 본사 등에도 납품했습니다.
지난 한해만 15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보육원 출신이 부끄러움이 아니라 이 회사에선 스펙이라고 강조하는 브라더스키퍼는 전국 240개 보육원의 퇴소 청년을 위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게 목표입니다.
◀INT▶김성민 대표/브라더스 키퍼 "이런 제품들을 고도화시켜서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해서 전국적으로 내년에는 대리점을 좀 낼 계획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에서 퇴소한 친구를 지역에서 고용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을 만드려고 준비하고 있거든요."
MBC뉴스 이호영입니다.(영상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