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장들은
착공한 뒤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지부진한 곳이 많은데요.
당초 3, 4년 걸릴 거라는 약속과 달리
사업기간이 평균 20년 가까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자리도 늘고
마을도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던
지역주민들의 희망은
실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송원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한라산 중산간 41만 제곱미터 부지에
추진되는 롯데리조트 유원지.
2005년 사업 승인을 받은 뒤
휴양콘도 73개 객실을 지어 운영중입니다.
나머지 부지에는 울타리만 친 채
20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된 상황.
2005년 사업 승인을 받을 때는
3년 안에 준공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10차례나 사업기간을 연장했습니다.
[ CG ]
2022년 제주도가 고시한
롯데리조트 사업계획 변경 승인 내역입니다.
사업기간이 2022년 말에서
2025년 말로 3년 연장됐습니다.
당초 3년이던 사업기간이
20년으로 6배 이상 늘어나게 됐습니다.[ CG ]
[ CG ]
사업계획도 달라져
가족호텔 255개 객실이 추가돼
숙박시설 규모가 3배 더 늘었고,
사업비가 많이 드는
화훼박물관과 전시관을 폐지하는 대신
축구장 등 다른 시설로 대체됐습니다.[ CG ]
취재팀이 도내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장 38곳의
사업기간 변경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 CG ]
전체 사업기간 변경 횟수는 210차례.
사업장 한 곳당 평균 5.5회 변경됐습니다.
열 차례 이상 변경된 곳은 5곳,
5차례 이상은 17곳으로
58%인 22곳이 5차례 이상 연장됐습니다.[ CG ]
사업기간이 계속 변경되면서
공사는 멈추고 준공은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도내 관광개발사업장 38곳 가운데
완공된 곳은 7군데로 18%에 그쳤고
나머지 82%인 31군데는 여전히 추진중입니다.
[ CG ]
사업 승인 이후 준공 시점까지 걸린 시간은
30년 이상이 2곳이었고 25년 이상 4곳,
20년 이상 10곳, 15년 이상 6곳으로
절반 이상이 15년을 넘었습니다.
사업장 한 곳당 평균 사업기간은 17년.
그러나 사업기간이 앞으로도 계속
변경될 것으로 예상돼
준공 시점은 더 미뤄질 전망입니다. [ CG ]
사업기간이 계속 연장되면서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마을 발전을 기대하며
롯데리조트 조성 사업에 동의했던
서귀포시 색달동 주민들은
지역주민 고용 기회도, 농산물 판매 기회도
사라지게 됐다며 실망하고 있습니다.
◀ INT ▶김상근 / 서귀포시 색달동 마을회장
"우리는 그런 기대를 많이 했었죠. 솔직히. 그런데 지금 공사가 잘 안 이뤄지고 계속 이렇게 되다 보니까 보기에도 안 좋고 빨리 마무리를 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을 승인하는 핵심 요건인
고용 창출 효과도 크게 미흡합니다.
[ CG ]
38개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장의
제주도민 고용 계획은 2만 천557명.
그러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고용 실적은
5천699명으로 26.4%에 그쳤습니다.
관광개발사업 승인 조건인
도민 고용 비율 80%를
크게 밑도는 수치입니다.[ CG ]
◀ INT ▶양영수 도의원/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도민과 약속했던 도민 고용에 대한 문제들이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도민 고용률이 30% 미만으로 굉장히 심각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규모 관광개발)정책에 대한 원점 개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단 사업을 승인 받고
착공을 한 이후에는 공사가 중단돼도
제주도가 사업추진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 보니
사업자에게 끌려다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st-up ▶
"사업 허가를 받은 뒤 준공까지
20년, 30년 기약 없이 사업기간이 길어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던
지역주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와 불만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원일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