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항공기와
승객들로 붐비는 제주공항은 안전한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30년 전 제주공항에서도
무안공항처럼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는데요.
돌풍이 자주 부는데다
조류 충돌도 적지 않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보입니다.
조인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제주공항 인근 농경지에 주저앉은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습니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한 뒤
멈추지 못한 채 울타리를 뚫고
150미터 밖으로 나갔고
10분 만에 연료탱크가 폭발한 것입니다.
1994년 8월 발생한 이 사고로
항공기는 전소됐지만
탑승자 160명은 폭발 5분 전
모두 탈출해 큰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태풍이 접근해 돌풍이 부는 가운데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기장과 부기장의 의견이 엇갈려
속도를 줄이지 못한 게 사고원인이었습니다.
◀ SYNC ▶ 당시 음성기록
"기체 상승합시다... 잡고 있쟎아. 잡지마. 잡지마 왜 그러는거야. 잡지마... 기체 상승시킬까요? 아니야 아니야"
◀ INT ▶ 성기수 / 당시 교통부 항공국장
"기장이 제동 조작을 하는 동안에 부기장은 기수를 들어 올리는 조작을 시도했다고 기장이 말을 하고 역시 부기장도 이를 시인한 바 있습니다."
◀ st-up ▶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당시 무안공항에서는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버드 스트라이크는 이 곳 제주공항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주공항에서는
2019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버드 스트라이크 119건 발생했습니다.
김포와 김해공항에 이어
전국 14개 공항 가운데 세번째로 많았는데
다행히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폭음기 소리---
새를 쫓아내려고 폭음기로 큰 소리를 내고
순찰도 돌고 있지만, 공항 주변으로 새가
날아오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 INT ▶ 주용기 / 조류 전문가
"제주는 해안을 따라서 이동하는 새들이 있기 때문에 한경면 서쪽 지역이나 성산포 지역 쪽에 있는 새들이 쭉 해안 따라 이동하면서 제주공항 근처까지도 올 수가 있는가죠."
제주공항은 활주로 바깥 쪽에
콘크리트 둔덕을 쌓은 무안공항과 달리
평지에 항공기 유도시설인
로컬라이저를 설치해
항공기가 둔덕에 충돌할 위험은 없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농경지만 있었던
공항 주변 지역까지 건물이 들어서면서
항공기가 울타리 밖으로 벗어나는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가 커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MBC뉴스 조인호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