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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70년 만에 세운 위령탑..잊혀진 보도연맹사건

◀ANC▶ 한국전쟁 당시 발생한 울산보도연맹사건은 870명이 넘는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사건 희생자 유족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대통령 사과와 국가배상판결까지 이끌어 냈지만 정작 지역사회의 무관심은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울산 이용주 기자입니다.

◀END▶ ◀VCR▶

EFF> 70년 동안이나 구천을 헤매게 하고 여러 장소 등을 바꿔가면서 모시게 된 것을 우리 유족들은 너무나 가슴 아프게 생각해 왔습니다

지난 8일 세워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

위령탑의 민간인 희생자는 모두 울산보도연맹사건의 희생자들입니다.

◀INT▶ 박수돌 / 희생자 유족 옷을 안 버리고 한 벌을 계속 벽에 걸어 놓고 기다렸어요. 그래서 저는 평생에 아예 '아버지' 라는 것을 한번 못 불러봤어요.

국민보도연맹은 1949년, 좌익운동을 하다 전향한 사람들을 별도로 관리하기 위해 나라에서 조직한 단체입니다.

그런데 이듬해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북한에 동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군과 경찰이 보도연맹원들을 사살한 사건이 바로 국민보도연맹사건입니다.

◀INT▶ 배문석 / 울산노동역사관 사무국장 인민군에 부역한다는 그 의심, 그 정황만으로 그렇게 학살한 것 자체는 되게 반인륜적이고 탈법적이고 초법적인, 사실은 불법적인 학살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온양읍에서 대운산을 넘는 고개에서 숲길을 조금 오르면 나오는 학살의 현장.

현장에서 수습한 두개골만 825개. 희생자 수로 본다면 울산의 희생자수가 전국에서 3번째로 많았습니다.

◀INT▶ 김정호 / 희생자 유족회 전 회장 큰 구덩이에다가 제일 먼저 들어가는 몇 십 명을 죽이고 흙을 약간 묻어 놓고 며칠 후에 또 데리고 와서 그 위에 또 죽여서 또 흙을 묻고

웅촌면 오복재에서 온양읍으로 넘어가는 반정고개 정상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희생자들을 묻었던 구덩이는 여전히 깊습니다.

◀INT▶ 윤원대 / 희생자 유족 다른 데와는 다르게 나무와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으니까 여기가 거긴 것 같다고 해서 흙을 헤쳐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그래서 유골을 발굴했죠.

전국에서 가장 먼저 대통령 사과와 국가배상판결을 이끌어낸 울산보도연맹사건.

그러나 울산에는 다른 지자체들에 있는 희생지 안내판 하나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MBC 뉴스 이용주.//
이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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