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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전력시장의 비밀

[전력시장의 비밀]⑨ 덴마크, 전력산업 독점을

◀ 앵 커 ▶
재생에너지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덴마크도
과거에는 화력발전에 의존했고
전력산업도 독점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20년 전 독점을 폐지하면서
송전과 배전을 제외하고
발전과 판매 부문을 개방해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하게 했는데요.
덴마크는 어떻게 문제를 풀어왔는지
송원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덴마크는 1970년대만해도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나라였습니다.

석탄과 석유는 전량 수입했습니다.

1973년 국제 석유 파동으로
연료 가격이 급등하자 경제가 휘청거렸고
이후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추진합니다.

그러나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1990년대까지 덴마크는 동부와 서부로 나뉘어
두 개의 전력기업이 독점하는 구조였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9년 덴마크 국회는
발전과 송전을 분리하는 법을 제정하고
독점 폐지를 추진했습니다.

[ CG ]
이후 덴마크 전력시스템은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기반시설인 송전과 배전 부문은
독점 구조를 유지한 반면,
발전과 판매 부문은 개방해
다양한 사업자가 등장하도록 했습니다.
[ CG ]

◀INT▶ 마야 슈레더 크리스텐슨/스테이트 오브 그린 선임 매니저
“좀 더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면 에너지 분야를 자극해서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가 있었습니다.

덴마크 에너지청이 2020년에 발표한 보고서.

[ CG ]
1990년대 후반 덴마크는
전력수요 증가율이 낮았지만
이를 초과하는 화력발전 설비가 있었습니다.

원인은 '화력발전기에 우호적인 제도'
때문이었습니다.[ CG ]

당시 화력발전소를 짓고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했기 때문에
발전설비를 줄일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덴마크 정부는 공정한 심판을 등장시킵니다.

2005년, 전력계통과 전력시장을 운영하는
비영리 기구인 에너기넷을 설립했습니다.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사업자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역할입니다.

[ CG ]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했습니다.

에너기넷 법에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11명으로 구성하고
'발전과 판매 관련 업체의
상업적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자격 요건을 규정했습니다.[ CG ]

전력시장의 공정성이 강화되자
화력발전 의존도는 빠르게 줄었고,
소비자에게 전기를 판매하는 부문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2015년, 에너기넷은 '데이터 허브'를 구축해
전기 판매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개방했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자
전력시장에 창업 열풍이 불었습니다.

◀INT▶ 샬롯 블로우 샌드/트루 에너지 대표
“실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이 모든 데이터를 공유하고 우리에게 접근 권한을 허락하는 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전력공급과 수요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나타나면서
전력시장의 효율성도 높아졌습니다.

지난 해 덴마크 전체 전력소비는
1년 전보다 15% 감소했고
그만큼 국민들의 부담도 줄었습니다.

◀ INT ▶ 피터 마르쿠센/에너기넷 선임 담당관
“이런 경쟁을 통해 우리는 전기를 공급하는 비용을 낮출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왜냐하면 경쟁도 하겠지만 예를 들어 전기차 충전이나 히트 펌프와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들이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 st-up ▶
덴마크는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화력발전 중심의
전력산업 독점구조를 폐지했습니다.

전력을 공급하는 단계와 소비하는 단계에서
다양한 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 건데요.

여기에다 전력시장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독립적인 심판을 둠으로써 재생에너지가
확산하는데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제도를 바꾸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덴마크는 보여주고있습니다.

코펜하겐에서 MBC뉴스 송원일입니다.

◀ END ▶
송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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