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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를 세계적 문화예술의 섬으로
만들겠다며 제주도가 추진한 가파도 프로젝트가
일부 시설의 불법 허가로 시작 단계부터
잘못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주민들의 소득 창출 기반을 만들어
마을 공동체를 살리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사업 수익은 일부 주민들에게만 돌아가면서
주민 사이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슈추적 두 번째 순서, 김찬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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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가파도 프로젝트로
제주도가 예산 150억 원을 들여 지은
가파도하우스 등 수익시설은 모두 4곳.
주민들로 구성된
가파도마을협동조합이 운영을 맡아
2년 동안 5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가파도마을협동조합에 가입해
수익을 배분받은 주민은
전체 섬 주민의 20%도 되지 않습니다.
이마저도 지난해
조합원 30여 명이 무더기로 탈퇴해
60여 명이던 조합원은 39명으로 줄었습니다.
가파도마을협동조합의 회계 운영 방식이
투명하지 못하다며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SYN▶협동조합 탈퇴 주민(음성변조)
"조합이라는 게 협동인데 우리가 '이렇게 운영됐으면 좋겠다' 말할 수 있는 거잖아요 조합원이. 그리고 알고도 싶고 조합원도. 그런데 거기(회계 처리)에 대한 투명성도 없고, 건의를 해도 되지도 않고..."
일부 주민들은
가파도를 찾는 탐방객이 늘면서
불어난 협동조합의 수익을
기존 조합원들만 나누려고
신규 가입 조건인 출자금을 올려
주민들의 조합 가입도 막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합니다.
◀INT▶김동옥/전 가파도 마을회장
"한 27~28명이 조합에 가입됐다고 하는데 그중에도, 정학한 숫자는 아닙니다만 6~7명이 10주 이상의 대주주로 그 사람들만 이익을 보고 있거든요. 그러면 어느 마을이든 불화가 안 생길 수 없고, 다툼이 안 생길 수 없거든요."
조합원과 비조합원 주민 사이에서는
고소와 고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조합과 비조합원 주민이 운영하는
숙박, 음식업장들이
서로 영업권 침해 등을 주장하며
영업방해로 신고하는 등
고소고발을 쏟아내고 있는 겁니다.
조합에 가입하지 않고
기존부터 민박업을 해 온 한 주민은
최근 2년 동안 4건의 고소 고발을 당했습니다.
◀SYN▶이00/식당운영(음성변조)
"가파도 프로젝트라고 해서 겉으로 보기에는 포장이 되어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시설들이) 생겨나면서부터 고소고발이 더 되고. 자기네 손님을 더 받아야 되니까, 다른 식당도 무허가로 (신고가) 들어와서 다른데 옮겨서 새로 지은데도 있고..."
(CG)
"이에 대해 가파도마을협동조합은
매출 향상에 따른 유보금 증가로
신규 가입 출자금 기준이 상향된 것이고,
주민들의 참여 의지가 약해
신규 회원 가입률이 저조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고소고발 건과 관련해서는
비조합원 주민이 운영하는 업소 측에서
오히려 영업을 방해했다고 반박했지만
공식 인터뷰는 거절했습니다."
국내 한 대형 카드금융사의
사회 공헌사업으로 시작된 가파도 프로젝트.
사업 이후 탐방객 증가와
주민 소득 창출과 같은 효과만 부각시키며
주민 사이 깊어진 갈등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S/U)
"가파도 프로젝트는
주민들의 공동 운영으로 마을의 균형 발전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거창한 목표로 7년 동안 추진됐습니다.
하지만 20%도 안 되는 주민들만
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나누면서
당초 목표는 사라지고
반쪽짜리 사업으로 마무리될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MBC뉴스 김찬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