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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다니는 병원'으로 불리는 전국의 5척의 병원선들이 외딴 섬의 진료 공백을 메꾸고 있습니다.
병원선의 하루를 목포MBC 양현승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END▶
◀VCR▶ 전남 서부권 다도해 낙도를 순회하는 병원선 전남 512호가 뭍에서 멀어집니다.
목포에서 1시간 반 거리의 신안군 사치도로 향합니다.
당초 진도군 조도면의 낙도 2곳이 진료 예정지였지만, 기상악화로 방문지를 급히 변경했습니다.
◀INT▶최승용 선장 / 전남 512호 "날씨가 갑자기 나빠지거나 일기예보를 항상 청취하다 보니까 진료가 좀 불가능하다... 그럴 경우는 일정을 좀 바꾸고 있습니다"
사치도 앞바다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선에 실린 작은 배가 1킬로미터를 달려 사치도로 향합니다.
(s.u)의료기관이 없는 낙도의 선착장은 병원선의 접안을 허락하기에는 열악합니다. 그래서 이같은 작은 보트를 띄워 섬과 병원선을 오갈 수 밖에 없습니다.
거동이 편치 않은 고령의 섬 주민이 배를 오르내리는 건 쉽지 않은 일.
파도가 이는 날은 더욱 위험천만합니다.
◀INT▶성희아/항해사 "굉장히 위험하고...주민분들이 나이가 많으시기 때문에 그런 걱정이 항상 있죠. 넘어지시거나 다치실까봐"
병원선 전남 512호의 의사는 의과, 치과, 한의과 공중보건의 3명.
사치도 주민 70여 명 가운데 50여 명이 병원선 진료를 기다립니다.
◀SYN▶ "속 아프거나 이럴 때는 관절약 드시지 마세요"
수십년 바닷일과 농삿일로 안 아픈 곳 없는 삭신에 붙일 파스는 기본.
처방된 약이 주민들 손마다 한 봉지 가득입니다. 배를 타고 큰 섬으로, 다시 육지로 오가야 하는 불편 때문에 병원 문턱 밟기가 어려운 주민들에게는 병원선이 주치의입니다.
◀INT▶정옥단 / 신안군 사치도 "약도 주고 약 먹으면 효과도 있고 그러니까 좋아요"
의료기관이 없거나 취약한 전남의 167개 섬에서 병원선 진료를 받는 주민이 매년 연인원 2만 명 이상.
1년 365일 중 216일을 항해하는 병원선의 진료 일정은 언제나 빡빡합니다.
닻을 내려도 파도 따라 밀리고 넘실대는 병원선에서 치아를 치료하고, 침을 놓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INT▶이두기 한의과 공중보건의 "쉽지는 않아요. 약간 진료 자체가 그런 것도 있지만 배를 계속 타야 되니까..."
전문의를 배치하는 건 매년 희망사항이고, 공중보건의가 아니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병원선.
전남 2척을 비롯해 인천과 충남, 경남 등 국내에서는 모두 5척의 병원선이 서해와 남해 260여 개 외딴 섬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현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