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되면
계획에 포함되는 땅은
집을 짓지 못하는 등
토지 이용이 엄격히 제한되는데요.
제주의 한 토지에
도로계획이 결정되고도
40년 넘게 시행되지 않아
결국 땅 주인이
차라리 땅을 사달라며 매수 청구에 나섰습니다.
홍수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제주시에 사는 이창준 씨.
건물 신축도, 매매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땅을 볼 때마다
답답함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40여 년 전 이씨가 30대이던 당시
자신의 토지에 가로질러 난
도시계획도로 때문입니다.
[ CG 천 제곱미터 부지 가운데
도로에 편입되는 면적은 250제곱미터.
길이 나면
땅은 현재 건물을 짓고 거주 중인
600여 제곱미터와 나머지 120제곱미터로
쪼개집니다.]
◀ st-up ▶
"이곳에 도시계획시설로 도로가 들어서기로
처음 결정된 것은 1978년인데요,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도로는 개설되지 않았습니다."
도로가 뚫린다는 제주시의 말만 믿고
40여 년을 기다린 이씨는 결국 여든을 앞둔
나이가 되어서야 관련법에 따라
제주시에 해당 토지의 매수를 청구했습니다.
도로에 편입되는 땅 뿐 아니라
차량 한 대도 세울 수 없어
쓸모 없는 땅이 되어버리는 나머지 토지도
제주시가 사들여
사업을 속히 진행해달라는 겁니다.
◀ INT ▶이창준
"그것(잔여지 매입)만 해결되면은 나는 내일이라도 공사해가지고 길을 내라 이거죠 이왕 이렇게 그어놓은 것 왜 그러냐 이거지"
제주시는
해당 지역에 여전히 도로 개설이 필요하다며
토지를 매수하겠지만
잔여지 매수는 어렵다는 입장을
이씨에게 전했습니다.
하지만 취재가 진행되자
제주시는 당초 입장을 바꿔
잔여지까지 매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보통 도시계획시설 사업 시행에 맞춰
소유주 동의를 얻어 토지를 분할하는데,
이씨의 토지는 31년 전인 1993년에
제주시가 직권으로 분할한 겁니다.
◀ INT ▶오창민 제주시 도시계획과 도시정비담당
"시가지내 막다른 도로 정비사업으로 토지 분할이 되었습니다 명확한 분할 사유를 확인했어야 됐는데 저희가 그당시 자료도 좀 확인하기가 어려워서 분할 사유만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제주시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250여 곳 중
10년 넘게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도로는 7곳.
수십 년 기약 없이
토지 소유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와 현황 점검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홍수현입니다.
◀ END ▶
